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묘지 (Pet Sematary.2019) 2019년 개봉 영화




1983년에 ‘스티븐 킹’이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1989년에 ‘메리 램버트’ 감독이 영화로 만든 작품을, 2019년에 ‘케빈 콜쉬’, ‘데니스 위드미어’ 감독이 리메이크한 작품.

내용은 현직 의사인 ‘루이스 크리드’가 아내 ‘레이첼 크리드’와 딸 ‘앨리 크리드’, 아들 ‘게이지 크리드’와 함께 한적한 숲속에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비운의 사고로 애완 고양이 ‘처칠’이 죽음을 당해서 이웃집 노인 ‘주드’의 권유로 숲속 애완동물 묘지 너머에 있는 인디언 묘지에 처칠을 묻었다가 불길한 힘으로 되살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리메이크판이지만 원작 영화나 소설의 기본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각색을 꽤 많이 해서 원작 구현과 오리지날을 무슨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치킨마냥 반반씩 섞었다.

본래 원작에서는 주인공의 딸이 친정집에 맡겨져 참극을 피했고. 어린 아들인 ‘게이지’가 인디언 묘지에 묻혔다가 사악한 존재자 몸에 깃든 상태로 되살아났는데. 본작에서는 딸 ‘앨리’가 아예 신 캐릭터로 나와서 원작의 게이지 포지션을 넘겨받았다.

게이지는 또 게이지대로 따로 나오지만 원작과 다르게 언데드가 되지는 않는다.

원작의 게이지는 아주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 몸에 깃든 사악한 존재가 대신 말을 하는 것이라서 아이로서의 인격은 없었는데. 본작에서는 앨리의 나이가 초등학생 정도 되기 때문에 언데드로 되살아난 이후에도 의사 표현을 뚜렷하게 하면서 학살을 저지르기 때문에 원작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자신을 왜 되살렸냐고 원망하고 분노와 살의를 있는 대로 다 드러내는 한편. 죽인 사람을 스스로 금기의 땅으로 끌고 가서 새로운 언데드를 만드는 것 등등. 원작과 다른 내용이 속출하기 때문에 원작 팬이 보면 좀 고개를 갸웃거릴 만하다.

이 작품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각색을 해도 좀 어설프게 해서 개연성을 상실한 부분이다.

원작에서는 사악한 존재의 의지에 의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반면. 본작에서는 그 존재를 ‘웬디고’라고 부르면서도 그와 관련된 설정을 죄다 덜어냈다.

이웃집 노인 ‘주드’가 인디언 묘지를 알려준 게 사악한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것으로 나오는데 그 이유라는 게 너무 하찮고 황당한 것부터 시작해, 주인공 루이스가 앨리를 되살리려고 금기의 땅에 가기 전에 주드한테 수면제를 먹여 잠재우고, 주인공이 오로지 딸을 잃은 슬픔에 반쯤 미쳐서 되살린 것으로 나와서 감정에 호소하는데 그로부터 단 몇 분 뒤에 참사 현장을 목격하고는 ‘넌 내 딸이 아니야!’ 이러면서 공격하니. 일반 관객들이 볼 때 작중 인물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고 개연성이 떨어져 보이는 게 당연하다.

차라리 원작처럼 사악한 존재의 의지에 의해 자신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했다! 라고 하면 이해는 가는데, 그런 것 없이 실컷 감성팔이하다가 태세전환을 하니 기본적인 스토리 자체는 내용 이해가 쉬운데도 불구하고 극 전개가 이상해서 난해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감성팔이 자체도 좀 일관성있게 해야지, 죽은 딸을 되살릴 때까지만 눈물 질질 짜면서 아빠의 자기 연민에 가까운 감성에 호소하다가, 수틀리니까 눈물 싹 거둬서 반쪽짜리가 됐다.

공포의 묘지가 가진 핵심적인 사안을 사랑하는 자식을 잃어서 언데드로 되살렸는데, 그건 더 이상 자신이 아는 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싸우는 것을 통해 비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하는 것인데 그걸 너무 무신경하게 넘어가고 있다.

드라마는 사라지고 언데드 몬스터로 되살아난 딸아이의 잔혹한 살인극만 남은 느낌이다.

그밖에 포스터에도 나온 동물 가면 쓴 아이들이 죽은 애완동물을 묘지에 묻는 퍼포먼스는 작중에 짧게 나올 뿐. 별로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는 것도 아니고, 원작에서 끊임없이 주인공 일가의 주위에 나타나 위협을 경고해서 포스터에 단독으로 나올 정도로 비중이 컸던 ‘페스카우’의 영혼도 비중이 대폭 축소되어,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들을 다 대충 넘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원작에서 주인공이 잘못된 것이 살아 돌아왔을 때를 대비하여 준비한 몰핀 주사기를 들고 아들 게이지와 대결하는 씬이 원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는데, 본작에서는 몰핀 주사기 설정이 사라져 대처할 무기가 없고. 앨리와의 대결 자체가 생각 이상으로 시시하게 묘사된다.

애초에 원작의 게이지와 본작의 앨리는 호러 영화의 빌런으로서 비교 자체가 안 된다. 단순히 소년 소녀의 성별 문제가 아니다.

원작에서 게이지 배역을 맡은 아역 배우인 ‘미코 휴즈’는 당시 나이 불과 3살 밖에 안 됐었다.

어린이집에 갈 나이조차 되지 못한 어린 아이가 사악한 존재가 되어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이라서 거기서 찾아오는 간극이 공포의 핵심 요소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점이 있다면 원작과 다른 오리지날 엔딩이다. 원작의 엔딩처럼 섬뜩한 여운을 주지는 못하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의미의 충격을 안겨준다.

결론은 비추천. 원작을 각색해서 오리지날 스토리를 추가한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각색을 엉성하게 해서 전반적인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작중 인물의 말과 행동이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해서 각본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져서, ‘가끔은 리메이크가 나을 때도 있다.’라는 로튼 토마토 총평이 왜 나온 건지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한국 흥행 성적은 관객수 10만명으로 폭망했는데,. 미국 현지에서는 2100만 달러의 제작비로 1억 196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어서 꽤 흥행했다.


덧글

  • 시몬벨 2019/05/26 15:00 # 삭제 답글

    최후의 전투에서 죽지 않을려고 앨리가 3배속으로 발광하는 장면은 웃겨서 실소가 나왔습니다. 근데 흥행은 성공한걸 보면 미국인들의 취향에는 맞는 영화인가 봅니다.
  • 잠뿌리 2019/05/28 13:17 #

    원작이 워낙 유명해서 거기에 좀 숟가락을 얹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 sid 2019/05/26 17:07 # 답글

    양념 반 후라이드 반 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기네요
    재밌게 쓰셔서 외려 영화가 보고 싶어지네요ㅋㅋ
  • 잠뿌리 2019/05/28 13:17 #

    차라리 리메이크판보다는 89년판 원작을 보는 게 나은 작품이죠.
  • 먹통XKim 2019/06/02 08:31 # 답글

    그것이 워낙 대박을 거두니 킹 이름값으로 후다다닥 나온 게 흥행 성공
  • 잠뿌리 2019/06/03 16:41 #

    그것은 이번에 2가 나오는데 그게 기대되네요. 공포의 묘지 리메이크의 실망감을 채워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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