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미노의 모험 (1997)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7년에 ‘임프레소팀1997’에서 MS-DOS용으로 만든 3D 아케이드 게임. 문화 체육부와 전자 신문사가 공동주최하는 ‘대한민국게임대상’의 3월 수상 작품이다.

내용은 어린 소년 ‘미노’가 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선택을 받아 게임 기계 속으로 빨려 들어가, 게임 속 세계인 ‘일렉타니아’의 모든 종족을 마법으로 세뇌시켜 지배하여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게임을 못하게 만드려는 ‘버그’족의 두목 ‘버거-킹’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타이틀 화면에서 지원하는 옵션 모드는 사운드 셋업 밖에 없다. 사운드 셋업을 선택하면 게임 내에서 직관적으로 음악/음향을 조정하는 화면이 뜨는 게 아니라. 게임을 설치할 때나 나올 법한, 그래픽 없이 폰트로만 구성된 셋업창이 뜬다는 거다.

특이하게 타이틀 화면이 2개가 있지만 두 번째 타이틀 화면에서도 옵션 모드에서 지원하는 건 사운드 밖에 없다. 정확히는, 첫 번째 타이틀 화면의 사운드 셋업은 사운드 카드를 설정하는 것이고. 두 번째 타이틀 화면의 옵션은 사운드 온/오프를 조정하는 것이다.

첫 번째 타이틀 화면에서 ‘캐스트’ 항목은 주인공 미노와 동료, 악당들의 설명이 뜨는 캐릭터 소개란. ‘프롤로그’ 항목은 게임의 오프닝 영상을 보는 거다.

두 번째 타이틀 화면에서는 게임 시작하기, 로드 게임, 게임 종료 등도 추가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이걸 하나의 타이틀 화면에 다 담아 놓지 왜 굳이 2개로 나누어 놓은 건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두 번째 타이틀 화면에 직접적인 선택 항목으로는 나오지 않지만 F1키를 누르면 도움말을 확인할 수 있는데. 게임 사용키를 볼 수 있다.

게임 사용키는 키보드 화살표 방향키 ←, →(좌우 이동), ↑(달리기), ↓(앉기), SPACE BAR(3가지 무기 교체), CTRL키(점프), ALT키(공격), ESC키(메뉴 화면 열기), F2키(소리 켜기), F3키(소리 끄기)다.

달리기가 그냥 방향키 위만 누른다고 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이동할 때 해당 이동 키와 같이 동시에 눌러야 되는데. 게임 자체가 정면 방향 끝의 골인 지점까지 가는 방식의 아케이드 게임이 아니라, 스테이지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아이템을 얻어서 출구를 찾아 빠져 나가는 식이라서 달리기 기능의 의미가 없다. 몇 걸음 못가서 맵 디자인상의 막다른 길이나 벽에 의해 막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슈퍼 마리오 같이 달리다가 점프하면 점프 높이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대체 왜 달리기 기능을 넣은 건지 모르겠다.

잔기 개념이 없고 생명력 개념만 있어서 생명력이 다 떨어지면 죽는데. 그렇게 죽으면 그걸로 게임 오버다. 컨티뉴 기능과 스테이지 클리어를 전제로 한 자동 세이브도 지원하지만, 한 번 죽으면 그걸로 끝이라는 게 좀 빡세다.

설상가상으로 생명력이 다 떨어지면 죽는 방식인데. 그 생명력이 수치화되거나, 그래픽상으로 표기되지 않아서 숫자도, 그래프도, 게이지도. 아무 것도 없는 관계로 현재 남은 생명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매우 불편하다.

데미지를 입을 때마다 말풍선으로 ‘아야!’, ‘앗!’, ‘어머나’ 이런 대사를 날리다가 표정 이모티콘까지 날리는데, 이걸 보고 뭘 어떻게 파악하라는 건지 의문이다. 적도 말풍선으로 대사를 치긴 하는데 ‘심심해’, ‘어디?’ 이 정도 수준이라 별로 중요한 의미는 없다.

게임을 처음 하면 적과 배경의 오브젝트가 헷갈릴 수도 있다. 정확히는, 적인 줄 알았는데 공격 판정이 없는 오브젝트인 경우가 많다.

공격 판정이 있는 적은 맷집이 약한 편이지만 특정 무기에 내성을 가진 경우가 있어서 무기를 골라서 써야 할 때가 있고. 아예 무기가 통하지 않는 무적인 적도 있다.

예를 들면 구더기인데 배경 화면에 조막만한 게 꼬물거리면서 기어 다녀 오브젝트인 줄 알았는데 접촉하면 데미지를 입고, 반격해서 죽일 수도 없다.


무기는 스패너, 볼트, 톱날 등의 3가지가 있다. 스패너는 직선 방향으로 던지는 무기. 볼트도 직선 방향으로 나가는 무기. 톱날은 밑으로 던지면 벽을 타고 내려가 자동으로 전진하는 투하형 무기다.

톱날은 그렇다 쳐도. 스패너와 볼트는 직선 방향 무기란 컨셉이 겹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써보면 타점이 약간 다르다. 스패너는 중단, 볼트는 상단 판정에 가깝고. 발사 속도는 스패너, 위력은 볼트 쪽이 조금 더 높다.

문제는 점프해서 공격할 수 없고, 앉아서도 공격할 수 없어서 공격 타점 잡기가 어렵다는 거고. 타점이 맞지 않은 적의 공격에 너무 쉽게 노출이 된다는 점이다. (무기가 3종류면 뭐해! 공격을 해도 명중을 못 시키는데)

스테이지 클리어 조건은 ‘ID 카드’를 입수해서 그걸 카드 리더기에 사용해 막힌 길을 뚫고 진행하는 건데. 이런 카드 리더기가 여러 개 존재해서 스테이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ID 카드를 찾는 게 피로감이 크다.

거기다 이 ID 카드가 위치한 장소가 고정되어 있는데 맵 디자인상으로 ‘워프’ 장치를 이용해 다른 장소로 이동하면 이전 장소로는 돌아갈 수 없어 워프가 무슨 왕복이 아닌 편도 티켓화되어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만들어 놨다.

버그 같은 게 아니라 게임의 기본 플레이가 그런 방식으로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NPC가 아예 대놓고 ID 카드 안 찾고 워프 장치 이용하면 X된다고 미리 설명할 정도다.

총 6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테이지 하나하나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고, 특정 아이템을 모아 출구를 찾아야 하는 클리어 방식이 안 좋은 의미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게임 플레이가 밑도 끝도 없이 늘어진다.

게임 기획적인 부분도 문제가 있는 게, 메인 설정은 게임 속 세계인데 이게 전자오락의 전뇌공간 같은 느낌이 아니라 기계 속에서 공구 들고 기계 부품과 싸우는 것이다.

캐릭터 설정 자체는 주인공, 적 모두 열심히 짜서 캐릭터 소개란에 도배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게임 속 세계의 모험이란 컨셉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자면 게임 기계 속을 모험하는 것이라 뭔가 좀 낚인 듯한 느낌마저 준다.

게임 패키지에 적힌 게임 특징이 고작 오디오 트랙 삽입으로 CD로 배경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대한민국 게임 대상 문화 체육부 장관상 수상. 이 2가지 밖에 없어서 뭔가 진짜 부실하다.

결론은 비추천. 적, 배경, 오브젝트를 제대로 구분하는데 좀 시간이 걸릴 정도로 거칠고 난잡한 그래픽, 공격 판정 나쁜 무기와 점프/앉아 공격을 지원하지 않아 불편한 조작성, 워프를 강요하면서 한 번 워프하면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거지같은 맵 디자인, 한 판 한 판이 지나치게 긴 스테이지, 잔기 없이 생명력만 있는데 생명 수치가 표시되지 않은 무개념한 게임 유저 인터페이스. 게임 세계의 모험이라고 광고해 놓고 게임 기계 속 모험으로 통수치는 기획 등등. 게임 전반의 완성도도 떨어지고, 컨셉 자체도 완전 잘못 잡은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제작사인 임프레소팀 1997은 문자 그대로 개발 팀 이름으로 창업 당시 사용한 이름이다. 팀이 속한 회사 전신은 '버추얼 웨이브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로 1998년에 오리지날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인 '더 소울'을 출시한 바 있다. 버추얼 웨이브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로 법인 전환한 것 자체는 2000년이라고 한다)

추가로 이 작품은 발매 자체는 1997년인데 게임 내 제작 시기를 보면 1996년으로 표기되어 있어서 그런지, 586 컴퓨터에 OS는 윈도우 95/98/2000 지원한다고 써 있지만, MS-DOS로도 구동이 된다. 윈도우 전용 게임이 아니라 도스 게임을 윈도우의 도스 모드로 구동하는 거다.


덧글

  • 무명병사 2019/09/06 19:32 # 답글

    아쉽군요. 지금 나온다면 분명히 "재미없는 게임으로 과몰입 방지하는 위원회'에서 눈 먼 돈을 실컷 탈 수 있었을텐데...
  • 잠뿌리 2019/09/07 04:44 #

    옛날이니까 저런 게임이 나오지 요즘이었으면 명함도 못내밀었을 것 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60645
5192
9449857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