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교토 천년 이야기 (京都千年物語 Cosmology of KYOTO.1993)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3년에 일본의 ‘ソフトエッジ(소프트 엣지)’에서 개발, ‘ヤノ電気(야노 전자)’에서 MS-DOS용으로 발매한 교육+공포+탐험의 복합 장르 어드벤처 게임. 제목인 ‘교토 천년 이야기’에는 게임 발매년인 1993년으로부터 약 1000년 전 교토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1994년에 맥킨토시용이 발매, 1995년에 북미에서 윈도우 95용으로 발매됐다. 북미판은 일본어 음성에 영문 텍스트를 지원한다.

내용은 10세기 교토의 ‘헤이안 궁’을 무대로 삼아 한 밤 중에 헤이안 궁 안을 탐험하면서 죽음과 환생을 반복하는 이야기다.

게임 본편은 포인트 앤 클릭 방식에 1인칭 시점의 어드벤처 게임이라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이동할 수 있다.

뒤로 돌아가는 기능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고 앞이 막혀 있을 때만 가능하고, 일반적으로는 무슨 자동차 운전하는 것 마냥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위치까지 이동한 후에 유턴해서 되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동 조작은 다소 불편하다.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대서 NPC나 오브젝트를 클릭해 대화를 하고 물건을 입수할 수 있다.

일부 NPC와의 대화에서는 명령어를 직접 키보드로 타이핑해서 입력하는 선택지도 나온다. 당연하지만 올바른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으면 넘어갈 수 없게 설계되어 있다.

죽음과 환생을 반복한다는 줄거리가 좀 황당할 수 있는데 이게 본 게임의 기본 시스템이다.

업보와 환생의 개념이 있어서 게임 플레이 도중에 요괴, 도적, 사무라이 등에게 살해 당해서 죽음을 맞이하면 업보에 따라서 ‘수라도’, ‘아귀도’, ‘축생도’. ‘지옥’, ‘극락’ 등의 다섯 세계에 떨어졌다가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여 게임을 이어나갈 수 있다.

죽음과 환생의 패턴이 고정화되어 있어서 죽은 자리에서 즉시 환생하고. 전생의 자기 시체에서 살아있을 때 가지고 있던 옷과 아이템을 회수할 수 있다.

게임 시작 전에 이름, 성별, 결혼 여부, 외모를 설정할 수 있지만 죽었다가 환생하면 외모가 바뀌기 때문에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의 의미가 없다.

단, 이름 설정은 중요한데 세이브 데이터를 로드할 때 적어야 해서 그렇다.

죽음과 환생 때문에 주인공이 어떤 인물로 특정지어지지 않아서 스토리 클리어를 위한 목표 같은 게 따로 없이. 헤이안 궁을 탐사하는 내용이라서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오픈 월드 게임에 가깝다.

그렇다고 엔딩이 아예 없는 무한 루프 게임인 것은 또 아니다.

분명한 스토리 진행율이 있다. 당시 교토에서 벌어진 역사적인 사건과 신화의 사건을 사건 순서에 맞게 보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하다.

헤이안 궁 바깥 숲에서 게임을 시작한 후, 헤이안 궁 입구의 라쇼몬(나생문)에 도착했을 때 라이코우 사천왕인 ‘와타나베 츠나’를 만나서 그가 이바라기 도지와 싸우는 걸 이벤트 같은 걸 예로 들 수 있다.

배경인 교토의 헤이안 궁 안인데 맵이 생각보다 꽤 넓고 갈 수 있는 장소가 많으며 이벤트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교토의 역사, 신화를 직접 체험하는 느낌을 충분히 준다.

아예 사전 모드도 따로 있어서 직접 돌아다니지 않아도 사전 모드에서 역사, 풍습, 인명, 사건 등등. 다양한 걸 확인할 수 있는데 이때의 사진, 텍스트가 실제 백과사전 형식으로 나와서 게임 장르 태그에 교육을 넣을 만 하다.

실제로 이 게임은 일본 교토 조형 예술대 디자인 교수인 ‘오오니시 히로시(大西宏志)’ 교수가 제작에 참여하고, 고전 일본 요괴 서적인 ‘요카이에마키(妖怪繪卷)’의 집필자 중 한 명인 ‘고마츠 가즈히코(小松和彦)’ 교수가 감수를 맡았기 때문에 게임에 담긴 각종 정보는 야매가 아닌 전문지식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한 밤의 헤이안 궁을 돌아다니는 내용인 데다가, 죽음과 환생의 시스템 때문에 사망 구간이 많아서 호러물의 색체가 강하다.

한 밤의 배경과 배경 음악도 음산하고, 잔인한 장면이 속출하며, 요괴 묘사를 비롯해 지옥을 비롯한 사후 세계 묘사가 호러블하다.

특히 사후 세계 묘사가 쓸데없이 디테일하다. 지옥에서 죄인이 썰리고 뜯기는 고문을 당하고, 수라도에서 수라가 싸우다가 화살에 맞고 목이 잘리고, 아귀도에서는 자기 뇌를 꺼내 먹다가 아귀들이 달려들어 잡아먹히고, 심지어 극락에서는 극락의 수명 패널티까지 재현해 꽃이 지고 몸이 쪼그라드는 묘사까지 집어넣어서 쇼킹하다.

그 때문에 이 게임을 교육용 소프트웨어라고 팔았으면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2006)’ 한국 홍보 사태 같은 게 터졌을지도 모른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은 아이템으로 사망 구간을 피하고, 출입 금지 구역을 넘어가면서 플레이 진행도를 늘려 나가는 방식이라서 무작정 죽기만 하는 건 또 아니다.

뭔가 이게 ‘무인도에서 살아남기’의 ‘10세기 교토에서 살아남기’ 버전으로 바뀐 듯한 느낌을 주지만,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어 놔서 몰입도는 높은 편이다.

결론은 추천작. 게임 인터페이스가 조금 불편하긴 하나, 대학 교수의 제작 참여 및 감수로 게임 안에 담긴 정보가 전문적이라서 교육용 게임의 가치가 높고, 현재의 오픈 월드 게임에 가까운 구성으로 게임 플레이가 충실하며, 업보와 죽음/환생의 육도 체험 시스템이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어서 유니크한 구석까지 있어서 나름대로 시대를 초월한 컬트적인 게임이다.


덧글

  • 레이븐가드 2019/04/29 20:36 # 답글

    환생을 여러 번 하면 수백 년은 훌쩍 지나가서 교토 1000년이 아닐 것 같은데...
  • 잠뿌리 2019/04/29 23:49 #

    실제 게임 내에서는 죽었다가 환생하는 시간이 3분 라면 느낌입니다. 아예 환생했을 때 알몸으로 부활해서 전생에서 죽은 자기 시체에서 옷, 아이템 빼 입는 게 기본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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