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의 라비린스 (炎のらびりんす.2000) 2019년 애니메이션




2000년에 스튜디오 판타지아에서 ‘니시지마 카즈히코’ 감독이 만든 전 2화 완결의 OVA.

내용은 모스크바 대학에 재학 중인 사무라이 오타쿠 ‘가란’이 어느날 이성 친구 ‘나츠’에게 작은 단검을 받고 집에 초대 받았는데, 그게 실은 나츠의 집안인 아오이 가문의 가보 어신검으로 결혼의 증표로서, ‘타테노시’와 정략 결혼 당할 처지에 놓인 나츠가 가란과 결혼하겠다고 밀어붙인 것으로 결혼 대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어신검에 도쿠가와 매장금의 숨겨진 비밀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것을 노리고 잠입해 온 악당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이야기다.

‘니시지마 카즈히코’ 감독은 스튜디오 판타지아에서 아이카, 나지카, 프로젝트 A코 시리즈를 만들어서 잘 알려져 있는데, 본작은 그 아이카와 나지카 시리즈의 중간에 나온 작품이기에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게 ‘야마우치 노리야스’라서 아이카/나지카 시리즈풍이다. (아이카는 1997~1999, 불꽃의 라비린스는 2000, 나지카는 2001년에 나왔다)

제목은 ‘불꽃의 라비린스’지만 미궁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메인 설정에 ‘도쿠가와 매장금’이 나오지만 실제 본편 스토리는 단 1그램의 금도 안 나온다.

본편 스토리는 결혼 대소동으로 시작해 매장금의 비밀이 담긴 어신검을 두고 악당과 싸우는 활극으로 귀결된다.

작중에 나오는 캐릭터 대부분이 어딘가 하나씩 나사가 풀려 있고, 본편 스토리와 설정도 100% 개그다.

메인 무대가 되는 아오이가의 가문 설정만 해도 에도 막부 말기 때 막부 토벌군과의 전투에서 패한 아오이의 영주가 가신 1000명을 데리고 일본을 탈출해 러시아로 피해서 러시아 황제에게 영주권을 받은 후. 구소련 시대 때 키질쿰 사막의 땅을 받아서 비밀폐쇄도시 ‘라비린스 4’를 건축했는데 거기에 도쿠가와 매장금이 숨겨져 있다는 설정이다. (문제는 본편 스토리 내에서는 안 나온다는 거)

주인공 ‘가란’은 사무라이 오타쿠에 의욕이 넘쳐 흐르는 열혈 바보고, 히로인 ‘나츠’는 가란 앞에서는 청순하게 행동하지만 실제론 폭력 성향이 강해 아버지도 용서치 않는 난폭녀 기믹이 있으며, 나츠의 심복인 ‘카스미’는 병약 소녀 기믹이라 링거를 들고 다니면서 골골거리지만 링거로 약물 도핑을 하면 일시적으로 닌자 10000명분의 힘을 가진 슈퍼 닌자로 각성하고. 카우보이걸 복장의 ‘캐리 화이트’는 르포 라이터로 변장한 인터폴 수사관이다.

악당들도 인도 무희 같은 옷을 입고 나와서 춤을 추는데 뜬금없이 일본식 카라쿠리(자동인형)을 조종해서 싸우고, 쿠노이치 복장을 하고 나오는데 거꾸로 서서 역회전 참격을 날리는 것 등등. 피아를 막론하고 개그 반전을 보여줘서 깨알 같은 웃음을 안겨준다.

뭔가 맛이 간 상황인데 당사자들은 그걸 자각하지 못하고 시종일관 개그를 치고 있어서 요즘 용어로 치면 병맛 개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캐릭터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잘 뽑히고 작화도 준수해서 비주얼만 보면 딱 미소녀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미소녀들이 병맛 개그를 하니 그게 오히려 신선한 구석이 있다.

판치라로 유명한 아이카, 나지카 시리즈 사이에 나온 작품인 만큼 본작에서도 판치라 비율이 상당히 높다. 캐릭터의 수가 앞의 두 작품처럼 많지는 않지만, 적은 수의 캐릭터로 기회가 될 때마다 판치라를 시도하는 걸 보면 판치라 장인이 따로 없다.

도쿠가와 매장금과 라비린스 4 등의 주요 설정은 맥거핀으로만 남았지만, 어신검을 노리는 악당들을 소탕한 것과 히로인의 정략결혼 문제는 확실히 해결되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완결성을 갖추었다.

결론은 추천작. 주요 배경 설정이 맥거핀으로만 남아서 뭔가 스토리가 좀 엉성한 것 같으면서도 최소한의 기본은 해서 확실한 완결성을 갖추었고, 겉으로 보면 판치라를 부각시키는 미소녀 애니메이션인데 속 내용물은 병맛 개그물이라서 당시 기준에서 볼 떄 그 조합이 신선한 구석이 있고 깨알 웃음도 주기 때문에 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덧글

  • 시몬벨 2019/06/04 20:49 # 삭제 답글

    빤스만 봐도 나지카와 아이카를 만든 그 변태감독이라는걸 알겠더군요. 근데 감독의 전작들 보다 훨씬 재밌었습니다. 특히 온갖 몸개그를 도맡는 도핑닌자 카스미가 매력적이었습니다.
  • 잠뿌리 2019/06/06 09:54 #

    카스미가 매력 넘치는 캐릭터였죠. 본작의 씬 스틸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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