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신혼일기 (1997)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7년에 ‘엑스터시 엔터테인먼트’에서 윈도우 95용으로 만든 연애 시뮬레이견 게임. 영제는 Newly weds. 엑스터시 엔터테인먼트는 ‘신검의 전설 2: 라이어’의 개발사로 잘 알려진 곳이다. (엑스터시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 LG 소프트웨어에서 발매했었다)

내용은 짝짓기 프로그램에 출현한 주인공이 ‘채아라’, ‘나오미’, ‘도도희’, ‘하로미’, ‘정유리’ 등의 다섯 여성 중에 1명을 골라 결혼을 한 뒤 신혼부부가 되어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는 이야기다.

제목에 결혼이 들어간 게임으로 1995년에 소학관 프로덕션에서 PS1, 세가 세턴용으로 만든 ‘결혼 ~매리지~’가 있는데 그 게임은 사실 결혼을 목표로 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라서, 처음부터 결혼한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해 신혼 생활을 플레이하는 건 본작이 처음이다.

보통, 한국 게임 중 결혼 소재의 게임하면 ‘캠퍼스 러브 스토리(1997)’로 잘 알려진 ‘남일 소프트’에서 1998년에 만든 ‘나의 신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본작은 나의 신부보다 1년 먼저 나왔다. 나의 신부의 전작인 캠퍼스 러브 스토리랑 같은 해에 나왔다.

캐릭터 원화는 발매 당시 한국 만화 잡지 ‘영챔프’에서 ‘천상천하’, ‘더 커플’을 연재하던 ‘서정인’ 작가가 맡았다.

게임 박스 팩키지에는 ‘일본 전격수출 결정!’이라는 광고 문구가 빨간 글씨로 떡하니 적혀 있지만. 알다시피 일본은 거의 에로 게임의 종주국에 가까워서 이 작품을 가져다 댈 수준은 아니고. 실제로 수출 결정이란 광고 카피만 있지. 수출한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본편 게임은 육성 시뮬레이션이다.

게임 시작 전에 입력하는 사용자 정보는 이름/생일이 플레이어 데이터로 이어지고. 애인모드를 활성화시키면 아내의 이름/생일/나이/신장/몸무게/혈액형 및 처음 만난 날, 결혼기념일 등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인트로 씬의 짝짓기 프로그램에서 선택지 고른 것에 따라 짝짓기 결과가 나와서 결혼 상대가 결정되며, 결혼식을 프롤로그로 하여 본편에서 바로 신혼 생활이 시작된다.

메인 화면에서 선택 가능한 커맨드는 아내 상태 보기(아내 능력치 확인), 식단계획(체중 관리), 스케줄(교육/아르바이트 일정), 자산보기(현재 자금과 수입 현황 보기), 자녀보기(자녀의 성별 및 숫자 확인), 아내와의 대화(고민듣기/용돈타기/침실대화), 아이템(현재 소지한 아이템(생활 필수품 포함) 확인), 시스템(세이브/로드 및 환경 조정)이다.

일단,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남편인데. 정작 스테이터스(능력치)는 아내에게만 있고, 게임상에서 아내의 스케줄을 잡아 한 달 단위로 자동 진행하여 능력치를 올리는 방식이다.

능력치는 아내 상태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체력, 지력, 매력, 바람기, 애정, 허영심, 감수성, 스트레스, 성취도로 나뉘어져 있다.

지력이 높으면 아내가 주식 투자 정보를 주고, 허영심이 높고 돈이 많으면 갑자기 엄청난 지출을 하고, 반대로 허영심이 낮으면 고가의 제품을 사치품이라면서 팔아버린다.

허영심의 문제는 굉장히 극단적이라는데 있는데 허영심이 높을 때 자산이 예를 들어 9억이 있으면 아내가 대뜸 헬기 한 대 뽑아왔다면서 3억이 날아가 버리고, 허영심이 낮으면 반지 같은 것뿐만이 아니라 에어콘, 옷도 사치품이라며 죄다 팔아버려서 중도가 없다.

바람기가 높으면 아내가 나이트 클럽을 쏘다녀서 클럽 출입비로 낭비를 하고, 엔딩 때는 아내가 하도 밝혀서 의무방어전이 힘들다는 멘트가 나온다.

감수성이 높으면 아내가 꽃이나 소설책 같은 걸 사오는데 그 돈은 남편 용돈에서 지출이 되며, 아내가 무작정 밖에 나가서 방황을 하다가 오면 감수성이 하락하는 대신 스트레스도 같이 하락한다.

성취도가 낮으면 스케줄 실행 때 게으름을 피우고, 반대로 높으면 성실하게 수행을 해서 능력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스케줄 실행 전에 식단 관리로 밥 먹는 방침을 정해 아내의 체중을 관리할 수 있고, 아내와 대화를 해서 고민 듣기/용돈타기/침실대화/꾸중하기 등을 골라서 애정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침실대화는 아내의 속옷 차림이 나오고 칭찬하기, 애정표현(응시하기/키스하기/선물하기/포옹하기), 그냥 잔다 등이 가능하다.

침실대화, 애정표현이란 게 되게 그럴 듯하게 다가오는 것 치고는 실제로는 그냥 속옷 착용씬 하나로 퉁-치고 넘어가는데다가, 대사도 그냥 주인공의 독백 개그 대사에 가까워 에로 수위는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매 당시에는 성인 게임 판정을 받았었다.

게임의 궁극적인 목적은 없다.. 능력치와 각종 대회. 그리고 대회에 필요한 스킬은 스킬 경험치를 쌓아 스킬 레벨을 올리는 것으로 봐서 아내의 장래 희망(꿈)을 이루어 주는 게 게임의 목표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스킬 경험치와 레벨은 언급은 되는데 따로 수치로 표시되지 않고. 대회 일정도 따로 나오지 않은 채 그냥 대회 접수만 하는 것이며, 대회에 참가하는 걸로 엔딩이 뜨는 게 아니라 무조건 결혼 생활 시작 후 3년이 지나야 엔딩이 뜨는 것이라서 그냥 3년 동안 게임을 하는 것 뿐. 어떤 특정한 목적이 없다.

그럼 대체 능력치가 왜 존재하느냐? 라고 묻는다면, 엔딩 때 주인공의 나레이션 독백으로 아내의 능력치에 따라 품평을 하는 게 나와서 그렇다.

우리 아내 체력이 나보다 좋아요, 결혼했는데 더 매력 있어. 머리도 존나 좋아서 나는 바보 온달이요 아내는 평강공주다 이런 식으로 팔불출 독백을 날리는데 능력치의 높낮이에 따라 대사가 결정되는 것이다.

능력치가 낮으면 아내를 디스하는 내용이고 높으면 아내를 칭찬하는 내용이라고 보면 되고. 바람기, 애정 수치의 유무에 따라 결혼 생활이 파탄나 이혼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엔딩이 있는 없는 듯 되게 애매한 느낌을 주고. 디스하든, 칭찬을 하든지 간에 텍스트 내용이 앞뒤 문맥이 맞지 않은 횡설수설하는 어투라서 가독성이 대단히 떨어진다.

애정도가 높은 상태에서 침실 대화를 자주 하면 아내가 임신을 하여 자녀가 태어나기도 한다.

근데 임신 때는 임신으로 애정도, 감수성 증가, 매력 하락/임신 우울증으로 스트레스 상승. 이렇게 능력치 상승/하락을 디테일하게 설정해 놓고선 출산 자체의 이벤트는 딱히 없어서 그냥 때 되면 자녀가 탄생해 메뉴판의 자녀 카테고리에서 아들, 딸 인원 수만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주인공이 회사원이라서 한달에 한 번 월급을 타는데, 그것과 별개로 아내의 스케줄에 아르바이트를 추가해 부수입을 얻을 수 있다.

아르바이트는 무보수인 집안일만 처음부터 선택이 가능하고 다른 아르바이트는 외출해서 아르바이트 구인하는 건물을 찾아다니며 직접 응시해야 한다.

외출했을 때 백화점 지하에서 복권을 구입하거나, BAR와 경마장에서 슬롯 머신/도박 경마를 하고 증권 거래소에 가서 주식 투자를 해서 일확천금을 노릴 수도 있다.

기본 자산은 은행 예금으로 설정되어 있고, 외출 때 드는 소모비용은 주인공의 용돈에서 깎이는데. 아내와 대화를 해서 한 달에 한 번 용돈을 받는 것으로 용돈 액수를 늘릴 수 있다.

은행에서 출금을 해서 용돈을 늘릴 수 있는지만 이렇게 하면 아내가 바가지를 긁으며, 출금한 금액만큼 호감도가 떨어진다. 호감도 최고 수치가 999인데 출금한 금액만큼 호감도가 떨어지니 1000원만 출금해도 호감도가 맥스치여도 한순간에 0이 되기 때문에 패널티가 엄청나게 크다. (이건 거의 출금하지 말라는 소리다)

은행 대출도 가능하고, 돈이 많으면 부동산에 가서 새 집도 살 수 있으나 집 평수가 넓을수록 한 달에 드는 유지비가 커서 리스크가 좀 있다.

외출할 때 혼자 나가면 밤중에 ‘룸살롱’에 갈 수 있는데, 룸살롱에 갔다가 집에 귀가하면 ‘부부싸움’ 이벤트가 발생해 대전 액션 미니 게임이 나온다. 거기서 패배하면 모든 소지금(용돈)을 빼앗기고 애정 수치도 감소한다.

고아원에 기부를 해서 허영 수치를 하락시키고, 아내와 함께 공사장에 갔다가 유기견을 발견해 입양하거나, 선착장에 갔다가 점쟁이를 만나서 복채를 내고 장래희망 달성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것 등. 자잘한 이벤트가 꽤 있다.

이 작품의 치명적인 문제는, 스케줄을 설정할 때 오직 교육/아르바이트. 단 두가지만 할 수 있다는 거다. 휴식 커맨드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매주 일요일에만 집에서 휴식/외출을 할 수 있게 돼서 스트레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집에서 휴식하는 걸 선택하면 달랑 스트레스 –10에 체중 0.1kg 늘어난다. 체중 증가는 좀 뜬금없고, 스트레스 감소율이 10밖에 안 되는 건 스테레스 올라가는 속도에 비해 너무 적다.

외출을 선택하면 혼자서 간다/아내와 둘이 나간다를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데. 전자는 혼자, 후자는 아내와 둘이 마을을 순회할 수 있다.

마을 순회는 엘프의 동급생 필드 모드와 같이 SD 캐릭터를 움직여 마을을 돌아다니고. 건물 안에 들어가 쇼핑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버스, 전철을 타고 지역 단위로 이동도 가능하다.

휴식 커맨드가 없기에 바캉스나 국내/해외 여행 요소도 일절 없다. 백화점에 가서 수영복을 살 수 있는데 바다에 놀러가거나, 수영장 이벤트 하나 없어서 집안에서 입는 옷을 수영복으로 바꿀 수만 있어서 옷의 의미가 없어진다.

백화점에서 가전 제품을 구입하는 건 필수다. 특정 가전 제품이 없으면 패널티가 부가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냉장고, 밥솥이 없으면 음식물 보관할 장소가 없어 식비에 추가 지출이 붙고, 가습기, 에어콘 등이 없으면 아내의 스트레스 상승으로 이어진다.

시계가 없으면 아내가 스케줄을 실행하다가 시계가 없어 지각을 해서 그날 하루 교육/아르바이트가 캔슬되는 패널티를 받게 된다. 시계는 백화점에서 구입한 다음 아내와의 대화<침실 대화<선물하기로 건네줘야 효과가 적용된다.

아이템은 유지비가 드는 것과 안 드는 것이 있는데. 전자는 매달 돈이 나가지만 그래도 한번 사면 계속 쓸 수 있는 것에 반해, 후자는 몇 달이 지나면 고장이 났다면서 아이템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미리 복수의 아이템을 구입해 놓거나. 주말에 외출 했을 때 가서 새로 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스케줄은 한달 단위로 정해 놓고 자동 실행하는 방식이라 그 중간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데 특히 그때 세이브/로드가 불가능한 게 엄청 불편하다.

세이브/로드는 오직 스케줄 정하기 전에만 가능하다.

일부 음성 지원을 하는데 그게 주인공과 히로인만 음성 더빙을 해서 주인공 역은 이강식 성우, 도도희 역은 장유진 성우, 나오미 역은 손정아 성우, 채아라 역은 최문자 성우, 하로미 역은 강희선 성우, 정유리 역은 이연희성우가 참여했다. (참고로 이강식 성우는 KBS 드라마 용의 눈물, SBS 드라마 야인시대 나레이션으로 유명하고, 강희선 성우는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봉미선 역으로 친숙하다)

결론은 비추천. 신혼 생활을 다룬 게임은 거의 본작이 처음이라서 발상은 참신한 편인데.. 휴양 커맨드가 따로 없어서 스트레스 관리가 힘들고 한달 스케줄을 꼭 채워야 실행이 가능한 상황에 세이브/로드를 중간에 할 수 없으며, 생활필수품을 사지 않으면 페널티가 있는데 사 놓아도 아내가 가져다 팔거나, 고장나서 새로 사야하는 게 번거로워서 전반적인 게임 인터페이스가 불편해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의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엑스터시 엔터테인먼트에서 신검의 전설 시리즈를 만든 개발자 ‘남인환’이 퇴사를 한 뒤에 만들어진 게임이다.


덧글

  • 무명병사 2019/04/28 17:31 # 답글

    야하다길래 봤더니 뭐 별로였지요....
  • 잠뿌리 2019/04/29 08:19 #

    저때 당시에는 그렇게 인식될 수도 있었을 텐데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진짜 안 야하죠.
  • 사부로 2019/04/28 20:51 # 답글

    아니, 그 목소리로 젊은 남편 연기를..?
  • 잠뿌리 2019/04/29 08:20 #

    남편 연기가 별로 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게 아내와 회화 이벤트 때 음성 지원을 하는 게 아니라 혼자 독백할 때만 음성 지원을 해서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나레이션 느낌만 났죠.
  • 시몬벨 2019/04/29 03:06 # 삭제 답글

    원화가가 아깝네요. 제가 중학생이었을 당시, 서정인씨가 영챔프에서 연재하던 천상천하는 어른의 세계를 엿보게 해주는 전설적인 만화였습니다. 친구들끼리 몇백원씩 돈모아서 사서 돌려가면서 보고, 맘에 드는 페이지는 학교앞문방구에서 50원내고 복사해서 소장하던 생각이 나네요.
  • 잠뿌리 2019/04/29 08:21 #

    게임 그래픽이 별로 좋지 않아서 원화가가 당시 유명 만화가였는데도 티가 나지 않았습니다. 만화가 원화가 좀 아깝긴 했죠.
  • 블랙하트 2019/04/29 10:33 # 답글

    개발도중에 제작진이 교체되는 일이 있었죠. (그때는 캐릭터 디자인도 달랐는데 게임의 SD 캐릭터와 비슷한 외모)

    원래 개발진이 만들었던건 다른 회사에서 '심 웨딩'이란 타이틀로 나올예정이었지만 하드코어 게이밍 101의 미출시 한국 게임 소개에 있는걸 보면 결국 못나온 모양이네요.

    http://www.hardcoregaming101.net/korea/specials/special-lost5.htm
  • 잠뿌리 2019/04/29 17:08 #

    심웨딩 스샷은 왠지 캐릭터들이 되게 우울해 보이네요.
  • 타마 2019/04/29 14:45 # 답글

    의외로 현실적인 게임이라던가...
  • 잠뿌리 2019/04/29 17:08 #

    3억짜리 헬기 이벤트 같은 건 너무 픽션 같았죠.
  • 먹통XKim 2019/05/06 20:02 # 답글

    이강식 성우....당시 나이 예순인데;;;;
    80년대에 미국 이민가서 활동하다가 가끔 한국와서 성우 활동하긴 했지만

    (2015년 78살로 작고)
  • 잠뿌리 2019/05/08 11:35 #

    당시 연세 생각하면 이 게임에서 성우하신 게 노익장이 따로 없었죠.
  • 멋지군 2019/06/10 08:47 # 삭제 답글

    야인시대 나레이션 양반의 재조명..!
  • 잠뿌리 2019/06/11 06:10 #

    흑역사적인 의미의 재발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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