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니 (Bunni.2013) 2019년 전격 Z급 영화




2013년에 ‘다니엘 베네딕트’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감독 본인이 각본, 주연까지 다 맡았다.

내용은 할로윈 데이 때 10대 남녀 친구들이 버려진 공장에 몰래 들어가서 놀던 중. 바니걸 복장을 하고 하얀 가면을 쓴 살인마한테 떼몰살 당하는 이야기다.

타이틀인 번니는 버닝+바니의 합성어로 작중에 나오는 살인마가 화상을 입어 흉측해진 얼굴을 하얀 마스크로 가리고, 바니걸 복장을 하고 나와서 그렇다.

제작비가 달랑 2000달러 밖에 안 되는 저예산 슬래셔 무비지만, 상대적으로 고어 수위는 상당히 높다. 면도칼로 피부를 긁어내거나, 거세를 시켜 잘라낸 그걸 입에 처박는 것 등등. 잔인함의 강도가 예산을 초월하는 느낌을 준다.

근데 그런 잔인한 장면을 빼면 남는 게 없을 정도로 스토리와 캐릭터가 부실하다.

일단, 메인 스토리가 할로윈 데이 때 10대 청소년들이 폐공장에 들어가 놀다가 참극을 겪는 것이라 시작부터가 존나 뜬금없고. 이때 주인공 일행 이외의 캐릭터들이 길다가 폐공장을 우연히 지나쳐 그 안에 들어갔다가 살해당해서 앞뒤 맥락 없이 진행하고 있다.

주요 출연자들도 연기 경험이 적거나, 아예 없어서 이 작품이 첫 출연인 신인 배우들이라 모두 하나 같이 발연기를 해서 본편 스토리의 몰입을 방해한다.

본작의 빌런인 바니걸 살인마는 10대 때 원치 않는 임신을 했는데 남자 친구가 바람을 펴서 잔혹하게 살해하고, 그로부터 18년 후. 할로윈 데이날 10대 아이들을 폐공장에 유인해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바니걸 복장을 했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 특징이나 개성이 없다.

바니걸 복장의 슬래셔 무비 살인마라는 설정은 확실히 전대미문이라서 그것만 보면 솔깃할 수 있지만, 정작 작품 내에서는 잘 살리지 못한 느낌이다.

단순히 사건이 벌어진 날이 할로윈 데이라서, 바니걸도 할로윈 데이 의상으로서 입은 것뿐이지. 바니걸 복장 자체에 어떤 사연이 있는 건 아니라서 그렇다. 즉, 굳이 바니걸 복장을 하고 나올 필요도 없다는 말이다.

복장을 떠나서 캐릭터가 가진 비하인드 스토리도 본편 스토리 진행에 따라서 차근차근 밝혀지는 게 아니라, 과거 회상을 두 개로 쪼개서 하나는 인트로. 다른 하나는 중반부에 쑤셔 넣고선 선 과거 회상 후 내용 설명을 하고 있어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과정이나 결과가 세밀하지 못하다.

사건의 공범 반전이 중요성이 높은 것에 비해 너무 빨리 드러나는데다가, 배우의 발연기와 부실한 스토리 때문에 반전이 나와도 재미가 없다.

‘오, 마이 갓! 저런 반전이!’ 이게 아니라, ‘음. 반전이구나. 그래서 뭐?’이런 반응이 절로 나오게 한다.

배경이 폐공장인데 이게 말이 좋아 공장이지, 규모 자체는 공장이라고 보기 민망할 정도로 작아서 작중 인물의 행동반경이 대단히 좁기 때문에. 살인마를 피해 달아나면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여도, 문 하나 사이를 두고 이쪽 방에서 저쪽 방으로 넘어가는 수준이라서 슬래셔 무비로서의 긴장감이 너무 떨어진다.

살인 사건 종결 후 1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 엔딩은 쓸데없이 긴 롱테이크가 나오는데. 여주인공이 자고 일어나 샤워를 하고 아기 분유를 준비하고 가족하고 통화를 하는 일상적인 내용이 5분 넘게 쭉 나오다가, 배드 엔딩 반전이 툭 튀어나와서 끝장나게 지루하면서 식상하기까지 하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건 엔딩 이후 배우 캐스팅롤이 지나간 다음, 90년대 홍콩 영화처럼 배우와 스텝들이 영화 촬영하는 장면을 보여준 뒤 엔딩 스텝롤로 넘어가는 것 정도 밖에 없다.

결론은 비추천. 바니걸 복장을 한 슬래셔 무비의 살인마란 설정만 그럴 듯 할 뿐. 본편 내에선 설정을 잘 살리지 못하고 캐릭터 묘사와 스토리가 부실하고 연기 경력 적은 배우들의 발연기 때문에 몰입도가 떨어지는데, 2000달러라는 저예산에 비해 고어 수위가 높아서 쓸데없이 잔인하기만 한 작품이다.


덧글

  • 더카니지 2019/07/04 22:03 # 답글

    제작비가 2천달러면 그래도 수익은 꽤 났겠군요
  • 잠뿌리 2019/07/05 15:49 #

    홈비디오 수준의 TV용 영화라서 제작비가 저렴한 만큼 흥행도 망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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