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가릉연의 (迦陵演義.1998)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8년에 ‘インクリメントP(인크리먼트P)’에서 Windows 95용으로 만든 어드벤처 게임. 한국에서는 1999년에 정식 수입되어 완전 한글화되어 쥬얼 CD로 출시됐다.

내용은 기억을 잃은 수수께끼의 선인 ‘카료우(가릉)’의 파트너가 되어 함께 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TGL 로고가 큼직하게 박혀 있어서 TGL 게임으로 오인하거나, 아예 ‘IPC’라는 대만의 개발사가 만들었다고 대만 게임으로 오인하는 사람이 있는데. IPC는 대만 게임 회사가 아니라 본작의 개발사인 인크리먼트 P의 약칭이다.

정확히, 회사명 풀 네임이 ‘인크리먼트 P 코퍼레이션(Increment P Corporation)’이고, 그 풀네임의 약칭이 IPC인 것이다. 한글판의 경우, 엔딩 스텝롤 맨 마지막 게임 제작에 아예 인크린먼트 P 한글이 큼직하게 나오고 오히려 TGL 쪽은 스텝롤에 안 나온다.

일본 현지에서는 인크리먼트 P에서 발매도 했지만, 한국과 대만 등 해외에서는 TGL이 유통을 맡았다. (대만에서는 대만 TGL, 한국에서는 TGL 코리아가 담당했다)

인크리먼트 P라는 제작사 이름만 보면 생소하게 보일 수 있는데 의외로 친숙한 게임을 많이 만든 곳이다.

‘파이팅! 대운동회(バトルアスリーテス 大運動会.1997)’, ‘프린세스 퀘스트(プリンセスクエスト.1998)’, ‘격게야로 파이팅 게임 크리에이터(格ゲー野郎 Fighting Game Creator.2000)’, ‘헥사문 가디언즈(ヘキサムーン・ガーディアンズ.2000)’, 등을 만들었다. (파이팅! 대운동회, 프린세스 퀘스트 R[프린세스 퀘스트의 PC판], 둘 다 한국에 수입되어 한글판이 정식 출시됐었다)

본편 이야기로 넘어와 게임 줄거리는 엄청 단순한 것 같은데, 게임 플레이 스타일은 되게 특이하다.

게임 화면에 ‘카료우’이 서서 혼잣말을 하고, 아무 행동이나 하면서 말하고 움직이는데. 여기에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플레이어가 개입하면서 가릉에게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는 게 게임 플레이의 기본이다.

게임의 목표는 고사하고 게임 진행 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냥 화면에 가릉과 마우스 커서만 달랑 놓인 상태에서 시작한다.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서 걷기, 뛰기, 대기 등의 지시를 내릴 수 있긴 한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카료우 스스로 움직이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게임 화면 구석에 있는 가릉연의 한자 4글자를 클릭하면 환경창을 열 수 있는데 종료(게임 종료), 시작(게임 재시작), 음성(음성 온/오프)를 지원한다.

세이브는 수동으로 할 수 없고. 게임을 종료할 때 자동 세이브를 지원해서, 게임을 다시 시작했을 때 종료하기 직전부터 이어서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면서 딱 정해진 구간에 조정을 하는 인터렉티브 무비 방식이나, 실사 그래픽 베이스의 FMW 방식이 아니라, 2D 풀 애니메이션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를 조종하고 관찰하는 방식의 게임이라서 당시로선 보기 드문 스타일이었다.

풀 음성을 지원하고 있어 한국판은 음성도 한글화되어 있다. 사실 게임 내 텍스트는 거의 나오지 않아서 음성 의존도가 높다.

종종 카료우가 게임 화면 초근접 거리로 뛰어들어와 원샷 크게 받으면서 말을 걸어오고 재밌고 귀여운 리액션을 하는 컷씬이 있는데 그 부분은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줘서 상당히 좋았다.

그래서 윈도우 95용으로 출시된 게임이지만, 게임 환경은 당시 기준으로 고사양을 요구했다. 게임 해상도가 800x600으로 꽤 높은 편이고, 게임 표준 사양이 팬티엄 133MHz 이상(권장 사항은 팬티엄 200Mhz), 32램, 하드 100메가, CD-ROM 6배속 이상이었다. 게임 용량도 무려 CD 3장짜리였다. 게임 CD 2장, 보너스 CD 1장 구성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사양 요구에 고용량 게임인 것에 비해서 게임 볼륨 자체는 상당히 작다는 거다.

힌트를 전혀 주지 않고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부딪쳐 보기를 유도하는 게임인 것에 비해서, 게임 자체의 자유도는 매우 떨어지고 본편 스토리 자체도 짧다.

플레이어의 개입이 가릉의 성격과 사상을 변화시켜 인격을 형성한다는 메인 소재도 말이 그럴 듯한 거지 실제로는 플레이어의 개입 여부에 상관없이 본편 스토리가 정해진 대로 진행되며 결과가 딱 정해져 있어 육성의 ‘육’자도 안 들어가 있다.

게임 소개에 독자적인 목표와 패러미터가 있다는 것도 엄밀히 말하자면 낚시다.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는 일직선 스토리 진행이라 독자적인 목표 어쩌고 하는 건 좀 민망한 수준이고 패러미터는커녕 그 비슷한 것도 없다.

실제로 플레이어의 개입은 단순히 카료우를 이동시키는 것과 NPC와 말을 붙이는 것, 아이템을 입수하는 것 정도 밖에 없다.

기존의 어드벤처 게임과 비교해서 말을 하자면, 상호작용 가능한 게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이동도 고정된 화면 안에서만 가능하고,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는 건 수동으로 할 수 없다. 스토리 진행 플레그가 성립되었을 때 카료우가 자동으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결국 정해진 스토리를 풀 음성과 풀 애니메이션으로 즐기는 건데, 플레이어 개입 여부를 빙자해 진행 플레그를 꼬아 놓은 것 밖에 안 된다.

그밖에 일본 원판의 성우진은 캐스팅은 초호화까지는 아니지만 90년대 작품들에 주로 볼 수 있는 성우 진용이라 꽤 친숙하다.

명탐정 코난에서 ‘모리 란’ 배역을 맡았던 ‘야자마키 와카나’, 월하의 검사에서 ‘이치죠 아카리’ 배역을 맡았던 ‘오미무라 마유코’, 그 남자! 그 여자!에서 ‘아사바 히데아키’ 배역을 맡았던 ‘키사이치 아츠시’, 그린그린에서 ‘쿠츠키 후타바’ 배역을 맡았던 ‘후지마키 에리코’ 등등이 참여했다.

한글로 더빙한 한국판 성우도 전문 성우를 기용했다. 카료우 더빙은 훗날 디지캐럿의 ‘데지코’와 유희왕 GX의 ‘유벨’로 잘 알려진 ‘채의진’ 성우, 스피아 더빙은 달빛천사의 ‘멜로니, 따끈따끈 베이커리의 ’신태양‘으로 잘 알려진 ’이자명‘ 성우. 제레미 더빙은 다큐멘터리/예능/교양 프로그램의 단골 나레이션과 외화, 애니메이션의 여러 단역으로 잘 알려진 ’이원준‘ 성우다.

결론은 추천작. 고사양, 고용량 게임인 것에 비해 게임 볼륨이 적고, 플레이어의 개입에 의해 여주인공의 성격과 사상이 점차 바뀌고 성장한다는 거창한 설정이 들어간 것에 비해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어 선택과 육성의 자유가 없고, 상호작용 요소조차 현저히 적어서 어드벤처 게임으로서의 자유도가 떨어지며, 결과적으로 일직선 스토리 진행의 단순함에서 벗어나지 못해 전반적인 게임성 자체는 그리 높은 편이라 할 수 없지만.. 풀 음성/풀 애니메이션 지원에 캐릭터가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면서 화면을 누비는 걸 플레이어가 개입해 함께 여행을 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이 비록 자유도가 떨어진다고 해도 당시에는 보기 드문 방식이라 유니크한 구석이 있고. 풀 애니메이션 움직임 자체는 지금 봐도 자연스럽게 잘 만들어서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보는 재미가 있고, 캐릭터 디자인도 준수해서 컬트적인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본편 게임이 나온 해에 OST도 따로 발매됐다. OST가 따로 나올 만큼 배경 음악이 생각보다 꽤 좋은 편인데 정작 게임 본편에서는 게임 스토리 전개상 음악이 나오는 구간이 몇 개 없다.


덧글

  • 시몬벨 2019/09/26 20:53 # 삭제 답글

    한때 이거 일판을 구할려고 여기저기 찾아봤는데 결국 못 찾았었죠. 보너스 CD엔 뭐가 들어있나요?
  • 잠뿌리 2019/09/27 13:31 #

    보너스 CD에는 오마케, 메뉴얼이 들어 있는데 메뉴얼은 텍스트 파일로 들어있고 오마케는 그림이 몇 개 안 돼서 볼륨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 시몬벨 2019/09/27 17:35 # 삭제

    그렇군요 전 OST라도 몇개 들어있을까 기대했는데 의외로 알맹이가 없네요.
  • 잠뿌리 2019/09/27 23:50 #

    생각보다 배경 음악이 꽤 좋은 게임인데. 정작 보너스 CD에는 음악이 없고 일본에서 OST를 아예 따로 발매했습니다. 한국에서는 OST도 안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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