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쿠소게 (超クソゲー1+2.2011) 2019년 서적




2011년에 ‘아베 히로키, ‘야모토 신이치’, ‘타네 키요시’가 집필한 쿠소 게임 리뷰집. 한국에서는 2014년에 A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정식 출판했다. 원제는 초쿠소게 1+2(超クソゲー1+2). 한국에서는 '초쿠소게'로 번안됐다.

내용은 닌텐도 패미콤, 세가 메가드라이브, 닌텐도 슈퍼패미콤, 세가 세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등 가정용 콘솔 게임기 전반에 발매한 쿠소 게임을 리뷰한 것이다.

쿠소 게임은 한역하면 똥+게임=똥게임으로 못 만든 게임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냥 못 만들기만 한 게 아니고.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이상하게 느껴질 만한 포인트가 있는 것도 같은 범주에 넣은 것이라 단순히 망한 게임을 일컫는 ‘망작’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본작은 게임 리뷰집으로서 삽화로 들어간 게임 스크린 샷의 분량이 적은 게 아쉬운 점으로 꼽힐 수 있지만, 사실 책 자체가 페이지 수는 많은데 위 아래 사이즈가 아담한 편이라 삽화로 실린 컷 자체가 작은 편이고. 기본적으로 흑백이라서 컬러가 들어가 있지 않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없어 제책과 인쇄 특성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게임 스크린 샷이 첨부된 게임 리뷰를 인터넷으로 작성된 글을 보는 것과 다른 감각이라서 낯설 게 다가올 수 있다. (게임 스크린 샷도 풀 컬러로 들어갔으면 책 값이 두 배로 뛰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나라에 유통했던 게임이 많이 없어서 공감도가 떨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사실 그게 오히려 본작의 세일즈 포인트다. 정확히, 우리나라에서 유통했던 적이 없는 쿠소 게임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패미콤, 메가드라이, 세가 세턴의 쿠소 게임은 한국 게임 잡지에서 종종 언급된 것이 있어서 몇 개 정도 알아볼 수 있는데(예를 들어 소드 오브 소단), 플레이 스테이션의 쿠소 게임은 한국 게임 잡지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것들이 잔뜩 나와서 쿠소게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사실 세가 세턴에 쿠소 게임이 많아서 플레이 스테이션이 묻혀서 그렇지. 플레이 스테이션이 그 당시 발매한 게임의 수가 세가 세턴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엄청 다양한 게임이 나왔고 그중에 정말 새로운 시도를 가장한 해괴망측한 것들 투성이라서 쿠소게의 보고(寶庫)가 따로 없었다.

패미콤판 ‘가라데카’, ‘더블 드래곤 3’, 메가드라이브판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 ‘크루드 버스터’, ‘피트 파이터’ 등등. 일부 게임은 쿠소 게임이 아니라 멀쩡한데 왜 쿠소 게임으로 리뷰된 건지 좀 의아한 것도 있긴 한데. 난이도가 어렵다거나 컨셉이 황당한 것도 쿠소 게임의 범주에 넣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 아주 근거 없는 리뷰는 아니었다.

즉, ‘이 게임 못 만들었어요!’ 이렇게만 말하는 게 아니라 ‘이 게임 컨셉이 이상해요!’ 이렇게 말하는 것도 포함된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사실 똥 같은 게임만 온전히 모아 놓은 게 아니라 이상한 게임도 모아 놔서 결과적으로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제목에 빗대어 말하자면 ‘못 만든 게임, 이상한 게임, 정신 나간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본작의 게임 리뷰는 글빨은 평범한 축에 속해서 촌철살인급은 아니고, 일본에서 나온 리뷰집인 만큼 일본 연예인을 언급하면서 비유하는 것 등이 무슨 말인지 모를 수 있어서 100% 즐기기 위해서는 사전 정보가 필요하다.

단, 그래도 리뷰 자체는 직관적으로 쓰여 있어서 최소한 내용 이해가 어려운 것은 없다.

난이도, 조작감, 스토리 등에서 게임의 불합리함을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게임 카탈로그적인 느낌에 가깝다.

흔히 쿠소 게임 리뷰하면 AVGN(앵그리 비디오 게임 너드)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그 스타일과는 전혀 다르다. AVGN에 대입하면 독기가 쫙 빠진 순한 버전의 AVGN이다.

오히려 아쉬운 점은 PC엔진과 MSX, PC9801(일본의 IBM-PC) 등은 다루지 않았다는 것 정도인데. MSX와 PC9801은 컴퓨터니까 논외라고 해도 PC 엔진은 좀 안습이다. (오리지날 게임보다 아케이드(오락실)용 게임의 이식작이 많아서 그런 건가)

20세기 똥겜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데스 크림존’이 실리지 않은 것도 아쉬운데. 이건 어떻게 보면 똥겜으로서 너무 유명하니까 스킵하고 넘어간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데스 크림존과 관련되면 불행을 겪는 현대의 도시전설을 피하기 위한 방책은 아니었을까.

결론은 추천작. 단순히 망한 게임이 아니라 못 만들고 이상하고 정신 나간 게임을 모아 놓아서 볼륨이 풍부하고, 리뷰 자체는 신랄하게 까는 게 아니라서 생각보다 자극적인 맛은 적지만,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의 게임 버전으로서 게임 소개에 중점을 두고 있어 게임 카탈로그적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게임 정보 서적으로서 유익하고, 레트로 게임을 다루는 책은 꽤 나왔는데 쿠소 게임을 다룬 책은 보기 드문 편이라 기획적인 부분의 유니크함도 갖추고 있어서 한번쯤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PSP, 닌텐도 DS, 엑스박스 등 차세대 게임기의 쿠소 게임을 다룬 후속작인 '초쿠소게 3(한국 번안판은 초쿠소게 2권)'도 2015년에 A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정식 발매됐다.


덧글

  • 이굴루운영팀 2019/03/24 13:01 # 답글

    엑박 부분에서 어세신 크리드와 아캄 어사일럼을 쿠소게라고 소개한거보고 얼이 빠졌던거 생각 나는군요.
  • 잠뿌리 2019/03/26 17:30 #

    아마도 차세대 콘솔 게임은 구세대 콘솔 게임처럼 못 만들고 정신나감 게임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안 까일 만한 게임도 좀 억지로 까는 것 같습니다. 용사 30도 명작인데 쿠소게에 실려 있죠.
  • nakbii 2019/03/24 16:29 # 답글

    재미있어 보이는 책이군요. 정발도 된 모양인데 한번 봐야겠어요
  • 잠뿌리 2019/03/26 17:30 #

    볼만한 책입니다.
  • 블랙하트 2019/03/25 09:38 # 답글

    둘다 '야모토 신이치'가 저자로 참여해서인지 패미컴 게임쪽은 초패미컴, 초초패미컴 소개 게임들과 겹치는 느낌이 들더군요.

    검색해보니 PC엔진 게임들은 2016년에 4권격으로 나온 '초쿠소게 VR'(Very Rare)에 수록된듯 합니다. (그외에 드림캐스트, GBA, 기타 기종 게임들 추가)

    http://www.ohtabooks.com/publish/2016/09/15124627.html
  • 잠뿌리 2019/03/26 17:31 #

    초패미컴, 초초패미컴도 구입했지요. 초쿠소게 VR은 아마존에서 보고 VR 게임을 다뤘나 싶었는데 그 VR이 베리 레어의 VR이었군요.
  • 먹통XKim 2019/03/27 17:02 # 답글

    그냥 졸작게임 이렇게 썼더라면 좋았을 제목
  • 잠뿌리 2019/03/28 18:39 #

    제목은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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