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여신강림 (2018) 2019년 웹툰



2018년에 ‘야옹이’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9년 10월을 기준으로 75화까지 연재된 로맨스 만화. 베스트 도전만화에서 연재돼다가 정식 웹툰으로 승격된 작품이다.

내용은 SNS에서 여신 강림 소리를 들을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여고생 ‘임주경’이 실은 중학교 시절 못생긴 쌩얼 때문에 괴롭힘과 멸시를 당하다가, 화장하는 방법을 배워서 외모를 가꾸어 고등학교에 들어와 미모의 여고생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것인데, 쌩얼 모드와 화장 모드 사이의 갭 때문에 고민하던 와중에 같은 학교 학생 ‘이수호’에게 그 비밀을 들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집 안에서는 완전 풀어져서 하나도 꾸미지 않고 편히 지내지만, 집 바깥에서는 화장한 미모를 뽐내면서 본의 아니게 이중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걸 남자 주인공한테 딱 걸려서 거기서부터 로맨스가 시작되는 게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발상의 근본은 ‘츠다 마사미’의 ‘그 남자 그 여자(1996)’을 떠올리게 하고. 쌩얼은 못생겼는데 화장하면 미인이란 설정을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로 삼은 것은 유리아 작가의 ‘당신만 몰라(2012)’에 나왔던 ‘민나영’ 캐릭터를 생각나게 한다.

당신만 몰라의 민나영이 처음에 좋아했던 남자 이름이 ‘수호’이고, 본작에서 여주인공 임주경이 썸타는 남자 주인공 이름이 ‘이수호’인 걸 생각해 보면 뭔가 기시감이 느껴진다.

애초에 추녀였던 캐릭터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미녀가 된다는 설정은 순정 만화에서 주역과 악역을 가리지 않고 흔히 쓰이는 클리셰 같은 소재다. 해당 소재의 대표작은 칸나즈키 나나의 ‘미녀는 괴로워(1997)’을 손에 꼽을 수 있다.

본작이 진부한 이야기라는 소리를 듣는 건 엇비슷한 작품이 기존에 많이 나왔고, 외모의 환골탈태 소재 자체가 흔해서 그런 것이다.

단,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본작 만의 고유한 설정으로 차이점을 두고 그걸 개성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어 남의 색깔에 덧씌워진 게 아니라 자기 색깔이 뚜렷하다.

여주인공 ‘임수경’이 화장 미인이란 설정이 단순히 외모의 환골탈태 소재에만 그친 게 아니라, 화장하기 전과 후의 중간 과정에 화장하는 방법이 간략하게 나와서 화장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또 나중에는 그것을 전공으로 살려서 새로운 스토리를 이끌어내기까지 한다.

즉, ‘화장하면 미인’. 여기서 끝이 아니라 ‘화장해서 미인이 되는 법’. 이렇게 진화한 것으로, 화장하는 방법이 곧 여주인공 고유의 스킬이 됐다.

상고 시대 때 옛날 사람들이 말 타고 활 쏘는 법 배웠던 것처럼 현대 시대 사람이 화장하는 법이 그런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미인 화장 스킬을 갖고 있는 게 곧 주경이란 캐릭터 자체를 나타내는 개성이자 상징이 됐다.

쌩얼은 못났지만 화장하면 미인이란 설정이 독자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하게하고, 화장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 결과물을 작품 속 여주인공의 모습으로 보여주면서 화장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외모의 환골탈태형 캐릭터를 단순히 외모지상주의 비판용으로만 써온 기존의 쓰임새에서, 발상을 전환시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외모지상주의 비판이 물론 의미야 깊겠지만, 화장미인/환골탈태형 캐릭터 전부 다 그렇게 해석하고 풀이하면 오히려 식상할 수밖에 없다.

만화는 만화로서 현실에 있을 수 없는 픽션의 재미가 있는 법이라서, 그 재미를 희생하면서까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리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의미 부여가 반드시 작품의 완성도를 올려주는 건 아니라서 그렇다.

화장과 화장을 통해서 외모를 가꾸는 것을 부정하면 그게 도리어 본작이 가진 아이덴티티를 훼손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 작품은 여주인공이 화장미인이긴 하나, 외모지상주의를 찬양하는 건 아니다.

화장을 해서 미인이 된 건 맞지만. 화장을 안 한 쌩얼로 나오는 씬도 많고. 화장을 통해 가꾼 미모를 앞세워 사건을 해결하거나, 남자 주인공들과의 관계를 진전시켜 나가는 건 아니라서 그렇다.

현재 진행된 스토리까지 나온 남자 주인공들인 ‘수호’와 ‘서준’은 주경의 미모와 상관없이, 주경이란 인물 자체에 관심을 갖고 썸을 타는 것이다.

만약 여기서 ‘외모는 못생겼지만 마음이 예쁘다’라는 전개로 갔다고 한다면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되게 뻔한 내용이 됐을 텐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고 그냥 주경의 털털한 본 모습에 이끌려 친구로 시작해서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연인 후보로 발전하는 게 몰입도를 극대화시켰다.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하는 걸 로맨스의 기본으로 삼고 온전히 거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선 부담 없이 빠져들어 볼 수 있게 됐다.

여기서 새삼 시대의 변화가 느껴지는데. 옛날에는 운명적인 사랑, 혹은 마법 같은 사랑을 지향하면서 극적인 상황 연출이 많이 들어가고 연애를 방해하는 갈등과 치정극적인 요소가 심해지면 소위 말하는 ‘막장 드라마’ 태그트리를 타는 게 로맨스물이 기본이었으나, 지금 현재는 부담 없이 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로맨스물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화장은 자신을 꾸미는 패션으로서 작용하고, 화장하는 방법에 포커스를 맞추되 화장한 미모를 앞세우지 않으면서, 남녀 간의 썸은 또 화장과 별개로 취급해서 진행을 하니 화장에 대한 흥미를 돋우면서도 거리감은 들게 하지 않아 밸런스를 잘 맞춘 것 같다.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면 본편 스토리의 캐릭터 묘사가 주경, 수호, 서준 등 남녀 주인공 3명에게 집중한 나머지 그 이외에 조연 캐릭터는 존재감이 약하다는 거다.

작품 속 세계에 단 세 사람 밖에 존재하지 않는 걸로 느껴질 정도로 조연의 비중이 낮아서 배경 인물 내지는 지나가는 인물 A 수준이라서 캐릭터 비중 배분과 운용이 좋지는 않다.

특히 작중에 유일한 네임드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강수진’만 해도 첫 등장할 때는 캐릭터 개인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고, 수호를 두고 주경의 연적이 될 포지션에 위치해 있어서 뭔가 좀 악역으로서 활약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주경이 수진을 악역으로 인식하지도 못할 정도로 별 다른 일도 하지 못한 채 1부 고등학교 에피소드가 끝남과 동시에 소리 소문 없이 퇴장한 걸 생각해 보면 인력 낭비마저 느껴진다.

주경의 절친인 ‘강수아’도 거의 단역 수준이라서 스토리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한다.

악역까지는 그렇다고 해도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할 만한 조연 캐릭터의 부재가 아쉽다.

조연이 가진 스토리도 짜 놓긴 했는데 제대로 진행을 하지 않고 어영부영 지나가는 경우도 꽤 있는데. 강수진의 가정사와 허세, 가정사와 주경의 친언니 ‘임주희’와 주경의 반 담임인 ‘한쌤’의 연애 이야기 같은 게 거기에 속한다. 어차피 그쪽 스토리를 끝까지 다 보여주지 않고 앞부분만 보여주고 말 것이라면 왜 굳이 그런 내용을 넣었는지 알 수가 없다.

주역 3인방의 이야기만 놓고 봐도, 연애 대상인 수호나 서준의 심경 변화와 속마음을 자주 보여줘야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일치하면서 그 관계가 진전되어 로맨스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데.. 본작에선 무슨 여성향 연애 어드벤처 게임마냥 주경의 1인칭 시점에 의한 심경 묘사만 급급할 뿐. 수호나 서준이 주경에게 관심과 호감이 셋이 있을 때는 삼각관계 견제도 들어가며, 리액션도 빠짐없이 하는데 정작 속마음 묘사는 나중에 몰아서 나온다.

수호와 서준은 주경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는 반면. 주경은 수호와 서준에 대헤 자세히 몰라서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절반만 나온다.

당장 주경이 수호와 서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과연 제대로 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수호와 서준의 접점인 ‘윤세연’과 관련된 사건만 해도 그 두 사람 만의 이야기만 할 뿐. 주경은 끼지 못하고 완벽하게 겉돌고 있다.

본래부터 캐릭터 각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떡밥을 던졌으면 문제가 없었겠으나, 그런 것 없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도 모자라 그전까지 주경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스토리와 접점이 없으니 남녀 주인공의 케미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보통은, 남자 주인공이 그런 어둠을 품고 있다면 그 심연을 마주 한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의 빛이 되어 그의 손을 잡아줘 구원하는 게 왕도지향적인데. 본작은 그러질 못하고 있다.

여주인공아 남자 주인공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그렇다.

박수도 두 손의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나는 거지, 한 손으로 박수를 칠 수 없는 법이다.

주경도 수호와 서준의 속사정과 속마음에 대해 알아가는 내용이 나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벌써 연재 시작한지 약 1년 4개월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하고 썸 타는데 남자 주인공이 품은 사연을 모른다는 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만나기만 했는데, 그저 만난 것만으로 호감도가 쭉쭉 올라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공략 달성! 이렇게 나갈 예정이라면 안이한 전개가 될 수 있다.

작화는 캐릭터의 일상적인 부분은 평범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작화가 달라서 안정감은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작중 인물의 정면 샷 때 화보집 각도가 맞춰질 때는 남녀 불문하고 미남미녀 묘사에 힘이 실려 있다.

다른 컷 그릴 때는 완전 어깨 힘을 빼는데, 그 정면 샷 일러스트 느낌 나는 컷 그릴 때는 전심전력을 다한 느낌이다. 화보집 각도의 컷만 따로따로 떼서 보면 캐릭터 일러스트집을 만들어도 될 정도다.

그래서 작화 전반을 보면 일상과 화보집 각도 컷의 퀼리티 편차치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비주얼이 화려하다는 평을 듣는 게 괜히 그런 것이 아니다.

헌데 그게 정면 샷에 한정되어 있어서 뭔가 좀 독자의 시선이란 이름의 카메라 시점을 의식한 티가 많이 나서 약간 작위적인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본작의 작가가 가장 잘 그리는 구도가 정면 구도라서 거기에 올인한 것 같다. 잘 그리는 구도만 계속, 자주 그릴 게 아니라 다른 구도도 많이 그려서 작화 퀼리티를 전반적으로 상승시켜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밖에 주경의 리액션 개그가 인터넷 짤방 의존도가 커서 알고 보면 웃을 수 있는데, 모르고 보면 뭔 내용인지 모를 수도 있어 양남의 검이 된 점도 있다. 개그의 오리지날리티가 부족한 듯 싶다. 의외로 화장 전과 후의 갭에서 찾아오는 간극을 소재로 한 개그는 적게 나오는 편이다. 메인 소재가 화장이란 걸 생각해 보면 개그적인 부분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만 할 것도 같은데 말이다.

결론은 추천작. 쌩얼은 추녀인데 화장하면 미인이라는 소재 자체는 순정 만화의 클리셰라서 식상하지만, 미인이 될 수 있는 화장하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화장 기술을 가진 히로인이라는 설정이 클리셰적인 설정의 반전을 꾀해서 신선하게 다가오고, 주역 캐릭터 묘사에 집중해서 캐릭터 비중 배분과 운용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으며, 남녀 주인공이 썸 타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에 대한 묘사가 부족한 게 아쉽긴 하나, 우정이 사랑으로 발전하면서 친구가 연인이 되는 로맨스 전개가 몰입이 잘 되고 접근성도 좋아서 신세대 로맨스물에 걸맞는 작품이다.


덧글

  • 역사관심 2019/10/20 12:16 # 답글

    작가가 저렇게 생겨서 꽤 시끄러웠던(?) 작품이죠.
  • 잠뿌리 2019/10/21 14:40 #

    그 사건도 한국 웹툰사에 드문 일이라 기록으로 남을 만 하죠.
  • aa 2019/10/20 12:54 # 삭제 답글

    캐릭터들 말할때나 모션이 죄다 뻣뻣함요
    남주 주인공 말할때표정 하나같이 얼짱각도표정에 입 애매하게 벌리고 ㅋㅋㅋㅋ보면서 기도안차던데
  • 잠뿌리 2019/10/21 14:41 #

    작풍이 카메라를 의식한 모델 화보집 같아서 만화의 입체감은 안 들죠.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71807
5215
9475770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