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제 3 지구의 카인 (1997)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7년에 ‘막고야’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1997년에 첫 출시된 후, 1999년에 재출시된 게임이라서 재출시판은 게임 타이틀 화면에 발매 년도가 1999년으로 적혀 있다.

내용은 2050년 미래 시대 때 환경 파괴와 인구 증가로 식량난이 벌어지고 천연 자원이 고갈되어 문명이 멸망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 인류가 새로운 세상으로 눈을 돌려 우주 진출 계획을 세워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행성을 찾아 탐사선 ‘헤르메스호’를 파견했으나 소식이 끊기고. 그로부터 약 20년 후, 지구에 남아 있던 우주 진출 계획 팀이 헤르메스호의 전파를 수신하여, 20년 주기로 열리는 웜홀의 정보를 듣고. 두 번째 우주 개척에 나서서 웜홀에 들어가 500광년 너머에 있는 미지의 별에 도착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정보 문화 센터가 주관하는 ‘제 2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을 스토리로 채용해 만들어진 게임으로, ‘이달의 우수 게임’ 1997년 4분기 수상작이다.

게임 조작 키는 키보드 화살표 방향키 상하좌우 이동, SAPCE BAR(대화), ENTER키(메뉴 불러오기 및 실행), ESC키(메뉴 닫기 및 취소)다. 마우스 기능은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

1995년에 막고야에서 만든 ‘자카토 SD 만’이 스퀘어의 크로노 트리거, 파이날판타지, 성검전설 2 등을 모방한 게임이라면, 본작은 파이날판타지와 성검전설 2를 모방했다.

정확히, 마을, 필드, 이동할 때의 달리는 모션 등을 보면 성검전설 2 스타일인데. 전투 씬은 영락없는 파이날판타지 스타일이다. 단, 자카토 SD 만이 파이날판타지에서 베낀 ATB 시스템은 오히려 사라졌다.

공격할 때 크리티컬 히트가 터지면 공격 모션이 달라지고, 주인공 파티 캐릭터가 공격하는 순간 해당 캐릭터를 클로즈업하는 이펙트 등은 나름대로 파이날판타지와 다른 점이다.

전투 때 선택 가능한 커맨드는 공격/스킬(마법)/아이템 사용/퇴각의 4가지다.

퇴각을 할 때는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처럼 캐릭터가 등을 보이고 화면 밖으로 도망치는데. 이게 한 명이 도망치면 파티 전체가 퇴각한 것으로 처리되는 게 아니고. 한 명씩 도망쳐 퇴각 처리되는 것이라.. 동료들 다 퇴각했는데 혼자 도망 못치고 파티에 남는 두드려 맞는 촌극이 발생한다.

전투 발생은 ‘심볼 인카운터’라서 필드나 던전 내에서 돌아다니는 몬스터와 접촉하면 전투가 발생하는데. 보통, 심볼 인카운터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몬스터의 눈에 띄면 바로 쫓아오는 추적 성질이 있는 반면. 본작에서는 그런 게 없다.

심볼 인카운터 몬스터가 이동하는 패턴이 딱 정해져 있어 그것만 미리 파악하면 전투를 피할 수 있다. 다만, 기본 맵 디자인이 막다른 길과 벽 같은 방해 지형이 많아서 맵이 크게 보이는 것에 비해 이동 가능한 공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좁디 좁은 길에 몬스터가 돌아다니는 관계로 눈으로 보고도 전투를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다.

물리 내성을 가진 적이 은근히 많이 나와서 물리 공격으로는 전혀 데미지를 주지 못해 마법 공격만 통하거나, 아예 마법도 안 통해서 회복 마법만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언데드 몬스터도 나온다.

아군에게 사용해야 할 회복 마법을 언데드 계열의 적에게 사용해 역으로 데미지를 입히는 건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특성인데.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에서는 그게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요소라서 일반 물리/마법 공격도 엄연히 통하게 해놨는데 본작은 그걸 싹 배재했다.

그 때문에 치료 마법으로 데미지를 입혀야 한다는 사전 정보를 모르면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구간이 있다.

레벨 디자인도 상당히 안 좋다.

일단, 몬스터를 잡으면 아이템은 드랍하지 않고 돈과 경험치만 들어오는데 이 액수가 상당히 짜다. 이게 정확히, 돈은 경험치의 10배를 주는데. 그게 대략 경험치 45를 주면 돈은 450을 주는 것이다.

레벨업을 했을 때 HP와 MP는 많이 오르는 반면. AP(공격력)/DP(방어력)은 거의 오르지 않아서 아무리 레벨을 많이 올려도 결국 공방을 높이려면 장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돈을 적게 주니 골치가 아프다.

근데 그렇다고 AP와 DP를 올려도 전투가 쉬워지냐고 하면 그것도 아닌 게, 강제 전투 때 나오는 이벤트 보스 몹이 레벨 높낮이에 상관없이 무조건 HP가 높게 책정되어 있어서 공략하기 어려운 것 이전에 전투 자체가 지겹다.

적 레벨은 최종 보스가 50레벨 대고, 주인공 일행은 최대 100레벨을 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보스의 HP 보정이 심하고 레벨에 비해 낮은 AP/DP 상승률 때문에 레벨 노가다는 하나마나다.

장비 슬롯은 WEAPON(무기)/ARMOR(갑옷)/ARMOR(장신구 1 or 방패)/OTHER(장신구 2)로 구성되어 있다.

캐릭터 능력치가 생명력/마력/공격력/방어력의 4가지 밖에 없고 장신구 효과도 그냥 HP/MP의 10~30% 상승효과로 고정되어 있어 장비의 효과도 다양하지 못하다.

전투 관련 설정 중에 유일하게 인상적인 게 있다면, 중독/마비/수면 같은 RPG 게임 전통의 상태 이상 효과는 없는데. 변신 상태 이상 효과는 있다는 거다.

적의 변신 마법에 걸리면 ‘개’로 변신하는데. 이 개인 상태에서도 일반 공격이 가능하다. 보통, 동물로 변하는 상태 이상 효과는 능력치가 대폭 하락한 상태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는 페널티가 주어지는데. 본작에선 개로 변할 때 변하더라도 공격 기능을 남긴 게 이채로웠다.

게임 소개란에 하늘을 나는 비공정, 바다를 가르는 배로 편리하게 이동한다고 써 있는데. 비공정은 TAB키를 눌러서 마을, 필드, 성/던전 바깥에 있을 때 언제든 불러올 수 있고 착륙 지점이 있는 곳에 한해서 어디로든 이동이 가능하나, 비공정이 나오는 시점은 극 후반부라서 그 전까지는 땅 위에서 발바닥에 땀나게 뛰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이동의 편리함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성/던전의 구조는 되게 단순해서 무조건 옥상에 올라가면 장땡이라서 길 찾기가 어렵지 않은데, 스토리 진행상 다음 행선지의 위치가 캐릭터 대사를 통해 나오는데 그게 좀 직관적이지 못하다.

예를 들면 이 마을의 북쪽에 있는 유적지로 가야 한다! 라는 정보를 입수했는데, 이게 실제 이동 루트가 북쪽으로 가는 게 아니고. 마을 밖으로 나와서 필드의 십자로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이라서 되게 헷갈린다.

배는 아예 수동 조종이 안 되고 자동으로 움직이는데다가, 이동 루트가 단 1개 밖에 없고. 말이 좋아 대륙과 대륙이지 실제로는 그냥 마을과 마을 사이 규모라서 배 타고 다니는 게 의미가 없다.

게임 본편 스토리는 제 3 지구의 카인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주인공이 지구에 살다가 우주로 진출한 뒤. 도착한 게 된 곳이 제 3 지구고. 그곳에서 인간과 ‘카인’이라는 외계 생명체가 대립을 하고 있다는 게 메인 설정이라서 그런 제목이 붙은 것이다. 즉, 카인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종족 명칭이다.

카인이 인간이 만든 컴퓨터에 의해 창조된 존재인데, 인간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지만 도구 취급을 받아서 독자적인 인격과 감정을 갖고 인간에게 반발하는 게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1982)’ 느낌 나는데.. 인간 VS 카인의 충돌이 메인 설정인 것에 비해 그 갈등을 심화시키지는 못해서 스토리에 깊이가 없다.

게임 내에서 3번이나 싸우는 ‘다인’은 파이날판타지 시리즈의 ‘길가메쉬’, ‘올트로스’ 같은 라이벌 컨셉을 잡고 있지만, 사실 싸울 때만 몇 마디 대화만 나눌 뿐. 그 과정의 이야기는 싹 스킵하고 싸움만 나오기 때문에 캐릭터 묘사의 밀도가 떨어지고. 최종 보스인 ‘웨이샤’도 거의 갑자기 툭 튀어나온 캐릭터로 ‘내가 바로 최종보스다, 다 뎀벼!’ 이런 식으로 나와서 스토리 전반에 걸쳐 주인공 일행과 대립하면서 갈등을 조성하는 캐릭터가 없다.

이름 있는 적 캐릭터는 모두 예외 없이 이벤트 보스 캐릭터라서 나오기 무섭게 쳐 맞고 죽어서 퇴장하는 관계로 명색이 시나리오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을 원작으로 했다고 하는데 스토리가 너무 안이하다.

지구 출신 인간인 주인공을 시작으로 제 3 지구 출신 인간 동료 둘, 로봇 동료, 카인족 동료 등등. 파티 구성원은 나름대로 SF물에 맞게 구성되어 있는데.. 멤버들 간의 회화 분량이 적어서 캐릭터 간의 케미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파티 멤버의 합류 이벤트가 끝나면 회화는커녕 캐릭터 자체의 대사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서 결국 이벤트 보스전 때나 대사가 나오는 수준이라서 캐릭터성을 전혀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극 후반부, 그것도 거의 막판에 가서 카인에 대한 썰을 구구절절 풀고 있는데. 그걸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내용으로 만들지 못하고 뒤늦게 허겁지겁 설명하는 느낌이 다분히 든다.

상황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주민과의 대화라고 게임 특징에 써있는 것도, 이벤트 클리어 전후의 변화만 있는 수준이고. 대화 자체가 힌트와 정보의 성격이 있는 걸 제외하면 진짜 들을 가치가 전혀 없는 소리를 해대서 일일이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그나마 좀 기억에 남는 NPC 대사는 전작인 하르모니아 전기 언급하는 내용 정도다. 세계관이 연결된 게 아니라 그냥 NPC가 제 4의 벽을 넘어 막고야에서 하르모니아 전기라는 게임이 나온다고 광고하는 거다.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유일하게 좋게 볼만한 건 엔딩이 비교적 깔끔하다는 거다. 후반부에 카인 썰을 몰아서 풀어 엔딩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부자연스러워서 그렇지, 엔딩 자체는 확실하게 끝을 맺었고 주인공 일행의 후일담까지 나온다. 그 완결성만큼은 2부작 드립치면서 결국 스토리가 미완성으로 끝난 하르모니아 전기보다 더 낫다.

그래픽은 안 좋은 편이다. 이게 거의 RPG 게임 메이킹 프로그램인 ‘RPG 쯔꾸르’로 만든 수준인데, 설상가상으로 메인 게임 화면 자체도 너무 작아서 볼품없어 보인다.

게임 화면이 풀 스크린으로 표시되는 게 아니라, 전체 화면의 약 2/3 정도 되는 작은 창이 떠오르는데 그게 메인 게임 화면이라서 640X480 해상도로 설정된 의미가 없을뿐더러, 컬러 지원이 256 컬러라서 그래픽 수준이 완전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본래 이 게임은 DOS용으로 만들다가, 윈도우 시대가 도래하여 거기에 따라 플랫폼을 바꾼 것인데. 그래도 끝내 DOS 기반의 그래픽은 그대로 유지해서 풀 스크린을 지원하지 않고 화면을 잘라 먹은 거다.

게임 소개란에 1000여가지의 방대한 필드 어쩌고 하는 건 완전 과장된 것이고. 필드 중에 설원, 사막은 각각 한번씩 밖에 안 나오고 거의 대부분 산악 지역이라서, 첫 마을부터 마지막 마을까지 똑같은 배경에 구조물의 위치만 다른 수준이라서 배경이 매우 부실하다.

배경 음악은 곡 수 자체가 적고. 반복해서 재생하는 게 너무 많아서 듣기 지겨운 수준이다.

효과음은 센스가 너무 안 좋아서 가끔 놀랄 때가 있다. 누군가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는 씬에서 진짜 무슨 호러 영화의 여주인공이 지를 법한 꺄악! 소리를 넣는 다던가, 메뉴창 열었다가 닫을 때 생뚱 맞게 꽈아앙~하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뭔가 실패하거나 정답을 못 맞췄을 때 나오는 꽹가리 소리가 울리는 것 등등.

그밖에 대화를 할 때는 캐릭터 이름이 한글로 멀쩡히 나오는데. 메뉴 화면에서는 영어로 나오고, 장비/아이템/스킬도 메뉴 화면에서는 영어로 표기되는데 게임 플레이 때 보물 상자에서 입수할 때는 한글로 떠서 표기 언어가 오락가락하는 것도 문제다.

그래도 한 가지 괜찮은 건 명칭 표기가 영어라고 해도. 장비/아이템/스킬 설명은 한글이란 점이다.

유일하게 괜찮은 건 캐릭터 일러스트 정도인데. 이게 게임 전반에 걸쳐 나오는 게 아니라, 게임 엔딩 때 3장이 몰아서 나오는 것으로 끝나서, 모처럼 괜찮은 일러스트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아무리 일러스트가 괜찮아도 게임 플레이아 반영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결론은 비추천. 윈도우용으로 출시된 게임이지만 DOS 기반으로 제작되어 그래픽이 상당히 떨어져 16비트 시절 콘솔용 RPG 게임이라고 포장할 수 없는 수준이고, 시나리오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을 원작으로 만든 게임이라는데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도, 스토리가 재미있는 것도 아니며, 레벨 디자인이 나쁘고. 공간의 제약이 큰 필드 이동도 답답하기 짝이 없어서 게임 플레이 자체도 늘어져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가 발매 당시 시대를 역행하는 졸작이다.


덧글

  • 무명병사 2019/05/08 18:10 # 답글

    아...
  • 시몬벨 2019/05/08 23:17 # 삭제 답글

    하르모니아전기 캐릭터일러스트 담당한 분이 이 게임도 담당했나 봅니다. 느낌이 비슷하네요.
  • 잠뿌리 2019/05/11 16:03 #

    하르모니아 전기도 같은 막고야 게임이고 이 작품으로부터 1년 후에 나왔으니 일러스트레이터가 같은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 .. 2019/06/23 16:16 # 삭제 답글

    혹시 로봇동료얻는방법 아시나요?그통로 헛간에있다고 하는데 대체찾아봐도 보이지가 안네요.ㅜ
  • 잠뿌리 2019/06/23 21:34 #

    우주선에서 먼저 로봇을 본 다음에 로봇을 마을 창고로 가져다 놓는 이벤트 발생시키고 나서. 마을 내 이벤트 클리어한 후에 촌장이 사는 집 우측 아래 쪽 건물 창고에서 로봇과 만나는 이벤트를 열어야 합니다. 근데 이게 버그인지 몰라도, 공략 순서대로 해도 창고에 로봇이 안 나올 때가 있어서 로봇 이벤트 발생 전으로 데이타를 로드해서 나올 때까지 진행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 .. 2019/06/24 15:19 # 삭제 답글

    드디어 로봇을 찾았습니다.!
  • .. 2019/06/24 18:22 # 삭제 답글

    클..이제는 비행정까지 얻었는데 어디로가는지 모르겠네요 ㅠ
    열쇠을 얻는것같은데요.쩝..엔딩까지 보시다니 정말대단하네요.ㅋ
  • 잠뿌리 2019/06/24 20:09 #

    비행정을 얻은 뒤에는 근처에 탑이나 던전 있는 마을 3곳에서 촌장한테 말을 걸어 탑, 열쇠 플레그를 개방한 대음. 그 마을 근처에 들어가 던전 공략을 해서 열쇠 총 3개 얻은 다음에 비행정 월드맵 중앙에 있는 시간의 섬에 착륙해서 열쇠를 사용하면 됩니다.인터넷에 공략 검색하시면 자세히 나옵니다.
  • .. 2019/06/24 21:43 # 삭제 답글

    시간의섬에 가서 주작의검인가?얻었네요.거의 막바지인것같은데 공략은 찾을수가 없네요.
    지하열쇠얻어서 들어가는곳이있던데 사막을가서 사원같은곳이요 이름이기억나지안네요ㅠㅠ
    거기가 마지막곳인지 모르겠네요.ㅎㅎ;끝까지 깰수있을라나 모르겠습니다.
  • 잠뿌리 2019/06/24 22:39 #

    https://caswac.tistory.com/category/한국%20롤플레잉/제3지구의%20카인 <-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 .. 2019/06/25 16:09 # 삭제 답글

    님덕분에 무사히 끝냅습니다.공략이 있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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