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서픽션: 악령의 재림 (The Crucifixion,.2017) 2018년 개봉 영화




2017년에 자비에르 젠스 감독이 만든 엑소시즘 호러 영화. 한국에서는 2018년에 극장 개봉했다.

내용은 2004년 루마니아의 한 수녀원에서 수녀 ‘아델리아’가 악령에 씌여 ‘드미트리’ 신부가 엑소시즘 의식을 거행했는데 그 도중에 아델리아가 사망해 드미트리 신부와 그를 도운 수녀들이 살해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미국 뉴욕에서 일하던 기자 ‘니콜’이 드미트리 신부 사건에 관심을 보여 단신으로 루마니아 현지로 건너가 사건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엑소시즘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본작은 영화 시작 전부터 실화에 영향을 받았다는 문구가 뜨는데. 2004년에 루마니아 동부의 바슬루이 현의 타나쿠 마을에서 발생한 ‘타나쿠 엑소시즘’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타나쿠 엑소시즘은 타나쿠 마을에서 루마니아 정교회 수도원에서 23세의 ‘이리나 코루이시’ 수녀가 악령에 씌였다고 해서 31살의 ‘다니엘 페트루 코로제아누’ 신부가 엑소시즘을 거행했다가, 그 과정에서 이리나가 사망해 다니엘 신부와 그의 엑소시즘을 도운 수녀들이 법원에서 징역형을 받고 정교회 측으로부터 파문까지 당한 사건이다.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은 파문과 징역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끝났지만, 본작은 재판 결과가 명확하게 나오기 전인 상황에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주인공이 나선 것으로 나오는데 이 부분만 보면 다큐멘터리 느낌이 강하지만, 실제로 보면 정반대다.

중립적인 시각에서 엑소시즘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게 아니라, 엑소시즘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면서 역으로 엑소시즘이 진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부각시키며, 심지어 여주인공 니콜 자체를 엑소시즘의 타겟 대상화를 시켜서 픽션의 성격이 강하다.

엑소시즘이 진짜일까, 가짜일까? 여기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엑소시즘 사건을 조사라던 니콜이 악마의 타겟이 되어 위험에 처한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불행한 가족사 때문에 신앙과 종교에 회의감을 가진 여주인공이 사건을 조사하다가 악마의 타겟이 된다는 게 메인 스토리이고. 악마가 실존하고 엑소시즘은 진짜였다는 내용으로 귀결되니 완전 무늬만 다큐멘터리다.

하지만 픽션을 지향하는 것 치고는 오컬트 묘사의 밀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니콜이 빙의 현상을 보이기 무섭게 엑소시즘 의식이 거행되는데 이게 무슨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 수준으로 빠르게 진행되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려서 그렇다.

엑소시즘 의식을 할 때 사람에게 씌인 악마의 이름을 알면 하나님의 이름으로 쫓아낼 수 있다! 라는 규칙 하에서 엑소시즘 사망 사건 때 이미 악마의 이름이 알려진 상태라서. 니콜이 엑소시즘 받을 때는 처음부터 아예 악마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구마를 행하기 때문에, 악마 보이스로 대사 한 번 못치고 퇴치 당한다.

막말로 드미트리 신부가 엑소시즘 거의 성공할 뻔 하다가 HP 1 남겨 놓고 실패한 거. 니콜 때 막타쳐서 퇴마에 성공한 것에 가까운 수준이라서 되게 허무하다.

엑소시즘물로서 악마 묘사에 힘을 실어야 하는 것도, 뜬금없이 악마가 엑소시즘을 방해하기 위해서 비를 내린답시고 천장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묘사를 스피드 카메라로 찍어서 가오 잡고 앉아 있는데. 뭔가 좀 핀트가 좀 어긋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악마에게 빙의 당한 사람의 외모 묘사도 그냥 눈동자가 검은 색으로 변하고, 피부에 검은 핏줄이 드러나는 걸로 땡이라서 엑소시즘물로서의 비주얼이 너무 부실하다.

유일하게 인상적인 게 있다면 작중에 사람에게 씌인 악마의 이름이 ‘아가레스’라는 점이다. 솔로몬의 72주의 악마 중 하나로 손에 새를 들고 악어를 탄 노인의 형상을 한 악마다.

근데 작중에서는 그런 실체를 드러내는 일이 전혀 없고. 그냥 단순히 니콜이 사건을 조사하다가 노트북으로 구글에 접속해 이미지 검색을 하는 것만으로 나온다.

결론은 비추천. 엑소시즘의 진실을 파헤친다는 줄거리와 달리 본편 스토리는 사건을 중립적으로 보지 않고 악마가 실존한다는 전제 하에 진행되는 다큐멘터리의 탈을 쓴 엑소시즘 영화로 픽션을 지향하고 있는데, 그런 것 치고 오컬트 묘사의 밀도가 떨어지고 장르적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엑소시즘 씬을 너무 간소하게 만들어서 감독이 엑소시즘 영화에서 뭐가 중요한지 모르는 티가 팍팍 나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컨저링, 애나벨 시리즈의 제작진이 참여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실제로 컨저링, 애나벨 시리즈의 각본을 맡은 ‘채드 헤이스’, 제작을 맡았던 ‘피터 사프란’이 본작에 각본, 제작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정작 감독은 해당 시리즈와 전혀 관련이 없다.

본작의 감독 ‘자비에르 젠스’는 게임 원작 ‘히트맨’ 실사 영화판과 ‘프런티어’, ‘디바이드’, ‘호스틸’ 등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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