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쥬센사요: 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 (1998) 2020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8년에 ‘샘슨 인터렉티브’에서 개발, ‘하이콤’에서 윈도우 95용으로 발매한 RPG 게임. 중세 판타지 배경인데 제목이 ‘朝鮮史謠(조선사요)’라는 한자 표기도 따로 있다. 한자 표기의 ‘조선’은 단군 시대 ‘고조선’의 ‘조선’이다.

조선사요라고 쓰고 쥬센사요라고 읽는 이유가 뭔고 하니, 조선상고사에서 ‘신채호’가 중국 청나라 시대 건륭 연간에 강히제의 명을 받아 아계 등이 편찬한 지리서 ‘만주원류고(滿洲源流考)’를 근거로 하여 조선, 숙신, 주신이 같은 단어라고 주장한 걸, 고전 만화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1959)’로 잘 알려진 만화가 ‘김신호’가 ‘대쥬신제국사(1989)’를 그리면서 조선의 원래 발음이 ‘쥬신’이라는 주장을 펼쳐서 현대에 생겨난 신조어인 거였다.

하지만 본작은 제목에만 쥬신을 썼을 뿐, 실제 본편 내용은 쥬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부제가 ‘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라는 걸 감안하면 타이틀의 뜻은 조선 역사 노래인데, 게임 본편에서 노래가 키워드로 나온 것도 아닌데 대체 제목을 왜 이렇게 지은 건지는 모르겠다.

내용은 산골 마을 ‘우즈눅’에서 사냥을 해서 돈을 벌며 살던 청년 ‘그리마이’가 슬라임 하나 처리하지 못해 외지에서 기사를 고용해 주민들의 세금이 쓰이는 걸 보고, 스스로의 손으로 마을을 지킬 수 있게 기사가 되겠다고 결의해 마을 이장의 허락을 받아 기사 수련의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게임 소개에는 ‘어둠을 지배하는 자’가 대륙의 사람들을 굴복시키려고 한 순간 하늘에서 빛에 감싸인 용자가 나타나 말로서 어둠을 지배하는 자를 물리쳤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데. 그건 본편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마우스로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하고, 키보드 겸용키로는 화살표 방향키로 이동, ENTER키로 선택이 가능하다.

NPC와 대화를 하려면 그냥 가까이 다가가 접촉하면 된다. 보물상자 입수와 마을 팻말 확인할 때의 기능도 겸하고 있다.

화면 우측 하단의 4가지 아이콘 중 가운데 선이 쳐진 동그라미 커맨드를 클릭하면 게임 저장하기/불러오기/나가기(게임 종료)/계속 하기(게임으로 복귀)를 선택할 수 있다.

기술 조합표는 파란색이 공격, 분홍색이 방어로 레벨 업을 하면 슬롯이 추가 확장되어, 공격/방어 기술을 슬롯으로 드래그해서 조합하는 방식이다. 전투 때 공격 커맨드, 방어 커맨드 때 즉석에서 사용할 수 있다.

화면 좌측 상단에 SD 캐릭터가 뜬 슬롯 4개는 주인공 ‘그리마이’와 동료 셋이 표시되는 것이고. 화면 우측 상단은 왼쪽부터 오른쪽 순서로 기술조합, 장비/인벤토리, 셀프 대화, 캐릭터 스테이터스 표기 온/오프(우측에 표시)다.

장비/인벤토리는 화면 가운데 좌측에 장비창. 좌측 하단에는 무기/방어구, 우측에 소비형 아이템의 인벤토리창이 뜨는 구성이다.

장비 슬롯은 머리(헬멧), 몸통(갑옷), 왼손(무기), 오른손(방패), 발(신발), 손가락(반지), 손복(팔찌), 목(목걸이) 등 총 8개가 있고. 모든 장비는 게임 내 용어로 마법사/비마법사용으로 구분되어 있다.

각각의 장비는 사용 클래스가 따로 있어 검사, 전사, 궁사, 도둑, 마법사로 구분되어 있지만, 이게 명칭만 올렸지 구현은 제대로 되지 않은 듯. 캐릭터 능력치에 클래스 항목은 아예 없다.

아이템 및 장비 소지 제한이 있는데 그걸 결정하는 수치가 ‘근력’이라서 근력이 낮으면 장비 풀셋도 갖출 수 없다. 돈이 있어도 장비를 구입하려고 하면 무겁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장비 자체를 구입할 수 없고, 심지어 소비형 아이템도 근력 대비 소지 제한에 걸린다.

셀프 대화는 파티원이 주인공이 혼잣말을 하는데. 무슨 거창한 건 아니고 해당 커맨드를 선택하기 직전의 이벤트 확인용이다.

예를 들어 마을 주민 NPC에게 어느 왕국의 공주가 예쁘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들은 뒤. 대화 커맨드를 선택하면 그 공주가 그렇게 예뻐? 라는 내용의 혼잣말을 하는 방식이다.

캐릭터 스테이터스는 레벨, 체력, 마법력, 경험치, 지력, 근력, 순발력, 공격/방어, 마법공격/마법방어로 나뉘어져 있고 당시 한국 게임으로선 드물게 그 모든 수치가 한글로 표기되어 있다.

낮과 밤의 개념이 있어서 시간 경과에 따라서 NPC의 이동 동선이 바뀐다. 아니, 사실 이게 말이 좋아 이동 동선이지. 단순히 낮에는 주민 NPC가 마을을 돌아다니는데 밤이 되면 다들 자러가서 사라지는 수준이다.

마을 건물 내에 있는 NPC는 낮과 밤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언제 어느 때든 가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이벤트 진행도 가능하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이동 속도가 엄청 느린 것에 비해서 시간 경과는 지나치게 빨라서 NPC와 대화 몇 마디 나누고 이동을 하는 사이 하루가 후다닥 지나간다. 이 게임에 대한 감상 중에 느린 속도를 지적하는 게 바로 그 부분이다.

밤이 되면 화면이 어두워져서 주인공 캐릭터조차 식별하기 어려워서 불편하다. 그래서 나오는 소비형 아이템이 게임 내 시간상 3시간만 유효한 ‘횃불’인데 이걸 사용하면 주인공을 중심으로 주변이 환해지는 게 아니라. 그냥 단순히 주인공 하나만 어둠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수준이라서 별 도움이 안 된다.

300가지 멀티 이벤트, 멀티 시나리오라고 게임 소개에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말이 좋아 멀티 이벤트지. 그냥 단순한 NPC와의 대화 이벤트와 자잘한 심부름, 몬스터 퇴치 퀘스트 뿐이다.

게다가 멀티 이벤트 동선이 겹쳐서 앞서 받은 이벤트 로그를 클리어하기 전에 새로운 이벤트를 보면, 이벤트 로그 자체가 덧씌워져 앞의 이벤트가 사라지니 주의가 필요하다.

월드 맵은 꽤 넓은 편이고 마을 수도 굉장히 많지만.. 각각의 마을 내 건물의 수는 적은 편이고. 모든 마을에 상점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게 아니라, 상점이 없는 곳도 많고. 있어도 1개씩 밖에 안 나오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다.

아무 마을에나 들어가도 무기/방어구 가게, 아이템 가게, 여관 등의 3개 상점은 기본으로 있는 일반 RPG의 상식적인 상점 배치가 결여되어 있다.

필드에 있는 보물상자와 접촉하면 내용물을 입수할 수 있지만 무조건 돈만 주고. 전투를 해서 몹을 잡아도 아이템은 전혀 드랍되지 않아서 장비 업그레이드와 아이템 보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전투는 일렁이는 불꽃 모양과 접촉했을 때 발생하는 심볼 인카운터를 채택하고 있는데. 심볼의 위치가 딱 고정되어 있고 가까이 가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전투를 하고 싶지 않다면 피해서 가도 상관이 없다.

전투 시점은 쿼터뷰고, 전투 때의 커맨드는 화면 좌측 상단에 위에서 아래 순서로 나열되어 있는데 검/도끼 아이콘(공격), 방패 아이콘(방어), 번개 손 아이콘(마법), 스킬, 사각 화살표 아이콘(캐릭터 이동), 해골 아이콘(도망)이다.

전투 화면은 딱 고정되어 있는데, 대열과 이동의 개념이 있어서 고정된 화면의 좁은 공간에서 이동까지 일일이 신경써야 하는 게 불편하고. 이동 후 공격은 일절 없이, 이동 자체에 한 턴을 소비해서 전투 템포가 느린 상항에, 적은 많이 나올 때는 최대 8마리씩 우르르 몰려 나와서 불합리하다.

만랩은 50레벨인데, 레벨 업에 필요한 경험치가 많은 것에 비해 경험치 입수량이 상당히 적고. 레벨 업을 해도 능력치가 잘 오르지 않는데다가, 레벨이 오르면 적 레벨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전반적인 레벨 디자인이 정말 개떡 같다.

그밖에 버그가 굉장히 많다. NPC와 대화를 했는데 대화 내용이 무한반복되거나, 화면 스크롤을 넘어갔는데 나무에 몸이 걸려서 움직일 수 없는 치명적인 버그부터 첫 대화 때 멀티 이벤트 클리어 대화 로그가 나왔다가 대화 끝난 뒤 대화 로그가 자동 리셋되어 멀티 이벤트 시작 대화 로그가 나오는 것 등등.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가 어려울 지경이다.

제작진이 플레이어가 시작 마을로 되돌아가는 건 고려를 하지 않은 건지, 이벤트 자체가 꼬인 경우도 있는데. 시작 마을에서 주인공이 여자 친구인 ‘페이’에게 기사 수련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고백을 해서 OK를 받았는데, 다른 마을에 가면 페이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그 마을 유지의 아들과 결혼을 해서, 주민 NPC를 통해 사과 메시지를 전하는 NTR 이벤트가 발생하는데.. 그걸 보고 시작 마을로 되돌아가면 페이가 여전히 NPC로 남아 있어서 문제 없이 대화도 할 수 있다.

결론은 비추천. 300가지 멀티 이벤트와 멀티 시나리오로 홍보하고 있지만, 그게 대화, 토벌, 잔심부름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벤트 묘사의 밀도가 떨어지고, 본편 스토리는 기사 수련이라는 여행의 목적은 있는데 기사가 되는 과정을 전혀 그리지 않아서 대륙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수준이라서 스토리 전개가 극도로 산만하고 몰입이 안 되며, 낮과 밤의 개념 및 시간 경과 요소가 도입됐으나 그게 단순히 마을 내 유동 NPC가 화면에 있고 없고의 차이만 있을 뿐인 데다가, 시간 경과 속도에 비해 플레이어 캐릭터 이동 속도가 너무 느려서 게임 템포가 너무 늘어지고. 장비/아이템 보급이 어렵고 평균 입수 경험치가 적은데 플레이어의 레벨에 따라 몬스터의 레벨까지 오르는 게임 레벨 디자인이 너무 안 좋은 상황에,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주는 버그가 많아서 최소한의 게임 플레이조차 보장되지 못해 재미는 논하기 이전에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는 치트키가 존재한다. 전투 도중에 입력하는 것으로, chicagobears(적을 모두 죽인다), unctarheels(죽은 아군을 되살린다)가 있다.

덧붙여 이 작품의 초회판과 게임잡지 부록판은 CD 1장인데, 확정판이라고 해서 CD 2장짜리가 재판됐다. 게임 본편은 CD 1장에 다 들어 있고, 2장 째의 CD는 CD 사운드 트랙과 버그 패치 업데이트가 들어 있다.

추가로 본작을 개발한 샘슨 인터렉티브의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1996년에 MS-DOS용으로 만든 걸 후원 업체를 찾아다니다가 하이콤에서 개발 비용을 지원 받아 정식으로 개발팀을 꾸려 윈도우 95용으로 완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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