변신 (2019) 2019년 개봉 영화




2019년에 ‘김홍선’ 감독이 만든 공포 영화. ‘공모자들(2012)’, ‘기술자들(2014)’, ‘반드시 잡는다(2017)’ 등등 범죄 스릴러 영화로 잘 알려진 김홍선 감독의 2019년 신작이다.

내용은 구마 사제인 ‘박중수’가 엑소시즘을 하다가 실패하여 인명 피해가 발생해 그게 본인의 트라우마가 됐고 또 악마가 다시 돌아와 중수의 가족을 전부 해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중수의 엑소시즘 실패가 세상에 알려져 중수의 형인 ‘박강구’ 일가가 주위로부터 시달림을 받다가 새 집으로 이사를 갔는데. 거기서 이상한 일을 겪고 가족 모두의 신변이 위험에 처하자 중수가 돌아와 악마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구마 의식을 통한 악마와의 대결부터 시작해서 엑소시즘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통 엑소시즘은 아니고 변종에 가깝다.

보통, 엑소시즘물은 사람에게 악마가 빙의하고 신부가 구마 의식에 들어가는 것이라서 악마 혹은 악마에 빙의 당한 사람이 속박당한 채로 구마 의식이 벌어져 장소가 한정되어 있는 반면. 본작에서는 악마가 풀려나 자유롭게 활개치는 걸 기본으로 해서 제목 그대로 인간으로 변신해 사람을 이간질하고 해치려고 한다.

한 가정에 침입한 악마가 가족 구성원으로 변신하여 가족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만들어 의심암귀를 싹트게 하면서 가족 자체를 붕괴시키려고 하는 게 공포의 핵심적인 포인트다.

전반부까지는 그 포인트를 잘 짚어서 가족들이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가족으로 변신한 악마와 진짜 가족 구성원의 이동 동선을 계산해 촬영하면서 별도의 CG를 넣지 않아도 그럴 듯하게 잘 찍었다.

이 부분을 쉽게 설명하자면 대략 이렇다.

2층에서 악마가 부모로 변해서 자식들을 해치려고 하는데. 진짜 부모가 1층에서 계단 타고 올라오니 악마가 2층 아무 방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모습을 감추고. 자식들은 진짜 아빠를 앞에 두고도 악마인지 의심하며 패닉 상태에 빠지는 거다.

부모 자식 뿐만이 아니라 형제 자매들도 서로 의심하게 만들어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게 스릴러로서 볼만했는데. 문제는 그게 딱 전반부까지라는 거다.

전반부에서 의심암귀의 중심에 있던 아빠 ‘박강구’를 주인공으로 고정시키고. 가족 중 의심스러운 사람을 딱 정해 놔서 의심암귀 분위기가 매우 옅어진다.

스토리의 개연성도 눈에 띄게 떨어지고, 또 뭔가 이벤트의 주역이 되거나, 어떤 활약을 할 것 같은 캐릭터들이 아무 예고도 없이 허무하게 퇴장을 해서 인력 낭비 현상까지 발생한다.

거기다 변신 악마가 실체를 드러내는 게 하이라이트 때가 아니고. 후반부 돌입 직후라서 변신 컨셉의 의미가 아예 없어져 단순한 신부 VS 악마의 엑소시즘 대결 구도로 넘어가서 스토리가 평범해진다.

스토리가 평범해져도 엑소시즘 묘사라도 그럴 듯 했다면 그래도 볼만한 구석이 있을 텐데, 안타깝게도 본작은 엑소시즘 묘사의 밀도가 대단히 떨어진다.

엑소시즘 소품이 부실하고, 의식에 대한 오컬트 묘사의 디테일이 떨어지며, 엑소시즘 자체도 기도 좀 하고 성수 뿌리는 게 전부라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엑소시즘을 행하는 신부보다 엑소시즘의 대상이 된 악마의 묘사에 집중하는데. 문제는 이 악마의 묘사가 외형은 좀비인데 능력은 초월적인 존재라서 왜 굳이 인간으로 변신한 것인지 이해도 못 하겠고. 또 그 악마가 변신한 인간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모두 하나 같이 발연기를 선보이는 상황에, 악마가 내뱉는 대사도 중2병스러워서 어색한 수준을 넘어서 유치한 수준까지 떨어진다.

실제로 작중 악마 연기를 하는 배우들 중 한 명을 뺀 나머지는 신인 배우들이라 평균 연기 경력이 2년 밖에 안 돼서 연기력이 안 좋을 수밖에 없는데. 연기력을 따지기 전에 먼저 각본부터가 문제라서 나름대로 연기 경력 16년 차에 2017년 대종상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까지 수상했던 ‘배성우’ 조차 살리지 못했다.

이 작품에서 연기력적인 부분에서 밥값을 하는 배우는 ‘성동일’ 뿐이다. 그 이외에 연기력을 기대할 만한 배우인 ‘백윤식’은 거의 카메오 출현에 가까워서, 배우들 평균 연기력이 바닥을 칠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나와서 이상한 행동을 하며 공포 분위기 조성할 때는 나름 호러블한데, 정작 악마가 튀어나오니 무서운 게 아니라 유치해서 공포 분위기가 짜게 식는다.

하이라이트 씬에서 악마를 자신의 몸에 받아들여 동귀어진하는 씬은 엑소시즘물의 클리셰라서 식상하기 짝이 없었고. 그 직전에 개뜬금없이 사자후 터트리는 연출은 유치함의 정점을 찍었다.

차라리 야수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뭔가의 괴성이라도 질렀다면 이해가 가는데. 사람 육성으로 ‘우아아아!’하고 기합을 내지르니 내가 지금 악마에게 빙의 당한 주인공을 보는 건지, 주화입마 당한 무협지 주인공을 본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결론은 비추천. 변신 악마에 의한 의심암귀가 싹터서 가족이 붕괴하는 메인 소재 자체는 호러물로서 괜찮았고 전반부까지는 그걸 그럭저럭 잘 활용했지만, 후반부로 넘어가서 스토리의 개연성이 사라지고. 주인공을 고정시켜서 의심암귀 설정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으며, 어설픈 엑소시즘 묘사와 유치한 악마 묘사가 블랙홀 마냥 모든 걸 빨아들여서 망가진 작품으로, 용의 머리가 될 듯 말 듯 하다가 뱀의 꼬리조차 흉내내지 못한 졸작이다.


덧글

  • Ryunan 2019/10/22 09:43 # 답글

    백윤식 배우 퇴장 방식은 여러모로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죠 ㅎㅎ;;;
  • 잠뿌리 2019/10/24 14:39 #

    그렇게 퇴장시킬 바에 왜 등장시킨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완전 인력 낭비였죠.
  • 레이븐가드 2019/10/22 19:25 # 답글

    기대했는데 시원찮군요.
  • 잠뿌리 2019/10/24 14:39 #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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