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조저택 살인사건 (2017) 2017년 개봉 영화




2017년에 정식 감독, 김휘 감독이 만든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

내용은 해방 이후 경성에서 재력가 ‘남도진’이 운전수 ‘최승만’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어 법정에 서게 됐는데, 사건 현장에서 사체를 태운 흔적과 핏자국, 잘려나간 손가락만이 증거로 발견되어 검사와 변호사가 치열한 법정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그게 실은 남도진에게 연인을 잃은 마술사 ‘이석진’의 소행으로 법정에 있는 이는 아무도 모르는 사건의 진상이 서서히 밝혀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1955년 미국에서 발표된 ‘빌 밸린저’의 소설 ‘이와 손톱’을 원작으로 삼아 영화로 만든 것이다.

본작의 시대 배경은 해방 이후의 경성이지만, 굳이 경성이 나와야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시대와 배경의 중요도가 낮은 편이다.

영화 막판에 검사가 변호사한테 나 반민특위 들어가니까 친일파인 당신 조심해. 라는 뉘앙스로 경고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게 아무런 복선도, 암시도 없이 뜬금없이 툭 튀어나와서 별로 와 닿지 않는다.

일제강점기가 아닌 해방 이후의 경성이기 때문에 일본인이 나오긴 해도 본작의 메인 빌런인 남도진은 일본인조차 뒤통수를 칠 정도로 악당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일제의 만행과 친일 행각이 부각된 것도 아니라서 막판의 그 대사는 되게 생뚱맞다.

사실 말이 좋아 배경이 경성이지, 주인공 직업이 ‘마술사’고 부유충의 디너쇼와 고급 승용차를 운전하는 운전수의 존재, 그리고 사건 현장인 석조 저택 자체가 서양식 저택이라서 40년대 한국이 아니라 미국 같은 느낌을 줘서 경성 느낌이 거의 안 든다.

애초에 원작이 50년대 출간된 미국 소설이라서 어찌 보면 원작 재현에 충실한 것이라 할 수 있으나, 그럼 경성을 배경으로 한 게 더욱 더 의미가 없어진다.

본편 스토리는 검사와 변호사의 법정 배틀과 주인공의 과거 회상을 교차 편집해 넣어서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 때문에 재판 좀 진행하다가 갑자기 과거 회상으로 돌아가고, 다시 재판 좀 진행되다가 또 과거 회상으로 돌아가니 잦은 교차 편집이 스토리의 맥을 뚝뚝 끊어놓아 몰입도가 굉장히 떨어진다.

원작 소설의 시점도 그렇게 교차해서 나오지만, 소설과 영화의 문법은 엄연히 다른 법이라 영화에서는 이런 방식은 맞지 않다는 걸 새삼스레 알려주었다.

이석진이 한 번도 본적 없는 남도진을 찾는 게 서울가서 김서방 찾기 수준인데 그게 통할 정도로 허술한 전개를 시작으로 법정 배틀도 범인의 동기는 끝까지 밝혀내지 못한 채 목격자 진술 하나로 판을 뒤집혀서 디테일이 떨어지고, 각종 반전들도 교차 편집 과정에서 나와야 할 타이밍 다 놓쳐서 아무런 감흥 없이 드러나는 상황이라서 서스펜스 스릴러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근본적으로, 반전 설정의 핵심 인물인 ‘이석진’이 주인공이라서 반전의 힘이 약할 수밖에 없다. 작중 인물들은 ‘아니, 네 정체가 XXX였구나!’ 이렇게 반응하는데. 관객들은 이미 누가 나쁜 놈이고, 누가 착한 놈인지 영화 보다가 다 아니 작중 인물의 리액션에 호응할 수 없다.

이것도 소설과 영화의 문법 차이에서 생겨난 문제인데. 글로 읽고 생각하는 것과 눈으로 보고 직접 정보 전달을 받는 것의 차이가 커서 그렇다.

출현 배우들은 고수, 故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 등이 나와서 캐스팅은 화려한 편이지만.. 그 캐스팅을 각본이 받쳐주지 못한 느낌이 다분히 든다.

결론은 비추천. 작품 시대 배경이 경성이지만 미장센적인 부분에서 경성 느낌이 전혀 안 나서 굳이 경성이 나왔어야 하나 싶은 의문이 들고. 현재와 과거의 교차 편집 빈도가 너무 잦아 스토리의 맥을 뚝뚝 끊어 먹고, 스토리 자체에도 허술한 구석이 많은 상황에, 장르적 욕심은 또 너무 커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뭐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해서 영화 전반의 완성도가 생각 이상으로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을 만든 ‘정식’ 감독은 정범식 감독과 친형제로 통칭 정가형제로 불리며 기담(2007)로 유명했지만, 그로부터 10년만에 감독작을 맡은 게 이 작품이라서 곤지암(2018)으로 재기에 성공한 정범식 감독과 다른 길을 걸었고. 공동 감독 중 한 명인 ‘김휘’ 감독은 7광구(2011)의 각본, 퇴마: 무녀굴(2015)의 감독이어서 배우 캐스팅에 현혹되기 전에 감독들 이름보고 이미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믿고 볼 수 없는 감독들이다)

덧붙여 본작에서 ‘성마담’ 배역을 맡은 ‘박지아’는 기담(2007)의 아사코 엄마(통칭 엄마 귀신), 곤지암(2017)의 병원장 귀신 역으로 나온 바 있다. 정가 형제 감독표 호러 영화의 단골 배우다.

히로인 ‘정하연’ 배역을 맡은 ‘임화영’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연기력이 상당히 떨어져 배우들 연기력 평균치를 갉아먹는데. 김휘 감독의 퇴마: 무녀굴(2015)에서 ‘석정’역으로 나왔던 인연으로 본작에 캐스팅된 게 아닐까 싶다.


덧글

  • 2019/04/04 22:05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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