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메이드: 죽음의 호수 (Rusalka: Ozero myortvykh.2018) 2019년 개봉 영화




2018년에 러시아 연방에서 ‘스브야토슬라브 포드가에브스키’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한국에서는 2019년 7월에 소리소문 없이 IP TV로 개봉했다.

내용은 ‘마리나’와 결혼을 앞둔 ‘로마’가 호숫가 근처의 폐가에서 친구들이 준비한 총각파티를 마다하고 혼자 나가서 호숫가에서 수영을 하던 중. 왠 낯선 여자를 만나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끌려 키스를 한 이후. 악몽에 시달리고 몸이 쇠약해졌는데. 그 여자가 실은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한 젊은 여자가 물귀신이 된다는 전설에 나오는 ‘인어(루살카)’로서 로마를 차지하기 위해 수를 쓰던 것이고. 로마의 약혼녀가 그를 지키기 위해 루살카와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영제가 ‘머메이드: 레이크 오브 데드’라서 한국 개봉판 제목이 머메이드: 죽음의 호수가 됐는데, 실제 본편 스토리에 나오는 악마는 인어가 아니고, 인어의 특성도 전혀 없다.

설정이나 이미지가 물귀신에 가깝게 묘사되어 왜 머메이드(인어)라고 지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러시아 원제가 ‘루살카’다.

루살카는 슬라브 신화에서 강이나 호수 등 물 속이나 물가에 나타나는 요정 혹은 물귀신의 이름이다. 보통 익사한 여성이 루살카가 된다고 하며, 아름다운 목소리와 미모로 사람을 물속으로 끌어들여 죽인다고 전해진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젊은 여성이나 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은 영아가 루살카가 된다는 전승도 있다.

19세기 체코슬로바키아의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가 작곡한 3막 오페라 ‘루살카’는, 이 슬라브 신화의 루살카를 베이스로 해서 시인 ‘카렐 야로미르 에르벤’과 소설가 ‘보제나 넴초바’의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보제나 넴초바는 소설 이외에도 설화와 전설을 수집해 책으로 엮었다)

본론으로 들어와 본편은 물귀신이 나오는 호숫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호숫가 전체가 배경이 아니고. 호숫가가 있는 낡은 집이 배경이라서 공간이 지극히 제한적이고 상대적으로 작중 인물의 행동반경이 좁다.

먼 옛날 사랑하는 사람한테 약혼반지까지 받았지만 결국 그 사람이 다른 여자랑 결혼해서 상심한 나머지 칼부림을 일으키고 호수에 빠져 죽은 여자가 물귀신 루살카가 된 것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고. 비주얼이 사다코나 가야코 같은 J호러의 원귀처럼 생겼는데. 하는 짓도 비슷해서 사람의 일상 속에 나타났다 사라지면서 공포에 떨게 만들어서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머메이드(인어)의 이미지랑 매우 거리가 먼데도 불구하고, 인어로 개명한 게 굉장히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인어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어쩌고저쩌고 영화도 안 보고 홍보 문구를 쓴 게 보이던데. 엄밀히 따지자면 본작은 히로인 ‘마리나’가 인어보다 더 미인이다.

인어의 인간 변신 폼도 미모가 뛰어난 게 아닌데. 남자가 마주치면 주사위 내성 굴림 실패해서 매혹에 빠지는 것처럼 다짜고짜 아이 컨텍트 하면서 키스를 하니 부자연스럽다.

영화 외적인 홍보문에 인어의 미모 칭찬 드립만 보면 로마와 마리나, 인어가 삼각관계를 이루고 치정극을 펼칠 것 같은데. 실제 본편 내용은 인어의 타겟이 되면서 저주의 여파로 병 걸린 환자처럼 골골거리는 로마와 그를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마리나 일행의 이야기라서 로맨스의 ‘로’자도 찾아볼 수 없다.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귀신 이야기라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서 로맨스와 호러, 판타지가 접목된 것으론 3막 오페라 루살카 쪽인데, 이 영화 본편은 오페라 루살카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서 비교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주요 인물 중 남자 주인공 로마는 저주 때문에 러닝 타임 약 1시간 내내 별 힘을 못 쓰다가 후반부 막판에 가서야 남자 주인공 보정으로 활약을 하는데. 여주인공 마리나와 부모님, 친구들은 제대로 된 활약도 못하고. 상황 파악을 아예 못해서 리타이어하거나, 깨달아도 너무 늦게 깨달아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내용이 쭉 이어져서 스토리 전개가 늘어지고 답답하다.

그나마 인상적인 게 있다면 빗, 머리카락, 이발 등이 키 아이템 및 메인 태그로 나와서 동화적인 느낌이 아주 없는 건 아니란 점이다. (비록 생긴 건 일본 귀신 같지만..)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부분이 있다면, 작품 내적인 게 아니라 작품 외적인 부분으로 티저 포스터 디자인이다.

해골이 쌓인 핏빛 물속에서는 인어의 몸이 뼈만 보이는데. 수면 위로 내민 얼굴은 멀쩡해서 극단적인 대비를 이루는 게 강렬한 인상을 주고. 영화에 대한 기대를 상승시키지만.. 정작 그게 본편에는 나오지 않는 내용이라서 완전 낚시가 따로 없어서 관객들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결론은 비추천. 슬라브 신화의 요정/물귀신 루살카를 메인 소재로 한 건 신선하긴 한데, 비주얼이나 행동 패턴이 J호러의 원귀 같은 느낌을 줘서 그 부분은 약간 식상한 느낌을 주고. 영문 명칭을 머메이드로 개명해서 자꾸 인어라고 부르는 게 이질적으로 다가오며, 스토리 전개가 늘어지고 답답해서 몰입하기 어렵고 극적인 재미가 없는 작품이다.

차라리 루살카 오페라판을 영화로 만드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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