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코룸 1: 저주받은 땅 (1997)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7년에 ‘하이콤’이 윈도우 95용으로 만든 액션 RPG 게임. 문화 체육 관광부에서 주최하는 1997년 이달의 우수 게임 2분기 수상작이다.

내용은 암흑군주 ‘마그슬레이엄’이 이끄는 암흑 군대에게 ‘존스톤 마을’이 공격 받아 주민들이 몰살 당하고. 홀로 살아남은 ‘비트 레아드’가 복수심에 불타올라서 여행길에 올라 4개의 봉인을 풀고. ‘칼시드론’ 검을 구해서 마그슬레이엄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게임 조작 키는 화살표 방향키 상하좌우 이동, 키보드 알파벳 Z키(방어), X키(공격 및 선택), C키(세이브 및 로드/스테이터스창/인벤토리창/무기 교체/스킬창 열기)다.

이동 방향 키를 시간 차를 두고 두 번 탁-탁 누르면 대쉬가 가능하고, 대쉬 공격도 지원한다. (단, 활은 대쉬 공격이 없다)

화면 상단 좌측의 게이지 표시 중 빨간색은 파워 게이지로 가만히 있으면 자동 상승하는데 최대치일 때 공격하면 위력이 높은 공격을 할 수 있고. 반대로 공격을 연타하면 게이지가 차지 않아 공격력이 약화된다.

이게 필살기 게이지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본작에는 필살기 자체가 없다. 무기 공격보다 오히려 스킬의 탈을 쓴 마법 공격이 더 강하다.

파란 게이지는 SP로 스킬(마법)을 사용할 때 쓰는 포인트다.

보라색 게이지는 연계기로 방어 키와 공격 키. 즉, Z+X키를 동시에 누르면 게이지를 전부 소비하면서 4회 연손 공격을 할 수 있다.

일반 공격은 첫타와 추가타의 공격 모션이 다를 뿐. 공격 판정 자체는 단타로 들어가지만, 연계기는 확실한 연속 공격 기술이다.

이것도 대쉬 공격처럼 장검, 할버드로만 쓸 수 있고 활로는 쓸 수 없다.

무기 종류는 장검, 할버드(미늘창), 활이 있다. (장검, 활은 한글인데 할버드만 영어 발음으로 표기되어 있다)

각 무기 별로 경험치와 레벨이 따로 있다. 무기 레벨은 최대 9까지 오르는데 3가지 무기 레벨의 총합이 캐릭터 자체의 레벨이 된다.

즉, 캐릭터 고유의 레벨은 없고. 무기 레벨의 총합을 캐릭터의 레벨로 삼았기 때문에, 3가지 무기를 골고루 사용해서 레벨을 올려야 HP/SP의 최대치가 상승하는 거다.

한 가지 무기에만 올인하면 최대 레벨이 낮아서 게임 플레이가 어려워진다.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처럼 힘, 민첩성, 건강, 지력, 지혜, 매력, 행운. 이런 스테이터스 수치는 전혀 없다.

공격력은 오직 무기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무기 레벨을 9까지 올려 만랩을 올려도. 장비 중인 무기가 시원치 않으면 공격력이 매우 떨어진다.

검은 공격 거리는 짧지만 베기가 기본이라 공격 범위는 생각보다 넓은 편이고 공격 속도는 3가지 무기 중 가장 빨라서 딜레이가 없다.

할버드는 첫타가 찌르기, 연계기의 후속타가 베기로 찌르기+베기 연계 공격이 가능하다. 무기 리치도 길어서 검보다 훨씬 나은 것 같지만.. 찌르기를 할 때의 동작에 살짝 딜레이가 있어서 적의 반격을 허용해 공격이 캔슬될 수도 있어서 난전이 벌어졌을 때는 빠른 공격이 가능한 장검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활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지만 화살을 꺼내서 활 시위에 메기어 당기는 모션이 나와서, 화살이 날아가기 전에 적에게 얻어맞으면 캔슬 당한다.

그 때문에 활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쓰는 게 아니라, 날아다니는 보스 공략. 땅에 고정되어 있어 접근하면 독 공격하는 꽃 몬스터 공략 등 특수한 상황에서만 쓰는 무기다.

스킬은 무기를 사용한 기술이라기보다는, 마법을 명칭만 스킬로 바꾼 것에 가깝다. 3가지 무기 별로 검 스킬은 공격 마법/보조 마법, 활 스킬은 회복/공격 마법/신성 마법으로 나뉘어져 있다.

아이템은 휴대 제한이 있는데. 슬롯화되어 인벤토리에 표시된다. 아이템 슬롯의 우측 하단에 뜬 숫자가 해당 아이템의 휴대 숫자라서 인벤토리 슬롯을 절약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회복약 1. 회복약 3. 이렇게 슬롯화되어 있으면 회복약 3은 슬롯을 한칸 차지하지만 실제로는 3번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회복약 1, 회복약 3 둘 다 가질 필요 없고 회복약 3만 챙기면 된다.

게임 난이도는 상당히 어렵다.

이동은 8방향이 가능한 반면. 공격은 8방향이 아니라 4방향. 즉, 상하좌우만 공격이 가능하고, 대각선 공격은 지원하지 않아서 좀 빡센 구석이 있다. 검은 첫타가 베기 공격이니 그나마 나은데. 할버드는 첫타가 직선형 찌르기, 활은 오직 직선 방향으로 밖에 못 쏘는 관계로 4방향 공격 시스템 때문에 성능적인 부분의 피해를 많이 받았다.

언데드 몬스터인 ‘스켈레톤’은 물리 공격으로 쓰러트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부활해 다시 공격해 오기 때문에 아예 스켈레톤 퇴치 소비 아이템이 따로 있을 정도고. 던전에서 자주 나오는 벽에 장치된 화살 함정은 화살을 고속으로 연사하기 때문에 그걸 피해 다니면서 적과 싸우는 게 좀 빡세다.

기본적으로 적도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대쉬가 가능해서 이동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뿐만이 아니라. 주인공을 발견한 즉시 다가오는 건 물론이고. 도망쳐도 집요하게 쫓아오며, 화면을 넘어갔다 다시 돌아오면 순식간에 리젠까지 되어 다시 싸워야 한다.

피아를 막론하고 공격을 명중시킬 때마다 넉백 효과가 있어서 뒤로 밀려나는데. 적에게 포위당한 상태에서 집단 공격을 받으면 4방향에서 들어오는 공격과 넉백 때문에 반격은커녕 방어 한번 제대로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능력치 중에 공격력은 있는데 방어력이 없다.

게임 플레이 도중에 4개의 봉인을 풀 때 스몰 실드, 라지 실드, 매직 실드 등의 방패 3종을 얻을 수 있고. 장비 교체에서 검/방패 타입으로 변경하면 방패 가드가 가능한데 그게 본체의 맷집적인 부분에서의 방어력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방패가 없을 때는 검으로 방어 자세를 취한다)

전투 이외의 부분에서는 맵 기능을 전혀 지원하지 않아서 현재 위치는 물론이고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지 전혀 정보가 없어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 게 답답하다.

정신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팻말 나오면 그거 보고 ‘아, 내가 어디까지 왔구나.’ 정도를 추측할 수 있는 게 진행의 기본이 됐다.

NPC와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첫 번째 던전 이외에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서 대화 자체의 중요도가 떨어진다.

몹을 사냥할 때 드랍되는 아이템은 대부분 돈이고. 회복 아이템이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수준이라서 자체 회복이 어려운 편이라서 아이템을 많이 사두는 수밖에 없다.

마을에 이용 가능한 상점이 여관(숙박=HP/SP 회복), 아이템 상점. 달랑 2개 밖에 없고 무기 상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 진행을 통해 무기/방어구를 새로 얻어서 갱신하는 방식이라서, 장비로 인한 강화 효과를 노리기 어려울 뿐더러. 돈의 가치도 결국 소비형 아이템 구입 밖에 없다.

정작 장비 항목에 올라온 건 무기/방어구가 아니라 특수 아이템들이다.

도끼(나무 베기), 해머(바위 부수기) 등의 지형 제거 효과가 있는 장비들과 SP을 소모해 HP를 회복시켜주는 ‘회복의 반지’가 있다.

상태 이상은 ‘독’이 있는데. 독에 중독되면 여관에서 하루 숙박해도 해독되지 않는다. 오직 해독제를 사용해야 해독이 가능해서 까다롭다.

이벤트 씬이 나와서 강제 진행을 해도 독에 중독된 상태에서 몸이 초록색으로 빛나는 게 그대로 나와서 버그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건지 알 수가 없다.

던전 중에 보이지 않는 길 함정이 있어서 ‘광석’ 아이템을 사용해 일정 시간 동안 길이 표시되게 해야 하는데.. 길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서 구덩이로 떨어지면 함정에 걸렸다면서 데미지를 입고. 던전 입구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문제는 이게 후반부로 갈수록 배치가 악랄해져서, 미끄러지는 얼음 발판 끝 구덩이나, 벽에 화살 쏘는 트랩이 붙어 있어 화살에 맞으면 넉백 당하는 효과가 있어 광석을 사용해 길을 보이게 만들어도 지나가기 어렵게 만들어놔서 진짜 개짜증나게 한다.

벽에 화살 쏘는 트랩과의 조합이 제일 극악하다. 그게 4번째 봉인을 풀어야 할 키리스의 동굴에서 나오는데. 스토리 진행상 키리스의 동굴은 두 번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공략 스트레스가 배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구간이 바뀔 때 몬스터 리젠 효과와 같이 광석 효과도 사라져서 또 다시 광석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광석은 상점에서 구입하거나, 위치가 고정된 보물 상자에서 드랍되는 아이템이라서 몬스터가 떨구지 않는 관계로. 광석이 떨어지면 마을로 돌아가서 다시 광석을 사서 와야 된다.

누구 머릿속에 나온 기획인지 알 수는 없으나, 한국 RPG 게임 사상 역대급 짜증나는 구간이다. 퍼즐도, 미로도 아닌데 지나가는 것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으니 진짜 미친 것 같다.

그래픽은 2D 카툰 랜더링으로 만들어졌는데 캐릭터 일러스트를 당시 ‘개미맨’, ‘레드 블러드’로 유명한 만화가 ‘김태형’이 맡아서 화제가 됐었지만, 정작 게임 내에서는 3D 모델링 캐릭터만 나올 뿐. 2D 일러스트는 전혀 나오지 않아서 김태형 작가의 그림이 게임에 반영되지 않고 게임 커버 일러스트로만 쓰였다.

사운드는 배경 음악이 웅장한 느낌이 나서 판타지물에 잘 어울리기는 한데 사운드 트랙 수 자체가 좀 적은 편이라서. 같은 곡이 너무 자주 들려서 약간 질리는 경향이 있다.

효과음 쪽은 반대로 좋지 않은데 특히 타격음이 별로라서 기대치를 많이 낮춰야 한다.

스토리 쪽은 주인공 ‘비트 레아드’가 태어나 자란 마을이 파괴당하고 주민들은 몰살. 가족도 잃어서 복수귀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서 순수한 선의로 사람을 돕지 않고 대가를 바라는 등. 약간 삐뚤어진 면이 있는데, ‘리아’를 만나 첫눈에 반하면서 인간다운 면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이어져서 주인공 설정 자체는 왕도지향적이라 괜찮지만.. NPC의 비중이 너무 낮고. 뭔가 좀 있어 보이는 캐릭터는 1회성 단역 내지는 첫 등장 이벤트 이후 배경 인물로 전락하며, 심지어 악당 보스급 캐릭터들도 별 대사 없이 주인공한테 쓰러져 존재감이 옅어서 전반적인 캐릭터 비중 배분과 운용력이 안 좋은 편이다.

너무 주인공한테만 스포라이트를 집중시킨 느낌이다.

동료의 개념 없이 주인공 혼자 나와서 싸우는 1인 액션 RPG 게임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팔콤의 이스 시리즈를 생각하면 그런 스타일의 게임이라고 해도 NPC의 존재감은 충분히 살릴 수 있다.

배경 설정은 쓸데없이 장황해서 게임 본편에 별로 적용되는 것도 아닌데 작중 세계관 설명하는 오프닝 텍스트가 굉장히 길게 나온다. 뭔가 한국 판타지의 고질적인 문제는 설정의 늪에 빠져든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결론은 평작. 캐릭터 자체의 레벨이 아니라 3가지 무기의 레벨을 올리면서 공격, 방어, 스킬(마법)까지 무기 카테고리로 묶어서 정리한 체계적인 무기 시스템이 나름대로 특색이 있는데, 게임 시스템적인 문제에서 불편한 구석이 있고 그로 인해 게임 난이도가 높아서 라이트 유저의 접근성을 좀 떨어트리는 경향이 있고. 무기/액션은 눈에 띄는 반면. 상대적으로 스토리가 평범하고, 지나치게 주인공 중심으로 진행을 해서 NPC와 적 보스들이 공기화되어 전반적인 캐릭터 운용이 좋지 않으며, 모처럼 당시 인기 만화가에게 캐릭터 일러스트를 맡겼는데 그게 정작 게임 본편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게임 커버 일러스트로만 나와서 액션 이외에 다른 부분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게임을 켜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으면, 갑자기 주인공이 다리를 쫙 찢고 팔을 뻗으며 스트래칭을 하는 모션을 취한다. 제작진이 막간의 개그로 넣은 것 같다. (근데 주인공 성격이 좀 독해서 개그하고는 영 안 어울리는데)

덧붙여 본작은 한국 RPG 게임 중에 꽤 히트친 작품 중 하나로 시리즈화되어 무려 4편이나 나왔다. 코룸 2: 암흑군주(1998), 코룸 3: 혼돈의 마법 쥬마리온(1999), 코룸 외전: 이계의 강림자들(1999)이 패키지로 나온 게임들이고. 이후 ‘코룸 온라인(2003)’이라는 온라인 게임으로도 나왔다.


덧글

  • 블랙하트 2019/07/06 09:15 # 답글

    스토리, 시스템, 캐릭터 일러스트 문제등은 후속작들에서 개선되면서 점점 나아지기는 했죠.
  • 잠뿌리 2019/07/06 19:24 #

    후속작에서 문제점이 점차 개선돼서 명작 시리즈로 회자되는 것 같습니다.
  • 시몬벨 2019/07/06 10:56 # 삭제 답글

    제 기억이 맞다면 시리즈 중 유일하게 코룸외전은 스토리상의 연관이 거의 없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배경부터가 기존의 판타지스런 중세가 아닌 스팀펑크 느낌의 근현대였죠
  • 잠뿌리 2019/07/06 19:25 #

    코룸 외전은 게임 장르 자체도 액션 RPG가 SRPG로 바뀌어서 좀 이질적인 느낌을 주긴 했습니다.
  • 박달사순 2019/07/10 11:23 # 답글

    코룸시리즈들은 외전빼고 다 괜찮은줄 알았는데
    1은 트랩과 조작난이도의 헬스러움이 있었군요...
    언젠가 해봐야할텐데 두렵습니다
  • 잠뿌리 2019/07/10 12:49 #

    벽에 붙은 화살 합정과 낭떠러지 함정 조합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 아이언윌 2019/10/14 21:47 # 삭제 답글

    옛날 투니버스에서 게임 관련 방송도 해줄 무렵에 이게 디아블로1을 제치고 인기 게임 1위를 차지한 적 있던 걸로 기억하네요.
  • 잠뿌리 2019/10/15 13:17 #

    발매 당시 인기가 많았고 시리즈화되어 3탄까지 나온 게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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