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 (Isabelle.2018) 2018년 개봉 영화




2018년에 캐나다, 미국 합작으로 ‘로버트 헤이든’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한국에서는 제 23회 부산 국제 영화제미드나잇 패션에 출품된 작품이다.

내용은 젊은 부부 ‘매트 케인’과 ‘라리사 케인’이 새 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임산부인 라리사가 예정일보다 일찍 출산을 하다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약 1분 동안 숨이 멎었다가 아이를 사산한 이후.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일상이 무너지고. 급기야 죽은 아이의 환영을 보기 시작하다가, 이웃집 2층 창문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젊은 여자의 존재를 감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초반부는 아이를 잃은 라리사가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일상이 무너지고 남편과의 관계도 소원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서 상당히 우울한 내용이 이어져서 작품 자체의 분위기도 가라앉는다.

초반부만 딱 떼어 놓고 보면 아이를 잃은 산모의 우울증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러다가 중반부에 옆집 2층 창문의 젊은 여자 ‘이사벨’의 시선을 느끼고, 집안에서 그녀의 존재를 감지하며, 그녀가 무섭게 노려보며 덤벼드는 환영을 반복해서 보는 심령현상을 겪으면서 다큐멘터리 모드에서 호러 모드로 탈바꿈한다.

근데 그 호러 모드로 탈바꿈한 게 자연스럽게 바뀌는 게 아니라 되게 부자연스럽게 바뀌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여주인공 라리사가 겪는 문제는 사산과 그로 인한 우울증인데 뜬금없이 옆집 여자 귀신 이사벨이 들러붙은 상황이라서 그렇다.

이사벨 설정이 사타니즘+지박령이라서, 사타니스트인 아버지에 의해 사탄에게 제물로 바쳐졌다고 학대 받다가 죽어서 살던 집에 지박령으로 남았다가, 옆집에 케인 부부가 이사 온 걸 보고 그 부인인 라리사한테 들러붙은 거라서 뭔가 전혀 매치가 안 된다.

주인공이 사는 집이 본래 귀신이 나오는 집이라면 몰라도, 이웃집이 귀신이 나오는 집인데. 단지 옆집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귀신이 들러붙는 것 자체가 좀 이해가 안 간다.

줄거리대로라면 사산한 아이의 귀신이나, 혹은 라리사의 우울증과 죄책감이 귀신으로 형상화하는 게 나올 법 한데 이웃집 귀신이라니 설득력이 떨어진다.

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옆집 귀신이 들러붙는다는 설정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건 또 아니라서, 그건 그렇다 치고 넘어갈 수 있다.

그보다 큰 문제인 게 극 전개다.

라리사가 수시로 이사벨 귀신을 목격하는데 주위에서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미친 사람 취급을 하면서 고립되는 내용이 쭉 이어지고. 작중에 처한 상황 해결을 위한 그 어떤 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휘둘리고 있어서 극 전개가 너무 답답하다.

사건 해결을 위한 스토리 진전은 굉장히 더딘데, 라리사가 처한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것만 계속 반복해서 보여주니 스토리 전개가 밑도 끝도 없이 늘어지며, 이사벨 귀신이 무서운 게 아니라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사벨 귀신에 대한 묘사 자체도 전반부에서는 라리사의 일상 속에서 어느 순간 불쑥 나타나 후다닥 뛰어와 덮쳐 드는 게 나름 호러블했는데, 후반부로 넘어가서는 눈에서 빨간 빛을 번쩍이고 공중 부양을 하면서 초자연적인 존재로서 묘사돼서 오히려 공포도가 급속도로 내려간다.

수술을 할 때 1분간 숨이 멎었다는 게 키워드가 되어 반전 엔딩이 나오긴 하는데, 이게 밑밥을 제대로 깔아 놓고 회수한 게 아니라 급조된 결말에 가까워서 구성이 되게 허술하다. (뭔가 야곱의 사다리(1990)도 살짝 떠오른다)

‘매트릭스(1999)’로 치면 영화 초반이 아니라 마지막에 가서 ‘빨간 약 먹을래? 파란 약 먹을래? 빨리 골라!’ 이러다가 뭘 직접 고르기도 전에 ‘짜잔, 당신은 빨간 약을 먹었습니다.’ 엔딩이 나오는 수준이다.

결론은 비추천. 아이를 잃은 산모가 겪은 우울과 일상의 붕괴를 다룬 다큐멘터리 같이 시작했다가, 뜬금없이 이웃집 지박령이 달라붙어 귀신물이 된 작품으로 줄거리와 메인 소재가 매치가 되지 않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이 일방적으로 사건에 휘말리기만 해서 스토리 진전이 더딘데 그것도 결국 마지막에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채 반전을 쑤셔 넣고 엉성하게 끝내 버려서 재미가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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