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쿼바디스: 냉혈 악마 (1998)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8년에 ‘FEW(퓨처 엔터테인먼트 월드)’에서 개발, ‘하이콤’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발매한 액션 RPG 게임. 개발사인 FEW는 ‘야화’, ‘장군’, ‘천상소마영웅전’ 등으로 잘 알려진 곳이고. 유통사인 하이콤은 ‘코룸’ 시리즈의 제작/배급으로 유명한 곳이다.

내용은 4000년 전 인간이 파멸의 문을 창조했는데 인간의 두려움과 욕망이 파멸의 문 안에서 공포의 덩어리를 탄생시키고 그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천년의 안식처’라고 불리게 됐는데 ‘아렌트’라는 이름을 가진 공포가 나타나 세계를 재창조한다는 예언이 전해져 내려오는 가운데.. ‘란포드’가 교황청에서 ‘트라무스 예언서’를 훔쳐 달아나서 그의 아들이자 새로이 교황청의 기사로 임명된 ‘아렌트’가 예언서를 되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줄거리의 앞부분은 게임 팩키지의 게임 소개란에 적혀 있는 내용인데 이게 한국어로 적은 게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내용이 엉망진창이라 문맥이 어긋난 수준을 넘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이런 황당무계한 텍스트는 FEW의 이전 작인 ‘블러디 아리아(1997)’에서도 볼 수 있는 특성이다.

줄거리의 뒷부분이 게임 본편 시작부터의 스토리라서 요약하면 교황청의 기사인 주인공이 교황청이 숨기고 있던 비밀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게임 용량이 무려 CD 3장이라서 인스톨 CD(1장)/플레이 CD(2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네트워크를 통한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으며, 윈도우 95를 호환한다고 해도 사실상 윈도우 98 게임이라서 발매 당시에는 꽤 고사양 게임이었다.

게임 UI을 비롯해 비주얼적인 부분과 지옥, 악마 설정 등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1996)' 느낌이 좀 난다.

게임 조작 키는 마우스와 키보드 겸용으로 마우스로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한데 키보드 사용키도 지원한다.

키보드 사용키는 화살표 방향키로 상하좌우 이동을 하고, A(마법 선택), S(마법 사용), D(마법 계열 선택), Z(방패 방어), X(공격), C(대쉬)다.

마우스, 키보드 겸용이면 보통 마우스 하나만 써도 되지 않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마우스 조작이 굉장히 불편하게 만들어 놔서 키보드를 쓸 수밖에 없다.

게임의 그래픽만 보면 딱 디아블로 짝퉁 느낌인데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지정하는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이, 전투 때는 적을 클릭하는 게 활성화되지 않아서, 무작정 마우스 왼쪽 버튼을 연타해야 공격을 하는 상황에, 오토 타겟팅을 지원하지 않아서 한 번 공격한 적을 자동으로 계속 공격할 수가 없다.

그냥 텅 빈 허공에 삽질 하듯 칼질을 할 때 적이 그 칼질의 공격 범위 안에 있어야 데미지를 입는 수준이다.

공격 모션을 보면 연속기를 사용하는데 홀드 기능이 없어서 적을 빨아들일 수 없고, 단타로 한 대씩 치는 수준이다.

그런 상황에서 적이 피격을 당하다가 방어 자세를 취해서 공격이 빗나가는 경우가 잦아서, 무슨 보스나 정예몹도 아닌 일반 잡졸이 그렇게 나오니까 기본 공격 판정이 너무 거지 같으며, 액션의 쾌감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다. 그 때문에 게임 장르가 액션 RPG인데, 액션이란 말을 붙이는 게 민망할 정도다.

연속기도 말이 좋아 연속기지 아무리 레벨업을 하고 클래스가 바뀌어도 공격 모션은 다 똑같고. 서서 칼질 2번 한 다음 전진하면서 3번째 칼질을 하는 3단 공격만 반복한다.

별도의 키까지 있는 대쉬도 단순히 3단 공격의 마지막 모션에서 공격 기능을 뺀 전진 기술인데, 이게 무적 회피 기술도 아니고. 대쉬 중에 적이 이동 방향을 가로 막거나, 적이 공격을 해오면 대쉬 자체가 캔슬되니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스테이터스 수치는 클래스, 레벨, STR(힘), CON(건강/체력), AGI(민첩성), WIS(지혜), LU(행운), SK(기술), HP(생명력)/MP(마력), AP(공격력)/DP(방어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클래스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직업과 계급은 따로 나뉘어져 있는데, 계급은 직업의 계열이고. 직업은 계급에 속한 직업군을 말하는 것으로, 메사이아의 SRPG게임 ‘랑그릿사(1991)’에 도입된 클래스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했다.

계급은 크게 기사 계급, 마법사 계급, 몽크 계급, 검사 계급의 4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기사 계급은 나이트<아머 나이트<클래릭, 십자군<팔라딘<디바인 나이트, 블러드 나이트<데스나이트<다크 마스터.

마법사 계급은 위자드<세이지.

몽크 계급은 몽크<델바, 가드<로열 가드<제너럴<로드.

검사 계급은 소드맨<하이랜더<용병, 글라디에이터<소드 마스터<용자.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랑그릿사에서는 경보병 계열의 지휘관 공격이 검풍이라서 검기 개념이 나왔었는데. 본작에서도 ‘바람의 기’라고 해서 검기 개념을 넣어서 검사 계열에서 쓸 수 있게 됐다. 검기 이외에 흑마법, 신성마법, 소환주문, 보조 마법 등이 있다.

근데 이게 클래스의 변화를 직접 체크하는 게 아니고, 그냥 일정한 레벨이 도달하면 클래스 선택지 2개가 떠서 그걸 고르면서 단계별로 올라가는 방식이라서 보기 불편한 걸 넘어서 정보 자체를 확인하기 어렵다.

단순히 스테이터스창에 클래스 명칭이 바뀌는 것과 캐릭터 스킨이 달라지는 것만으로 클래스 체인지를 구별해야 된다.

장비는 디아블로처럼 ‘사이즈/능력 수치/장비 착용 요구 능력치/속성/내구도/레벨’이 있다.

하지만 장비별 능력 수치에 차이가 없어서 장비 파밍의 재미는 전혀 없다. 심지어 몬스터가 드랍하는 아이템도 회복 아이템과 보석 등의 판매용 아이템 정도고. 장비는 전혀 드랍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템 파밍의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다.

거기다 기본 스테이터스 수치도 레벨이 오름에 따라서 직관적으로 상승하는 게 아니라, 주요 능력치의 상승폭은 비정상적으로 낮아서 레벨 10을 넘겨도 어떤 능력치 하나 40을 넘지 못하고. 그저 HP와 MP만 쭉쭉 올라서 능력치 디자인 자체가 이상하다.

‘아가트’라는 수치가 있는데 일종의 ‘모랄(도덕심)’으로 게임 플레이 때 마을 주민 NPC를 학살하거나, 선택지가 나왔을 때 뭘 골랐느냐에 따라서 상승하거나 하락해서 이 수치에 따라 이벤트 분기가 100개나 된다고 게임 패키지에 적혀 있지만.. 그 이벤트라는 게 직접적인 선/악을 결정하는 건 몇 개 안 되고. 모랄과 관계없는 이벤트가 대다수다.

일부 전투 이벤트는 문자 그대로 전투가 발생하는데 적을 쓰러트려도 경험치가 안 들어와서 손해가 크다.

NPC 학살 자체도 이게 의도적으로 학살하는 게 아니고. 게임 시스템의 오류에서 빚어진 촌극에 가깝다. 검을 뽑아든 공격 자세를 취하려면 무조건 적에게 선제 공격을 당해야 하는데.. 만약 밤이 되어 몬스터와 전투가 벌어졌다가, 낮이 되어 몬스터가 사라지면 공격 자세가 풀리지 않은 상태가 되어 이때 마을 주민 NPC를 클릭하면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공격을 해서 NPC 학살이 생기는 것이다.

애초에 아가트 수치가 영향을 끼치는 건 이벤트 분기와 클래스 체인지 뿐. 본편 스토리 자체와 엔딩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엔딩은 노말 엔딩과 진 엔딩이 있으나, 멀티 엔딩 시스템을 제대로 탑재한 것이 아니라서 싱글 플레이는 무조건 노말 엔딩만 나오고. 네트워트 플레이를 해야 진 엔딩이 나오게 되어 있다. 그 때문에 진 엔딩은 지금 현재의 컴퓨터 환경에서는 볼 방법이 없다.

아마도 게임 개발 당시에는 그런 미래의 일까지 생각하지 않고 만든 것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 패키지 게임인데 진 엔딩 필수 조건이 네트워크 모드 플레이란 건 좀 핀트가 어긋난 것 같다.

낮과 밤의 개념과 비오는 날씨도 구현되어 있긴 하나, 문제는 마을에 있어도 밤이 되면 주민 NPC와 경비병이 전부 사라지고 뜬금없이 몬스터가 튀어나온다는 거다.

마을 밖 필드에서는 몬스터가 상시 존재한다면 마을 안에서는 밤만 되면 몬스터가 나타나는 것인데, 이게 또 시간이 지나서 낮이 되면 몬스터가 전부 사라지고 주민 NPC와 경비병이 돌아온다.

몬스터를 한창 사냥하고 있을 때 밤에서 낮이 되면 몬스터가 사라져 리셋된다는 것과 마을이 안전지대가 아닌 점, 일시정지 기능도 지원하지 않아서 무조건 리얼 타임으로 흘러간다는 것도 게임 플레이의 여유를 없애 버린다.

안 그래도 세이브를 상시 지원하는 게 아니라 오직 마을 내 여관 건물 안에 들어가서 세이브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디아블로처럼 회복 아이템의 단축키를 지원하지 않아서 일일이 인벤토리창을 열고 아이템을 선택/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회복도 쉽지가 않다.

레벨업을 하면 HP과 완전 회복되지만 레벨이 올라도 능력치가 낮고 장비빨도 못 받아서 몬스터 사냥이 어려워서 레벨업 자체가 어려우니 레벨 디자인이 개판이다.

맵 기능도 전혀 지원하지 않아서 지금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것도 문제다. 길치, 방향치가 아니더라도 필연적으로 헤맬 수밖에 없게 만들어놔서 왜 맵 기능을 빼놓은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드랍되는 아이템을 마우스로 클릭해도 집을 수 없는 버그가 있는데 키보드로 아이템 줍기를 지원하지 않는 점과 상점에서 판매하는 아이템이 비정상적으로 비싸게 책정되어 있는 점 등등. 불편한 점이 너무나 많다. (게임 시작 소지금이 100골드, 여관비가 450골드인데 제일 싼 무기/회복 아이템의 가격이 3000골드가 넘는다)

애초에 무기/방어구 자체가 상점에서 수급해야 되는데 평균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것에 비해서 공격력/방어력 평균 상승폭이 10~30 수준이라서 장비빨을 못 받는다.

스톰 블레이드, 소드 오브 블러드, 데빌즈 커터 등등 이름만 존나게 요란하다.

마을 내 아이템 상점에서는 창고 기능을 병행하고 있어서 아이템/장비를 수납 가능한데 이게 왜 그런가 하냐면 인벤토리의 소지 제한이 커서 그렇다.

인벤토리의 아이템/장비는 각각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는데 예를 들어 상점에서 방패 3개만 구입해도 4개째를 구입하려고 하면 더 이상 방패를 가질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소지 제한을 알려온다.

돈 같은 경우도 몬스터를 사냥하면 돈을 드랍하는 게 아니라, 금괴, 은괴, 각종 보석 등의 귀금속을 드랍해서 그걸 가져다 상점에 팔아야 돈이 되는 것이라서, 귀금속은 있는데 돈이 없으면 여관/상점 이용을 못한다.

세이브 슬롯이 하나 밖에 없는데. 이게 게임 시작 전에 생성한 캐릭터를 선택했을 때, 그 캐릭터의 플레이에 세이브가 디폴트 값으로 고정되는 것으로 온라인 게임의 플레이어 계정 개념에 가까워서 세이브/로드도 불편하게 되어 있다.

대사창의 텍스트가 자동으로 올라가서 빠르게 스크롤을 올릴 수는 있어도 스킵은 지원하지 않아서 괴롭다.

대화 씬은 둘째치고 게임 내 배경 지식과 역사가 기록된 책을 볼 때가 그런 경우에 속한다. 쓰잘데기 없이 텍스트 양은 많은데 글자가 한 번에 왕창 나오는 게 아니라 서너줄로 뚝뚝 끊어먹고 엔터키 쾅쾅 눌러 여백이 존나 많은데 대사 스킵을 지원하지 않으니 총체적 난국이다.

결론은 비추천.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전반적인 게임 인터페이스가 나빠도 너무 나쁘고, 플레이 내용에 따라 이벤트 분기가 나뉘는 아가트 시스템도 적극 활용하지 못해서 본편 스토리 자체와 엔딩에 영향을 주지 못해 넣으나 마나 한 수준이 되었으며, 랑그릿사의 클래스 시스템을 차용했는데 클래스 정보창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에, 바뀌어도 큰 체감이 들지 않아 캐릭터 육성의 재미조차 없어서 싱글 게임과 온라인 게임의 방황하다가 결국 니 맛도 내 맛도 아니게 된 졸작이다.

혹자는 이 게임이 홍보부족으로 묻혔다고 하는데 그건 명예로운 죽음에 가까운 해석이고. 홍보를 적극적으로 했어도 게임성이 워낙 낮아서 흥하지 못했을 거다.


덧글

  • 이거 2019/05/12 13:45 # 삭제 답글

    엔딩이 뭐 어떻게되죠?? 어릴때하다가 엔딩을 못봣는데
  • 잠뿌리 2019/05/13 02:29 #

    예언서 내용 몇 글자 나오는 걸로 퉁치는 엔딩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플레이로 엔딩을 봐야 진 엔딩이 나온다고 했었는데 멀티 플레이를 지금은 지원하지 않아서 볼 방법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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