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쇼 2 (Creepshow 2.1987) 스티븐 킹 원작 영화




1987년에 ‘마이클 고닉’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 호러 영화. 1982년에 ‘조지 로메로’ 감독이 ‘스티븐 킹’ 원작 단편을 영화로 만든 ‘크립쇼’의 후속작이다. 이번 작도 역시 스티븐 킹의 단편을 원작으로 삼았고, 조지 로메로가 각본, 톰 사비니가 특수효과를 맡았다.

내용은 한 작은 마을에서 어린 소년 ‘빌리’가 배달 트럭을 기다리다가 ‘크립쇼’ 최신호를 받아 읽어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전작은 5가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본작은 3가지 단편으로 줄었다. 대신 오프닝 때 나온 꼬마 빌리 이야기가 3가지 단편이 끝날 때마다 막간극으로 들어가 독립적인 단편이 되어 사실상 4가지 단편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인 3가지 단편은 ‘올드 치프 우든 헤드(늙은 추장 우든 헤드)’, ‘래프트(뗏목)’, ‘히치하이커’다.

‘늙은 추장 우든 헤드’는 미국 남서부에 있는 ‘데드 리버’라는 작은 마을에서 수십 년 동안 잡화상점을 운영하면서 우든 헤드라 이름 붙인 아메리카 인디언 목각상을 관리해 오던 노인 부부가, 현지 인디언 추장인 ‘벤자민 화이트문’으로부터 그동안 인디언 주민들이 외상진 걸 나중에 갚을 때까지 부족의 보석을 맡기겠다는 약조를 받았는데. 그날 밤에 벤자민의 조카 샘이 두 친구를 데리고 상점에 침입해 강도질을 한 끝에 노인 부부가 사망하고. 부족의 보물마저 훔쳐가자 우든 헤드 목각상이 살아 움직여 복수하는 이야기다.

이야기 자체를 놓고 보면 인디언 목각상의 복수를 그린 권선징악이라서 좀 평범하지만, 몰락한 마을을 떠나지 않고 계속 상점을 운영하며 주민들에게 도움을 준 대인배 노인 부부와 가난해도 긍지를 잃지 않고 부족의 보석까지 맡긴 인디언 추장을 배신한 양아치 젊은이들의 악행이 선악 대비를 이루어 몰입도를 높여주고. 자신의 긴 머리를 유난히 자랑하던 샘이 우든 헤드에게 끔살 당한 후 두피가 벗겨져 전리품 취급 받는 결말이 깔끔한 복선 회수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아쉬운 건 우든 헤드가 살아 움직여 복수한다는 내용인데 정작 작중에서 우든 헤드가 움직이는 모습을 극히 제한적으로 보여준다.

샘의 친구인 앤디, 팩트의 최후 때는 흉기와 그림자만 나오는 수준이고. 샘을 해치울 때 전신 풀샷이 나오긴 하나 출현 분량이 극히 짧다.

‘뗏목’은 ‘디크’, ‘레버른’, ‘랜디’, ‘레이첼’ 등의 4명의 남녀 대학생이 마을에서 떨어진 황량한 호수에서 수영을 하던 중. 호수 한 가운데에 떠다니는 뗏목을 발견해 거기에 올라탔는데 그때 기름 찌꺼기 같은 검은 유동성 액체 같은 생물체한테 습격을 받아 떼죽음을 당하는 이야기다.

호수에 수영하러 갔는데 밑도 끝도 없이 괴물이 튀어나와 사람을 습격하고. 괴물 출현 떡밥은 단순히 수영 금지 팻말만 달려 있는 걸로 퉁-치고 넘어가며, 작중 인물들도 4명이나 되지만 단순히 괴물의 피해자로 끔살 당하는 것만으로 나와 캐릭터의 이야기라고 할 것도 마땅히 없어서 내용 자체는 3가지 단편 중 가장 부실하다.

하지만 사실 공포도 자체는 늙은 추장 우든 헤드보다는 낫다.

그게 호수 한복판에 있는 뗏목에서 고립된 주인공 일행이, 뗏목 주위를 맴보드는 액체 괴물한테 습격당한 상황인데. 이 액체 괴물이 때로는 뗏목 틈 사이로 솟구쳐 올라와 사람을 집어 삼키듯 휘어감아 검은 기름 찌꺼기 같은 걸로 뒤덮어 물속에 도로 빠지면서 슬라임 계열의 크리쳐가 가진 공포를 잘 묘사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슬라임보다는 슬라임의 상위 계체인 블랙 우즈에 가깝겠지만)

이야기 자체는 부실해도 액체 괴물 묘사는 볼만한 편이라 크리쳐물로서 참고할 만하다.

‘히치하이커’는 부유한 변호사 남편을 둔 ‘애니 랜싱’이 남편 몰래 바람을 피다가, 남편과 약속이 잡혀서 급하게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던 중. 한밤중의 산길 고속도로를 질주하다가 우연히 히치하이커를 치어 죽였는데.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뺑소리를 쳤다가 자신이 죽인 히치하이커의 유령에 씌이는 이야기다.

뺑소니범이 피해자의 귀신에 씌여서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것으로 내용 요약이 가능한데. 그것만 보면 딱 귀신물 같지만.. 실제로는 좀비물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그게 피해자의 유령이 생전의 모습을 유지한 게 아니라 죽은 모습 그대로 나왔다가, 유령이 차에 매달리고, 다시 차에 깔리고 치이고. 총까지 맞으면서 시체가 훼손되어 점점 더 망가진 모습으로 나와서 그렇다.

인간의 원형에서 시작해 피투성이 해골로 점점 변하는데 제작비 중 특수효과/특수분장에 책정된 비용을 여기에 올인한 것만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뺑소니 사건의 피해자가 유령이 되어 달라붙는 게 순식간의 일이라서, 단편이라고 해도 이야기 호흡이 너무 빠른 게 아닌가 싶지만. 여주인공 애니가 유령을 떨쳐내기 위해 발악하며 차를 운전해 달리는 극 전개가 나름 긴장감이 있어서 3가지 단편 중에 제일 볼만 하다.

막간극인 꼬마 빌리의 이야기는, 빌리가 동네 불량배한테 괴롭힘을 당하다가 식충 식물로 복수하는 이야기인데. 작중 빌 리가 첫 등장할 때는 실사 배우가 나오지만, 그 이후로 막간극까지는 전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눈길을 끈다. 실사, 애니메이션의 합성은 아니고 실사 영화에 부분적으로 애니메이션 파트가 들어간 것이다.

다만, 애니메이션이라서 눈길을 끈 것 분이지. 해당 에피소드 자체의 재미는 그저 그런 편이다. 독립적인 단편이라고 해도 막간극이라서 이야기의 볼륨이나 스케일이 정식 단편에는 미치지 못해서 그렇다.

애니메이션으로서의 퀼리티는 작화, 연출, 캐릭터 디자인 등 전반적인 부분으로 볼 때 그리 높은 편은 아닌데, 빌리의 표정이 굉장히 사악하게 묘사돼서 그 부분은 인상적이다. (본편의 화자는 엄연히 크리프트인데 눈에 띄는 건 빌리라서 본작의 씬 스틸러가 됐다)

결론은 평작. 전작과 마찬가지로 수록된 단편이 전반적으로 좀 평범하긴 하나, 그래도 최소한 지루한 내용은 없는데. 전작이 단편 5개 구성이 본작에서 단편 3개 구성이 되어 작품 자체의 볼륨이 줄어들었고.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예산 부족의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이 좀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전작에서 에필로그에서 크립쇼 잡지를 발견한 청소부로 카메오 출현했던 ‘톰 사비니’가 본작에서는 아예 ‘크리프트’ 배역으로 출현한다. (특수분장 담당인데 본인이 쓸 크리프트 분장도 손수 제작한 듯 싶다)

히치하이커편에서 사고 현장에 뒤늦게 나타난 트럭 운전수 역으로 ‘스티븐 킹’이 카메오 출현한다.

덧붙여 본래 본작은 처음에는 전작과 같이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될 예정이었다가 영화 예산 문제로 2개가 제외됐는데. 그게 ‘핀폴’과 캣 프롬 헬‘이다. ’캣 프롬 헬‘은 대부호가 암살자를 고용해 고양이를 없애려다가 역으로 당하는 이야기로 이후 또 다른 옴니버스 호러 영화인 ’공포의 3일 밤(1990)‘에서 두 번째 단편으로 수록된다.


덧글

  • 시몬벨 2019/07/02 00:49 # 삭제 답글

    '뗏목'은 원작소설을 재밌게 봐서 그런지 영상도 재밌게 봤습니다. 특히 마지막부분에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것처럼 보인 반전이 기억에 남네요.
  • 잠뿌리 2019/07/02 14:22 #

    스티븐 킹 단편 원작 영화인 만큼 원작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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