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중국 (中國.1995) 2020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5년에 ‘세기중흥’에서 MS-DOS용으로 만든 역사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한국에서는 게임박스에서 유통을 맡았고 한글화되어 정식 출시됐다.

내용은 중국의 삼황오제 신화시대부터 시작해 청나라 말기까지 중국 19개 왕조의 5000년 역사를 소재로 하여, 각각의 왕조가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다.

본작은 ‘시드 마이어의 문명(Sid Meier's Civilization.1991)’을 표절한 게임이다. 정확히, 문명의 게임 틀에 고대 중국 스킨을 씌운 것이다.

문명 1이 14개의 문명이 싸우는 내용이었던 것이었던 것에 반해, 본작은 중국을 중심으로 19개의 왕조가 싸우는 것으로 바꾸었다. 한국, 일본, 인도, 베트남,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도 있긴 한데 정식 왕조가 아니라 이민족 취급을 한다.

사실 중국쪽 국가들도 말이 좋아 왕조지, 게임 내에서는 종족의 ‘족(族)’으로 표기하고 있다. 삼황오제의 황제를 예로 들면 황제족이라고 나오고, 후술할 나라 업그레이드를 해도 당나라 시대가 되면 당나라가 아니라 당족이라고 나온다.

문명 시리즈 고유의 과학 기술 설정도 나오는데 작중에서 나오는 모든 과학 기술은 다 중국이 원조인 것으로 서술된다.

게임 시작 전에 게임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장군급 < 제후급 < 패왕급 < 황제급 < 제왕급 순서고. 역사 모드/가상 모드 둘 중에 하나를 골라 시작할 수 있지만 선택 가능한 세력은 신군주: 중원, 황제, 연제, 연우 밖에 없다. 동이족, 서제족, 남만족, 북오족은 목록에만 있고 선택할 수는 없는데 작중에서 이민족으로 분류돼서 그렇다.

즉, 본작에서 플레이어 셀렉트 세력은 신화시대의 중국 민족 밖에 없다는 소리다.

신군주로 골랐을 때는 나라, 군주 이름을 직접 입력할 수 있고. 이후 게임 본편에서 도시를 새로 만들거나, 얻을 때마다 직접 도시 이름을 지을 수 있다.

이름을 직접 짓지 않으면 자동 입력으로 도시 이름이 랜덤 결정되는데, 허창, 서주, 동관, 백제성, 평양, 북경 등등. 익숙한 이름들이 보이지만, 대다수는 낯선 이름들 천지라서 분명 정식 한글화된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도시 생성 이름이 해괴해서 내가 과연 한글판 게임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제일 황당한 자동 생성 도시 이름이 ‘지린다’였다)

게임 화면의 주요 메뉴는 계통(세이브/로드), 내정(현재 플레이어 세력 도시 정보 및 관리), 군사(현재 플레이어 세력 부대 정보), 외교(현재 플레이에 나온 적국과의 외교 현황 및 신임도), 과학(과학 기술 목록), 선택(게임 환경=음악 및 효과음 온/오프, 각종 알림, 정보 표시 온/오프), 종결(게임 종료)다.

게임 사용 키는 키보드, 마우스 겸용이다. 키보드 조작은 숫자 방향키로 8방향 이동, SPCAE BAR로 선택을 하는 방식이다.

게임 플레이의 기본은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부대를 개별적으로 조종하고 턴을 넘기는 것이다. SPACE BAR를 누르면 유니트의 행동을 스킵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적국이나 적 유니트를 공격할 때는 그냥 1칸 단위로 코앞까지 가서 적국/적 유니트를 향해 이동을 하면 그게 공격한 것으로 간주된다.

‘선사시대 유적’에 접촉하면 야만인 이벤트가 뜨는데. 야만인이 돈을 바치거나, 과학 기술 하나를 랜덤으로 얻고, 야만인 부대 하나가 아군화되는 것 등의 플러스 이벤트와 야만인이 적이 되어 8방향을 에워싸는 패널티 이벤트가 있다.

상대 세력이 외교를 걸어올 때가 있는데, 외교의 종류는 항복하여 속국이 되어 돈을 바칠 것. 과학 기술을 달라고 협박하는 것. 자금의 원조를 요청하는 것. 서로 싸우지 않게 정전협정 맺는 것, 싸우다가 휴전을 맺는 것 등이 있다.

상대 세력이 플레이어 세력보다 약하면 거꾸로 속국이 되어 보호비를 내겠다고 하거나, 아무 이유 없이 잘 봐달라고 돈을 줄 때가 있다.

세력별 ‘신임도’라는 게 있는데 이건 나라 사이의 우호도다. 근데 이게 무조건 예스만 고르면 별거 아닌 놈이라며 무시당하면서 신임도가 내려가고. 경우에 따라 반대를 골라야 오히려 신임도가 올라가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무슨 츤데레 외교인가)

플레이어 세력의 도시를 커서로 지정하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해당 도시의 내정 커맨드를 실행할 수 있다.

‘세금분배’는 군대조직(유니트 유지비), 도시건설(건축물), 과학발전(과학 연구률), 백성복지(민심) 등의 4가지 항목에 각각 정지 < 유지(1배) < 일반(2배) < 배로(3배) < 전력(4배)로 세금을 분배시켜 해당 항목의 수치를 관리하는 것이다.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게 아니고, 역으로 세금을 분배하는 투자의 개념이라서 전 항목을 4배로 유지하면 국고지출을 하게 되어 국고잔액을 소비하게 된다.

도시의 민심이 낮으면 해당 도시가 배신을 때려서 적대 세력으로 넘어간다.

‘자원분배’는 백성식량, 부대식량, 양식수입, 양식증가로 항목이 나뉘어져 있는데. 카테고리는 자원분배라고 써있지만 수동으로 조종을 못한다.

자체적으로 세금 수입을 올려주는 건축물을 짓거나, 후술할 이민족 유니트로 도시 밖 주변 땅을 개간하여 수입량을 높여야 한다. 하천이 흐르는 곳 근처에 도시를 지었다면 하천 환경 한정 건축물인 ‘부두’를 지을 수 있어서 수입에 큰 도움이 된다.

‘부대편성’은 문자 그대로 부대를 고용하는 것인데 돈과 인구가 소비된다. 도시의 인구가 5000명 이하면 부대편성이 불가능하다.

유니트 종류는 이민족, 야만사병, 동검부대, 철검부대, 장창부대, 기갑부대, 활궁부대, 철궁부대, 기병부대, 기마부대, 투석부대, 소총대, 포병대, 사절단, 상대, 소형함대, 전투함대, 대형함대. 등등이 있는데 과학 발전도에 따라서 새로운 유니트가 추가되고, 기존의 유니트가 사라지기도 한다.

정확히는, 과학 연구 ‘청동’을 얻으면 ‘야만사병’, ‘철기’를 얻으면 ‘동검부대(청동)’이 사라지는데. 나머지는 상위 유니트를 뽑을 수 있게 돼도 사라지지는 않는다. (바꿔 말하면 전 유니트 중에 야만사병, 동검부대만 사라진다는 거)

유니트 공통 커맨드는 ‘전진(이동)’, ‘주둔(아군 도시에 방어 대기)’, ‘경계(도시 밖에서 방어 대기)’, ‘파괴(아군 도시를 축소/제거)’, ‘해산(부대 해체)’, ‘개혁’, ‘휴식’이다.

공통 커맨드 이외의 것들이 있는 특수 유니트로는 이민족, 사절단, 상대가 있다.

이민족은 ‘정착(도시를 만듬)’, ‘개간(공터를 개발)’, ‘건설’, ‘도로(도시를 연결하는 도로 or 강 사이의 다리 건설)’, ‘장성’ 등의 특수 커맨드를 지원한다.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는 아군 유니트가 그 길을 지나가는 것에 한정해 이동력을 올려준다.

사절단은 공격력/방어력은 0이지만 적국에 들어가서 외교 및 첩보 활동을 할 수 있다.

사절단의 외교/첩보 활동은 ‘외국 원수 접견(적국의 지도자와 대화), 첩보 활동 시작(적국의 방문 도시 정보 확인), 성내 건출 파괴(적국의 건축물 파괴), 과학 기술 도입(적국의 과학 연구 기술 구입), 유언비어 살포(적국의 민심 하락), 적의 도시 구매(적국의 방문 도시를 구입), 중간 방해 활동(적국과 다른 나라 사이를 이간질시키기) 등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제일 의외였던 게 적의 도시 구매인데. 이게 진짜 돈을 주고 전투 없이 도시를 손에 넣는 것이다. 해당 도시가 돈을 받고 조국을 배신했다고 메시지가 뜨는데 완전 나라팔아먹기가 따로 없다.

다만, 도시 구입은 실패 확률이 있어서 실패하면 밀정이 붙잡혔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사절단 부대 하나가 날아간다.

상대는 상인으로 적의 도시에 들어가면 ‘교역’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건축물’은 해당 도시에 여러 가지 건물을 만들어 각각의 특수 효과를 보는 것인데. ‘창고’, ‘시집’, ‘절’, ‘객잔’, ‘대장간’, ‘약방’, ‘은행’, ‘불상’, ‘전당포’, ‘포도청’, ‘서당’, ‘도박장’, ‘극장’, ‘표국’, ‘군영’, ‘역전’, ‘성곽’, ‘구층탑’, ‘훈련장’, ‘무도관’, ‘부두’, ‘봉화대’, ‘보호천’, ‘대학’, ‘궁전’, ‘여화원’, ‘천단’, ‘자금성’ 등등이 있다.

도시의 인구수가 늘어나면 도시 자체가 바뀌면서 건축물도 자동으로 생겨나는데, 도시가 바뀌기 전에는 건축물에서 직접 건물을 선택해 1년 단위로 돈을 투자해 건물을 지어야 한다. 반대로 도시 인구수가 줄어들면 이전 수준으로 다운그레이드 되기도 한다.

도시의 발전 순서는 ‘부락 < 촌락 < 향촌 < 소진 < 소성 < 도시’다.

‘직업비율’은 도시의 ‘선비’, ‘농부’, ‘공인’, ‘상인’, ‘실업인구’와 그 모든 걸 포함한 ‘총 인구’가 표시된다. 자원분배와 마찬가지로 수동으로 조종할 수는 없고 그냥 변화된 수치만 확인할 수 있다.

‘정경’은 해당 도시의 풍경을 확대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인데. 도시의 발전 정도와 건축물이 들어선 걸 직접 볼 수 있다.

‘지도’는 현재 플레이 중인 게임의 전체 맵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플레이어가 직접 진행을 해서 맵의 어두운 부분을 밝힌 부분까지만 표시되고. 그 맵 진행도의 형태만 보여줄 뿐. 직접 클릭해서 화면을 넘길 수는 없다.

‘끝냄’은 내정 화면을 끄고 게임 화면으로 되돌아오는 커맨드다.

오프닝을 보면 중국 역대 왕조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일부 왕조의 왕을 소개하는 내용이 나오지만, 실제로 게임 내에서는 왕이 단순히 이름이 있는 인물 포트레이트로만 나올 뿐. 독자적인 캐릭터성을 가진 것은 아니다.

정사 모드로 하면, 게임 플레이 년도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해당 왕조의 왕의 직계 후손이 왕 자리를 물려받은 것으로 나와 통치자가 바뀌는 것인데. 이게 단순히 나라 이름/군주 이름/인물 포트레이트만 바뀌는 수준이다.

역대 왕조의 순서대로 변하는 것도 아니라서, 황제 시대에서 갑자기 당나라 시대로 시공간을 훌쩍 뛰어넘는데. 세력의 과학/문명 수준은 그대로라서 달라지는 의미가 없다.

한 번의 플레이에 10개의 세력이 참전하지만 이 세력도 다 제각각이고 연대가 꼬여 있어서, 당나라, 고조선, 석기 시대가 같이 나와는 혼돈의 카오스가 연출되기도 한다.

문명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랜덤으로 다른 세력이 계속 생겨나는데. 배경 맵이 너무 넓고 도시 만드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는 상황에 세력 리젠 속도도 빨라서 게임 플레이 이전에 게임 클리어 자체가 어렵다.

아무리 문명을 발달시켜 상위 유니트를 뽑아도, 결국 도시를 지키는 유니트가 없으면 하위 유니트의 공격 한 방에 도시가 함락되고. 도시와 함께 과학 기술을 빼앗기며, 궁병, 소총병, 포병 같은 유니트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게 아니고.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닥돌하는 근거리 공격만 해대서 기병을 제외한 평균 이동력 1짜리 유니트끼리 싸우는 전투가 늘어질 대로 늘어져서 플레이어를 지치게 만든다.

그밖에 전투 패배의 패널티로 과학 기술을 빼앗길 때 가장 코스트가 높은 걸 빼앗긴다거나, 랜덤으로 생겨나는 신 세력이 기존 국가가 연구 개발해 얻은 과학 기술을 다 가지고 시작해서 더 상대하기 어려운 것 등등. 전반적인 게임 환경이 가혹하다.

게임 엔딩은 3가지가 있다.

도시를 세운 이후 수입 관리에 실패해 파산하거나, 소유 도시들이 배반을 해서 더 이상 소유한 도시가 없는 것, 적국의 공격을 받아 도시를 전부 잃으면 나라가 멸망하고 플레이어가 자결하는 배드 엔딩 나온다.

서기 1911년까지 통일을 못하면 중화 혁명이 일어나 중화민국이 탄생했다며 중국의 신기원이 시작된다는 노멀 엔딩, 지도 100% 개방(밝히기)와 다른 세력을 모조리 멸망시켰을 때는 플레이어의 나라가 중국을 통일했다는 사기의 기록이 뜨는 굿 엔딩이 나온다.

굿 엔딩 조건에 지도 100% 개방이 있어서 시드 마이어의 문명 1의 승리 조건 중 하나인 다른 문명 전멸보다 더 어렵다.

결론은 미묘.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노골적으로 베껴서 게임의 독창성은 떨어지지만, 문명에 중국 스킨을 씌워서 중국 중심 게임으로 재구성해서 너무나 중국스럽기 때문에 중국의 자문화 중심주의적 사상인 중화사상의 끝판왕처럼 나와서 오히려 흥미를 유발하는 구석이 있긴 한데, 세력 지도자의 개념이 없고 나라의 정의가 불분명해서 중국 19개 왕조란 거창한 설정에 비해 나라별 특성이 구현된 것이 하나도 없고, 게임 맵이 엄청 넓은데 유니트 평균 이동 속도가 낮아 맵 탐색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 다른 세력 리젠 속도가 너무 빠르고 게임 플레이 템포가 늘어져서 플레이어를 지치게 만들어서 게임의 완성도적인 부분에서 디테일이 떨어지고, 일반 유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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