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엘더 블레이즈 (エルダーブレイズ.1998) 2020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8년에 ‘日本クリエイト(니혼 크리에이트)’에서 Windows 95용으로 만든 로그 라이크 게임. 한국에서는 1999년에 수입되어 정식 한글화되어 발매됐다. 제작사가 이름만 들으면 좀 생소할 수 있는데 3x3 아이즈 삼지안변성, 흡정공주, 전륜왕환성 등을 만든 곳이고 해당 작품들은 전부 한글화되어 출시되었기에 알고 보면 은근히 친숙한 곳이다.

내용은 어느 기사단의 입단 시험에 합격한 견습 기사인 주인공(플레이어 캐릭터)이 그 소식을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전하기 위해 돌아가던 길에 어느 마을에서 동쪽 황야에 있는 폐허에 밤마다 불빛이 보인다는 기묘한 소문을 듣게 됐는데, 그게 폐허의 미궁 깊숙한 곳에 전설의 보물 ‘엘더 블레이즈’가 숨겨져 있는 것이라 그것을 찾아 미궁 탐사에 나서는 이야기다.

본작은 게임 시점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1996)’를 연상시키는 2D 쿼터뷰 시점이고, 실제 키보드 마우스 겸용이지만 마우스 원 클릭으로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서 게임 인터페이스도 디아블로를 따라가고 있다.

직업도 디아블로에서 ‘파이터’, ‘아쳐’, ‘위저드’가 있던 걸 본작에서 ‘시프’만 새로 추가했다.

다만, 디아블로는 게임 시작 전에 플레이어 캐릭터의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는 반면. 본작은 무조건 노비스(견습기사)로 시작했다가 던전 내 신전에서 직업 보석을 입수하여 지상으로 귀환해야 클래스 선택이 가능하며, 직업 별 특성도 확실하게 나뉘어져 있다.

파이터는 체력, 공격력, 방여력 등의 물리적 능력치가 높고 대부분의 무기/방어구를 장비할 수 있고. 아쳐는 활로 원거리 공격을 하고 던전 내에 있는 적의 위치 파악과 스콰이어한테 특수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위저드는 전 클래스 중 가장 많은 종류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고. 시프는 근접한 적에게 아이템을 훔치거나, 소리 없는 걸음으로 잠든 적을 깨우지 않고, 아직 가보지 않은 장소에 어떤 아이템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클래스별 전용 스킬은 CH(피로도)를 소비해서 쓰는 것이라 함부로 난사할 수 없다.

직업 보석은 신전에서 각 클래스의 동상과 접촉했을 때 한 번에 1개씩 밖에 입수할 수 없고. 또 그걸 입수한 직후 지상으로 강제 귀환되기 때문에 4가지 직업 보석을 전부 얻으려면 던전 탐사와 귀환을 반복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리고 디아블로는 핵 앤 슬래쉬 RPG 게임의 대명사가 될 만큼 액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본작은 액션보다 오히려 던전 크롤 같은 로그 라이크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전투부터가 디아블로는 실시간으로 벌어져 공격 속도의 개념이 따로 있을 정도인데. 본작은 로그 라이크식이라서 실제 몬스터와 마주쳐 전투가 벌어지면 턴제 RPG 게임처럼 공격과 이동을 포함한 행동을 한 번씩 서로 주고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원거리 공격을 하면 적이 피격 당하면서도 한발씩 움직여 다가오기 때문에, 이동하면서 사격하는 ‘런앤건’이나, 치고 빠지는 ‘인파이터’ 전술 같은 건 사용할 수 없다.

화면 우측 상단에 표시된 서치도 디아블로와 다른 점이다. 이건 플레이어 캐릭터를 중심으로 해서 탐색 범위가 8 방향에 칸 단위로 뻗어나가는 것으로 해당 범위 안을 문자 그대로 탐색하는 거다. 숨겨진 것을 발견하거나, 아이템, 적을 탐지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서치 기능에 해당한다.

던전은 총 61층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한 번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위층으로 다시 올라갈 수 없고, 또 중간 세이브만 지원하고 있어서 세이브하려면 타이틀로 돌아가야 된다.

몬스터에게 죽거나, 굶어 죽거나, 혹은 직업 보석 입수, 리터닝 스크롤 등을 사용해 지상으로 귀환하면 레벨, 돈, 아이템이 전부 리셋된다.

정확히, 레벨은 1레벨. 돈은 0으로 초기화되고. 아이템은 현재 장비 중인 아이템과 후술할 ‘스콰이어’한테 먹이로 던져주어 스콰이어 스톡에 저장한 아이템만 가지고 올 수 있다.

리셋 자체보다는, 지상으로 귀환할 수단이 직업 보석 얻는 것 이외에는 리터닝 스크롤 사용 밖에 없어서 그 부분이 좀 빡세다. 귀환 수단의 제한이 큰 게 난이도 상승에 일조한다.

리셋되지 않는 건 던전 탐사 횟수/내려간 던전 층수/몬스터 퇴치 숫자 정도이고, 랭킹 카테고리에서 던전 탐사 결과가 표시된다.

실제로 발매 당시에는 인터넷으로 랭킹과 올 클리어 플레이어를 발표해서 제작사 홈페이지에 기록으로 남았는데 나온 지 벌써 21년 전 게임이라서 현재는 지원하지 않는다.

매 플레이마다 맵, 몬스터, 아이템 배치가 랜덤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던전 탐사의 난이도가 운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리셋 특성을 고려해서 시프 클래스를 선택해 아이템을 훔치고 스콰이어한테 먹여서 스톡 저장을 한 다음 지상으로 귀환해서 스톡 창고를 두둑히 채우고. 클리어를 목표로 하는 던전 탐사라면 스콰이어 조종이 가능한 아쳐로 공략하는 게 수월해서 여러 클래스를 번갈아가며 플레이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단, 파이터는 물리적 능력치는 높지만 그만큼 공복도도 빨리 떨어져 연비가 좋지 못하고. 마법사는 마법 공격이 강하지만 피로도 소비란 리스크가 있고 물리 공격이 너무 약해 레벨 올리기가 쉽지 않아서 둘 다 상급자용 클래스다.

‘스콰이어’는 이름을 자유롭게 지을 수 있지만, 스콰이어란 명칭 자체가 생물체 이름으로 이름의 어원은 기사의 종자를 뜻하는데 실제로 나온 건 인간이 아니라 마법 생물체다.

스콰이어는 수동 조작이 불가능하고, 자동으로 움직이는데, 공격/방어의 그래프를 조정해 행동 우선 순위를 결정할 수 있다.

스콰이어도 레벨업하고 자체 스킬을 익히지만, 레벨업 및 스테이서트 수치 표시가 따로 되지 않는다. 지상으로 귀환했을 때 스콰이어의 상태도 초기화되는데. 그래도 이쪽은 귀환하기 전까지(사망 포함) 올린 레벨을 기준으로 삼아 수정 포인트가 주어져 던전 탐사를 재개할 때 AP(공격력)/DP(방어력)/SP(기술) 등의 3가지 능력치를 포인트로 올려서 스타일을 변형시킬 수 있다.

스콰이어가 가까이 있을 때 스톡창의 장비/아이템에 마우스 커서를 데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뜨는 커맨드 중 ‘먹인다’를 선택하면, 해당 장비/아이템을 스콰이어한테 먹이로 던져주어 스콰이어 스톡에 저장할 수 있다. 이렇게 저장한 아이템은 지상으로 귀환했을 때 창고 스톡으로 옮겨져서 던전 탐사를 재개하기 전에 스톡 카테고리에서 기존에 저장한 장비를 옮길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스콰이어 스톡에 넣은 아이템은 던전 탐사 도중에는 자유롭게 꺼낼 수 없고. 스콰이어가 생명력이 다 떨어져 죽으면 그동안 먹인 아이템을 몽땅 떨군다는 것이다. 즉, 스톡 하나 분량이 폭파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장비 슬롯은 무기/방패/갑옷/반지x2가 있다. 한손검은 방패와 함께 착용할 수 있지만, 양손검을 들면 방패를 사용할 수 없다.

무기와 방어구에는 각각 내구도가 존재해서 내구도가 0이 되면 장비가 파괴되어 소실된다. 내구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수리 기능이 있는 스크롤을 사용하거나, 모험가 상점에서 돈을 주고 고치는 수밖에 없다.

헌데, 수리 마법 스크롤은 잘 안 나오고. 모험가 상점의 수리 서비스도 드물게 나오기 때문에 결국 내구도 복구해서 쓰기 힘든 환경이다.

그래서 좋은 무기 하나를 오래오래 쓰는 게 아니라. 무기가 좋든 나쁘던 간에 내구력 다 떨어질 때까지 쓰고. 새로운 무기로 장비를 교체하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소비형 아이템은 스크롤, 물약, 음식의 3종류가 있다.

스크롤은 의외로 화면 전체 범위의 소환 마법이 많고 이펙트도 생각 이상으로 화려하다.

모든 장비/아이템은 처음 얻은 시점에서 미감정 아이템으로 취급되는데, 직접 장비를 하는 것, 실제로 사용하는 것. 감정 마법 스크롤을 쓰는 것 등으로 감정하여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근데 장비 중 저주 받은 장비는 한 번 장비하면 해체할 수 없고, 심지어 능력치 하락 패널티가 붙을 때도 있으며, 소비형 아이템도 한 번 쓰면 없어지니 필요한 순간 제때 사용하지 못하면 그것도 또 문제라 감정을 안 하고 그냥 쓰기에는 리스크가 좀 있다.

능력치 중 ‘HNG(공복도)’라는 게 있는데 이건 빵, 고기, 몬스터 고기 등의 음식을 먹으면 채울 수 있다.

공복도는 이동을 할 때 자동으로 감소한다. 공복도가 낮으면 먼저 힘이 떨어진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공격력이 하락하고, 공복도가 바닥을 드러내 0이 되면 그때부터 생명력이 자동으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당연한 거지만 이때 생명력이 0이 되면 죽는데 사인도 굶어 죽었다고 뜬다.

빵은 공복도/피로도 50% 회복, 고기는 공복도/피로도 100% 회복, 몬스터 고기는 공복도/피로도 100% 회복이지만 일정한 확률로 배탈이 나서 생명력이 감소할 수도 있다.

NPC도 있는데. 일반 층에서 만나는 모험가 NPC는 접촉했을 때 자동으로 대화가 가능하고, 아이템 교환, 스콰이어 레벨업 or 플레이어의 장비 강화(실패하면 스킬 리셋과 장비 내구도 하락), 특정 아이템 판매, 돈을 투자하면 백지 스크롤에 숨겨진 효과를 알려주는 것, 다음 상점이 나오는 층까지 동행 등등. 소소한 이벤트도 발생한다.

5개 층 단위로 나오는 ‘미스틱 플로워’라는 특수한 층에서는 직업 보석을 얻는 신전이나 모험가 상점으로 들어갈 수 있다.

모험가 상점은 여관을 겸하고 있어서 100골드를 내면 생명력/공복도/피로도를 전부 회복할 수 있고. 또 장비와 아이템을 매매할 수 있다.

가끔 여관에서 돈을 주고 장비를 수리하는 서비스를 지원하기도 하는데. 그때는 또 여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서 좀 난감하다. (이왕이면 둘 다 지원 좀 해주지)

상점에서 판매되는 장비/아이템은 바닥에 정렬되어 있는데. 가까이 가서 아이템을 주우려고 할 때 돈을 내고 구입할 수 있다.

이때 ‘스틸’이라고 훔치기 커맨드도 뜨는데. 훔치는 것도 성공, 실패 확률이 있다. 둘 중 어느 것이 됐든 간에 주인한테 걸리면 적으로 돌변해서 공격해 온다.

상점주인 이외에 다른 모험가 NPC들도 타겟팅하면 공격할 수 있는데, NPC를 죽이면 ‘살인자’ 칭호가 붙어서 이후에 다른 NPC와 대화할 수 없게 된다.

살인자 칭호를 없애려면 상점 주인한테 돈을 줘야 한다.

칭호는 살인자만 있는 게 아니고 던전 탐사 때의 행적에 따라 새로운 칭호가 붙는다.

예를 들면 슬라임 계열의 몬스터를 많이 퇴치하면 ‘슬라임 킬러’라는 칭호가 붙는다.

게임의 최종 목표는 엘더 블레이즈를 입수해 지상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엘더 블레이즈 자체는 지하 26층에서 얻을 수 있고. 이걸 가지고 지상을 향해 1층씩 올라가야 한다.

이때부터는 ‘몬스터 하우스’라고 해서 층별로 몬스터가 우글거리는 구간이 나타나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지하 27층으로 더 내려가면 최종적으로 지하 61층에 도달할 수 있고, 최종 보스인 ‘킹 드래곤’을 만날 수 있다.

그밖에 명색이 던전이라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절벽에서 공격당해 넉백 효과로 밀려나면 아래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거나, 성스러운 마법진을 발견해 접촉하면 플레이어가 회복되고, 스콰이어가 죽은 상태라면 부활하며, 보물 상자 중에 미믹이 섞여 있어 덤벼드는가 하면, 적 몬스터가 역으로 돈이나 아이템을 훔쳐가고 다양한 상태 이상 공격을 걸어오는 것 등등. 파고들만한 요소가 꽤 많다.

결론은 추천작. 언뜻 보면 디아블로의 아류작 같지만 실제로는 디아블로 같은 핵 앤 슬래쉬 액션 RPG 게임이 아니라, 각 잡고 제대로 만든 로그 라이크 게임으로 일본 게임 중에서는 보기 드문 장르적 유니크함이 있고. 레벨/아이템 초기화와 중간 세이브 지원으로 게임 난이도가 다소 높긴 하지만, 자동 맵 생성 시스템으로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맵과 배치가 바뀌고 각각의 특성이 명확히 다른 4가지 클래스의 존재와 자잘한 이벤트 등등. 파고들만한 요소가 많아서 다회차 플레이를 요구하면서도 쉽게 질리지 않게 만들어 재미있는 작품이다. 게임 인터페이스가 쾌적했으면 수작이 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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