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바바리안 (1996)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6년에 ‘시엔아트’에서 개발, ‘드림소프트’에서 MS-DOS용으로 만든 3D 횡 스크롤 액션 게임. 바바리안(Barbarian)이 본래 사전적 의미로는 ‘야만인’, ‘이방인’이란 뜻이 있고 일반적으로는 판타지물의 야만용사, 야만전사를 지칭하는 말인데 본작에서는 현존 인류의 조상을 지칭하고 있다. (원시인이 아니라 바바리안이라니 대체 왜?)

내용은 현재 인류의 조상격인 유인원류의 ‘바바리안’ 종족은 선천적으로 평화를 사랑해서 조용한 계곡에 무리를 지어 살아갔는데, 천재지변이 발생해 빙하기가 찾아오고. 얼음 속에 갇힌 바바리안 한 마리가 빙하지대를 떠돌다 해빙기를 맞아 얼음 속에서 나온 뒤. 예전에 살던 고향과 애인 ‘비엔나’를 찾아 모험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게임 그래픽과 스타일, 유인원 주인공이란 설정만 딱 봐도 닌텐도의 ‘슈퍼 동키콩(1994)’을 연상시키는데. 아예 게임 패키지 앞면에 적힌 광고 카피가 ‘한국 PC판 동키콩 등장’이라고 쓰여 있고, 게임 패키지 뒷면에는 ‘두 마리의 동키콩이 벌이는 화려한 액션’이라는 문구까지 적혀 있다.

대놓고 동키콩을 따라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슈퍼 동키콩처럼 두 마리의 동키콩 드립을 치면서 2인용 멀티 플레이를 지원한다고 쓰여 있지만, 실제로는 1인용만 지원한다. 애초에 게임 조작 키 기본 셋팅 자체가 1인용이다.

3D 액션 게임을 표방하고 있어서 게임 내 캐릭터가 디지타이즈로 제작되었는데 기본적인 디자인이 매우 구리다. 정확히는, 적 디자인은 큰 문제는 없는데 주인공 디자인이 너무 해괴망측하다.

현재 인류의 조상인 유인원류를 자처하고 있는데 원숭이, 고릴라, 킹콩 같은 게 아니라.. 실제로는 유인원도, 인간도 아닌 해괴한 모습의 새빨간 생명체로 그려져서 그렇다.

이게 사람의 피부도, 동물의 털도 아닌 이상한 느낌이라서 요즘으로 치면 무슨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2009)’에 나오는 초대형 거인 느낌이다.

게임 플레이하다가 죽을 때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면서 얼굴이 일시적으로 확대되다가 화면 아래로 떨어져 죽는데 그게 기괴함의 끝을 보여준다.

게임 조작 키는 키보드 숫자 방향키 4, 6(좌우 이동), 2(수그리기=앉기), 이동 중+앉기(구르기), 키보드 알파벳 Z키(무기 바꾸기), Z키 꾹 누르기(점프), X키(무기 공격), CTRL키(바다 스테이지에서 칼질)이다.

공격 무기는 기본적으로 창, 돌도끼가 있는데 잔탄 제한이 있어서 아껴서 써야 한다. 창은 직선, 돌도끼는 곡선 방향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서 타점을 맞추기 좀 까다로운 구석이 있다.

돌도끼야 그렇다 쳐도 창은 직선 방향이라며?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이게 정확히, 창이 어깨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듯 직선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이라서 적이 바로 정면에 있어도 타점이 맞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기 일쑤다.

점프해서 적의 위를 밟으면 공격 판정이 있긴 한데. 보통, 이런 점프 공격은 밟으면 튕겨 나가는 바운딩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본작엔 그런 게 없다.

적의 위를 밟으면 무슨 발판 위에 서 있는 것 마냥 멀뚱히 서 있는다. 한 번 밟힌 적은 몸이 반짝반짝 거리면서 잠시 투명화되었다가 이후 멀쩡해지는데. 멀쩡해졌을 때 그냥 머리 위에 서 있으면 역으로 적의 공격을 받는 피격 판정이 생긴다.

그 때문에 적의 위를 밟은 다음 가만히 있지 말고 발판으로 삼아 딛고서 또 한 번 뛰어서 다시 밟아야 한다.

무기 공격이 됐든, 점프 공격이 됐든 판정이 너무 나빠서 써먹기 힘든데. 꼴에 보스가 나오는 구간이 있어서 공격 판정이 거지같아도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온다.

하지만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그런 액션적인 부분이 아니다. 액션 이외에 아케이드 쪽의 난이도가 진짜 지랄 맞을 정도로 높아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기 힘든 수준이다.

잔기와 생명력 개념이 있어서 우측 상단에 숫자와 바바리안의 얼굴 표정으로 표시되는데. 그게 아무 의미 없을 정도로 즉사 구간이 많이 나온다.

가시 구조물에 살짝 닿기만 해도 무조건 일격에 죽고, 구덩이나 물에 빠져도 그 즉시 죽는다.

점프를 할 때 직관적으로 뛰어오르는 게 아니고 무릎을 오므렸다 펴면서 양팔을 들어올리는 자세를 일일이 다 취하며 점프를 해서 점프 자체의 속도가 느리고. 점프 키를 누르는 강도에 따라 점프의 높낮이가 달라지는데 아무리 높이 뛰어도 코앞에 있는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없는 맵 디자인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서 쌍욕이 나오게 만든다.

이게 기본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한뼘 정도 되는 넓이를 점프로 뛰어넘어 건너가는 게 아니고. 우회해서 다른 길을 찾아서 앞을 지나가야 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길이 아예 없으면 돌도끼로 종유석을 떨어트려서 길을 만들어야 하는 구간도 있다.

액션 게임으로서 ‘최대한 죽지 않고 살아서 끝까지 가라!’ 이게 아니라, ‘죽어 가면서 클리어 방법을 깨달아라!’ 이걸 전제로 두고 있다.

이건 거의 일부러 난이도를 높여서 죽는 걸 기본으로 하여 패턴을 익혀 진행하는 고난이도의 인디 게임 같은 느낌인데. 그래도 그쪽은 죽어도 죽기 직전. 혹은 죽은 자리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게 해서 게임 플레이의 맥을 끊지 않는데. 본작은 죽으면 해당 스테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플레그(중간 세이브) 지원 같은 것도 일절 없다.

최악 중에 최악인 건 2 스테이지인데. 배경이 바다 속이라서 헤엄을 치며 진행해 즉사 구간은 나오지 않지만.. 문제는 기존의 창/돌도끼는 사용할 수 없고 단도 한 자루만 사용할 수 있어서 공격 판정이 더 나빠진 상황에, 가만히 있으면 밑으로 가라앉아서 바닥에 닿으면 데미지를 입기 때문에 쉴 세 없이 이동 키를 눌러줘야 하고. 방향 전환 기능이 아예 없는 상황에, 전방의 적을 못 죽이고 놓치면 한 바퀴 빙 돌아 배후를 치듯 뒤따라와 공격하는 유도 성질을 띠고 있어서 스테이지 끝까지 졸졸 쫓아오니 진짜 이건 사람이 플레이하라고 만든 게임 같지가 않다.

결론은 비추천. 한국 PC판 동킹콩이라고 광고하면서 대놓고 닌텐도의 슈퍼 동킹콩을 따라하고 있으나, 기괴한 디자인과 불편한 조작감, 지랄 맞은 난이도가 어우러져 게임 전반의 완성도가 매우 떨어져서 슈퍼 동킹콩의 열화판으로서 정점을 찍은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금강대모험(金剛大冒險)이라는 제목으로 대만에 수출된 바 있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5000카피나 팔렸다는데 사실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실제로 수출된 것 자체는 팩트라서 대만의 게임 데이터베이스에 금강대모험 제목이 등재되어 있다. (코나미에서 만든 킨니쿠 반즈케: 금강군의 대모험!(筋肉番付 金剛くんの大冒険!)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덧글

  • ㅇㅇㅇ 2019/09/13 23:33 # 삭제 답글

    와 이거 추억속의 게임인데 너무 반갑습니다 동네 게임가게에서 주얼시디 사서 했는데 너무 재미없어서 대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뭣도모르는 어린애였는데도 동키콩 짝퉁이구나 소리가 절로 나왔었습니다 해외게임이었나 했는데 국산게임이었군요
  • 잠뿌리 2019/09/14 09:01 #

    네. 제목하고 내용만 보면 해외 게임 같은데 국산 게임이라서 의외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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