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스토커즈 (Darkstalkers.1995) 2019년 애니메이션




1994년에 CAPCOM에서 아케이드용으로 만든 동명의 대전 액션 게임을, 1995년에 미국의 ‘그라츠 엔터테인먼트’와 CAPCOM USA 공동 제작으로 전 13화로 완결된 TV용 애니메이션. (그라츠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만들었다)

내용은 외계인 ‘파이론’이 악한 다크 스토커들을 거느리고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나서고, 대마법사 멀린의 후예인 ‘해리’와 선한 다크 스토커즈가 그에 맞서 싸우는 와중에, 선과 악에 상관없이 다크 스토커즈는 무조건 사냥하겠다는 뱀파이어 헌터까지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작은 일본 게임인데 본작은 미국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캐릭터 디자인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나라 간의 정서의 차이가 절실히 느껴질 정도로 캐릭터 디자인이 서구화됐는데. 이 퀼리티가 상상 이상으로 떨어져서 엄청난 이질감을 안겨준다.

전반적인 캐릭터 디자인이 왜 이렇게 그렸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망가져 있어서 원작의 퀼리티 높은 그림을 생각하면 컬쳐 쇼크를 느낄 수 있다.

당연한 거지만, 주요 설정과 스토리가 원작과 전부 다르다. 그게 모두 하나 같이 원작 파괴적이라서, 원작의 재해석의 수준이 정말 끔찍하다.

원작의 주인공인 ‘데미트리’는 본작에서 매 화 인트로 뱅크 씬에서도 주인공처럼 나오지만 실제 본편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이 따로 있다.

데미트리, ‘모리건’, ‘아나카리스’, ‘비샤몬’은 원작의 최종 보스인 ‘파이론’의 부하들로 나온다.

파이론은 원작에서 본 모습이 우주 규모로 거대해서 지구가 아주 작은 별로 보이게 할 정도로 초월적인 존재인 반면. 본작에서는 그냥 일반 사이즈로 고정됐고 능력도 원작에 비해 대폭 너프됐으며, 뜬금없이 우주전함을 타고 다닌다.

거기다 파이론이 ‘테라몬’이란 형제가 있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생긴 게 황금색 파이몬에 동공 있는 눈하고 입을 추가한 버전으로 진짜 성의없게 디자인됐음에도 불구하고. 강하다는 설정이 들어가 파이론이 동생 앞에 쪽도 못 쓰는 쭈구리로 만들어 버리는 게 마지막 화에 나와서 원작 파괴의 정점을 찍는다.

‘아나카리스’는 원작에서 캐릭터 성능과 연출이 트리키하지만, 카리스마 있고 왕의 위엄 있었던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미이라였는데. 본작에서는 완전 개그 캐릭터로 전락해서 피라미드를 타고 도시 상공을 날아다닌다.

원작에서 생전과 사후 가리지 않고 잘나가던 록가수 기믹이 있던 ‘로드 랩터(원작의 쟈벨)’는 본작에서 실패한 가수로 나와서 안 좋은 취급을 받는다.

‘펠리시아’, ‘빅 풋(원작의 서스쿼치)’, ‘존 텔바인(원작의 가론)’, ‘빅터’ 정도가 주인공 일행으로 파이론 일당과 맞서 싸우고. ‘리쿠오(원작의 올바스)’는 이상할 정도로 호구로 나와서 나올 때마다 험한 꼴을 당한다.

이상하게 레이져 빔에 꽂혀서 프랑켄슈타인의 크리쳐인 빅터와 좀비 로드 랩터가 각각 레이져 블래스트/기타 레이져 빔 같은 걸 쏴 댄다.

마지막 에피소드가 나올 때쯤에는 적으로 나온 애들이 다 아군화되기는 하나, ‘비샤몬’은 그보다 한참 전에 중간 에피소드 쯤에 아군화되는데. 원작에서는 갑옷에 귀신이 깃들어 있다는 설정이 본작에서는 검에 귀신이 깃든 것으로 변한 데다가, 그 검이 원작의 일본도가 아니라 서양의 브로드 소드라서 갑옷은 일본인데 검은 중세 유럽이 되어 버렸다.

다크 스토커즈 리벤지(뱀파이어 헌터)에서 새로 추가된 캐릭터인 강시 ‘흐시엔 코(원작: 레이레이)’는 본작에서 쌍둥이 언니인 ‘링링’이 삭제되어 혼자 나오는데, 강시의 아이덴티티였던 파란 피부가 본작에서는 보통 사람의 피부로 바뀌었고. 소매 속에 철조(아이언 크로우)를 감춰서 사용하는 것이 강철 손으로 바뀌었다.

도노반은 원작처럼 각종 신을 소환해서 싸우는데, 정작 마검 ‘다이레크’가 일반 검처럼 변해서 마검 설정이 실종됐고, 도노반에 데리고 다니는 소녀인 ‘아만다(원작: 아니타)’가 금발로 바뀌었다.

‘위칠(원작의 포보스)’은 고대 마야 문명에서 만들어낸 수호 로봇이란 원작의 설정에서, 아즈텍 문명이 만든 로봇이란 설정으로 바뀌었는데. 마야인의 후손인 ‘세실’이라는 소년을 지키는 설정이 사라졌지만 기본적으로 파이론을 비롯한 다크 스토커즈와 대립하는 고대 문명의 로봇이란 설정을 유지하고 있어서 다른 캐릭터처럼 망가지지는 않았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상향을 받은 건 ‘펠리시아’ 밖에 없는데. 펠리시아 단독으로 버프를 받은 게 아니라, 작중 펠리시아의 포지션이 무려 히로인이라서 히로인 보정을 받게 된 것이다.

정확히는, 펠리시아가 본작의 오리지날 캐릭터의 선조 때부터 계약을 맺은 수호자가 됐기 때문에 비중이 올라간 거다.

본작의 오리지날 캐릭터는 ‘해리 그리모어’라는 금발 안경남으로 본작의 모든 에피스도에 주역으로 나오는 주인공이다.

해리 그리모어는 대마법사 멀린의 후예이자, 마법서 그리모어를 저술한 엘리야 그리모어의 자손이기도 해서 마법을 사용하며, 펠리시아을 수호자로 삼고 있다.

모리건도 그냥 서큐버스가 아니라 ‘모건 르페이’의 자손으로 마법의 혈통을 가지고 있어 해리를 꼬셔서 마법사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것 등등. 해리를 중심으로 재편된 캐릭터가 꽤 있다.

문제는 다크 스토커즈의 아이덴티티가 어둠의 마물들이 박터지게 치고 받고 싸우는 것인데. 존나 뜬금없이 인간 마법사가 튀어 나와서 주인공이 되면서 마법과 컴퓨터 기술을 동원하여 사건을 다 해결하니 마물들이 쩌리화됐다는 거다.

해리를 주인공으로서 너무 편애한 나머지 다크 스토커즈들을 전반적으로 허접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원작의 골수 팬들이 보면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질 수도 있다.

본편 스토리 자체도 원작은 마물이 주역인 만큼 스토리도 암울하고 진중했던 것에 비해, 본작은 스토리가 상대적으로 밝지만 가볍게 변해서 인간 마법사 주인공이 활개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서 뭔가 좀 근본적으로 잘못된 느낌을 준다.

성인물 등급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대상 연령층이 다른 원작 게임에 비해 비교적 높은 다크 스토커즈(뱀파이어)의 IP를 가지고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 자체가 근본적인, 그리고 치명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건 단순히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으로 원작 파괴 수준의 졸작으로만 남는 게 아니라, 원작의 제작사인 CAPCOM에게도 흑역사 중에 흑역사로 남을 거다.

결론은 비추천. 캐릭터, 설정, 스토리. 모든 게 다 원작 파괴 수준이고, 작화 수준이 너무 낮아서 헛웃음을 유발할 정도이며, 오리지날 주인공 캐릭터를 지나치게 밀어주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캐릭터들을 망가트려 캐릭터 운용도 최악 중에 최악이라서 작품 전반의 완성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낮은 관계로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 사상 최악의 랭킹에 올라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문제적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제작 당시 CAPCOM의 라이센스 담당 이사인 ‘아이다 준’이 다크 스토커즈에 유령 같은 캐릭터들이 나오니 80년대에 나왔던 고스트버스터즈 TV 애니메이션판 감각으로 만들어 어린이를 대상으로 대히트칠 것임을 확신한다는 멘트를 한 게 기록으로 남아 있다.


덧글

  • 시몬벨 2019/06/25 02:04 # 삭제 답글

    capcom usa 에서 만든 미국판 스트리트파이터 TVA도 있죠. 다행히 그건 이 정도까지 망작은 아닙니다. 샤돌루 소속이었던 사가트가 개심해서 베가를 적대하거나 파이널파이트와 콜라보도 하는 등(코디, 가이도 당연히 등장) 꽤 흥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 잠뿌리 2019/06/25 13:31 #

    그 스트리트 파이터 TVA판도 그라츠 엔터테인먼트에서 캡콤 USA랑 공동으로 만들었죠. 이거보단 좀 나을 것 같습니다.
  • 블랙하트 2019/06/25 10:32 # 답글

    일본에서 2편인 뱀파이어 헌터를 OVA로 만든게 원작의 이해도가 높은 추천 작품이죠.

    https://darkstalkers.fandom.com/wiki/Darkstalkers:_The_Night_Warriors_(comic)

    https://darkstalkers.fandom.com/wiki/Street_Fighter_VS._Darkstalkers

    미국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코믹스 시리즈를 그린 UDON COMICS에서 다크 스토커즈 시리즈도 코믹스화 했는데 2권에서 소드마스터 야마토 결말로 급작스럽게 끝나버렸습니다. 결말에서 리리스와 제다가 등장하면서 뱀파이어 세이버 암시가 나왔었는데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 VS 다크 스토커즈' 코믹스로 완결을 내기는 했더군요..
  • 잠뿌리 2019/06/25 13:32 #

    http://jampuri.egloos.com/3754475 <- 십수년 전에 봤는데 캐릭터 비중 배분은 좀 아쉽긴 하지만, 비주얼, 연출은 일품이었죠.
  • 먹통XKim 2019/06/26 09:26 #

    이건 한국에서 더빙되어 방영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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