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클링 (The Suckling.1990) 몬스터/크리쳐 영화




1990년에 ‘프란시스 테리’ 감독이 만든 크리쳐 호러 영화. 타이틀인 석클링은 한역하면 ‘젖먹이’라는 뜻이 있다.

내용은 1973년에 미국 브루클린의 뒷골목에 있는 낙태 시술소에서 10대 소녀 한 명만 살아남고 11명의 사람들이 살해당한 참극이 벌어졌는데, 그게 실은 살아남은 소녀가 낙태 시술을 받고 화장실 변기로 버려진 태아가 하수도에서 우연히 유독성 화학 물질을 뒤집어써서 괴물로 변해 집으로 돌아와 사람들을 해친 게 사건의 진상이라는 이야기다.

본작의 낙태 시술소는 전문적인 의료 기기가 갖춰진 병원이 아니라, 진짜 동네 뒷골목에 있는 허름한 집에서 1층에서는 낙태 수술. 2층에서는 매춘이 벌어지는 창관이다.

포주이자 병원장인 ‘빅마마’가 아들 ‘악셀’과 기도인 ‘셔먼’, 그리고 창녀들을 데리고 살면서 낙태 시술과 매춘으로 돈벌이를 하는 곳이다.

남녀 주인공은 줄거리대로라면 낙태 수술을 하러 온 커플인데 작중에서는 이름이 나오지 않고. 캐릭터 네임도 그냥 ‘소녀’라고 나온다. 남자 쪽은 아예 캐스팅 네임도 존재하지 않는데, 왜 그러냐고 하면 여자 쪽이 최후의 생존자이기 때문에 작중에서 살아남은 소녀라고 지칭돼서 그렇다.

포지션만 남녀 주인공이 있는 거지, 실제로 본편에서는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해서 독립적인 캐릭터로서 이름을 가지는 의미가 없을 정도다.

남녀 주인공 커플 이외에 다른 캐릭터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활약을 거의 하지 못해서, 본편 스토리가 그냥 단순히 괴물이 인간들을 몰살시키는 것으로 요약해서 정리할 수 있다.

본편에 나오는 괴물은 작중에서 불리는 명칭은 따로 없으나, 캐스팅 네임상의 이름은 타이틀과 같이 ‘석클링’이라고 표기된다

작중의 상황이 석클링은 한 마리만 나오지만, 배수관을 통해 몸을 숨긴 채 이동을 하면서 벽이나 바닥을 뚫고 나와 기습적인 공격을 가하고. 창문이나 문 등 바깥과 통하는 입구란 입구는 모두 살덩이 결계를 쳐 놓아 사람들을 집안에 가둬 놓은 채 학살을 벌인다.

그래서 이 작품의 제작 비화에 따르면 본작이 나올 당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1979)과 비교되기도 했다.

석클링 탄생 과정은 핏덩이 상태의 태아에서 괴물로 변하는 그로테스크한 과정을 여과 없이 드러난다.

괴물 디자인은 에이리언의 두상에 뇌주름이 자글자글 나 있고, 눈동자는 사람인데 돌출된 잇몸에 짐승 같은 날카로운 이빨이 주렁주렁 달려 있으며, 몸은 피부가 벗겨진 인체 모형스러운 새빨간 바디를 가지고 있어서 꽤나 흉물스럽게 나온다. 크리쳐 호러물의 관점에서 보면 무난한 편이다.

헌데 그런 무난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석클링의 출현 씬은 좀 적은 편이다. 촉수 한 가닥만 나오거나 아예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소리만 나오는 경우도 있고, 풀샷은 잊을 만 하면 뜨문뜨문 보여주는 수준이라서 좀 아까울 정도로 석클링의 출현 씬이 생각보다 적고, 풀샷은 잊을 만 하면 뜨문뜨문 보여주는 수준이라서 비주얼이 부실하다.

호러물의 크리쳐로서 날카로운 이빨과 촉수 탯줄, 예리한 손톱이 달린 1개 손가락 등등. 무기로 사용되는 부위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드 씬이 평균적으로 초 단위로 휙휙 지나가고 시체 씬도 스킵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바디 카운트가 높은 게 무색할 정도로 사람 죽어 나가는 게 무섭지 않다.

애초에 작중에 인간 캐릭터를 다루는 것 자체가 좀 부실하다.

보통, 호러 영화의 크리쳐 장르에서는 인간들이 무조건 당하는 것만은 아니고.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기지를 발휘하고 대응할 무기를 만들어 맞서 싸우는 게 기본이라서 본작과 비교되는 에이리언이 딱 그런 케이스였는데. 본작은 인간들이 무기라고는 총 한 자루 밖에 없고, 그마저도 제대로 쓰지 못한 채 같은 인간끼리 반목하기만 할 뿐. 협력은 거의 하지 않는다.

작중 인간들이 유일하게 뭔가 시도를 한 것은, 무거운 상자를 로프로 묶어서 무슨 종을 두드리듯 현관문을 두드려 박살내 탈출을 시도하는 것 정도가 전부다.

인간 캐릭터의 포지션이 일방적으로 학살당하는 것이긴 한데, 그렇다고 이게 크리쳐의 학살에 온전히 집중한 것은 또 아니다.

창문과 문이 막혀 밀폐된 건물 안에서 석클링의 위협을 받는 인간들 사이에 벌어지는 내분과 갈등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확히는, 인간 중에 ‘빅마마’의 아들인 ‘악셀’이 완전 또라이에 양아치 캐릭터라서, 자기 말을 안 듣고 반항하면 냅다 죽여 버리고. 같은 사람을 위협해서 미끼로 쓰는가 하면, 인종차별주의자라서 흑인 기도인 셔먼과 반목해서 협력은커녕 방해만 하면서 온갖 어그로를 다 끈다.

인간 쪽 이야기가 남녀 주인공이 아닌 악셀을 중심으로 한 트롤링이기 때문에 석클링 쪽 이야기와 완전 따로 노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전반부에 탈출을 주도한 셔먼과 후반부에 궁극의 트롤러인 악셀이 사망한 이후에는, 스토리의 중심이 될 캐릭터가 아예 없어져서 인간들이 죄다 무력하게 죽어 나가기 때문에 안 그래도 별 볼일 없는 스토리가 더 볼 게 없어진다.

하지만 석클링이 무슨 조신회귀하듯 뱃속 태아로 돌아가려고 하는 하이라이트씬은 태아 모형이 구려도 작중의 상황에 꽤나 섬뜩해서 강렬한 인상을 주고. 이후 정신병원 에필로그 씬도 호러블한 여운을 안겨주기 때문에 마무리는 의외로 괜찮았다.

사실 이 작품은 본편 내용이 허접해 안 무서운 건 맞는데 그렇다고 무서운 장면이 전혀 안 나오는 건 또 아니다.

오프닝 때 소녀가 잠자다가 의문의 남자에 의해 병원에 실려가는 이중반전의 악몽 씬과 본편의 하이라이트 씬, 그리고 정신병원 엔딩 씬 등등. 처음과 끝만 따로 놓고 보면 생각보다 꽤 무섭다.

본편이 구려도 너무 구려서 ‘용두사미’라는 말을 쓰기에는 애매하지만 말이다.

결론은 미묘. 낙태아가 유독 물질을 뒤집어쓰고 괴물이 된다는 발상 자체가 좀 지나치게 혐오스러운 설정이라 거부감이 들고, 인간들이 제대로 된 저항 한번 하지 못한 채 무작정 죽어 나가기만 하고 심지어 쓸데없이 반목하기까지 해서 스토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수준이라서 전반적인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데드 씬이 너무 짧고 허접해서 작품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져 졸작인 건 맞지만.. 호러물의 관점에서 볼 때 괴물 디자인은 무난한 편이고, 괴물의 탄생 과정을 포함해 오프닝, 하이라이트, 엔딩 등의 일부 장면과 내용은 생각보다 꽤 무섭기 때문에 볼만한 게 아주 없는 건 아닌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제작 비화에 따르면, 감독인 프란시스 테리가 영화 제작을 위해 필요한 돈을 모으기 위해 1년 반이 걸렸다고 하고, 석클링 괴물 모형을 만드는 비용으로 약 1만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덧붙여 이 작품은 프란시스 테리가 감독/각본을 담당한 유일한 작품이다. (즉, 감독/각본가로서는 이 작품 하나 만들고 필모그래피가 끝났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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