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디스펠 (2000)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2000년에 ‘아발론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 ‘E2 소프트’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아발론 엔터테인먼트는 2002년에 E2 소프트에 인수합병되면서 아발론 스튜디오로 이름이 바뀌었다)

내용은 신들의 전쟁이 끝난 ‘드만’ 대륙이 인간의 것이 되되어 새로운 문명과 역사를 이루어고, ‘애쉬’, ‘얌’, ‘쉐레그’의 3국으로 나뉘어져 평화의 시대를 이룩했지만, 어느날 신들의 전쟁 무기였던 돌거인 ‘갈가’들이 잠에서 깨어나 대륙에 위기가 찾아오자, 젊은 성직자 ‘피아치’가 동료들과 함께 갈가들을 봉인하고 영웅으로 불리지만.. 이후 교황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피아치가 새로운 교황이 되어 신들에 대한 연구를 금지시키고 방해되는 사람들을 이단으로 몰아 죽여서 폭정을 펼치는 와중에, 몬스터들은 흉폭해지고 파괴의 신 ‘하라스’가 부활하여 세상이 다시 어지러워졌을 때. 과거 유명한 영웅의 아들인 주인공(디폴트 네임 없음)이 백부인 ‘론’의 권유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기본적으로 서양식 RPG 게임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고. 바이오 웨어의 ‘발더스 게이트(1998)’에 큰 영향을 받았다.

게임 기본 조작은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이라 마우스로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한데. 월드맵 지도와 메인/서브/히든 퀘스트 내용이 적힌 다이어리(저널)만큼은 TAB키를 눌러서 열고, 닫아야 한다.

월드맵 지도 화면에서는 붓을 클릭하면 다이어리로 넘어가고. 다이어리 화면에서는 화면 우측 상단의 페이지 끝을 넘기면 다시 월드맵 지도로 되돌아간다.

캐릭터 생성 과정에서 클래스(직업), 어빌리티(능력치), 스킬(무기 숙련술), 어페어런스(캐릭터 성별/헤어 스타일/머리카락 색깔과 피부 색깔)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직업은 ‘나이트’, ‘워리어’, ‘아쳐’, ‘메지션’ 등의 4가지가 있는데. 각 직업의 차이는 전투에 직접 관련된 능력치의 보너스 정도 밖에 없다.

능력치의 최소 조건만 갖추면 장비와 마법 사용의 제약이 없다.

기본 수치는 레벨(25레벨이 만랩), HP(생명력), MP(마력), MORAL(도덕심), CONDITION(몸 상태)로 나뉘어져 있다.

모랄은 서브 퀘스트를 수행했을 때 선한 행동을 하면 상승하고, 악한 행동을 하면 하락한다. 선한 행동은 보통 NPC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주는 것이고. 악한 행동은 NPC한테 사기를 치는 경우다.

예를 들어 NPC가 어떤 물건을 찾아달라는 퀘스트를 줬을 때. 해당 물건을 찾아서 온전히 건네주면 선행으로 간주되어 모랄 상승. 해당 물건을 찾았는데 아이템 상점에 매각하고 NPC한테 거짓말을 하면 악행으로 간주되어 모랄이 하락하는 것이다.

모랄이 높으면 신성 마법. 낮으면 암흑 마법을 배울 수 있고. 서브 퀘스트를 받아 놓기만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메인 퀘스트만 수행하면서 모랄 수치 자체를 0으로 유지하면 신성 마법과 암흑 마법 둘 다 배울 수 있지만, 해당 마법 자체의 수치가 또 따로 있고 이게 마법 공격력과는 또 별개의 마법 능력의 보정 수치라서 결국 둘 중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모랄 수치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서브 퀘스트의 동선이 각각 따로 있어서, 언뜻 보면 모랄 수치에 따라 스토리가 바뀌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브 퀘스트의 결과만 달라질 뿐이고 메인 스토리는 모랄 수치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일직선 진행이라 최종 보스와 엔딩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서브 퀘스트의 결과를 선행과 악행으로 나누고 그걸 수치로 만들어 신성 마법/암흑 마법 사용 및 서브 퀘스트 동선에 직접 적용시킨 것은 자유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스테이터스 수치는 STRENGHT(힘), AGILITY(민첩성), WISDOM(지혜), CONSTITUTION(건강)의 4가지가 있고. OFFENCE(공격력)/DEFENCE(방어력)/TO HIT(명중률)/TO DODGE(회피력)/MAGIC POWER(마법 공격력)으로 또 나뉘며, 레벨업을 할 때마다 보너스 포인트가 주어져 앞의 4가지 능력을 올릴 수 있다.

스킬은 PCIK POCKET(소매치기), LOCK PICK(자물쇠 따기), HAGGLE(외교술), PERCEPTION(탐색), DISARM TRAP(함정 해제술) 등의 있다.

소매치기는 상점에서 물건 훔치기. 자물쇠 열기는 잠긴 상자 열기. 외교술은 상점 주인과 흥정해서 물건 가격 낮추기, 탐색은 던전에서 함정과 아이템 발견 확률 상승, 함정 해체술은 함정 해제 기능이다.

스킬을 올리는 방법은 특정 마을에 도둑이나 모험가 NPC한테 말을 걸어서 돈을 주고 올려야 한다.

소매치기는 엄연히 범죄인만큼, NPC한테 걸리면 곧바로 마을 경비들이 소환되어 두드려 팬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패널티에 의해 소환된 경비는 어지간한 몬스터보다 더 강력하기 때문에 쉽게 쓰러트릴 수 없다.

무기 숙련도는 EDGED WP(검술), BLUNTED WP(둔기술), ARCHERY(궁술), POLE ARM(창술)이 있다.

스킬은 돈을 주고 올리는 반면. 무기 숙련도는 무조건 해당 무기를 많이 써서 경험치를 올려 숙련도 레벨을 올려야 한다.

마법 숙련도는 WIZARDY(일반 마법), HOLY MAGIC(신성 마법), DARK MAGIC(암흑 마법)의 3가지로 분류되어 있다.

3종류의 마법 전부 마법 상점에서 양피지와 마법책을 사서 인벤토리창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해 스펠 카테고리의 슬롯에 등록시켜 사용할 수 있다.

전투 화면과 던전 공략은 발더스 게이트보다는 블리자드의 디아블로(1996)의 영향을 받아서, 던전 공략 때 화면 최상단에 뜨는 오토 맵이 디아블로 1의 오토 맵과 똑같다.

단, 본작의 오토 맵은 전체 맵이 뜨는 게 아니라.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맵의 일부분만 뜨고, 맵 화면을 수동으로 조정할 수 없어서 다소 보기 불편하다.

발더스 게이트에서는 몬스터가 등장하는 필드와 마을이 별개로 되어 있어 마을에 들어가면 마을 화면으로 넘어가는데 본작은 필드와 마을이 일체화되어 있어서 마을 입구만 나가도 몬스터가 득실거리고. 지역별로 마을과 마을 사이를 오갈 때 화면이 넘어가지 않아 로딩이 거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로딩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왕궁, 교황청, 던전 등에 들어갈 때와 국경을 넘어 타 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로딩 화면이 뜬다.

마법 사용은 스펠 카테고리에서 슬롯에 등록된 마법을 클릭하여 활성화시킨 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커맨드창 위의 마법 게이지가 차오르는데. 끝까지 게이지를 채운 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떼면 시전되는 챠지 방식이다.

게이지를 모았다가 사용하는 챠지의 특성상, 모은 상태에서 이동이 가능하다.

장비 슬롯은 신발, 투구, 방패, 갑옷(상의/바지), 무기가 있는데 방패는 검을 사용할 때만 검/방패로 착용 가능하고. 도끼/둔기/창/활은 다 양손 무기라서 방패를 사용할 수 없다.

장비 방법은 인벤토리창에 있는 장비를 클릭, 좌측 하단의 플레이어 캐릭터 스킨으로 장비를 드레그하면 장착이 가능하고 스킨이 변경된다.

무기는 ‘무기 개조’ 기능을 지원하고 있어서, 인벤토리창에서 무기를 클릭해서 활성화시킨 후, 무기 우측에 있는 4개의 슬롯 중 3곳에 능력 향상 재료 아이템을 집어넣고 나머지 1곳에 ‘용매’라는. 에디팅 아이템을 넣은 뒤, 3개의 다이아 표시를 클릭하면 무기 개조를 할 수 있다.

다만, 무기 개조는 성공/실패 확률이 있고 거기에 영향을 주는 게 DURATION 게이지와 RESISTANCE 게이지다. 듀레이션 게이지는 초록색. 레지스턴스 게이지는 빨간 색으로 표시되며, 일반적으로는 듀레이션 게이지가 레지스턴트 게이지보다 높을 때 성공 확률이 높고. 반대로 듀레이션 게이지가 바닥을 드러내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근데 그게 또 성공을 완전 보장하는 건 아니라서 운이 나쁘면 실패할 수도 있으며, 무기 개조에 실패하면 재료 아이템뿐만이 아니라 무기까지 전부 사라져서 패널티가 크다.

인벤토리는 전체 슬롯이 3칸이나 돼서 언뜻 보면 많아 보이지만, 무기 개조 재료와 소비형 아이템, 이벤트 아이템은 보통 1칸씩 차지하는 것에 비해, 장비가 차지하는 슬롯이 은근히 커서 안 쓰는 장비는 바로바로 팔아 치우는 게 좋다.

장비에 내구력의 개념이 따로 없고 앞서 말한 무기 개조가 가능해서 한 가지 무기를 진득하게 오래 쓸 수도 있다.

각 마을에 시장에서는 특정 상인들이 생선이나 보석 같은 고정된 아이템을 1가지씩 판매하는데. 이게 매매 전용 아이템이라서 각 마을의 주민 NPC와 대화를 할 때 해당 물건을 필요로 하는 이한테 팔아 넘겨서 이득을 볼 수 있다. 당연한 거지만 마을마다 해당 물건의 시세가 다르기 때문에 시세를 미리 알고 있으면 유리하다.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우선 게임 BGM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서 바람 소리나 몬스터 울음소리 정도 밖에 안 들리고, 효과음은 발자국 소리와 피격음이 주로 나오는데 소리가 쓸데없이 큰데 볼륨을 수동으로 조정할 수 없다.

분명 한국에서 만든 국산 게임이고 한글 지원이 기본인데. 게임 시스템적인 부분의 용어는 거의 다 영어고. NPC와 대화를 할 때 ‘헬로우’, ‘땡큐’라고 영어 대사가 꼬박꼬박 나오는데 정작 대사 텍스트는 한글로 출력되니 뭔가 좀 이질감이 느껴진다.

발더스 게이트의 영향을 너무 받은 건지, 아니면 내수용이 아니라 수출용으로 해외 출시를 목표로 만들었다가 겸사겸사 국내에 출시한 건지 모르겠다.

전투의 플레이 감각이 디아블로 1인데 타격감이 전혀 없어서 액션의 맛이 다소 떨어진다. 근데 디아블로 1 분위기를 내려고 너무 애를 써서 나름대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한 것 같은데 그게 아류작 느낌이 강하게 든다. (디아블로 1의 대성당 지하와 본작의 교황청 지하가 비슷하다)

동료 시스템도 있긴 하나 굉장히 부실하다.

어떤 퀘스트로 합류하는 것도, 메인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고. 아무 마을에 특정 NPC한테 말을 걸면 ‘너, 내 동료가 되어라!’ 수준으로 파티에 합류한다.

동료의 클래스는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4개가 있지만 동료 슬롯은 플레이어 캐릭터 우측의 작은 칸으로 단 2개뿐이라서 파티 인원이 주인공을 포함해 최대 3명밖에 안 된다.

설상가상으로 동료 자체를 수동으로 조정할 수 없고, 장비 교체도 못시켜주며, 동료의 레벨과 능력치도 낮은 상황에 동료 슬롯을 클릭하면 그냥 불러봤다는 선택지랑 헤어지는 선택지 같은 것 밖에 뜨지 않아서 전투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동료 개인의 캐릭터성도 아예 없는 수준이라서 왜 넣은 건지 알 수가 없다.

동료가 죽으면 ‘소울젬’이란 아이템으로 변하는데 이걸 입수해서 각 지역의 마을에 있는 제단에 바치면 부활시킬 수 있다.

일부 NPC 캐릭터는 전용 일러스트도 가지고 있는데 정작 플레이어 캐릭터인 주인공은 일러스트 한 장 없는 것도 아쉽다.

게임을 하다가 튕기는 버그 때문에 게임 진행이 원활하지 못한 문제도 있다. 그 시대 한국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게임 튕기는 버그가 특정 구간에서 나타나는 게 아니라. 기습적으로 버그가 발생해 게임이 강제 종료되기 때문에 세이브를 수시로 해야 한다.

결론은 추천작. 게임의 기본 진행과 스타일, UI 등은 발더스 게이트에 영향을 받고 전투는 디아블로의 영향을 받았지만, 모랄 시스템을 도입해 신성/암흑 마법을 배우는 것과 서브 퀘스트 동선이 달라지는 것으로 게임에 직접 적용하여 자유도를 높였고. 마을 내 시장에서의 물건 매매, 무기 직접 개조, 메인/서브 퀘스트 이외에 숨겨진 퀘스트의 존재 등등. 발더스 게이트/디아블로와 차별화된 요소도 적지 않게 있으며, 이런 서양 RPG 방식 자체가 국산 게임 시장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것이라 장르적인 유니크함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 게임의 견문을 넓히는 의미에서 한번쯤 해볼 만한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멀티 플레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발매 당시에는 제작사에서 멀티 플레이 지원을 약속했지만, 제작 기한 내에 맞춰서 멀티 플레이를 개발하지 못해 싱글 플레이 전용으로 출시됐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난 뒤 블리자드의 배틀넷 서버 같은 걸 자체적으로 만들어 디스펠 배틀 서버라 부르면서 멀티 플레이 패치인 ‘디스펠 콜로세움’을 완성하여 정품을 구입하고 제작사 홈페이지에 등록한 유저를 대상으로 해당 게임의 CD를 우편 배송해줬었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9/07/29 03:36 # 답글

    드디어 숨은 보석을 찾았군요
  • 잠뿌리 2019/07/29 10:49 #

    90~00년대 한국 게임이 진짜 가뭄에 콩나듯 괜찮은 게임이 나오죠. 이 작품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 무명병사 2019/08/01 18:35 # 답글

    광고만 봤을 땐 "또 디아블로 아류임?" 했는데 진주였을 줄이야....
  • 잠뿌리 2019/08/02 10:02 #

    언뜻 보면 디아블로가 생각나는데 실제로는 발더스 게이트에 가까운 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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