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트메어 (Frightmare.1983) 언데드 영화




1983년에 ‘노먼 서더스 베인’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동명의 호러 영화가 2개나 더 있어서 각각 1974년판, 1983년판, 2000년의 개봉 년도로 분류되어 있다. (심지어 같은 이름을 링네임으로 삼은 프로 레슬러도 존재한다!)

타이틀의 뜻은 프라이트(놀람/두려움/섬뜩함)+나이트메어(악몽)의 합성어다.

내용은 왕년의 유명 호러 영화 스타였던 ‘콘래드 라즈코프’가 배우 생활 말년에 감독과 트러블을 일으키고, 학교에 방문해 강연을 하던 중 발작을 일으켜 쓰러졌다가 이후 자택에서 죽음을 맞이했는데. 그를 평소 우상으로 삼고 있던 ‘세인트’, ‘보보’, ‘이브’, ‘도나’, ‘오스카’, ‘스튜’ 등의 대학생 일행이 콘래드의 묘소에 몰래 들어가 그의 시신을 관째로 훔쳐 달아나 집에다 가져다 놓고 장난을 치던 와중에, 콘래드가 흑마술로 부활하여 자신을 우롱한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배급사는 무려 ‘트로마 엔터테인먼트’인데, 대외적으로 알려진 트로마사의 대표작(예를 들어 톡식 어벤져)이 엽기 호러의 끝을 보여주는 걸 생각해 보면 본작은 내용이 의외로 멀쩡하고, 표현 수위도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라서 타이틀 롤 때 ‘로이드 카프먼’과 트로마가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면 트로마 영화인지도 모를 정도로 소프트하다.

작중 ‘콘래드 라드조프’는 생전에 흡혈귀를 연기한 배우인데 죽음에서 부활했을 때는 언데드가 됐지만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가 아니라, 양눈의 끝을 손으로 끌어 올리는 동작을 취함으로써 염력을 발동해서 산 사람의 몸에 불을 붙이거나, 기물을 움직여 사람을 해친다. 근접 물리 전사 캐릭터가 아니라 원거리 법사 캐릭터 느낌이랄까.

콘래드는 해당 배역을 맡은 배우인 ‘페르디 마이네’의 스타일을 기본으로 삼아서 재구축한 캐릭터로 실제 페르디 마이네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박쥐성의 무도회(1977)’에서 흡혈귀 ‘크로록 백작’ 역으로 출현한 바 있고. 그 이외에도 ‘뱀파이어 연인(1977)’, ‘흡혈귀 요르가 백작 2(1971)’에 나온 바 있다. (단, 실제 필모 그래피상으로는 호러 영화 이외에도 다양한 영화에 출현했다)

겉모습은 흡혈귀인데 하는 행동은 흑마술사라서 뭔가 좀 핀트가 어긋난 느낌이 살짝 들긴 하지만, 그 때문에 단순히 흡혈 하나로 퉁-치고 넘어가는 흡혈귀식 액션에서 벗어나 맨손 물리, 무기, 염력 등등 여러 공격으로 사람들을 해쳐서 액션의 다양성이 있다.

콘래드 자체는 캐릭터 성향이 악인이라서 생전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해치는 사이코 패스에 가깝지만, 피해자가 무고한 사람들이 아니라 망자를 우롱하는 악인들이라서 나쁜 짓 하면 벌 받는다는 징악의 구도를 이루어서 콘래드의 복수가 통쾌한 구석이 있다.

후술할 캐릭터의 데드 씬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고어 수위는 별로 높지 않다 그래서 어메이징 스토리, 환상특급, 크립쇼 같은 약간 으시시하면서 기묘한 이야기 같은 느낌을 준다.

출현 배우 중 콘래드 역의 페르디 마이네 이외에 또 한 명 눈에 띄는 배우가 있다. ‘리 애니메이터’ 시리즈의 ‘닥터 허버트 웨스트’로 유명한 호러 영화계의 네임드 배우 ‘제프리 콤스’가 출현하는데 이 작품이 영화 데뷔작이다.

작중에서는 ‘스튜’라고 해서 주인공 일행 중 한 명인데 데뷔작이라서 캐릭터 비중은 딱 조연 수준이지만, 작중에 나온 인물 중에 가장 끔찍한 죽임을 당한다. 무려 ‘삼쉬르(페르시아의 외날 곡도)’에 머리가 댕겅 잘려 나가 까마귀밥이 되어 버린다.

완성도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건 비주얼보다는 스토리 쪽이다.

콘래드의 부활 관련 내용을 자세히 다루지 않고 대충 묘사한 티가 나고, 발상 자체가 좀 픽션인 걸 감안해도 당황스럽다. 아무리 좋아하는 배우라고 해도 사람 시체를 훔쳐가서 장난을 치고 자기 집에 보관하는 설정이라니. 뭔가 앞뒤 생각 없이 질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나마 작중 콘래드의 시체가 죽은 지 얼마 안 된 상태로 관에 들어가 있었다는 설정이라서, 부패가 진행된 썩은 시체 같은 게 아니라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되 사후 경직된 시신이라서 위화감은 덜 들었다. (사람 시체보다는 사람 모습을 본 떠 만든 밀랍 인형 느낌이 더 났지만)

결론은 추천작. 콘래드의 부활을 대충 묘사하고, 기본적인 발상이 좀 황당해서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긴 하는데, 흡혈귀 같은 모습을 하고서 초능력을 사용하는 언데드 설정이 뭔가 핀트가 어긋난 것 같으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고. 다른 곳도 아닌 트로마사에서 배급한 영화인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트로마 스타일과 다르게 소프트해서 기묘한 이야기적인 느낌이 강한 게 또 신선한 맛이 있으며, 제프리 콤스의 데뷔작이란 점에도 의의가 있어서 나름대로 볼만한 구석이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콘래드 역의 페르디 마이네는 크리스토퍼 리를 떠올리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본작에서 콘래드 역으로 고려됐던 게 ‘크리스토퍼 리’였다고 한다.

그래서 작중에 콘래드의 강연회 직전에 그의 전성기 작품으로 상영된 게 실제 콘래드 역의 페르디 마이네가 출현 작품이 아니라, 크리스토퍼 리의 출현 작품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합작으로 나온 ‘Tempi duri per i vampiri(1959)’다. 본래대로라면 영국 해머사의 ‘드라큘라의 공포(1958)’이 나왔어야 했는데 그건 차마 건드리지 못한 모양이다.

덧붙여 페르디 마이네는 본작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으로 사람들을 몰살시키지만, 영화 외적으로 촬영 당시 스텝들에게 위엄 있고 친절한 사람으로서 좋은 평판을 얻었다고 한다.

추가로 작중 나오는 콘래드의 묘소 내부는 되게 화사한 신축 건물에 빔 프로젝터까지 존재해서 묘소답지 않은 느낌이 드는데. 본작의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유일한 세트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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