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데빌 슬레이어즈 (獸神世紀 The Monster World.2000) 2020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2000년에 대만의 게임 개발사 ‘GE SOFT(GE TECHNOLOGY)’에서 개발, ‘第三波软件有限公司/Third Wave Software(제 3의 물결 소프트웨어)’에서 Windows 95용으로 발매한 액션 RPG 게임. 원제는 ‘獸神世紀(수신세기) the Monster World’. 한국에서 정식으로 수입되어 완전 한글화됐고 한국판 번안 제목은 ‘데빌 슬레이어즈’다. 중국 발매판 제목은 ‘수신세기 The Wheel of Fortune’로 바뀌었다.

내용은 AD 1141년경 ‘절지섬’에서 의붓아버지 ‘소니’과 단둘이 살던 ‘브래드’가 어느날 출생의 비밀을 듣게 되는데. 브레드 자신이 실은 괴수들의 두목 ‘마신 바로크’의 아들로 20년 전 바로크가 인간이었을 때 마계 사도의 뇌물을 받아 바린 동굴 ‘성심 수정’의 봉인을 풀어 인간계와 마계의 출입구를 열었고, 마계의 영향을 받은 바로크가 반인반수의 마신으로 변한 것이라서, 그로부터 5년 후 브래드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용사 ‘레트’가 성심 수정의 에너지를 얻어 바로크를 물리치고 ‘썬바나’왕국의 국왕이 되고. 소니가 성심수정 홍색, 황색, 남색, 녹색, 백색 중 하나인 ‘백색 정석’과 같이 어린 브레드를 안고 빠져 나와 브래드의 마성이 정화되었던 것인데.. 바로크의 사후 마계가 도리어 혼란에 빠져 마수들이 성심 수정을 찾기 시작해, 브래드가 마수보다 먼저 나머지 성심 수정을 찾기 위해 ‘바린신탑’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무려 게임 CD 3장짜리로 하드 설치 용량 2.8기가의 고용량 게임이다. (2000년대 당시 기준에서는 엄청 높은 용량이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동시에 지원해서 겸용으로 쓸 수 있지만, 키보드로 이동을 하면 무슨 이유인지 캐릭터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마우스로 움직이는 게 훨씬 낫다.

장르적으로 액션 RPG를 표방하고 있는데. 왜 액션 RPG냐면 필드 이동과 전투를 따로 분리하지 않고. 필드에서 즉각적으로 전투로 들어가 실시간으로 싸우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키보드 세팅 한정으로 SPACE BAR를 누르면 타겟이 없어도 칼을 휘두르는 공격을 할 수 있다.

파티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서 동료들이 있는데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하는 건 파티원 중 한 명이고. 나머지 2명은 CPU가 조종한다. 파티 진형이나 동료 명령/지시 개념이 따로 없어서 말이 좋아 CPU가 조종하는 거지, 실제로는 그냥 플레이어가 가는데로 따라다니면서 적이 나오면 찔끔찔끔 공격하는 수준이다.

액션 RPG인 것 치고는 물리 공격이 기본 평타 1종류 밖에 없다. 필살기 같은 건커녕 물리 스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 내에서 나오는 무기 종류도 검과 도끼. 단 두 개뿐이라 무기를 든 스킨이나 평타 모션도 처음부터 끝까지 디폴트 값이 고정되어 있어 변하는 법이 없다.

주인공 파티 구성원이, 주인공인 ‘브래드’, 히로인인 ‘에밀리’, 남자 동료인 ‘바트(킬러 악사’로 단 3명밖에 안 되는데. 전 캐릭터 모두 레벨업을 할 때 자동으로 전용 주문을 익히는 마법전사 스타일을 표방하고 있어서 일반적인 액션 RPG의 물리 계열 기술이 마법으로 대체되어 있다.

공격은 타겟을 지정해 마우스 왼쪽 버튼, 마법은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사용이 가능하다.

캐릭터마다 레벨업 때 익히는 마법이 다 다르고, 게임 플레이 도중에 몬스터 드랍 아이템으로 얻는 마법서 시리즈도 캐릭터별로 맞춰져 있어서, 인벤토리창에서 마법서를 마우스 오른쪽 클릭으로 지정하면 마법 목록을 추가 갱신할 수 있다. (단, 캐릭터 스타일과 맞지 않은 마법서를 사용하면 마법 목록이 갱신되지 않고 그냥 사라져 버린다)

비전투적인 액션이 몇몇 구간에서 나오는데, 오브젝트를 미는 기능을 일부 지원해서 벽에 있는 선반을 옆으로 밀어내 숨겨진 문 등을 찾아내거나, 오브젝트로 울타리를 쳐서 막혀 있는 길 같은 걸 밀어서 뚫고 지나갈 수도 있다.

전투적인 관점의 액션보다는, 비전투적인 관점의 액션에 은근히 신경을 썼는데. 오브젝트를 밀어내는 기능을 지원해서 숨겨진 문을 찾아내는 구간이 존재한다.

캐릭터 능력치는 LV(레벨), EXP(경험치), 생명력(HP), 마법력(MP), 공격력, 방어력, 반응력, 지혜력으로 나뉘어져 있다.

레벨업을 하면 그 전까지 얻은 경험치가 리셋되어 0부터 다음 레벨에 필요한 경험치까지 올려야 하며, 레벨업 보너스로 ‘증가속성치’라고 해서 능력치 수정치가 주어진다.

근데 한 번 레벨업을 할 때마다 기본으로 올라가는 능력치가 한 자리 수라서 엄청 적은 편에 속하고. 보너스 수정치인 증가속성치도 레벨업 1번 할 때마다 달랑 3씩 포인트를 주기 때문에 레벨 노가다를 해도 엄청 강해지지는 못한다.

능력치 중 다른 건 전부 보너스 수정치로 올릴 수 있는데 지혜력만 못 올린다. 지혜력은 오직 레벨업을 할 때 자동으로 오르는데 스펠 유저(주문 사용자)도 100레벨까지 올라도 달랑 60대 후반 밖에 안 오른다.

지혜 수치가 높아야 배울 수 있는 마법의 종류도 늘어나기 때문에 보너스 수정을 못하는 능력치라고 마냥 무시할 수가 없다.

‘법술방어력’이라고 해서 불, 물, 풍의 3가지가 퍼센테이지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건 불, 물, 바람 속성의 마법 내성이다.

인벤토리창은 좌측 중앙에 표시된 것으로는 공기 그릇 아이콘(모든 아이템 표시), 방패 아이콘(방어구만 따로 표시), 칼 아이콘(무기만 따로 표시), 돌 아이콘(마법 부좌 재료 아이템만 따로 표시)이 있고, 좌측 하단에 있는 수정 구슬, 석판, 돌 아이콘은 각각 마법 목록 및 선택, 속성일람표(스테이터스 수치), 마법 부좌 제조 기능을 지원한다.

마법 목록은 사용 가능한 마법이 여러 개 있어도 한 번에 하나씩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일일이 인벤토리의 마법창을 열어서 셋팅할 필요까지는 없고 키보드 화살키를 상하로 움직여 목록을 바꿀 수 있다.

마법을 사용할 때 주문 시전 딜레이가 있어서, 마법 발동 전에 적에게 공격당하면 주문이 캔슬된다.

마법 부좌는 ‘부석’과 ‘원소’라는 재료 아이템 2가지를 석판 위쪽 파란색 홈에 각각 부석과 원소 재료를 셋팅한 다음. 파란색 홈 사이의 플러스 표식을 클릭하면 해당 원소가 깃든 부석을 만들어 장비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강화 악세서리인데. 게임 내 상점에서 악세서리를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서 착용해야 하는 거다.

그 옆의 미니 아이콘 3개 중 가방 아이콘은 소비형 아이템 단축키 슬롯(총 5개), 두루마리 아이콘은 마법 단축키 슬롯, TOP 아이콘은 단축키 슬롯 화면에서 되돌아가기를 지원한다.

스토리 진행에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할 열쇠 종류를 비롯한 ‘키 아이템’은, 인벤토리창에서 선택한 다음. 화면 좌측 하단의 X 표시를 클릭해 인벤토리창을 닫고 게임 화면으로 돌아와 키 아이템이 활성화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키 아이템의 사용을 요구하는 오브젝트를 클릭해 사용하면 된다. 보통은, 해당 오브젝트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떤어떤 아이템이 필요’라고 확실히 설명이 떠서 키 아이템 사용이 어렵지는 않다.

마을 내 상점은 무기점, 잡화점(아이템), 매직샵, 여관 등등. 총 4가지가 있다.

근데 잡화점이야 소비형 아이템을 파는 곳이니 목록이 바뀌지 않아도 되는데, 무기점은 본래대로라면 플레이 진행 정도에 따라 새로 들리는 무기점에서 업그레이드된 무기를 팔아야 하지만. 본작에서는 어느 마을에 가던 파는 무기/방어구 목록이 다 똑같다.

게다가 그 종류도 무기/방어구를 다 합쳐서 10개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무기/방어구는 서브 퀘스트 보상이나 몬스터가 드랍하는 걸로 구해야 된다.

근본적으로 게임 내 나오는 마을이 그린시티, 쿠롱촌, 꾸꾸촌, 아드로만 외곽 마을. 4개 밖에 없다. 이중에서 꾸꾸촌은 오리족이 사는 곳이라 상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서 사실상 상점 있는 마을이 3개 밖에 없어서 마을 수가 너무 적다.

장비 슬롯은 총 7개로 머리(헬멧), 손(무기), 몸통(갑옷), 발(신발)의 기본 4개에, 나머지 3개는 전부 마법 부좌 슬롯이다.

게임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건 맵 기능을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월드맵은 있는데 배를 타고 이동할 때 나룻터나 항구에 한정해 지역 이동이 가능할 뿐이고. 나머지는 그냥 전체 지도 어느 위치에 어떤 지역이 있는지 확인만 가능하다.

거의 대부분 육로(지상)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지도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서 길찾기에 서투른 사람은 헤맬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마을 밖 필드에서는 몬스터가 고정된 위치에서 출현하는데, 스크롤을 넘어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면 전부 처음 있던 그 자리에 리젠되는 관계로 또 다시 싸워야 하니 피로감이 좀 있다. 몬스터가 집요하게 쫓아와 악착스럽게 공격을 하니 그냥 피해갈 수도 없다.

그밖에 대사창을 좀 이상하게 만들어 놨다.

정확히, 캐릭터 간의 대사가 나올 때는 캐릭터의 얼굴 썸네일과 함께 큼직한 창이 떠서 그 안에 대사가 출력되는데. 대화 도중 캐릭터가 혼잣말을 할 때는 캐릭터 대사창이 꺼지고 말풍선으로 바뀐 뒤, 말풍선의 좁은 공간에 대사를 제한적으로 출력하니 문장이 뚝뚝 끊겨서 가독성이 굉장히 나쁘다.

대만 게임의 번역이라서 문맥이 맞지 않는 내용이나, 혹은 대사 내용이 하도 이상해서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상황이 종종 생겨서 한글화 자체는 100% 완전 한글화지만 번역 퀼리티는 별로 높지는 않다.

근데 본편 스토리 자체는 의외로 멀쩡하다.

브래드가 천애고아인 줄 알았는데 실은 마신의 아들이었다!는 설정에서 시작하는 스토리가, 최종보스인 마신의 ‘아임 유어 파더’로 대충 떼운 게 아니고 거기에 또 복잡한 사연(NTR?)이 있고. 에밀리와 바트 역시 저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캐릭터 개인의 갈등 요소를 잘 이끌어내고 있다. 게임 디자인만 보면 뭔가 아동용 게임 같은 느낌을 주지만 본편 스토리는 전혀 그렇지 않은 거다.

마을 주민 NPC로부터 받는 퀘스트가 생각보다 꽤 알찬 구성인데, 중요 퀘스트 내용과 클리어 보상이 본편 스토리 진행과 직결되는 것도 많아서 나름대로 몰입감이 있다.

다만,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진행되는 부분이 잊을 만 하면 뜨문뜨문 나와서 스토리 구성은 약간 허술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킬러 악사란 악명을 떨치는 ‘바트’나 브래드가 ‘새’라고 놀리는 ‘엔젤(가칭)’과 처음 만났을 때 초면이 아니라 구면인 것처럼 아는 척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걸 손에 꼽을 수 있다.

그래픽은 당시 기준으로 볼 때 비교적 괜찮은 편이고. 캐릭터 3D 모델링과 인벤토리창에 들어간 2D 일러스트도 무난했다.

헌데, 게임 내 캐릭터 모델링은 귀여워서 케쥬얼 게임 느낌 나는 반면. 게임 외적인 부분으로 게임 박스 패키지에 그려진 캐릭터 일러스트는 와일드하게 그려져 게임 안과 밖의 캐릭터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서 사람을 좀 낚는 경향이 있다.

대만판 박스 패키지 일러스트는 게임 본편에 나온 2D 캐릭터 일러스트를 사용했고, 중국판 박스 패키지 일러스트는 게임 본편에 나온 3D 캐릭터를 그대로 넣은 걸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이건 한국 발매판 한정의 오리지날 일러스트 같다.

결론은 평작. 캐릭터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고, 중요 퀘스트 진행과 보상이 스토리 진행과 직결돼서 본편 내용이 나름대로 몰입감이 있고, 캐릭터 디자인이 귀여우며, 그래픽도 당시 기준으로 괜찮은 편이라서 비주얼은 무난한데. 액션 RPG를 표방하는 것에 비해 액션이 너무 부실하고 맵 기능을 전혀 지원하지 않고 게임 내 무기점이 있으나 마나한 수준이라 장비 업그레이드가 힘든 데다가, 레벨업하는 것에 비해 능력치 증가폭이 작아서 게임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게임 스크립트가 대만의 RPG 만화가 ‘劉明昆(리우쿤밍)’이 집필하고, ‘ArKino Studio’에서 이북으로 출시됐다. 게임 본편이 개발 제한으로 인해 본래 스토리의 1/3만 풀어낸 채 끝내서, 나머지 2/3을 포함한 완전한 스토리를 담은 게임 스크립트를 출시한 것이라고 한다. (리우쿤밍의 작품 중 국내에서 소개된 건 ‘무지개전설(虹的伝説)’이다)

덧붙여 이 게임 관련 페이스북 계정이 존재한다. 게시물 갱신은 2016년 11월에 끝났지만 아직 계정이 남아 있어 본편 게임과 관련된 정보와 게임에 나온 2D 캐릭터 일러스트 등이 올라와 있다. 주소는 https://www.facebook.com/pg/MonsterWorldRPG/posts/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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