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 오브 힐하우스 (The Haunting of Sharon Tate.2019) 2019년 개봉 영화




2019년에 ‘다니엘 파랜즈’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원제는 ‘힌텅 오브 샤론 테이트’. 한국 개봉판 번안 제목은 ‘헌팅 오브 힐하우스’다.

내용은 1969년 8월에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부인인 ‘샤론 테이트’가 임신을 한 몸으로 집에 홀로 돌아오고 친구들은 ‘제이 세브링’, ‘아비게일 폴저’, ‘보이치에흐 프리코프스키’, ‘텍스 왓슨’ 등이 반갑게 맞이해주지만, 자기 집인데도 친구들이 오래 관리를 해서 낯설고 남편의 부재가 겹쳐 우울해 하던 중, 한밤 중에 수상한 사람이 찾아오고 애완견 ‘세퍼스틴’이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해 시체로 발견되어 불안과 공포, 악몽에 시달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실제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부인이자 여배우인 ‘샤론 테이트’가 ‘찰스 맨슨’ 일당에게 살해당한 실화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형식이나, 실화를 기초로 한 재현 드라마가 아니라. 샤론 테이트가 찰스 맨슨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 하나만 남겨 놓은 채, 내용과 인물을 전부 각색해서 새로 만들어 넣었다.

본래 찰스 맨슨의 폴란스키가 살인 사건의 발단 원인은 샤론 테이트 일행이 지내던 집의 전 주인인 음반 제작자 ‘테리 멜처’가 찰스 맨슨의 데모 테이프를 혹평했다는 이유로 살해 타겟이 되었는데. 현 주인인 샤론 테이트 일행인 줄도 모르고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작에서는 그 인과 관계를 지우고 대뜸 찰스 맨슨의 데모 테이프가 백스마킹으로 들으면 사탄의 메시지가 담겨 있고. 악마를 자처하며 샤론 일행을 살해한 것으로 각색했다.

근데 그렇게 각색을 했어도 원작 실화 자체가 살해 동기가 오인에서 비롯된 것이라 ‘본작에서도 충격 실화! 그날의 진실이 밝혀진다.’라고 홍보 문구를 적어 놨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다.

샤론 테이트가 남편의 바람을 의심하며 불화를 겪고, 집에서 같이 있던 친구들과 반목하며, 주변 사람들이 죽는 악몽을 꾸는 것 등등. 충격 실화 드립치기에는 각색한 내용이 너무 많아서 민망한 수준이다.

작중 인물의 대사나 극 전개도 굉장히 작위적이다.

살인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사망 엔딩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데. 작중에서 샤론 데이트가 대뜸 운명론을 꺼내면서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좌우한다. 운명의 노예니 어쩌니 하면서 밑밥을 깔더니. 결국 엔딩은 실제 사건과 변함이 없이 비극으로 끝난다.

운명론으로 밑밥 깔아 놓은 IF 전개가 샤론 테이트 일행이 찰스 맨슨 일당을 제압하다 못해 다 때려죽이고 살아남는 것인데. 현실에서는 일행 전원 사망해 차디찬 시체만 남은 상태에서 샤론 테이트와 친구들은 죽은 혼귀가 되어 그 자리를 떠나는 내용이니 굉장히 찝찝하다.

호러 영화에서 보통 ‘헌팅’이 들어가면 보통, 유령의 집을 소재로 한 영화의 단골 머리말인데. 본작에서는 그 헌팅이 집에 깃든 유령이 아니라 살인 사건이 벌어진 사건 현장의 집에 샤론 테이트 일행의 귀신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라,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게 아니라 고인을 능욕하는 내용에 가깝다.

아무리 영화 소재로 쓸 게 없었다고 해도, 실제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가지고 이렇게 제멋대로 각색해서 영화로 만든 것은 좀 비양심적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실화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실제 사건에서 살해당한 주인공이 ‘나는 내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몰라!’ 이렇게 홍보하고 있으니, 이건 진짜 사탄이 사표 던지고 퇴직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논픽션이 아닌 픽션의 관점에서 순수 호러물로서 봐도 완전 꽝이다.

작중에서 집이 뭔가 수상하다고 떡밥은 흘리지만 흉가인 것도, 폐가인 것도, 유령의 집인 것도 아니고 집 자체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서 제목에 ‘헌팅’, ‘힐하우스’가 들어간 것 자체가 완전 낚시나 다름이 없다.

본편 스토리상 엄밀히 말하면 연쇄 살인마의 공포를 다룬 범죄 스릴러에 가까운데 이것도 본편 스토리 전반에 걸쳐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만들어 긴장감을 이끌어낸 게 아니라. 초중반에 듬성듬성 위협을 넣다가 후반부에 갑자기 몰아넣어서 작중의 상황 자체에 몰입이 안 된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인상적인 건 여주인공 ‘샤론 테이트’ 배역을 맡은 게 미국의 가수 겸 영화 배우인 ‘힐러리 더프’란 점 밖에 없다. 2000년대 디즈니 출신의 틴 아이돌로 어린이 TV, 아동 영화(그중 대표작은 리지 맥과이어)에 출현해서 성공했었는데. 30대가 된 지금은 이런 영화에 출현하다니 좀 안습이다.

힐러리 더프는 여주인공 배역을 맡은 것 이외에도 본작의 총 제작 지휘에 참여했다.

결론은 비추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맞지만, 실화를 있는 그대로 전해거나 충실하게 재현한 것이 아니라 각색된 부분이 많고. 그 각색된 부분이 흥미본위로 접근하기에는 실화의 피해자한테 너무 무례한 일이라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고, 실화 바탕인 걸 떠나서 영화 자체적으로 봐도 내용이 작위적이고 보는 사람 찝찝하게 만드는 기분 나쁜 반전이 더해져 내용의 재미만 없는 게 아니라 불쾌함까지 주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비평가와 관객들에게 혹평을 받으며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지만, 2019년 헐리우드 릴 독립 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공포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덧글

  • 레이븐가드 2019/10/11 21:47 # 답글

    이건 거의 고인모독 같은데요... 당사자인 폴란스키가 도피생활 중이라 마음 놓고 만든 건지
  • 잠뿌리 2019/10/12 17:41 #

    폴란스키보다 사실 샤론 테이트의 친가족들한테 못할 짓이죠. 대체 누구 좋으라고 저렇게 만든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 시몬벨 2019/10/13 16:10 # 삭제 답글

    샤론 테이트 친족들은 물론이고 배우자인 로만 폴란스키도 아직 멀쩡히 살아있는데(물론 저 사람들이 다 죽은 다음이라도 하면 안되는 짓입니다만) 어떻게 이런 천인공노할 짓을 할 수 있죠?
    원래 영화감독중에 미치광이가 많긴 하지만 다니엘 파렌즈라는 인간 진짜 나쁜놈이네요. 이딴 내용을 영화관에 걸도록 허락해준 인간들도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 잠뿌리 2019/10/15 13:13 #

    영화 내용을 보면 샤론 테이트의 유족들이 절대 허락을 안 해줬을 것 같은데 무단으로 만든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 hansang 2019/10/14 09:16 # 답글

    힐러리 더프가 여기까지 떨어졌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 잠뿌리 2019/10/15 13:14 #

    과거 유명, 인기 배우가 배우 생활 말년에 쌈마이 영화에 출현하는 게 징크스가 됐지만 보통 그런 경우 나이가 많은 배우들이 주로 그랬는데. 힐러리 더프는 나이에 비해서 너무 빨리 바닥을 친 것 같습니다.
  • 블랙하트 2019/10/14 09:59 # 답글

    찰스 맨슨이 만든 노래들은 사건의 유명세 덕분인지 음반으로 만들어져 출시되었는데 그중에 'Look at Your Game, Girl'이라는 곡을 엑슬 로즈가 리메이크해서 "The Spaghetti Incident?" 앨범에 히든 트랙으로 넣기도 했죠. (곡 마지막에 엑슬 로즈가 조그많게 "Thanks, Chas"라고 하는걸 들을수 있음)
  • 잠뿌리 2019/10/15 13:15 #

    이상하게 음악 쪽으로 찰스 맨슨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 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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