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32] 위자드 슬레이어 (2002) 2019년 GP32 게임




2002년에 ‘프렌즈 미디어’에서 한국 휴대용 게임기 GP32용으로 만든 슈팅 게임.

내용은 수백 년 동안 봉인되어 있던 마왕이 부활해 마법사 마을이 위기에 처하자, 마을의 유일한 희망인 마법 소년 ‘지니’가 마왕을 물리치고 마을을 되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횡 스크롤 시점의 슈팅 게임으로 총 6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고, 게임 시작 전에 이지, 노멀, 하드의 3개 난이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게임 조작 키는 방향키로 상하좌우 이동, B버튼(일반 샷), A버튼(마법 샷=MP 소모), L/R 버튼(장비/마법창에서 마법 선택), START키(장비/마법창 열기), SELECT키(레벨업 때 받은 수정 포인트로 마법 레벨 올리기)다.

본작은 당시 슈팅 게임으로선 드물게 RPG 게임 같은 레벨/장비 장착의 개념을 도입했다. 화면 상단의 녹색 그래프가 경험치로 그래프를 꽉 채우면 1레벨씩 상승하는데. 기본 체력/마력이 레벨과 함께 오르고, 레벨 포인트가 지급되어 마법 레벨을 올릴 수 있다.

마법은 불, 얼음, 번개 등 크게 3개의 카테고리에 각각 4개씩. 총 12개의 마법이 있고. DMG(위력), MANA(마력 소비량), DELAY(마법 딜레이)의 3가지 수치로 표기된다. 마법 레벨은 최대 9레벨까지 올릴 수 있는데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위력은 커지고 마력 소비량과 마법 딜레이는 줄어든다.

장비는 완드(지팡이), 신발, 반지, 망토 등의 4가지가 있는데. 완드는 딜레이를 줄여주고, 신발은 체력 최대치 상승, 반지는 마력 최대치 상승, 망토는 방어력 상승의 효과가 있다.

거기에 매 스테이지 중간중간에 주인공 ‘위니’의 대사창이 뜨는 것도 RPG 느낌이 살짝 나는데 한몫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판타지 배경의 슈팅 게임인 게 아니라 약간의 RPG 요소를 도입한 슈팅 게임으로 당시 한국 게임 중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라 유니크한 구석이 있지만.. 실제 본편 게임은 완성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모처럼 괜찮은 발상도 다 말아먹었다.

주인공이 마법사인데 일반 샷이 새총으로 돌을 쏘는 것이라 이 어디가 마법사인지 알 수가 없는데, 무기 외형과 컨셉은 둘째치고 공격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자동 연사는 가능한 것에 비해 발사 속도가 너무 느리고 레벨 포인트를 써서 강화를 시킬 수도 없어서 무기 자체의 성능이 너무 떨어져 답답하다.

마법 샷은 무조간 마력을 소비하는 것이라서 사용 제한이 있으니 일반 샷의 중요도가 큰데 그쪽을 너무 무신경하게 만든 것 같다.

마법도 12종류나 되지만 모든 마법의 궤도가 정면 방향에 일직선으로 날아가서 대각선은 고사하고 상하 공격 판정의 탄이 없어서 화면 위아래에서 버티면서 탄막을 펼치는 적을 상대할 방법이 없다.

적이 자동 진행 스크롤과 함께 화면 밖으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서 이동에 대한 제약까지 생겼다.

그런 상황에 스테이지 길이는 또 쓸데없이 길어서 플레이가 한없이 늘어진다.

각각의 스테이지는 평균 3회 정도 되는 중간보스전과 스테이지 끝에 나오는 보스전이 나오는데. 중간보스전은 제한된 시간 내에 해치우는 걸 전제로 삼고 있어서, 제한 시간이 지나면 중간보스가 그 자리를 떠나 버리고 놓쳐 버렸다는 대사가 뜬다.

회복, 마법 아이템의 드랍율은 적당한 편인데. 장비 드랍은 중간보스 격파 보상이라서 중간보스를 놓치면 손해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보스 공략 난이도는 쉽지 않은 편인데. 패턴은 단순해서 탄막 펼치는 걸 눈으로 보고 다 피할 수 있는 수준인데 그에 비해 맷집이 너무 좋고. 플레이어 캐릭터의 화력은 너무 떨어지니 그게 안 좋은 의미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게임 중간중간에 주인공 대사 들어간 건 괜찮은데. 거기에 대꾸할 적이 마땅히 존재하지 않아서 죄다 주인공 혼잣말만 나오고. 대사 내용 자체가 정말 별거 없이 한 두 문장 정도로 끝나는 수준이라 읽을거리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레벨업을 할 때 장비/마법창이 강제적으로 활성화돼서 플레이의 맥을 끊어먹는 건데. 이건 어떻게 알림 기능을 끌 수가 없다.

어차피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수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데 왜 굳이 자동 기능을 달아놨는지 모르겠다. (RPG 게임이라면 레벨업 알림 기능이 있는 게 맞는데 이건 RPG가 아니라 슈팅 게임이라고!)

그밖에 잔기 개념이 없어서 체력이 다 떨어지면 그걸로 게임오버란 점과 마법을 써서 줄어든 마력은 자동 회복되긴 하지만 회복 속도가 느려서 마법을 난사할 수 없는 것 등등. 자잘하게 불편한 점들이 있어서 결과적으로 게임 인터페이스가 영 좋지 않다.

결론은 평작. 레벨/무기 레벨/보조 무기의 마력 소비/장비 착용으로 능력치 상승/주인공의 대사창 지원 등등. RPG 게임의 특성을 슈팅 게임에 접목시킨 발상은 당시 한국 슈팅 게임 기준으로 보면 신선하게 다가오지만.. 일반 샷의 성능이 너무 나쁘고, 마법 샷은 종류가 12개나 되는데 탄 발사 궤도가 다 직선방향이라 공격의 다양성이 없어 게임 진행 자체에 어려움을 주며 게임 내 대사는 죄다 주인공 혼잣말인데 내용 자체도 별로 읽을거리가 없어서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작품이다.

RPG+슈팅이라는 발상은 괜찮은데 기술력이 따라가지 못한 케이스에 가까워서 최소 평타는 치는 수준인데.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평가가 박해서 나무 위키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될 게임’이라고 못 박혀 있다. (실제로 본작에 대한 해외에서의 평가는 한국만큼 나쁘지는 않다)

여담이지만 주인공이 마법사인데 왜 제목을 위자드 슬레이어라고 지은 건지 모르겠다. 그거 그대로 한역하면 ‘마법사 살해자’인데. 그거 보통은, 마법사를 척살하는 사람 내지는 직업으로 판타지물에서 사용되는 말이지. 마법사 본인이 자처하고 다닐 만한 말이 아니다.

이게 어떤 상황인지 대충 예를 들자면, 흡혈귀가 자기 별칭을 ‘뱀파이어 헌터’라고 말하고 다니는 격이다.


덧글

  • 무지개빛 미카 2019/09/13 21:22 # 답글

    문제는 이미 미국 영화 블레이드에서 흡혈귀와 인간의 혼혈인 블레이드 형님께서 스스로 흡혈귀 사냥꾼이라 하신지라...
  • 잠뿌리 2019/09/13 21:39 #

    데이워커는 인정이죠. 흡혈귀와 인간의 혼혈이란 태생적으로 뱀파이어 헌터인 게 정석 같은 설정인데. 동유럽, 러시아의 전설에서도 그런 혼혈 출신을 '담피르'라고 해서 유능한 흡혈귀 사냥꾼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죠.
  • 블랙하트 2019/09/15 10:05 # 답글

    마물 학살자(슬레이어)인데 직업이 마법사(위자드)라서 제목을 그렇게 지은것 같네요.
  • 잠뿌리 2019/09/15 23:19 #

    사실 게임 외형적인 부분이 캐주얼한 느낌인데 슬레이어란 말이 들어간 것 자체가 좀 위화감이 느껴지긴 했습니다. 그냥 마법사란 제목만 넣었으면 더 낫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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