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컴백 태지 보이스 (1997)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7년에 ‘아담 소프트’에서 개발, ‘BMG’에서 윈도우 95용으로 발매한 액션 게임. 인기 그룹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을 소재로 삼았는데 게임 발매 시기와 관련 기사에 따르면 국내 최초의 연예인 주인공 게임이라고 한다.

내용은 음악의 여신 ‘뮤지’의 딸인 ‘아스파샤’는 ‘서태지’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었고, 아스파샤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려면 신계의 보물인 ‘펜타클’이 필요했는데. 악의 화신 ‘발세브라’가 아스파샤를 납치하고 펜타클을 빼앗아 다섯 조각으로 쪼개어, 다섯 마왕에게 나누어 주자. 서태지가 아스파샤를 구출하고 펜타클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서태지와 아이들이야 원체 유명하지만, 본작의 퍼블리셔를 맡은 BMG는 게임 유통사가 아니라 메이저 음반사고, 개발사인 ‘아담 소프트’는 생소하게 보일 수 있는데. 아담 소프트는 1998년에 국산 사이버 가수 1호 ‘아담’을 만들고, 2000년에 세계 최초의 온라인 축구 게임 ‘강진축구’를 출시해서 나름대로 한국 게임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메이커다.

타이틀 ‘컴백 태지 보이스’의 뜻은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를 해서 그들의 복귀를 바라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끝내 서태지와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했고 서태지 홀로 솔로 가수로 컴백했다)

본작은 관련 기사에 따르면 제작비가 무려 3억이나 들었다고 하는데, 그중 1억원을 서태지 측에 로열티로 지불했다고 한다. 즉, IP 구입비용만 총 제작비의 1/3이나 소비한 것이다.

게임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1인용인데. 서태지의 아이들 멤버 3인방인 ‘서태지’, ‘양현석’, ‘이주노’ 등을 게임 플레이 도중에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게임 사용키는 화살표 방향키 ←, →(좌우 이동), ↑(점프), ↓(앉기), CTRL키(정면 공격), SHIFT키(상방=상단 공격), CTRL+SHIFT키(45도 방향 공격=대각선 공격), SPACE BAR+이동키(대쉬), 대쉬+점프(대쉬 점프), 점프+↑(매달리기), F2키(서태지로 체인지), F3키(양현석으로 체인지), F4키(이주노로 체인지), ESC(게임 종료)다.

매달린 상태에서 이동, 앉아서 이동이 가능하고. 걷기, 앉기와 함께 공격도 가능하다.

능력 수치는 에너지, 파워의 2가지로 표시되는데. 에너지는 생명력. 파워는 잔탄 개념이다. 그래서 공격을 할 때마다 파워 게이지가 뚝뚝 떨어진다.

에너지는 E 아이템을 얻어야 다시 차는 반면. 파워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자동으로 차긴 하지만, 이게 보통 게임도 아니고. 런 앤 건 특성이 강한 게임이라서 그 잔탄 방식이 게임 플레이의 맥을 뚝뚝 끊어버린다.

SNK의 ‘메탈 슬러그(1994)’ 같은 게임도 런 앤 건 장르인데 잔탄 제한이 있긴 하나, 잔탄이 거의 떨어질 일이 없을 정도로 탄창/무기 아이템 드랍율이 높았고. 근접 공격도 지원해서 완벽하게 보완했던 걸 생각해 보면 본작은 그런 부분이 완전 결여되어 있다.

무기는 달랑 한 종류고 강화도 안 되고, 잔탄 회복 아이템조차 안 나오니 대체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거기다 적이 리젠되는 속도도 빨라서 파워 게이지 채우려고 손 놓고 가만히 있으면 적이 새로 나타나 접근해오기 때문에 잔탄 관리가 힘들다.

일반 점프가 점프 거리가 너무 좁아서 함정이나 구덩이는커녕 적조차 뛰어넘기 힘들고. 대쉬 후 점프를 해야 그나마 좀 점프 거리가 넓어져서 그나마 좀 낫지만.. 점프 공격을 지원하지 않는 관계로 점프 기능 자체의 성능이 나쁘다.

매달리기는 언뜻 보면 자주 쓸 것 같은데 실제로는 맵 구성상 매달리기를 쓰는 구간이 이상하게 나온다. 이게 정확히, 2 스테이지 현대 지하철역에서 전철 손잡이에 매달려서 구름다리 지나가듯 넘어가는 구간이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노란색 점액질이 바닥이 고여서 데미지 트랩이 되는 걸 피해가라고 전철 손잡이에 매달려 지나가는 것인데.. 시간 지나면 점액질이 사라지니 그냥 걸어서 지나가거나, 점프해서 뛰어넘으면 그만이라서 왜 매달리기 기능을 그런데 쓰는 건지 모르겠다.

매달린 상태에서는 또 공격도 할 수 없어서 적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어서 정말 쓰잘데기 없는 기능이다.

달리기, 달리다가 높이뛰기, 매달리기 등은 액션 어드벤처적인 기능이라서, 브로드 번드의 페르시아의 왕자(1989), 달핀 소프트웨어의 어나더 월드(1991), 플래쉬 백(1992)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텐데. 이걸 런 앤 건 게임 방식에 적용하니 그렇게 안 어울릴 수가 또 없다.

일단은 런 앤 건 게임답게 사격 각도 변경과 이동과 함께 사격이 가능하긴 하지만.. 각도 변경은 일반적으로 방향키와 공격키를 동시에 눌러서 사용하는 기존의 개념에서 벗어나 상단 사격, 대각선 사격의 키가 따로 있다.

상단 사격은 SHIFT키, 대각선 사격은 SHIFT+CTLR키인데 이게 왜 이런가 하냐면, 점프 키가 따로 없고 방향키 ↑이 점프를 대체하고 있어서 그렇다.

상식적으로는 방향키와 별개로 점프키를 지원해야 하는데 본작은 점프키를 없애고 공격키를 2개로 늘려버린 것이고 옵션에서 키 셋팅도 지원하지 않아서 게임 조작 키 조작 인터페이스가 불편하기 짝이 없다.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는 ‘서태지’, ‘이주노’, ‘양현석’지만 게임 플레이 도중에 F2(서태지), F3(이주노), F4(양현석)으로 언제든 교체가 가능하지만 에너지/파워는 하나를 공유하고 있다.

작중에 무기 강화나 무기 교체 요소는 전혀 없어서 캐릭터별 무기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게 전부 하나 같이 나사 빠진 무기들이다.

서태지는 전자기타에서 기관총을 쏘는데, 탄속은 빠르지만 위력이 낮고. 직선 방향으로 날아가서 타점이 안 맞으면 빗나간다. 사이즈가 큰 적은 문제없는데 사이즈가 작은 적은 앉아서 쏴도 맞질 않는다.

이주노는 통기타에서 화염탄 같은 걸 쏘는데, 위력은 높지만 탄속이 굉장히 느려서 적의 반격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 스플래쉬 대미지(광역 피해) 요소가 일절 없는 관계로. 적이 여럿이 몰려나올 때는 아무리 쏴도 한 발에 한 명씩 밖에 맞지 않아서 순식간에 반격 당한다.

양현석은 드럼 스틱을 두들겨 약간의 유도 성질을 가지고 화면에 일정시간 동안 머무르는 탄막을 펼치는데. 연사하면 할수록 탄의 수가 늘어나 화면의 일부분을 탄으로 가득 채울 수 있지만.. 위력이 굉장히 낮아서 주력 무기로 쓰기 힘들다. 보스는 고사하고 일반 잡졸조차 한참을 쏘아 맞춰야 없앨 정도라서 그렇다.

게임 본편은 총 6개의 스테이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메카트론의 로봇 학교’, ‘지킬 박사의 악령 연구소’, ‘광개토 대왕의 묘’, ‘21세기 현대 지하철역’, ‘환상공원’, ‘대마왕의 궁전’ 등이 있고, 일부 스테이지는 서태지와 아이들 대표곡이 배경 음악으로 나온다.

예를 들어 로봇 학교는 교실 이데아, 광개토 대왕의 묘는 발해를 꿈꾸며, 현대 지하철 역은 컴백홈이다. 그리고 게임 제목이 컴백 태지보이즈라서 그런지, 타이틀 테마는 ‘컴백홈’ 콘서트 버전이 흘러나온다.

언뜻 보면 그럴듯할 것 같지만, 광개토 대왕의 묘는 보스전 때만 배경만 그렇고. 실제 게임 본편 스테이지 배경은 그냥 녹색 바닥에 함정과 곤충 괴물, 애벌레 등이 튀어나오는 해괴한 곳이고. 로봇 학교 같은 곳은 버려진 폐교 같은 곳에 뜬금없이 로봇이 튀어 나와서 총을 쏘며 달려들어서 맵 디자인이 괴상하다.

스테이지 클리어 조건도 일반적인 런 앤 건 게임처럼 화면 끝까지 가서 보스를 물리치는 게 아니라.. 스테이지 내에 나오는 적을 없애면 아이템을 드랍하는데. 그중에 키 아이템을 입수한 뒤 스테이지 어딘가에 있는 골인 지점을 찾아 들어가면 다음 아레나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아케이드 게임 방식에 가까운데, 아무리 그래도 키 아이템 드랍은 랜덤 확률로 나오고. 그걸 얻기 전까지는 해당 아레나를 클리어할 수 없으며, 골인 지점 위치에 대한 일관성도 없어서 길 찾기가 어려운 구석까지 있으니 총체적 난국이다.

매 스테이지 클리어 후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기 직전에 서태지와 아이들 공연 동영상이 나오긴 하는데, 해상도가 대단히 낮아서 동영상 화면이 작고. 또 동영상 분량 자체도 짧아서 맛보기 수준이라서 뮤직 비디오로서의 가치가 없다.

컨티뉴는 있지만 해당 스테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있으나 마나한 수준이고. 세이브 기능은 지원하지 않으나, 스테이지 클리어로 게임 시작 때 스테이지 선택이 가능하다. 정확히는, 타이틀 화면에서 ‘뉴 게임’이 새로 시작하기. ‘스타트 게임’이 이미 클리어해 언락시킨 스테이지를 골라서 시작하는 거다.

음악의 여신의 딸을 구출하네 마네하는 스토리는 있는데 게임 내에서는 텍스트 한 줄 나오지 않아서 스토리가 있는 줄도 모르는 수준이고. 그래픽은 리터칭 기법을 사용해 실사를 게임 이미지로 변환시킨 것이지만 모션 캡쳐 기술이 들어간 건 아니라서 캐릭터 외형만 실사 느낌이 날 뿐. 움직임은 다분히 게임스럽다.

그나마 서태지와 아이들은 주인공들이라서 조형을 신경써서 만들었는데. 몹과 보스 디자인은 진짜 대충 만들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가 BGM으로 흘러나오는데 막 천장에서 노란 국물 떨어지고, 녹색 애벌레가 꿈틀거리면서 잡몹으로 나오고. 그러는 거 보면 이질감이 엄청나다. (타나카 마사시의 일본 만화 ‘곤’의 아기 공룡 곤이 1스테이지에서 가장 처음 등장하는 적으로 나오기까지 한다!)

효과음도 안 좋은데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에서 용울음 소리 같은 거 그냥 가져다 써서 되게 싸구려틱하게 만들어 놨다.

결론은 비추천. 국내 최초의 연예인을 소재로 한 게임이란 게 게임 역사적으로 의의가 있긴 하나, 런 앤 건 게임을 표방하고 있으면서 해당 장르가 갖춰야 할 요소가 죄다 빠져 있고 키 조작이 불편한 상황에, 액션 어드벤처와 아케이드 요소를 대뜸 집어넣고서 제대로 융합을 시키지 못했으며, 연예인 소재인 걸 활용해서 관련 음악을 게임 BGM으로 넣었으나 게임 배경과 캐릭터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 이질감을 주고, 무대 공연 동영상 넣은 것도 퀼리티가 낮아서 팬서비스도 못해서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게임이라고 볼 수 없는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1997년에 미국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제네벨’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여 미국에 수출됐다.

덧붙여 본작은 기본적으로 게임 CD지만, 음악 CD로서의 오디오 트랙도 들어 있어서 서태지와 아이들 실제 음악도 재생할 수 있다.


덧글

  • 딸바람 2019/08/26 19:05 # 삭제 답글

    스크린샷만 봐도 엄청나군요...
  • 잠뿌리 2019/08/27 23:26 #

    국산 게임 중에 손에 꼽을 만한 괴작입니다.
  • 시몬벨 2019/08/26 22:55 # 삭제 답글

    그냥 게임은 부록이고 음악 CD가 본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 잠뿌리 2019/08/27 23:26 #

    재생 가능한 사운드 트랙이 2개 뿐이라.. 음악 CD로서의 가치도 좀 떨어지죠.
  • 블랙하트 2019/08/27 10:31 # 답글

    엔딩은 TIME(...) 표지 에 서태지와 아이들 컴백 사진이 들어간게 나왔죠.
  • 잠뿌리 2019/08/27 23:27 #

    타임지 표지에 나오는 엔딩인가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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