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버그 (2019) 2019년 웹툰



2019년에 ‘해마’ 작가가 글, ‘송지형’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9년 5월을 기준으로 12화까지 연재된 액션 만화. 해마 작가는 ‘아이돌 연구소’, 송지형 작가는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 놓을 때까지’, ‘이삭’, ‘블레이드 노트’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은 2021년에 인류에게 발생하는 오류를 통칭 ‘버그’라 불렀는데, 그 버그를 이용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자와 그들을 저지하는 자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고 3류 프로그래머 ‘케이’가 거기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핵심적인 설정인 ‘버그’는 작중 현실 세계에 일어난 오류로 통칭 ‘버그 컨트롤’이라고 부르는 버그를 이용한 특수 능력과 ‘버그 아이템’이라고 부르는 특수 아이템 등을 가지고 이능력을 발휘한다.

근데 이게 슈퍼 파워로 치고받고 싸우는 이능력 배틀 스타일이 아니고, 현실 세계의 이면에 숨겨진 버그 능력자들의 싸움을 그리고 있어서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흥미진진하다.

축약하자면, 음모론을 기본으로 해서 비밀 결사들의 싸움을 그린 느낌이다.

세계 멸망의 위기. 또는 고대의 예언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면서 그 과정에서 거대한 음모가 드러나는 스타일의 이야기로 만화로는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사루(2010)’나 다이지로 모로호시의 ‘암흑신화(1977)’, 소설로는 ‘다빈치 코드(2003)’ 같은 작품으로 예를 들 수 있다.

이게 보통, 신화/전설/종교를 베이스로 한 오컬트 소재가 자주 쓰이는데 비해 본작은 SF라서 세계의 역사에서 발견된 초자연적인 능력과 현상이 실은 버그였다는 해석을 하고 있어서 신선한 구석이 있다.

그리고 사건의 흑막과 배후 조종자들의 위협이 현재 진행형이라서, 계속해서 사건 사고가 발생해 주인공 일행이 핀치에 몰리기 때문에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 극의 긴장감이 있다.

작화는 블레이드 노트 때와 마찬가지로 고퀼리티를 자랑한다.

장르적으로 액션 태그가 들어가긴 하나, 순수 액션보다는 SF의 성격이 더 강해서 액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 때문에 블레이드 노트 때 같은 스타일리쉬 액션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액션 비중이 아예 없는 건 또 아니라서 간간히 나오는 액션 씬의 연출 밀도는 여전히 높다.

밀도의 차이라기 보다는 스타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블레이드 노트의 액션이 판타지 지향이라 애니메이션 느낌이 났다면, 본작의 액션은 리얼 노선에 가까워 실사 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배경, 건물, 군중 묘사 등도 매우 디테일하고, 인물과 스토리 진행에 따라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시선 처리가 움직이는 영상을 보는 느낌을 준다.

이건 쉽게 말하자면, 대사를 읽지 않아도 그림만 봐도 현재의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전달력을 갖췄다는 거다.

본편 전개상 아직 본격적인 SF 묘사가 나오지 않았지만, 프롤로그 때 맛배기로 나온 버그 컨트롤러의 사이버네틱한 SF 묘사의 밀도가 높아서, 스토리가 본궤도에 오르면 전뇌공간 같은 것도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밖에 텍스트적인 부분의 교열이 전작 블레이드 노트 때보다 훨씬 나아졌다. 전작은 캐릭터 대사 문법과 맞춤법이 너무 엉망진창이라서 작품 자체의 가독성에 악영향을 끼칠 정도였는데. 본작은 그런 문제가 없어서 텍스트 읽기가 매우 편해졌다.

결론은 추천작. 세계 규모의 음모론과 비밀 결사의 이야기를 SF로 풀어내서 신선한 구석이 있고, 스토리 자체도 흥미진진하면서 극의 긴장감이 있어 몰입이 잘되며, 고퀼리티와 작화와 영화 같은 연출이 스토리를 튼실하게 받쳐주기 때문에 완성도 있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전작 블레이드 노트의 연중 건으로 인해 댓글란이 하루가 멀다하고 악플이 달리면서 별점 테러를 당하고 있는데. 이게 작품 자체와 상관이 없는 내용들이라서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 마녀 사냥 수준으로 번졌기에 웹툰 댓글란의 폐단을 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는 건 연재가 계속 됨에 따라서 악플이 점점 줄고 평점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결국 작품과 관계없이 악플을 다는 독자들은 떨어져 나가고, 작품 자체를 순수하게 재미있게 본 독자만 남은 것이라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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