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롯의 노래 (Charlotte's Song.2015) 몬스터/크리쳐 영화




2015년에 ‘니콜라스 험프리스’ 감독이 만든 캐나다산 호러 영화.

내용은 1930년대 미국 오클라호마의 더스트 보울(건조지대)에서 '샬롯'의 부모님은 인어 공주 컨셉의 무대 공연을 하며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어머니가 아버지와 갈등을 빚고 자살을 한 이후. 아버지와 극단 자체가 인생 내리막길을 가고 있던 중. 샬롯의 어머니가 실은 인어였고. 샬롯이 그 피를 이어 받아 인어로 각성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 공주’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어가 나오는 판타지가 아니라 1930년대 미국 배경의 현시창(현실은 시궁창) 속에서 벌어지는 참극이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갈등을 빚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후에 아버지가 완폐아(완전 폐품 아저씨)가 되어 직원들의 춤과 노래를 파는 것뿐만이 아니라 매춘까지 시켜서 돈을 버는데. 거기에 또 갱들이 개입해서 돈을 뜯어내려고 하면서 파극에 치닫는 전개라서 굉장히 우울하고 어두운 내용이다.

거기에 판타지적인 설정을 가미했는데, 여주인공 ‘샬롯’이 인어인 어머니의 피를 이어 받아서, 인어로 각성하면 목소리로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게 나온다.

근데 그 인어 각성 씬이 영화 끝나기 약 10분 전에 나와서 상황을 종료시켜 버려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만 쓰이고, 또 인어에 대한 묘사 자체도 머리카락 한 올 없는 민머리에 박쥐 피막 같은 머릿 날개를 활짝 펼친 채 비명을 질러 음파 공격으로 사람을 조종해 환상 속에서 자살을 하게 하거나 서로를 공격해 죽게 만들어서 동화 속 인어보다는 요괴 느낌이 강하게 든다. (외형을 보면 뱀파이어 세이버에 등장하는 인어 올바스(외수판 이름: 리쿠오)가 생각난다)

애초에 강, 호수, 바다 배경도 아닌 건조지대의 술집에서 인어가 등장하는 것부터가 뭔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 같다.

본편 스토리가 근본적으로 악덕 포주가 된 아버지와 피도 눈물도 없는 갱들의 행적을 통해 인간이 더 무섭다는 걸 보여주고 있지만그 내용 자체는 별 재미가 없고 극 전개가 엄청 지루하다.

주인공이 스토리의 중심에 서서 극을 이끌어나가는 것도, 자신을 억압하는 현실에 저항하는 것도 아니고. 피해자로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다가 영화 끝날 때쯤에 인어 각성해서 반격을 개시해 단 몇 분 만에 소드 마스터 야마토마냥 후다닥 상황을 정리하는 전개가 이어져서 스토리에 극적인 맛이 없다.

전체의 약 90%을 꿈도 희망도 없고, 어둡고 음울한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 10%를 인어의 환상 파워로 싹쓸이 해버리니.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요소가 좀 지나친 면도 있다.

작중 인물의 행동반경이 술집 혹은 식당과 자택 정도 밖에 안 돼서 미장센의 관점으로 볼 때 왜 굳이 19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건지 모르겠지만.. 스토리의 관점에서 보면 본편의 핵심적인 내용이 사실 인어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 여성이 억압 받던 현실을 그린 것이라서 시대 배경을 그렇게 정한 게 아닐까 싶다.

허나, 아무리 그래도 그 시대 배경과 동화적 판타지, 크리쳐물적인 호러의 조합이 영 어울리지 않아 뭔가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결론은 비추천. 인어를 호러 영화의 크리쳐로 활용한 시도는 이미 많이 나와서 소재가 식상한 편인데 19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건 보기 드물지만, 시대 배경을 미장센적인 부분에서 부각시킨 것도 아니고. 판타지, 호러와 어울리지 않아 장르 조합이 시원치 않으며. 인어가 주가 아니라 20세기 초 억압 받던 여성이 주가 되어 인어는 그저 거들뿐인 존재이자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장치적인 요소로만 나오는데다가, 스토리가 밑도 끝도 없이 어둡고 우울하기만 하고. 극적인 맛은 전혀 없어서 몹시 지루하고 재미없는 작품이다.

한국 영화로 비유하면 김기덕 감독 스타일의 영화에 판타지 요소를 양념으로 친 느낌이다. (소스보다는 소금 한 줌 느낌으로)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유일한 네임드 배우라고 할 만한 사람은 ‘왕좌의 게임’ 시리즈에서 ‘람제이 볼튼’ 역을 맡았던 ‘이완 리온’이다. 본작에선 ‘랜달’ 배역을 맡았다. 나름 네임드 배우라서 편애를 하는 건지, 작중 남자들이 죄다 죽어나갈 때 랜달 혼자 상처 하나 입지 않고 멀쩡히 살아남는다.

덧붙여 이 작품의 오리지날 제목은 Charlotte's Song이고. 미국판 제목은 Mermaid's Song인데. 오리지날 샬롯의 노래 포스터는 사람들만 나온 반면. 미국판의 인어의 노래 포스터에는 괴물 인어가 단독으로 나와서 온도 차이가 크다. (캐나다에서는 휴먼 드라마로 인식하는데 미국에서는 인어 괴물이 나오는 크리쳐 호러물로 인식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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