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이스트 (1998) 2022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8년에 ‘HQ Team’에서 개발, ‘SKC 소프트 랜드’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발매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사인 HQ Team은 국산 RTS 게임 ‘임진록’ 시리즈로 잘 알려진 곳이다.

내용은 고대로부터 신들의 성지라고 불린 ‘이스트 랜드’가 ‘드라코족’과 ‘피닉스족’으로 양분되어 오랫동안 전쟁을 벌이다가 휴전에 들어갔는데, 어느날 정체불명의 남자 ‘호루스’가 나타나 양 진영을 오가며 이중간첩질을 하면서 전쟁을 부추겨, 각 진영의 왕이 군비를 모으고 괴물들의 봉인을 풀어 전장에 내보내면서 다시금 전쟁이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2(1995)’의 영향을 받아서 유저 인터페이스와 게임 스타일이 거의 비슷해서 냉정하게 보면 워크래프트 2의 아류작이지만, 원작보다 못한 점과 원작과 다른 차이점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 그냥 아류작으로만 보기는 좀 아까운 구석도 있다.

워크래프트 2가 인간 VS 오크 진영으로 나뉘어져 싸운다면 본작은 드라코 VS 피닉스 진영으로 나뉘어져 싸우는데. 드라코 진영은 서양 판타지 세력이고, 피닉스 진영은 동양 판타지 세력이라서 동서양 판타지 세력의 격돌이 됐다.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캐릭터로 직접 출현하는 건 아니지만, 유니트 컨트롤 이외의 몇가지 전용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플레이어의 레벨과 마법의 개념을 집어넣어서,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아군 유니트로 적군 유니트를 죽여 경험치를 쌓아 레벨이 오르면 새로운 연구 항목이 해금되고 유니트와 마법의 위력이 증가한다.

마법 쪽은 ‘마법 연구소’ 건물을 지어 마법을 추가하면 마법사 유니트가 마법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가 직접 마법을 선택해 마나를 소비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를 생각하면 된다.

마법 연구소 건물 첫 건설 때 ‘호루스 호출’이란 걸 실행하면 화면 우측 하단의 크리스탈에 호루스의 얼굴이 뜨면서 오퍼레이터 역할을 하는데 건물 건설 완료, 적의 공격, 마법 감지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공장’ 건물을 지으면 ‘결계’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 결계가 미치는 범위 안에서는 피아를 막론하고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자원은 워크래프트에서 금과 목재로 나뉘어져 있던 게 본작에서는 하나의 자원 수치로 통합됐다. 근데 자원이 표기 수치만 통합된 거지, 그 수치에 합산되는 자원의 종류는 늘어났다.

‘광산’‘ 건물을 세워서 채취할 수 있는 철, 금, 수정 등으로 이루어진 광물, 땅에서 그냥 채취할 수 있는 쌀, 옥수수, 밀로 이루어진 곡식이 있다.

자원 채취와 건물 건설은 ‘농부’ 유니트로 할 수 있고, 농부는 ‘본영’ 건물에서만 생산할 수 있다.

‘시장’ 건물을 세워서 농부 관련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그리고 본영과 함께 자원 저장 기능을 겸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광물, 곡식 등의 자원을 수확하면 본영 건물에 가져다 넣어 자원이 올라가는 방식이지만 그걸 시장 건물로 옮기면 자원의 가치가 더 상승한다.

건물을 건설할 때 복수의 농부를 건설에 투입하면 건설 속도가 빨라지고. 가축 포획 스킬도 가지고 있어서 적 진영의 가축을 사로잡을 수 있다.

‘축사’ 건물을 세우면 염소와 황소 등의 가축을 생산할 수 있는데. 해당 가축들은 생산된 뒤 풀을 뜯어 먹으며 자라서 스스로 매각을 실시해 그 돈이 자원으로 축적된다.

가축의 암수 구분도 있어서 암컷을 키우면 일정 확률로 새끼를 쳐서 가축의 수가 늘어난다.

‘마법 연구소’ 건물을 세우면 마법을 업그레이드해서 마나 회복 속도를 늘리거나, 새로운 마법을 추가할 수 있고. ‘군사 연구소’ 건물을 세우면 군사 유니트의 능력 강화 및 유니트 생산 리스트를 추가 갱신할 수 있다.

유니트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건물은 ‘훈련소’, ‘소환소’, ‘목장’, ‘공장’ 등의 4개가 있다.

훈련소에서는 인간 병사 유니트, 소환소에서는 판타지물의 환상종 유니트, 목장에서는 기병계 유니트, 공장에서는 비행기, 수송차량, 결계 등의 기계 유니트를 생산할 수 있다.

드라코족은 창병/석궁병/전사/바이킹/십자군/마법사(훈련소), 검기병(목장), 켄타우로스/골렘/레드 골렘/드래곤/레드 드래곤/비행 드래곤(소환소), 스켈레톤(시체 부활).

피닉스족은 무술가/닌자/궁병/대포(훈련소), 궁기병/검기병(목장), 병마용/사천왕/구미호/금강역사/땅의 정령/현무/현무지신/봉황(소환소), 화염인간(시체 부활).

이렇게 생산 유니트가 구성되어 있다. 인간형 유니트와 환상종 유니트가 고루 섞여 있는 걸 보면 워크래프트보다 히어로 오브 마이트 앤 매직 느낌이 더 강하다.

인간형 유니트는 기본적인 능력치(공격력/방어력/생명력/공격 속도)의 차이 정도만 있지만, 환상존 유니트는 군사 훈련소 건물에서 능력 강화를 하면 유니트별 고유 능력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켄타우로스는 독 효과가 있는 독 화살 공격이 가능하고, 병마용은 1회에 한정해 부활할 수 있다)

메인 미션 이외에 클리어를 강제하지 않은 서브 미션이 진영별로 약 2개씩 있는데, 그 미션을 클리어해야 추가되는 진영 내 최강의 유니트도 있다. (피닉스족은 현무지신, 드라코 진영은 레드 드래곤)

워크래프트 시리즈와 다르게 인구의 개념이 없어서 유니트 생산 제한은 없다. 자원만 있으면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다.

건설 범위의 제한도 없어서, 아군 본영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건설 가능한 지형이면 무조건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적 진영의 코앞에 유니트 생산 건물이나 방어 건물을 짓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방어 건물로는 ‘망루’가 있는데 드라코족은 위력이 약하지만 범위 공격. 피닉스족은 위력이 강하지만 단일 공격의 차이점이 있다.

게임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에서 보면 좀 불편한 점이 있다.

유니트와 건물을 선택해 어떤 기능을 실행하려고 하면, 보통 RTS 게임에서는 해당 포인트를 클릭한 시점에서 바로 커맨드창이 떠야 되는데.. 본작은 유니트와 건물을 클릭해 활성화시킨 다음, 마우스 커서를 화면 중앙 하단의 검은색 공란으로 옮겨야 거기에 커맨드창이 뜬다.

유니트를 생산할 때도 한 번에 여러 명을 생산시켜 놓고 생산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한 번에 한 명씩만 생산이 가능해서 번거롭다.

플레이어의 레벨, 마법이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어 레벨 차이가 많이 나면 상대가 안 돼서 좀 밸런스 붕괴를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마법은 거리의 제약이 아예 없고 마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어서, 화면 끝에 있는 상대 진영에 범위형 공격 마법을 쓰거나, 아군 유니트의 치료 및 버프, 특수 유니트 소환 등이 가능하다.

이게 턴제로 작동하는 거라면 또 몰라도,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거라서 RTS 게임에 적합하지 않다.

마법에 의한 밸런스 붕괴를 막기 위해 영향 범위 안에서 마법사용을 막는 결계가 있지만, 결계 자체를 공장 건물을 지어 유니트로서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그전에 마법 연구소를 지어 마법을 사용하면 장땡이라서 밸런스 붕괴를 피할 수 없다.

그거가지고 무슨 호들갑이냐?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드라코족 미션 3에서 적은 보이지 않는데 일정한 주기로 아군 진영에 떨어지는 유성 마법 폭격을 한 번 겪어 보면 마법의 존재 자체가 게임의 밸런스 붕괴를 초래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을 거다. (맵 북서쪽에 있는 적의 마법 연구소를 파괴하지 않는 이상 무슨 자동 매크로 돌리는 듯 폭격이 계속된다)

웃긴 건 플레이어는 마법 사용이 가능한데. 정작 게임 내 마법 유니트인 드라코족의 마법사는 치료 마법만 쓸 수 있어서 공격 마법은커녕 공격 기능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싱글 플레이가 진영별 스토리 모드지만, 미션 시작 전에 설명이 나오는 게 시나리오 텍스트의 전부고. 진영별 엔딩이 있긴 한데 이게 죄다 사건의 흑막인 호루스가 승리하는 배드 엔딩이라서 게임 클리어에 대한 성취감이 매우 떨어진다. ‘내가 이런 배드 엔딩 보려고 그 고생을 하며 게임을 했나?’하는 회의감이 절로 들 정도다.

애초에 타이틀 화면도 게임에 나오는 양 진영이 등장한 게 아니라 호루스가 단독 샷 받고 나와서 뭔가 이상할 정도로 편애를 받고 있다. 게임 제목은 ‘이스트’가 아니라 ‘호루스’라고 해도 될 정도다.

음성 지원도 하지만 풀 음성 지원은 아니고. 미션 시작 전에 미션 내용을 직접 읽어주는 나레이션과 게임 내 유니트를 클릭할 때 나오는 짤막짤막한 음성 정도 밖에 없다.

엔딩 스텝롤을 보면 음성 더빙을 담당한 사람이 2명 밖에 안 되고 비전문 성우라서 나레이션 더빙이 뭔가 되게 어색하게 들려오는데. 그보다 더 어색한 건 유니트 음성이다.

앞서 말했듯 이 작품은 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아서 유니트 클릭 때 출력되는 음성도 워크래프트풍이다.

워크래프트에서 얼라이언스 유니트 클릭할 때, ‘예스, 마이로드.’, ‘유어 마제스티’ 이런 음성을 본작에서는 ‘왕이시여’라고 직접 말하는데. 그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유니트의 행동 커맨드 의성어를 일일이 음성으로 ‘공격!’, ‘수확!’ 이런 식으로 말하니 뭔가 되게 민망하다. (쉽게 말하자면 병사 클릭해서 싸우면 공격! 농부 클릭해서 곡물 채취하면 수확! 이라고 빠짐없이 외치고 다닌다는 거다)

그러면서 전투가 발생했을 때는 그냥 ‘적이 공격해오고 있습니다’라는 호루스의 알림 메시지로 퉁 치고 넘어가서. 당시 워크래프트의 전매특허 대사였던 ‘위 아 언더 어택!’ 이런 게 나오지 않는 관계로 음성 지원의 인상이 약하다.

결론은 평작.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2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언뜻 보면 아류작처럼 보이고, 게임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에서 불편한 점이 있고 플레이어의 레벨/마법이 게임 밸런스를 붕괴시키며, 음성 지원이 어색해 안 넣은 것만 못한 데다가 스토리 모드의 배드 엔딩이 사람 힘 빠지게 만들어서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게임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인간/환상종 유니트로 나뉜 구성과 가축 사육 요소 등등. 워크래프트 원작과 차별화된 점도 적지 않게 있고, 동서양 판타지 세력의 격돌이라는 컨셉 자체는 흥미로운 편이라서 게임의 기획 자체는 생각보다 괜찮았던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는 치트키가 있다. 게임 플레이 도중 ENTER키를 눌러서 /를 활성화시킨 다음, 한글로 입력하면 된다.

심봉사눈을뜨다(맵의 어두운 장막을 걷음)
요술단지(모든 게이머의 마력을 최대치로 상승)
게으름뱅이(모든 게이머의 레벨을 최대치로 상승)
재태크만세(모든 게이머의 돈 5000 상승)
절대강자(현재 진행 중인 미션 자동 클리어)
백야(시간이 낮으로 고정됨)
8282(생산 속도 빨라짐)
장인정신(각종 기술이 업그레이드됨)
악성반대(아군이 전멸해도 게임에서 패배하지 않음)
임진록투내년삼월(모든 게이머의 마법 결계 무력화)

덧붙여 본작은 개발사인 HQ Team의 RTS 게임 중 유일하게 맵 에디트 기능을 지원하는데. 본작이 영향을 받은 워크래프트 2에서 맵 에디트 기능을 처음 지원하기 시작해 그걸 따라간 것이다.


덧글

  • 아이언윌 2019/10/14 21:40 # 삭제

    옛날 V챔프 사모을 때 부록으로 받아 해본 적 있습니다.
    스토리 모드 뿐이고, 자유 플레이 같은 건 없었던 게 유감이었죠.
  • 잠뿌리 2019/10/15 13:15 #

    대전 모드라도 지원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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