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격기3반 (2017) 2019년 웹툰



2017년에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9년 3월을 기준으로 75화까지 연재된 격투 액션 만화. 본래 2016년에 한국 만화 잡지 ‘코믹 챔프’에서 연재를 하다가, 2017년에 네이버 웹툰에서 풀 컬러로 연재되기 시작한 작품이다. 원현재 작가의 ‘스페이스 차이나 드레스(2010)’와 같은 케이스다.

내용은 격투기 양성 학교로 잘 알려진 ‘남일 고등학교’가 취업반/인문반과 격기반(격투기 특기반)으로 학과를 나누어 전국 탑 클래스 레벨의 학생 격투가를 한 자리에 모았는데, 체격이 부실한 약골 소년 ‘주지태’가 격기반 2학년 주장 ‘마리아 다카스코스’의 권유를 받고 자신의 신체적 약점을 커버할 무술 ‘주짓수’를 배워 격기반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장르는 학교를 무대로 학생들이 박터지게 싸우는 거라 학원 액션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메인 소재는 일반적인 학원 액션물 같은 스트리트 파이팅이 아니라 MMA인 종합격투기다.

일본 격투 만화는 이미 종합 격투기 소재의 작품이 옛날부터 많이 나왔고, 한국 쪽에서도 웹툰 중에도 코믹맨 블루스(네이버), 마샬 아츠(다음), 그녀와의 MMA(코믹 큐브) 등등. MMA룰 기반의 종합 격투기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있어서 소재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소녀 더 와일즈는 종합 격투기긴 하지만 MMA 룰이 아니라서 예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작의 액션 스타일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학원 액션물은 학생 캐릭터가 싸우는 게 기본이라서 일반적으로 어떤 유파나 기술의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 본능과 육체적 피지컬을 앞세운 무근본 파이팅이 주를 이루는 반면. 본작은 종합 격투기가 메인 소재이고 주인공 자체가 기존의 학원 액션물 주인공과 달리 피지컬이 떨어지는 걸 기술로 커버해서 싸우기 때문이다.

약골 캐릭터가 무술을 배워 강해진다는 설정은 일본 격투 만화에서 많이 나왔고 ‘인간흉기 카쯔오’, ‘전설의 캡짱 쇼우’ 등으로 예를 들 수 있는데. 보통, 그런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운이 좋아서 럭키 펀치로 승리하거나, 혹은 편법이나 트릭 같은 걸 사용해서 어떻게든 이기는 걸로 나오는데 비해, 본작의 주인공은 운에 의존하지 않고 성실하게 기술을 배워 강해지는 성장형 주인공의 왕도를 지향하고 있어서 차이가 크다.

물론 전설적인 파이터의 아들이라는 혈통과 거기에 근원을 둔 선천적인 재능이 있어서 주인공 보정을 톡톡히 받기는 하지만. 격투기 초심자로서 기술을 배우는 과정과 멘탈 강화 및 동기 부여까지. 성장에 필요한 모든 걸 갖춘 상태로 자신이 중심이 되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고, 격기반에 들어가서 강해지는 과정이 핵심적인 내용이라서 왕도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배움과 훈련 과정에서 나오는 격투 기술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것도 깨알 같은 재미가 있다. 주인공이 약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런 것도 다 나오는 거지, 강한 캐릭터였으면 스킵하고 넘어갔을 만한 부분이다.

본편 스토리가 어떤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보다는, 캐릭터 자체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주지태는 격투기 스승이나 멘토격인 인물인 ‘마리아’부터 시작해 다양한 인물과 관계를 맺고. 또 그 캐릭터들도 그 캐릭터들 나름대로 고유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며 각자 개별적인 이야기를 진행하니 전체적인 스토리의 볼륨이 풍부하다.

강자로 분류되는 캐릭터들의 묘사도 돋보이는데. 남녀 불문하고 강자들의 실력 행사를 통해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합 때도 승패와 상관없이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임팩트가 크다.

악역은 또 악역대로 존나 악랄하거나, 양아치스럽거나, 속이 시커먼 하라구로로 묘사되어 깨지는 역할에 충실해서 이야기의 몰입도를 올려준다.

마리아, 권태영(가라데), 여은솔(레슬링), 차소월(유도), 방정음(카포에라) 등등. 여자 격투가 캐릭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존재감도 커서 이쪽 장르의 팬에 열광할 만 하다. (이쪽 장르의 대표작은 오타 모아레의 여성 격투기 만화 ‘철풍(2008)’을 손에 꼽을 만 하다)

싸우지 않을 때는 캐릭터가 귀여운 구석이 있어도, 싸울 때는 일체의 모에 요소 없이 너나 할 것 없이 투귀, 수라처럼 묘사되는 관계로, 같은 싸우는 여학생들 나오는 웹툰인 소녀 더 와일즈랑은 정반대다.

스토리에서 아쉬운 점은, 아버지랑 여동생 찾는 주지태의 목적은 진전이 거의 없다는 것과 이게 아직 본편 스토리에 반영되지 않아서 뭔가 이렇다 할 떡밥 하나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직은 스토리상 교내 랭킹전이 진행되는 상황이고, 주지태는 예선 탈락자라서 관전만 하는 관계로 랭킹전에 진출한 캐릭터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그렇다.

보통, 일반적인 격투 액션 만화라면 주인공이 예선 탈락해도 패자 부활전이나 결원 선수 같은 걸로 다시 참가해서 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준경슬까지라도 올라갔을 텐데. 본작은 예선 탈락 시점에서 딱 관중 신세라서 기존의 액션 만화의 클리셰를 깨긴 깼지만, 그렇다고 주인공의 존재감이 사라지면 안 된다.

작화는 전반적으로 준수하고 밸런스도 잘 잡혀 있다.

작중 인물의 개그 컷과 진지 컷 때의 묘사가 확연히 다른데. 전자는 개그 만화 느낌 나게 그리고 후자는 액션 극화로 각 잡고 그려서 작화 밸런스가 좋다.

비액션 장면은 어깨 힘을 살짝 빼고 간결하게 묘사하는 것 같지만, 컷의 시점과 구도가 다양하고 배경도 꼼꼼하게 그려 넣었다.

반대로 액션 장면은 반대로 어깨 힘을 팍 주고 그려서 묘사의 밀도가 높다.

격투의 공방을 컷으로 분할하여 공격, 방어 컷이 지그재그로 이어지거나, 눕혀서 측면으로 그린 사이드 컷이 들어간 것 등등. 웹툰 특유의 스크롤 뷰에 최적화시켰다.

본작이 종이책으로 나온 출판 만화로서 페이지를 넘겨서 보는 페이퍼 뷰로 선행 제작되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액션 연출을 스크롤 뷰에 맞추는 건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다.

주인공은 주짓수를 사용하지만 다른 캐릭터는 가라데, 태권도, 복싱, 유도, 레슬링, 택견, 카포에라, 킥복싱 등등. 다양한 유파/격투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서 액션 묘사의 바리에이션도 풍부하다.

타격기 위주의 격투 스타일끼리 맞붙으면 온전히 타격 공방만 나와서 그라운드 공방, 관절기가 잘 나오지 않을 정도라서 배경이 옥타곤이고 애들 복장이 경기복일 뿐이지, MMA룰을 따르고 있으나 MMA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아서 종합격투기보다는 이종격투기에 가깝다.

잡지 연재본은 모노컬러인 흑백인 반면. 웹툰판은 풀 컬러로 연재하고 있는데. 이 컬러링이 흑백과 컬러 사이에 있는 웹툰 특유의 색감이다. 그게 연재 초반부에 한정된 거고, 연재 중반부 이후에는 풀 컬러에 맞게 컬러링 자체가 상향 조정된다.

컬러링뿐만이 아니라 작화 전반이 연재하는 동안 점점 퀼리티가 상승해 작화 발전도 높이 평가할 만 하다.

결론은 추천작. MMA(종합 격투기) 학원 액션 만화라는 메인 소재 자체는 새롭지는 않은데 주인공이 약한 캐릭터로서 MMA에 입문하여 격투기를 배워 점점 강해지면서 다양한 캐릭터와 관계를 맺는 스토리가 액션 만화의 왕도적인 재미를 주고, 주인공 이외의 캐릭터들도 개성적이고 인상적인데 특히 여성진의 존재감이 커서 본작의 특색이 됐으며, 작화와 연출이 준수하고 밸런스가 잘 잡혀 있는 상황에 계속 발전하는 모습도 보여줘서 격투 장르의 웹툰 중에 손에 꼽을 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을 그린 이학 작가는 임재원 작가의 ‘짱’의 팬으로. 짱을 보며 작가의 꿈을 키웠는데 프로 데뷔 전에 그린 짱 팬픽 만화 ‘용산 대명의 나충기’가 잘 알려져 있다.


덧글

  • 시몬벨 2019/03/28 00:05 # 삭제 답글

    주인공의 인간말종 아버지가 주인공 여동생을 납치해간 이유가 뭘지 궁금합니다. 제 생각엔 엄청난 재능이 있어서 아버지 밑에서 지옥훈련받고 마리아 급으로 강해지거나, 강한 자식을 만들기 위한 씨받이(...)용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잠뿌리 2019/03/28 18:42 #

    주인공 여동생 구하는 게 메인 스토리의 달성 목표 중 하나라서 궁금증을 많이 낳게 합니다. 뭔가 무슬의 재능이 있어서 잡혀간 게 아닐까 싶은데. 전투 머신으로 성장해 있을 걸로 예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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