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만화고 (2018) 2019년 웹툰



2018년에 ‘김8’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60화로 완결된 코믹 만화. 김8 작가는 ‘불만시대(2014)’, ‘이기자, 그린(2016)’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은 중증의 오타쿠 ‘안경희’가 자신과 같은 오타쿠들이 다니는 곳인 줄 알고 ‘만화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그곳이 실은 정식 만화 주인공이 되기 위해 만화 캐릭터들이 수업을 받은 학교라서 다양한 그림체의 반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메인 소재는 만화 캐릭터가 만화 주인공이 되기 위해 학교에 다닌다는 것인데. 마블 코믹스, 이토준지 만화, 세일러문, 순정만화, 명랑만화, 픽셀, 그림판 등등. 각각의 그림체가 캐릭터화되어 나와서 발상 자체는 좋았다.

하지만 만화 주인공이 되기 위한 수업이 아니라, 단순히 학교에 다니면서 벌어지는 일상생활, 정확히는 만화 캐릭터의 과장된 리액션만에만 초점을 맞춰서 ‘만화고’ 자체의 설정은 잘 살리지 못했다.

워너브라더스의 1990년작 ‘타이니툰(국내 방영명: 말괄량이 뱁스)’에서 버스터와 뱁스 이하 레귤러 멤버들의 일상을 그리면서 동시에 애크미 대학에 다니면서 만화 캐릭터로서 만화적인 수업을 받는 내용을 넣어 그 설정을 잘 살렸었는데. 본작은 만화 학교의 틀만 만들어 놓고 그 속을 채우지 못해서 속 빈 강정이 되어 버렸다.

그러면 캐릭터들의 리액션이 재미있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닌 게. 이름 개그가 지나치게 많고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짤방의 패러디가 과용되어 있는데 개그 센스마저 나빠서 개그 만화인데도 전혀 웃기지가 않다. (특히 원피스 루피랑 포켓몬스터 패러디는 악몽 수준이었다)

말도 안 되는 걸로 웃음을 억지로 유도하는 병맛 개그보다는 낫긴 하나, 센스 없는 개그는 개그를 안 하는 것만 못하다.

개그를 떠나서 스토리 자체만 놓고 보자면, 아무런 내용 없이 날로 먹는 화가 많아서 스토리의 밀도까지 떨어지지만.. 그나마 중반부에서 후반부에 걸쳐 왕명랑, 판그림, 변신소녀, 마부리 등등. 안경희 의외에 다른 캐릭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오고. 안경희는 ‘남순정’을 좋아하는데 ‘판그림’은 안경희를 좋아하는 삼각관계가 이루어지면서 개그 말고 캐릭터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그나마 좀 나아진다.

다만, 캐릭터의 드라마가 너무 안경희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어서. 안경희 스토리의 80% 이상은 에이토짱에 대한 덕심과 에이토짱 닮은 남순정을 좋아하는 것이고. 나머지 20%가 만화고 학업. 정확히는, 주인공에 대한 고민이라서.. 판그림이 안경희를 좋아하는 게 무슨 백화점 시식코너에 맛보기용 음식마냥 입맛 돋구기용으로 짤막짤막하게 나오고. 남순정과의 관계도 제대로 썸을 타서 로맨스 관계를 이루는 게 아니라, 최종화 때 급전개로 처리를 해서 묘사의 밀도가 얕은 게 여전히 아쉽다.

작가 후기를 보면 본작의 초기 기획은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컨셉으로 매 회 주인공이 다른 옴니버스 형식의 만화였다고 하는데. 차라리 그게 더 나았을 것 같다.

초기 기획은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고, 만화 주인공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라는 전제 하에 장르, 작풍이 다른 만화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답을 가지고 있어서 만화고가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을 텐데. 본작은 주인공을 따로 만들어 고정시키고 내용을 캐주얼화시킨 결과, 오타쿠 주인공이 오타쿠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되어서 ‘만화 주인공’이란 테마의 색이 옅어졌다.

50화부터 60화 완결까지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후반부 전개인 졸업시험편은 사건의 돌입 자체는 되게 급조된 느낌을 주지만 내용 자체는 괜찮은 편이고, 엔딩도 깔끔하다.

후반부가 사두용미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유종의 미를 거둘 만한 마무리를 보여줬다.

작화는 전반적인 걸 넘어서 기본적인 퀼리티 자체가 떨어진다.

작풍이 그림판으로 그린 듯한 느낌을 줘서 작화 자체의 밀도가 대단히 낮은데 그것도 매 컷을 새로 그린 게 아니라 같은 컷을 복사+붙여넣기해서 재탕한 게 자주 보인다.

그냥 말풍선에 대사만 바꿔 넣은 수준인데 캐릭터뿐만이 아니라 배경도 그렇게 해서 만화고 건물 현관 입구만 해도 첫화랑 최종화랑 똑같은데 현수막 글자만 다르다.

그런 상황에 컷 분량이 적은 화도 몇 개 있어서 스토리가 뭐 하나 진행된 것도 없는데 순식간에 끝나 버리기도 한다. 이게 연재 초반부 때 특히 심해서 혹평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됐었다.

결론은 평작. 만화 캐릭터가 만화 주인공이 되기 위해 만화 학교에 다닌다는 설정은 괜찮지만, 정작 본편 스토리에서는 학교 수업에 초점을 맞추지 않아서 그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작풍이 그림판 느낌 나는데 기본적인 퀼리티가 떨어지는데 그 와중에 복사+붙여넣기까지 남용되어 비주얼이 안 좋고, 이름 개그와 패러디 개그를 과용하고 있는데 개그 센스까지 나빠서 끊임없이 개그는 치는데 하나도 웃기지 않아 개그 만화로서 심각한 문제가 있지만.. 중반부 이후로 주인공 이외에 다른 캐릭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오고, 또 캐릭터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이전보다 좀 나아지고. 후반부부터 최종화까지 전개는 볼만한 편이라서 뒷심을 발휘해 간신히 평타를 친 작품이다.


덧글

  • 역사관심 2019/04/08 06:03 # 답글

    웹툰에 출판만화의 퀄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런 작화정도면 손이 안갑니다;
  • 잠뿌리 2019/04/10 22:13 #

    평균 이하의 그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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