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리프트 (De Lift.1983) SF 영화




1983년에 네덜란드에서 ‘딕 마스’ 감독이 만든 SF 호러 영화. 원제는 ‘드 리프트(De Lift)’. 미국에서는 ‘더 리프트(The Lift)’라는 제목으로 1985년에 개봉했다.

내용은 암스테르담의 한 건물에서 천둥 번개가 쳐 정전이 되어 엘리베이터에 갇힌 4명의 사람이 질식해 사망하고 그 이후에 야간 경비원과 청소부, 시각 장애인 노인 등등. 여러 사람이 엘리베이터 오작동에 걸려 차례대로 사망하자, 엘리베이터 회사인 ‘데타 리프텐’에서 기술자 ‘펠릭스 아데랄’을 파견해 건물의 전기 시스템을 검사하다가, 엘리베이터에 장착한 마이크로 프로세서 공급업체 ‘라이징 선’의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다.

본작의 메인 소재는 사람을 해치는 ‘살인 엘리베이터’ 이야기로 압축할 수 있다. 정확히, 바이오 컴퓨터 실험에 의해 엘리베이터가 살아 움직여 사람을 해치는 게 메인 스토리인 것이다.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을 가두어 질식시키는 것부터 시작해 승강 케이지가 내려오지 않았는데 문만 저절로 움직여 사람이 엘리베이터 샤프트 아래 떨어져 죽게 만드는가 하면, 문이 저절로 열렸다 닫히는 과정에 사람 머리를 끼게 만든 뒤 승강케이지가 내려와 머리를 쭉 자르고. 심지어 엘리베이터 케이블이 저절로 움직여 사람 목을 휘감아 죽이는 것 등등. 엘리베이터로 할 수 있는 모든 살해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게 단순히 사고사의 관점에서 보면 별로 특이할 게 없을 수도 있는데, ‘살인 엘리베이터’라는 소재를 생각하면 나름대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컴퓨터나 로봇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여 사람을 해치는 내용의 SF 호러 영화는 봤지만, 엘리베이터가 그렇게 움직여 사람을 해치는 건 본작에서 처음 봤다.

거기다 이게 악령이 들리거나, 바이오컴퓨터 연구 실험의 실패 반동이라서 SF적인 설정을 가미한 게 흥미롭기도 하다.

보통, 호러 영화에서 엘리베이터를 소재로 하면 엘리베이터에서 갇힌 이야기를 진행할 텐데. 본작은 반대로 살인 엘리베이터가 사람을 해치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히는 건 도입부 때 밖에 없다.

펠릭스가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과정이 문제의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 외부에서 진행되는 관계로 엘리베이터의 위협에 노출되지 않고. 애꿎은 희생자만 속출하는 전개라서 최후의 사투 전까지는 극의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

엘리베이터에 의해 사람들은 계속 죽어 나가는데, 정작 주인공은 거기서 벗어나 스토리를 진행하니 뭔가 이야기에 접점이 없이 따로따로 노는 느낌마저 든다.

캐릭터의 경우, 실제 작중에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주역은 펠릭스 단 혼자고 조력자 포지션으로 신문 기자 ‘미케’가 추가되는 것 정도라서 딱히 눈에 띄는 인물이 없다.

포스터에 인형을 든 어린 아이가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씬을 보면 그 아이도 주역인 것 같지만, 실제 영화 본편에서는 엘리베이터 문이 저절로 열리는 걸 보고 누가 장난치는 줄 알고 거기에 반응해 놀다가 어머니한테 혼이 나는 아이로 나와서 주조연은 고사하고 단역 밖에 안 되는데 주역처럼 그려놔서 완전 낚시가 따로 없다.

펠렉스가 살인 엘리베이터와 맞서는 최후의 사투 씬은 앞의 전개와 다르게 꽤 긴장감이 있다. 엘리베이터에 마냥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천장 뚜껑 열고 승강 케이지 위로 올라와 렌치 한 자루 들고서 엘리베이터 샤프트를 배경으로 사투를 벌이는 것이라 아슬아슬한 맛이 있다.

앞부분 다 스킵하고 그 최후의 사투 씬만 따로 놓고 봐도 될 정도로 괜찮았다.

간신히 살아남은 펠릭스와 미케가 계단으로 내려가고 배경 음악이 엘리베이터의 바이오 컴퓨터 심장 박동 소리로 바뀌면서 동시에 스텝롤이 올라가는 엔딩 씬도 깊은 여운을 안겨준다.

결론은 평작. 주인공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과정에서 위협에 전혀 노출되지 않아서 극적인 긴장감은 좀 떨어지고, 주인공 이외에 다른 캐릭터가 부각되지 않아서 캐릭터 운용적인 부분에 아쉬움이 남지만, 인공지능 살인 엘리베이터가 사람을 해친다는 설정이 신선하게 다가오고, 막판에 주인공이 살인 엘리베이터와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씬이 꽤 볼만해서 나름의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제작비가 350000달러 밖에 안 되는 저예산이라서 단 30일 만에 촬영을 끝마쳤고, 모든 배우들이 스턴트맨 없이 각자 직접 스턴트를 수행했다고 한다.

덧붙여 본작은 2001년에 미국에서 ‘다운(Down)’이란 제목으로 리메이크됐다. 리메이크판의 감독은 원작과 같은 ‘딕 마스’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9/08/13 01:11 # 답글

    폐쇄호러와 고어를 이용한 게 훗날 나오게 되는 큐브를 닮았네요
  • 잠뿌리 2019/08/14 19:33 #

    도입부 때를 제외하면 사람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는 상황이 별로 안 나와서 폐쇄 공포까지는 아닌데. 주인공이 엘리베이터 샤프트에서 살인 엘리베이터와 싸우는 씬은 꽤 아슬아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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