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미래탐정 라이안 (DreamWeb.1994) 2019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4년에 영국의 게임 회사 ‘Creative Reality’에서 개발, ‘Empire’에서 AMIGA, MS-DOS용으로 발매한 사이버 펑크 어드벤처 게임. 원제는 ‘드림웹’. 한국에 MS-DOS판이 정식 수입되어 번안된 제목이 ‘미래탐정 라이안’이다.

내용은 미래 시대 때 바텐더로 일하던 ‘라이안’이 이상한 악몽에 시달리는데. 꿈에 나온 수호자로부터 현실 세상과 어둠 사이의 장벽인 ‘드림웹’을 파괴하려는 7대 악에 해당하는 인간들을 죽이라는 지시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게임 조작 키는 마우스 하나로 모든 기능을 다 사용할 수 있다.

화면 우측 상단의 돋보기 아이콘은 Zoom Control로 화면 좌측 하단의 확대 화면의 켜기/끄기가 가능하고, 그 바로 아래 3.5인치 디스켓 아이콘은 Disk options로 Exit to Dos(도스로 빠져 나가기), Return to map(게임 화면으로 돌아가기), Disk options(데이타 저장/불러오기)를 선택할 수 있다.

게임 시점은 머리 꼭대기가 보이는 탑 뷰(오버 헤드 뷰) 시점인데. 그게 보통, 당시 RPG 게임에서 주로 쓰이던 시점이라서 사이드 뷰 시점이 기본이었던 기존의 어드벤처 게임과 궤를 달리한다.

탑 뷰 시점인 관계로 상호 작용이 가능한 오브젝트가 너무 작아서 가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 확대해서 봐야 하는데 그게 화면 좌측 하단에 표시되는 줌 컨트롤창이다.

화면 내에 마우스 커서가 가리키는 지점을 중심으로 컨트롤창 내에 아이콘을 움직여 칸 단위로 뭐가 있는지 감지할 수 있다.

너무 작아서 메인 화면에서는 잘 안 보이는데 줌 컨트롤창에서는 비교적 잘 보이고 명칭과 함께 상호 작용 행동 커맨드도 함께 떠서 보기 편하다. 예를 들어 벽을 감지하면 벽을 향해 걷다, 아이템을 감지하면 아이템을 조사하다. 이런 식이다.

오브젝트를 마우스로 클릭하면 우측 상단에 OPEN(열기), USE(사용하기) 등이 뜨는데. 일반적으로는 여는 기능이 없는 오브젝트는 대부분 사용하기만 뜨고. 마우스 클릭으로 확대된 오브젝트 자체에 다시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대면 PICK UP(집어들기)가 가능해서 인벤토리로 옮길 수 있다.

인벤토리는 줌 컨트롤창과 병행하고 있어서 해당 창을 클릭하면 인벤토리창이 열리는데 10개씩 3칸, 총 30개의 슬롯이 있어서 아이템 휴대 제한이 있다.

게임 진행을 위한 필수 아이템 이외에 게임 진행에 전혀 안 쓰이는, 쓰잘데기 없는 아이템들도 있어서 아무거나 막 집어들고 다니면 안 된다.

다행히 아이템 드랍 기능도 지원하고 있어서 쓸모없는 아이템은 버릴 수 있다.

본작은 한국 번안 제목은 ‘미래 탐정 라이안’인데 실제로 주인공 ‘라이안’은 탐정이 아니라 전직 바텐더다. (게임 시작 시점에서 일하던 술집에서 해고당하기 때문에 ‘전(前)’이 붙는다)

본편 내용 자체도 탐사, 조사, 수사 등의 탐정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드림웹’의 수호자가 말한 현실의 사람들을 찾아가 암살하는 내용이라서 탐정물이 아니라 암살물이다.

자신의 아파트에서 유니트를 열고 ‘카트리지’를 교체해 넣으면서 ‘네트워크’에 접속, 로그인한 후 정보를 입수. 집 밖에서 NPC들과 대화를 나누어 타겟의 위치를 파악한 다음, 그곳에 찾아가 건물에 몰래 잠입하여 타겟을 암살한 뒤 드림웹으로 바로 넘어왔다가, 드림웹의 수호자와 대화 후 다시 현실로 돌아갔다가 앞에서 해온 일을 반복하는 게 게임의 기본 플레이다.

잠입과 암살이 게임의 플레이의 기본인 만큼, 때때로 경비원과 마주칠 때가 있는데. 이때는 재빨리 경비원을 공격해 없애야 하는 타이밍을 요구하는 구간이 몇 개 있다. 제때 공격하지 못하면 경비원에게 사살 당한다. (근데 사실 그것도 게임 플레이 전체를 통틀어 2번 밖에 안 나온다)

대화 선택지가 없고, 퍼즐 요소는 게임 전체를 통틀어 딱 한 번 나오는데 그것도 난이도가 낮다. 위 아래 그림 2개를 조합해 잠긴 문을 여는 것인데 36가지 조합이 가능해서 일일이 맞춰봐야 되지만 딱 한번만 정답을 맞추면 장땡이라서 그렇다.

배경이 미래 시대인데 사이버 펑크 요소는 단순히 카드 리더기에 캐쉬 카드를 사용해 돈을 충전. 카트리지를 유니트에 갈아 끼우고 네트워크 사용, 키 패드에 비밀 번호를 입력해 건물 문을 여는 것 정도 밖에 없다.

라이안이 사용하는 무기도 소방용 도끼와 권총이 끝이다. 도끼는 딱 한번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다 권총이 사용되는데, 권총으로 사람 죽이고, 컴퓨터 파괴하고, 우주선을 격추해서 뭔가 좀 황당하다.

메인 소재인 드림웹도 명칭만 보면 사이버 공간 같은데 실제로는 꿈의 세계로 후두를 뒤집어 쓴 수도승들이 모여 있는 신전 같은 곳이고. 이동 가능한 장소도 몇 군데 없어서 굉장히 좁아 또 다른 세계를 자처하기는 민망한 수준이다.

현실에서 타겟을 암살하면 자동으로 드림웹으로 이동한 뒤. 수호자와 대화하고 나서 밑으로 내려가 신전 내에 있는 방에 들어가 키 패널에 열쇠를 꽂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 걸 반복하는 상황이라, 현실과 드림웹을 넘나드는 설정이 중요한 의미가 없다.

현실과 현실의 이면 세계를 거울을 통해 넘나들며 외계인의 음모에 맞서 싸웠던, 사이버 드림즈의 SF 호러 어드벤처 게임인 ‘어둠이 씨앗(1992)’과 대조된다.

다만, 배경 설정의 문명 레벨만 그렇지. 게임 분위기 자체는 나름대로 사이버 펑크 느낌 나는데. 이게 정확히,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 스타일이다.

어둡고 칙칙한 배경에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육중한 금속음이 효과음으로 울리는 것 등등. 분위기만큼은 확실히 사이버 펑크물 맞다.

엔딩은 드림웹의 수호자가 지시한대로 사람들을 죽이고 다닌 라이안이 현실에서 연쇄 살인마로 몰려서 경찰한테 사살 당하면서 끝나는 배드 엔딩인데. 게임 플레이 도중에 경비원한테 사살 당하는 거나, 엔딩에서 경찰에게 사살 당하는 거나 결국 비운의 죽음을 맞이하는 건 똑같기 때문에 외통수적이라서 게임 클리어의 달성감이 극히 떨어진다.

CD 게임이라서 배경 음악은 CD의 오디오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고, 캐릭터 음성 지원도 하고 있어서 사운드 쪽은 괜찮다.

결론은 평작.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꿈속의 수호자의 지시를 받아 현실의 인간을 암살하는 게 본편 스토리라서 메인 소재가 SF보다 오컬트 판타지에 가깝고, 타겟의 위치를 파악하고 건물에 잠입해 암살하는 내용을 반복해서 원패턴 전개가 식상하며, 엔딩이 현시창이라 게임 클리어의 달성감이 떨어지긴 하나, 당시 어드벤처 게임으로선 보기 드문 탑 뷰 시점의 진행과 사이버 펑크물로서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배경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또 성인물적인 요소가 강렬한 인상을 줘서 거칠고 투박하지만 특유의 맛이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작중 라이안의 네트워크 로그인 아이디는 자신의 이름인 라이안인데 패스워드가 ‘블랙드래곤’이다. (내 오른팔에 흑염룡이 잠들어 있다의 미래 시대 중2병 버전인가)

덧붙여 본작의 박스 패키지에는 게임 매뉴얼 이외에 ‘미치광이의 일기(Diary of a (Mad?)man)’라는 소책자가 동봉되어 있는데. 그건 영국의 작가이자 비디오 게임 디자이너인 ‘스티븐 말리’가 집필한 것으로 본작의 전편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주인공 라이안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고. 게임 내 복사 방지 프로텍트로도 사용됐다.

추가로 이 작품은 암살을 소재로 했고, 도끼로 찍거나 총으로 쏴 죽이는 과정이 그대로 나오고 심지어 폭발에 휘말린 사람은 육편이 휘날려 팔이 바닥에 나뒹굴며, 연쇄 살인마로 몰려 사살되는 엔딩이 나오는데다가, 게임 진행 도중 딱 한 번이긴 하지만 첫 번째 타겟인 록스타가 등장할 때 무려 도트로 구현한 기승위로 방아 찧는 섹스 씬까지 나와서 성인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한국에 수입되어 정식 출시됐을 때는 게임 등급이 무려 ‘중학생 관람가(12세 이용가)’였다.

본작에 나온 도트 캐릭터의 움직이는 섹스 씬은, 게임 내 섹스 씬이 사전에 검열되지 않고 게임 출시판에서 무삭제로 노출된 최초의 게임 중 하나로 손에 꼽힌다. 1995년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매할 때는 그 부분 때문에 처음에 등급 분류 거부를 당했다가, 같은 해 M등급을 받아 출시됐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은 2012년에 프리웨어로 릴리즈되어 ScummVM용으로 제공됐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9/08/28 20:53 # 답글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가 기억나네요. 너무 복잡한데, 어둡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좋았어요. 탑뷰 시점은 특유의 감성을 더하는 감이 있었죠. 더럽고 지저분한 바닥을 정면으로 봐야 하는 시점에다, 하늘이나 청량감을 줄 수 있는 배경이라고는 하나도 없기에, 갑갑함을 더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전지적인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고, 군상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사건을 관조하게 되는 면이 있었고요. (몰입이 아닌)

    게임플레이도 맥거핀 (쓸모없는 아이템) 이 많아서 깨는데 난항을 많이 겪기도 했고요. 난이도와 눅눅한 분위기까지. 그래서, 플레이 내내 환기가 전혀 되지 않는 방에 갇힌 기분이 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강렬한데, 역시 두번 다시 경험하기는 싫은 그런 경험이죠 -ㅁ-;;

    이후에, 옵저버란 게임 나올 때 퍼뜩 이 게임이 떠오르더라고요. 연출 방식은 핫라인마이애미를 떠올리게 했고요. (2에서는 강간씬이 나오는데 이 게임의 섹스씬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후술할 두 게임을 하면서, 어쩌면 그 게임도 이 게임에서 인상을 얻지 않았을까. 인지도가 미묘하긴 하지만, 은근히 컬트클래식으로 기억되는 게임이었으니까요. 지금 많은 인상주의적 게임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어드벤쳐 게임에 스며있던 작가주의 덕택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게임성은 좀 미묘했지만, 그런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 잠뿌리 2019/08/29 15:01 #

    불필요한 아이템이나 굳이 가지 않아도 될 장소까지 다 만들어 넣었는데 정작 게임 플레이는 단조롭고 자율성이 전혀 없어서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컬트적인 맛은 있었던 게임이죠. 사이버 펑크물의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인상적인데 그게 당시 어드벤처 게임 중에 눈에 띄는 부분이었습니다.
  • 시몬벨 2019/08/28 23:53 # 삭제 답글

    탐정이 아니라 킬러였군요...
  • 잠뿌리 2019/08/29 15:01 #

    미래탐정이 아니라 완전 미래살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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