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디언: 키스 오브 더 비스트 (Meridian: Kiss Of The Beast.1990) 요괴/요정 영화




1990년에 풀문 픽쳐스에서 ‘찰스 밴드’ 감독이 만든 로맨틱 호러 영화. 찰스 밴드 감독은 풀문사에서 ‘사탄의 인형’, ‘퍼펫 마스터즈’ 시리즈를 만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 비디오로 출시되었을 때 번안된 제목이 ‘자오선’이라서 좀 뜬금없는데. 일단 Meridian을 한역한 뜻이 ‘자오선’으로 천구상에서 관측자를 중심으로 지평선의 남북점, 천정, 천저를 지나는 선을 자오선이라고 부르는 뜻이지만, 실제 작품상의 내용은 그것과 전혀 관련이 없다. (애초에 원제의 부 제목이 ‘야수의 키수’인데 ‘자오선’이 원제라면 부제랑 전혀 안 맞잖아!)

내용은 소조 제작자인 ‘캐서린’이 돌아가신 부모님으로부터 이탈리아의 한 고성을 상속 받게 됐는데, 고미술품 복원가인 친구 ‘지나’가 미술품 복원을 위해 이탈리아에 가야 해서 자신이 상속 받은 고성에서 함께 지내게 됐는데. 벌건 대낮에 마을에서 열린 서커스 공연을 보고 서커스 단원들을 고성에 초대했다가 저주 받은 쌍둥이 형제와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미녀와 야수’를 성인 대상의 호러 영화로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녀와 야수의 사랑이 원작 동화처럼 아름다운 게 아니라, 그 과정이 뭔가 되게 삐뚤어져 있고 작위적이라서 로맨스의 밀도가 높지는 않다.

기본적인 설정은 기괴한 서커스를 이끄는 단장이자 마술사 ‘올리버’와 철가면을 쓴 석궁 사수 ‘로렌스’는 쌍둥이 형제인데 여주인공 캐서린의 고모 오드리와 로렌스가 사랑에 빠지지만, 조부이자 성주인 할아버지한테 저주를 받아서, 로렌스는 사랑에 빠지면 야수로 변하게 됐고, 그 저주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죽음을 당해야 하는 것인데 쌍둥이 형제 올리버와 생명을 공유하고 있어서 올리버가 로렌스의 연인은 죽이는 것을 반복하며, 캐서린은 성주 가문의 후예로서 로렌스와 사랑에 빠지는 게 운명적인 것이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존나 애뜻한 것 같지만 캐서린과 지나에게 초대 받은 올리버 일당이 술에 수면제를 타서 두 사람을 재우고 형제가 돌아가며 두 사람을 범했는데, 운명에 이끌린 사랑이랍시고 남녀 주인공의 관계를 지순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완전 막장스러운 설정을 로맨스로 포장하고 있다. (약 먹고 강제로 범했는데 운명의 사랑이라고 포장하는 게 말이 되냐고! 게다가 로렌스의 전 연인은 캐서린의 고모 오드리인데. 가문의 운명이라며 조카랑 썸을 타다니 이게 무슨 2회차 세이브 데이터 전승도 아니고)

올리버의 서커스 단원은 서너 명 정도 나오는데 채찍 쓰는 난쟁이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배경 인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캐서린의 친구 지나도 처음에 캐서린과 함께 수면제 탄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올리버 형제들에게 범해진 뒤로는 본편 스토리에서 아무런 비중도 없는 엑스트라 캐릭터가 됐다가, 극 후반부에 미술품 복원가 컨셉을 살려서 미술품을 복원해 미래를 예측하여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캐릭터 운용의 밸런스가 완전 극단적이다.

사실 이 작품은 캐릭터와 스토리에 신경 쓴 게 아니고. 남녀 주인공의 뜨거운 정사에 올인했는데. 배드씬 자체의 분량이 그렇게 긴 것도, 자주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여주인공 캐러신 배역을 맡은 배우가 80년대 유명 에로 영화인 ‘투 문 정션(1988)’의 히로인 ‘에이프릴’ 역을 맡았던 ‘쉐릴린 펜’이라서 투 문 정션의 인기에 얹혀 가는 느낌을 준다.

90년대로 치면 ‘원초적 본능(1992)’의 ‘샤론 스톤’이 로맨틱 호러 영화에 출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호러 영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공포 포인트가 야수로 변하는 저주를 받은 로렌스여야 하는데.. 본편 스토리에서 캐서린과 운명적인 사랑을 하며 미녀와 야수를 찍고 있기 때문에, 공포의 주체가 그의 쌍둥이 형제 ‘올리버’가 돼서 뭔가 되게 시시하다.

형제 둘 다 야수로 변해서 서로 싸우는 내용이라도 들어갔으면 좀 나았을 텐데. 야수로 변하는 건 로랜스 뿐이고. 올리버는 생명 공유 이외의 패널티나 특징 같은 게 없어서 밋밋하다.

작중에 직접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도 아니고. 과거에 올리버가 해친 캐서린의 고모 귀신 정도만 나오고 땡처리해서 무서움이나 긴장감이 없다.

캐서린의 아버지, 고모 등. 가족이 귀신이 되어 나타나 위험을 경고하는 역할을 하지, 놀래켜서 무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그렇다.

호러 영화라기보다는 동화에 가까운데, 그렇다고 동화라고 보기엔 정사 씬의 비중이 쓸데없이 높아서 되게 애매한 거다.

결론은 비추천. 성인용 미녀와 야수라는 발상은 꽤 그럴 듯하지만..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과정이나 배경 설정이 막장인데 그걸 로맨스로 포장하는 작위성이 너무 강해 내용 공감이 잘 안 가고, 캐릭터 운용이 극단적이라 밸런스가 좋지 않으며, 호러물로서 봐도 악당 비주얼이 너무 시시해서 전혀 무섭지 않은데다가, 당대 유명 영화의 여배우를 기용해 그 작품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안이함마저 엿보이는 졸작이다.


덧글

  • 먹통XKim 2019/06/26 09:30 # 답글

    오래전 비디오로 빌려본 친구네에서 보고 재미 무지없다라고 했던 영화네요
  • 잠뿌리 2019/06/26 18:03 #

    재미는 없는 작품입니다. 너무 작위적인 설정과 루즈한 전개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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