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내러티브 (機動戦士ガンダムNT.2018) 2019년 개봉 영화




2015년에 나온 기동전사 건담 UC 11권 ‘불사조 사냥’을 원작으로 삼아, 2019년에 ‘요시자와 슌이치’ 감독이 만든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최신작. 기동전사 건담 UC의 각본을 쓴 ‘후쿠이 하루토시’가 본작의 각본을 맡았다. 한국에서는 2019년에 다운로드 서비스로 정식 출시됐다.

선라이즈에서 발표한 우주세기 NEXT 100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이자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40주년 기념작에 헤이세이 시대 마지막 건담 작품이다.

내용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지온 공국의 콜로니 낙하를 사전에 감지해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해 ‘기적의 아이들’이라고 칭송 받던 전쟁고아 ‘요나 바슈타’, ‘미셀 루오’, ‘리타 베르날’이 1년 전쟁 후 뉴타입의 소양이 있다고 생각되어 지구 연방군에 의해 오거스타 연구소에서 강화인간으로서 실험을 받다가 그리프스 전쟁 막바지 무렵에 서로 엇갈려 헤어진 뒤. 요나가 미셀과 재회하여 루오 상회에 소속되어 리타가 조종했던 ‘유니콘 건담 3호기 페넥스’의 포획 작전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작 유니콘 건담의 라플라스의 궤 사건 종결 후 1년 후를 다루고 있다.

본편 스토리의 주역은 ‘요나’, ‘미셀’, ‘리타’로 이 셋은 소꿉친구임과 동시에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지만, 그게 캐릭터 설정만 그렇게 되어 있을 뿐이지. 본편 스토리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정확히는, 줄거리만 보면 세 사람의 이야기가 스토리의 중심을 이루어야 하는데. 캐릭터 간의 관계는 명확하게 구축되어 있는 반면. 작중에 나오는 캐릭터의 이야기가 현재 진행형이 아니라 과거 설정에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서 현재의 이야기 진전이 더디기 때문이다.

현실의 이야기를 꾸준히 하기보다는, 틈만 나면 과거 회상 모드로 돌입해서 과거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으면서 캐릭터의 관계, 갈등을 과거에 의존하여 나레이션 독백으로 설명하기만 해서 애니메이션으로서의 극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다.

소설의 문법을 애니메이션에 적용하려는 느낌이라서 몰입을 방해한다. 최소한 분량의 여유가 있는 TV 애니메이션에서 그랬다면 또 모르겠는데, 단 한편으로 완결되는 극장판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다. (아니, 이게 무슨 TV 애니메이션 총집편 극장판도 아니고)

현실의 이야기에 주축을 이루는 적으로 네오지온군의 ‘졸탄’ 대위가 나오는데. 이 캐릭터의 포지션은 기존에 나온 건담의 샤아, 풀 프론탈이지만, 주인공 요나와의 갈등이 부각되지 못해서 제대로 된 라이벌 구도를 이루지 못한다.

샤아의 실패작 강화인간으로 숙청당할 뻔 하다가 폭주해서 테러를 감행하는 캐릭터로 행동 원리와 사고가 실패작 취급 받는 것에 대한 열등감, 분노, 자기 연민이라서 순전히 개인의 감정에 의해 미친 듯이 날뛰는 것일 뿐. 요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주인공하고 별로 관계도 없고, 접점도 없어서 심지어 통성명조차 나누지 않았다. 라이벌 포지션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라이벌이나 아치 에너미가 되지 못하니 캐릭터의 만듦새가 되게 어정쩡하다. 그 때문에 졸탄의 캐릭터성이 대부분 호평을 받았다는 말이 나오는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박수를 칠 때 손뼉을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 마주칠 손뼉도 없이 혼자서 팔랑거리며 에어 박수 치고 있는데 뭔 캐릭터성이 있겠는가.

피아를 막론하고 전반적인 캐릭터의 묘사 밀도가 얕아서 각본의 완성도가 떨어지는데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본작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작품에 담긴 테마다.

기존의 시리즈에 없던 새로운 개념을 집어 넣어 공식 설정화시킴으로써, 그동안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근간을 뒤흔드는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했다.

그게 바로 ‘뉴타입’에 대해 재해석한 것인데. 본래 뉴타입은 인간이 우주 환경에 적응해서 새로이 진화한 존재를 일컫는 말이었으나, 본작에서는 뉴타입이 시공간을 조종하는 초능력자로 묘사되는 한편. 죽어서 육신을 벗고 영혼이 되어 내세에서 하나가 되어 윤회전생을 반복하는 성불적인 존재로 정의내리고 있다.

기존의 시리즈에서 뉴타입 파일럿이 죽은 사람의 영혼가 대화를 나누는 건 잔류 사념의 개념에 가까웠는데. 본작에서는 그게 잔류 사념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사후세계를 언급하면서 유령화시킨 것이다.

사람이 피와 살을 가진 채로 살아 있으면 서로 상처 주는 세상이 계속 되니. 생명이 다해 죽어서 영혼이 되어 하나가 되자는 성불론을 죽음을 극복한 뉴타입의 본질이라는 포장하고 그걸 또 공식 설정화한 것이라, 이건 무슨 우주세기가 아니라 유령세기가 됐다. ‘그날 본 기동전사 건담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인 것이다.

이 작품이 괜히 오컬트 건담이란 말을 듣는 게 아니었다.

이건 기존의 우주세기 건담하교 비교해서 뭐라고 까기 이전에. 메인 테마 자체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총체적 난국이다. 우주세기에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유령 대소동이라니 고스트 버스터즈도 못 말리겠다.

비주얼적인 부분으로 넘어가자면, 기본 작화가 명색이 건담 최신 극장판인 것 치고는 퀼리티가 좀 떨어지는 편이다.

캐릭터는 다른 애들은 둘째치고, 유독 주인공 3인방의 작화가 눈에 걸린다. 캐릭터 외형이 건담에 나오는 인물이 아니라 건담과 완전 무관한 한국 아이돌 가수처럼 그려져서 이질감이 크다.

인물 작화가 묘하게 한국 애니메이션스럽다 라는 반응이 나온 게 이해가 간다. 번지수를 잘못 찾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근데 이 주역 3인방 작화가 건담하고 안 어울린다고 해서 그것만 문제인 건 아니다. 인체 비례가 어긋나는 것부터 시작해 잊을 만 하면 작화 붕괴가 일어나 극장판이란 게 무색해질 정도다.

메카 작화는 무슨 나무위키에는 선라이즈의 모든 공력을 다 갈아 넣었다는 헛소리가 써 있는데 페넥스 묘사만 해도 초반부에는 때깔 나게 묘사된 반면 최종 전투 때는 색감이 굉장히 떨어지게 나와서 같은 기체가 맞는지 의문이 들게 할 정도다.

근데 메카 부분의 문제는 작화 밀도가 아니라, 주역 기체의 쩌리화다. 원작 소설에 나오지 않은, 본작 오리지날 기체이자 주역 기체로 타이틀을 담당하고 있는 ‘건담 내러티브’가 완전 쩌리 취급을 받고 있다.

보통, 건담 시리즈하면 주역 기체는 스토리의 중심에 서서 극을 이끌어 나가기 마련인데. 본작의 건담 내러티브는 화면에 나오기야 자주 나오는데 주역 기체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활약상이 적다.

파일럿인 요나가 조종 솜씨가 탁월한 것도, 전투 경험이 풍부한 것도, 성장형이라 처음에는 약해도 나중에 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기체의 스펙이 월등히 높은 것도 아니며 무장/장비에 따른 버전만 여러 개 있을 뿐이다.

이게 기존의 우주세기 건담으로 빗대어 말하자면, ‘기동전사 건담 Z’을 타이틀에 건담 Z를 넣은 게 아니라 ‘기동전사 건담 MK2’라고 지은 느낌이다.

작중 가장 비중이 큰 건담은 유니콘 건담 3호기 페넥스고, 그 존재 자체가 전체 스토리를 관통하는데다가, 막판에 가서 결국 요나가 페넥스로 환승해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 활약을 하기 때문에 건담 내러티브는 완전히 버려진다. 존재감이 부족한 수준이 아니라 거의 없는 수준이다.

모처럼 원작에도 없는 극장판 오리지날 주역 기체로 넣어 놓고선 이런 대우를 하다니 건담 시리즈 역대급 주역 기체 푸대접이다.

액션씬 중에 그나마 볼만한 건 초반부의 불사조 사냥 때 ‘디제’의 액션 정도 밖에 없고. 그 뒤로는 액션 자체가 평균적으로 짧고 뜨문뜨문 들어가서 무슨 대형 마트 시식 코너에 있는 맛보기 샘플 취급을 하다가, 막판에 몰아서 나오는데 그때는 주역 기체의 푸대접과 주인공의 파일럿 기량이 너무 떨어져서 안 좋은 의미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MS 액션 자체의 수준이 상당히 떨어트린다.

이게 근본적으로 뉴타입이 MS 파일럿으로서의 뛰어난 기량 혹은 대단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어 주인공 보정을 톡톡히 받던 메인 설정을 전면으로 부정해서 그런 것이기도 하다.

뉴타입 특유의 찌리릿-하는 감응이 전투 때 발휘되는 게 아니라 비전투 때 딱 한 번. 유령을 감지하는 초능력으로 묘사된다.

그나마 기체 디자인과 전용 파일럿 슈트 디자인이 다 구려서, 디자인은 좋은데 활약을 못해서 아쉽다. 이따위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게 위안이 된다.

결론은 비추천. 주연 3인방의 작화가 기존에 나온 건담물과 비교하면 이질감이 있고, 잊을 만 하면 작붕 현상이 발생하고, 액션의 분량도 적지만 액션 연출의 밀도가 떨어져 전반적인 비주얼 퀼리티가 극장판인 것 치고는 다소 떨어지며, 뉴타입을 인류의 진화 형태가 아닌 시공간을 조종하는 초능력자로 묘사한 것도 모자라 윤회전생과 성불, 사후세계의 개념을 집어넣은 미친 듯한 재해석을 해놓고 그걸 공식화시켜서, 감독의 자딸로 남지 않고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가 구축해 놓은 세계관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친 문제작이다.


덧글

  • 시몬벨 2019/05/28 23:43 # 삭제 답글

    사실 유니콘때부터 오컬트끼가 좀 있었죠. 닥치고 사이코프레임 만능주의라는지, 부처님처럼 등에 둥그런 후광(사이코샤드)을 달고 나오는 최종보스라던지...이젠 아예 그쪽으로 가기로 작정하고 만들었나 보네요. 건담이라면 재패니메이션의 상징 그 자체인데 과연 다음 작품은 어디까지 망가질지 기대됩니다.
  • 잠뿌리 2019/05/31 13:32 #

    생각해 보면 네오지옹 팔 여러개 달린 것도 천수관음 같은 느낌이 드네요.
  • 레이븐가드 2019/05/30 23:08 # 답글

    다음작이 섬광의 하사웨이라서 기대는 되는데 과연 어찌 될지ㅋㅋ
  • 잠뿌리 2019/05/31 13:32 #

    이 작품이 워낙 망작이라 섬광의 하사웨이도 망가질까봐 걱정이 됩니다.
  • 더카니지 2019/06/01 00:26 # 답글

    더블오 건담 TV판 전투씬보다 그 퀼리티가 떨어졌던 것 같아요. 일본 2D 메카닉 작화 애니메이터 인력이 고령화 때문에 소멸 직전이라는 얘기가 언뜻 있기는 있었어요.
  • 잠뿌리 2019/06/03 16:41 #

    초반부는 괜찮았는데 나중에 갈수록 퀼리티가 떨어지더니 후반부는 완전 맥빠지는 전투였습니다.
  • 무명병사 2019/07/17 00:48 # 답글

    무료 공개분량 30분이 가장 재미있고 작화가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딴 식으로 할 거면 차라리 쪼개서 Re:0096뒤에 붙였여야...
  • 잠뿌리 2019/07/17 18:16 #

    무료 공개 30분이 그나마 나은 부분을 보여준 거라 나머지 부분이 썩어버린 걸 감추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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