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드로이얀 플러스 (1997) 2020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7년에 ‘KRG SOFT’에서 윈도우 95용으로 만든 SRPG 게임.

내용은 신족들의 행성인 ‘이카루스’에서 왕실의 핍박을 받던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여 주모자인 ‘페세우스’를 비롯한 10명의 귀족들이 행성 밖으로 추방된 뒤. 우주를 방랑하다가 소행성을 발견해 그곳에 정착하여 천상계와 이카루스 대륙, 이나샤스 왕국, 다르시안 왕국 등을 만들어내고 스스로 신이 되었는데. 세월이 흘러 창조의 신 페세우스가 노쇠해지자 암흑의 신 ‘에르카네트’가 젊은 신들을 이끌고 반기를 들어 신들의 전쟁 ‘브로마르즈’가 발발하고. 7년 동안 전쟁이 지속되다가 지상의 인간들이 테세우스를 따르자, 에르카네트가 마물들을 창조해 인간을 응징하는 가운데. 페세우스 쪽이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해서 결국 인간들 사이에서 진정한 신들의 현신인 ‘드로이얀’이 나타나 세상을 구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진 상황에, 피의 마법사 ‘콜리아스’에 의해 자신이 몸을 담은 ‘코사크 용병단’이 괴멸 당하고 친구인 ‘가일’까지 잃은 ‘드레우스’가 용병단 재건 및 복수를 위해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KRG SOFT가 1996년에 MS-DOS용 공개 게임으로 만든 ‘드로이얀’을 기본 베이스로 해서, 상업용 게임으로 만들어 정식 출시한 것이다.

본래 원제는 ‘드로이얀’으로 게임 팩키지나 게임 타이틀 화면에도 그 제목으로 적혀 있지만, DOS판으로 나온 오리지날 드로이얀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인지, 뒤에 플러스를 붙여 ‘드로이얀 플러스’란 제목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 줄거리를 보면 배경이 행성이라서 SF 느낌이 나는데 실제로는 행성에 정착한 신들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그 세상이 검과 마법, 몬스터, 드래곤 등이 활개치는 판타지 세계라서 배경의 문명 티어는 중세 판타지다.

게임 시작 전에 이지 < 노멀 < 하드 순서의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다.

게임의 진행 방식은 전투를 클리어하면 마을로 넘어가고, 마을에서 이벤트를 보고 밖으로 나가면 필드나 월드맵을 거치지 않고 바로 다음 마을로 자동으로 넘어간 뒤, 전투 < 전투 클리어 < 마을 < 마을 이벤트 순서를 반복하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장르적으로 보자면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나 샤이닝 포스 시리즈 같은 SRPG 게임인데. 게임 그래픽 스타일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1996)를 닮은 쿼터뷰 시점이다.

공격을 하거나, 스킬/마법을 사용할 때 배틀 씬이나 컷인이 전혀 안 나오고, 필드 위에서 즉각적으로 모션을 취해서 더욱 디아블로 느낌이 난다.

전투는 턴 방식으로 이동을 할 때 이동 범위가 칸으로 표시되는데. 해당 유니트를 중심으로 전 방향의 이동 칸이 한 칸 한 칸 다 표시되는 관계로 무슨 그물마냥 촘촘하다.

일반적인 SRPG 게임에서 이동과 공격/마법 사거리의 칸 표시가 큼직하게 나오는 반면. 본작은 작게 나오는데 머리 꼭대기가 보이는 탑 뷰 시점이 아니라 쿼터뷰 시점이라서 그런 것 같다.

간혹 쿼터뷰 시점과 즉석 공격 때문에 본작을 택틱스류의 게임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던데, 지형 효과와 지형의 고저차 같은 것도 딱히 없어서 실제로는 택틱스 게임과는 거리가 멀다.

이동 후에는 N(일반 공격), S(특수 공격), M(마법), R(휴식)의 4가지 커맨드를 선택할 수 있고, 유니트 썸네일 좌측의 E(장비창), I(인벤토리)도 자유롭게 선택해 장비를 교체하거나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으며, O(옵션=재시작/세이브/로드/게임 종료), X(턴 종료)도 할 수 있다. (키보드 알파벳 단축키가 아니라 클릭해서 활성화시키는 커맨드창이다)

전투 화면은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시점을 이동을 할 수 있는데 맵 기능 자체를 따로 지원하지 않아서 전체 맵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약간 보기 불편한 구석이 있다.

전투 맵이 생각보다 넓고, 적이 화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데 아군 턴을 종료했을 때 화면에 보이지 않는 적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가 많아서 맵을 돌아다니며 적을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카메라 시점을 바꿀 수 없어서 건물이나 구조물에 적이 가려서 보이지 않거나, 혹은 공격 타점을 확인할 수 없는 문제도 종종 생긴다.

이게 리얼 타임 전투였다면 디아블로나 온라인 게임 감각으로 적이라는 포인트를 클릭해 자동으로 추적해 때려 맞추면 그만인데, 턴제 전투니까 공격 거리를 정확히 맞춰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휴식을 하면 HP/MP가 10% 회복되는데 적도 똑같이 적용돼서 보스전이 장기전으로 들어가면 괴로워진다. 실컷 공격해서 HP 쭉쭉 다 빼놨는데 적 보스가 휴식 한 번해서 다시 회복하는 거 보면 완전 반칙이다.

유니트 능력치는 LV(레벨), EX(경험치), CLASS(직업), HP(생명력), MP(마력), AP(공격력), DP(방어력), MA(마법 공격력), MD(마법 방어력)으로 나뉘어져 있다.

레벨 업을 하면 보너스 포인트 9점이 생기고, 그걸 가지고 IT(지력=마력/마법 공격력 상승), SP(순발력=방어력 상승), PW(완력=생명력/공격력 상승), SW(근력(방어력/생명력/마법 방어력 상승)의 4가지 수치를 올릴 수 있다.

AUTO를 누르면 보너스 포인트가 자동 분배되는데 클래스에 따라 올려야 될 능력치가 따로 있어서, AUTO 기능은 별 도움이 안 된다.

레벨 업을 할 때 MA, MD 말고 나머지 능력치는 자동 상승하지 않고 보너스 포인트를 투자해서 올려야 하는 관계로 무기점에서 새로운 장비를 사는 게 능력치 상승 폭이 훨씬 크다.

프리 배틀을 전혀 지원하지 않고, 오직 필수 전투만 나오는 상황에 1레벨 올리는데 필요한 경험치가 무려 1500이나 되는데, 일반 공격보다 스킬/마법 공격을 성공할 때의 경험치가 더 높으며, 다수의 적을 공격하거나 죽여도 경험치 받는 건 1명분이라서 경험치 책정 방식이 좀 비정상적이라 시스템의 태생적으로 레벨 노가다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장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전투 때 HP가 다 떨어져서 전투불능에 빠지면 해당 전투를 클리어하고 마을로 넘어가도 자동회복되지 않고. 여관을 이용해도 여전히 전투불능 상태로 남는데, 기절 회복용 아이템 ‘아젤’로 밖에 고칠 수 없는데. 이게 상점에서는 팔지 않는 비매품으로 보급이 어려워 아이템이 없는데 전투불능자가 속출하면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초기 합류 유니트는 10레벨, 중반부 합류 유니트는 20~30레벨 사이에서 ‘클래스 체인지’를 할 수 있다. 해당 레벨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전직하는데 캐릭터 스킨은 딱히 달라지는 게 없고. 그냥 새로운 스킬/마법만 추가되는 수준이라 전직의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그리고 죽음의 탑 클리어 후 악신들과 싸우기 전에 선신들에게 힘을 부여 받는 각성 이벤트 때 전 유니트가 다 ‘드로이얀’으로 클래스 체인지되어 캐릭터별 독립적인 클래스 자체가 없어져 뭔가 좀 대충 만들었다.

유니트는 ‘드레우스’, ‘헬레나’, ‘아르곤’, ‘파레스’, ‘리디아’, ‘헤르메스’, ‘레이샤’, ‘세레얀느’ 등의 8명밖에 안 되고. 클래스는 그 절반인 4종류 뿐이다.

검 계열 전사, 도끼 계열 전사, 활 쏘는 궁사, 마법사, 성직자로 나뉘어져 있는데. 검/도끼는 장비 빨을 엄청 잘 받는 반면. 활은 장비 공격력이 너무 낮고 사격 거리가 기본 3칸을 띄고 그 너머부터 공격이 가능해 사거리 계산하기도 안 좋아서 굉장히 효율이 떨어지며, 마법사는 공격 마법으로 자기 밥값은 하는데 HP가 너무 낮아 금방 죽어 버리고. 성직자는 공격 마법이 없어서 경험치를 많이 얻을 방법이 없고, 회복 마법 이외에 상태 이상 치료나 부활 주문 같은 게 없어서 키우기 어렵다.

그럼 전사만 키우면 장땡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사가 사용하는 스킬은 MP가 아니라 HP를 소비하기 때문에 상급 스킬일수록 HP 소비 수치가 너무 높아서 연비가 대단히 나쁘다.

드로이얀으로 최종 클래스 체인지 될 때쯤에는 현재의 레벨에 상관없이 모든 스킬이 개방되지만, 최상급 스킬의 소비 HP가 현재 HP 최대치보다 높은 촌극이 벌어질 때도 있다. (예를 들어 현재 HP는 190인데 스킬 사용에 필요한 HP는 200인 상황인 거다)

레벨과 능력치 올리기가 엄청 힘든데, 그걸 SRPG로서 어떻게 시뮬레이션적인 요소로 커버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다.

클래스별 상성이나, 마법의 속성 같은 것도 딱히 없어서 무기 공격력의 깡 데미지로 다 때려잡아야 되는 것이라 전략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

적 중에 마법사 계열 유니트는 완전 사기급인데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화면에 보이는 아군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체 마법 공격을 난사해서 그렇다.

스크롤을 넘어가지 않는 이상 화면에 살짝 걸치고 있기만 해도 무조건 공격 마법의 타겟이 되는 상황에, 거리 간격을 좁히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공격 마법을 3연속 맞다 보면 욕이 절로 나온다.

아군은 공격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게 단 한 명 밖에 없고. 그마저도 공격 범위가 화면 전체 범위형이 아니라서 오히려 홀대 받는다.

마을에서 이용 가능한 상점은 주점, 아이템 상점, 무기 상점, 여관, 중고 전문점이다. 주점에서는 마나를 회복시켜주는 술 종류를 판매. 아이템 상점은 소비형 회복 아이템 판매. 무기 상점에서는 무기/방어구/악세서리를 판매한다.

여관에서는 하루 숙박을 해서 HP/SP를 전부 회복할 수 있다.

중고 전문점은 간판이 OLD로 적혀 있는데 아이템/장비를 매각할 수 있는 곳이다. 왜 굳이 이렇게 나눠놓은 건지 모르겠다. 그냥 아이템 상점이나 무기 상점에서 매입/매각 둘 다 할 수 있게 만들면 됐을 텐데 말이다.

마을에 따라 중고 전문점이 없는 곳도 있고 그런 곳에선 아이템 매각이 불가능하다.

상점 이외의 건물은 그냥 배경으로만 존재하고. 실제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은 스토리 진행상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이벤트용 건물 밖에 없다.

마을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우측상단에서부터 하단까지 아이콘이 일렬로 쭉 뜨는데. 상자(아이템 인벤토리), 검/방패(장비), L(데이타 로드), S(데이타 세이브), O(옵션=BGM/SFX/전투 때 이동 모션 온/오프), C(게임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할 수 있다.

마을 주민과의 대화는 별 의미가 없지만, 상점이 등장하는 맨 마지막 마을만큼은 의미가 있다. 정확히, 맨 마지막 마을에서 적의 본거지인 ‘죽음의 탑’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 조건이 마을 사람들과 대화이고. ‘아만다라’라는 단어를 완성해야 하는 것이다.

대화 로그의 첫 글자 기준으로 아, 만, 다, 라가 연결되도록 순서대로 대화해야 한다.

본작에서 유일한 수수께끼 요소고, 아이디어는 괜찮았다.

본편 스토리는 용병 주인공이 용병단 재건 및 복수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실은 그게 다 운명에 의한 것이라 하늘의 뜻을 따라 신들의 힘을 물려받아 전설 속에 나오는 드로이얀이 되어 악신들을 때려잡는 것인데. 주인공이 그런 무거운 사명을 받은 것에 대해 번민도, 반감도 없이 그냥 ‘운명이라니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순응하니 주인공 서사에 극적인 맛이 없다.

동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동료 합류 직후의 대화 로그만 좀 나올 뿐. 합류 이후에는 캐릭터 자체의 이야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배경 인물 신세로 전락하며, 동료끼리 회화 이벤트 하나 없어서 전반적인 캐릭터성이 떨어진다.

로딩 화면 때 남녀 주인공인 드레우스와 헬레나가 포옹하고 키스할 것 같은 스크린샷이 고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편 스토리 내에 두 사람의 로맨스는 전혀 부각되지 않는다. (애초에 약혼 관계라서 더 진전시킬 만한 로맨스적인 요소가 없긴 했다)

최종 보스 반전은 나름대로 신경 써서 넣은 거겠지만, 2인자의 배신이란 게 밑밥을 깔아 놓지 않고 뜬금없이 툭 튀어나온 설정이라 좀 당황스럽고. 또 보통 RPG 게임의 최종 보스하면 각성 버전이 나와야 되는데 본작에서는 말로만 각성이지 게임 내 표현된 최종 보스 스킨은 일반 잡병 A 수준이라서 비주얼이 너무 볼품없는데다가, 최종 보스전 클리어 후 엔딩까지 이어지는 내용이 최종 보스의 감성 팔이라서 존나 공감이 안 가서 최소한의 여운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이상한 쪽으로 인상적인 게 있는데. 남자 주인공이 맨살 위에 흉갑을 입어서 비키니 아머마냥 노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은 비추천. 겉으로 보면 유니트를 조종하는 턴제 배틀과 클래스 체인지 요소, 필드 이동을 배제하고 마을과 전장 이동을 반복하는 구성 등등이 SRPG의 기본 요소를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조적으로 레벨을 올리기 힘든 환경 때문에 유니트 육성과 운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플레이어보다 적에게 이로운 게임 환경과 적 보정율이 지나치쳐 게임 난이도가 지랄 맞은 상황에 그걸 커버할 만한 전략적인 요소가 게임 시스템적으로 전혀 지원되지 않아서 SSRPG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며,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도. 스토리가 재미있는 것도 아니라서 자세히 보면 볼수록 단점만 한없이 부각되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에는 치트키가 있다.

jjun – 소지금 1000디나씩 상승
waac – HP/MP가 줄어들지 않는 무적 모드
baby – 적을 한방에 죽이는 즉사 모드.

이렇게 3가지가 있는데 특수키를 눌러 타이핑 창을 활성화시키지 않고 그냥 해당 알파벳 키만 누르면 치트 활성화/비활성화 메시지가 뜨면서 바로 적용된다.

단, 치트키는 한 번에 하나씩만 쓸 수 있어서 치트키 활성화마저 제약이 있어서 불편하다.

덧붙여 본작은 시리즈화되어 후속작이 줄줄이 나왔다. ‘드로이얀 넥스트(1998)’, ‘드로이얀 2(2000)’가 발매됐고, 온라인 게임화되어 ‘드로이얀 온라인(2001)’도 출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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