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귀곡의 문 (2018) 2019년 웹툰



2018년에 ‘삼촌’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9년 3월을 기준으로 23화까지 연재된 일상 개그 만화.

내용은 귀신 소굴로 유명한 서울시 황천구 삼도천동에서 월세 10만원짜리 ‘귀족 빌라’에 입주한 ‘연나랑’, ‘안기신’, ‘담서리’, ‘강화도’, 금비나‘ 등 다섯 명의 대학생들이 일상 생활을 하면서 귀신을 목격하는 이야기다.

본작은 ‘이런 영웅은 싫어(2011)로 잘 알려진 ’삼촌‘ 작가의 차기작으로 전작은 병맛 개그와 히어로물 클리셰를 비튼 개그물이었는데 본작은 귀신을 소재로 한 일상 개그물이다.

인터넷이 널리 알려진 귀신 썰을 비롯해서 각종 귀신이 나타나고 주인공 일행이 귀신을 목격하는데. 기본적인 스탠스가 개그라서 귀신 본 걸 개그로 풀어내고 있다.

비나가 퇴마사 포지션이고, 아예 퇴마사들이 모인 ‘영연(영매사 연합의 약칭)’이 있어서 어지간한 귀신은 다 퇴치하는 상황이라 안전지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귀신으로 개그를 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다만, 그 때문에 귀신에 대한 위협이 상대적으로 낮아져서 극의 긴장감은 다소 떨어진다.

근데 본작이 장르적으로 일상 개그물을 표방하고 있으니 귀신의 위협을 높이면 분위기가 어두워져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외통수 같은 느낌이다.

일상 개그물은 부담 없는 웃음을 주는 게 좋은데 여기에 시리어스가 들어가면 완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되어 버리니 주의가 필요하다. 개그와 시리어스의 밸런스를 잡는 건 어려운 일이다.

기신은 귀신보다 더 무섭게 생긴 외모를 가지고 주위 사람들과 귀신들의 리액션을 이끌어내는 캐릭터라서 주인공 일행 중 가장 눈에 띈다. 외모와 다르게 심성은 고운 캐릭터라서 갭 모에를 노린 것이란 건 알겠는데, 무서운 외모로 오해를 사는 전개를 반복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반인이 귀신 보고 놀라면 퇴마사가 귀신 퇴치하고. 귀신보다 무섭게 생긴 애 보고 주위 사람들이 귀신으로 오해하고. 이 패턴이 계속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서 패턴을 좀 다양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주인공 일행도 비나, 기신 같이 퇴마, 외모 등 특정한 능력과 컨셉을 갖춘 애들은 존재감이 강한 반면. 나랑, 서리, 화도 등 일반인 셋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옅은 문제가 있다.

그나마 나랑은 여주인공이니까 다른 캐릭터랑 엮이면서 혼자 있으면 존재감이 없어도 여럿이 있으면 인간 관계에 의한 존재감 보정 효과를 받는데. 서리, 화도는 그런 게 없어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라서 뭔가 안습하다.

귀신, 퇴마 태그가 나오는 만큼. 사역령, 엑토플라즘, 인면창 같은 오컬트 설정이 나오는데 원전의 고증을 철저히 지키기보다는 가볍게 어레인지해서 묘사의 밀도는 높지 않은데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예를 들면 엑토플라즘으로 분신체를 만들어 조종하고 몸에 둘러 운영하는 것)

작화는 전작에서 크게 변한 건 없다. 남녀 불문하고 미형 캐릭터에 깔끔한 작풍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배경과 소품은 다소 간결하게 그려져서 디테일이 떨어지지만 석양, 그림자, 그늘 등의 풍경 연출은 괜찮은 편이다.

퇴마사가 존재하고 귀신을 퇴치하는 씬도 나와서 액션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액션 연출의 밀도가 떨어지는 편이라 인상이 약하다. 액션이 있는 듯 없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런데 상대적으로 귀신 묘사는 생각보다 괜찮다.

장르가 일상 개그물이라서 그렇지, 귀신 자체의 묘사는 나름대로 호러블하다. 인간 캐릭터와 완전 다른 스타일이라서 나름대로 작가의 새로운 작풍을 볼 수 있어 신선하게 다가온다. 의외의 발견에 가까운 수준이다.

결론은 평작. 귀신 소굴로 알려진 동네에서 사는 세입자들의 일상 개그물을 표방하고 있는데 귀신 묘사는 호러블해서 괜찮지만, 어떤 리액션이 나오기 무섭게 퇴마사가 퇴치하고, 귀신보다 무서운 외모의 캐릭터 밈을 미는 게 반복되어 극 전개의 패턴이 단순화되어 있고. 고유 컨셉을 갖춘 캐릭터는 충분히 부각됐는데 컨셉이 없는 일반인 캐릭터는 존재감이 옅어서 캐릭터 밸런스가 그리 좋지 못하며, 아직 포텐셜이 터지지 못한 작품이다.


덧글

  • 역사관심 2019/03/21 08:54 # 답글

    이 작품은 귀신생김새가 너무 소름끼쳐서 개그가 중화시켜주질 못해서 패스했습니다; 너무 무서워요.
  • 잠뿌리 2019/03/21 10:08 #

    그게 오히려 장점이 됐습니다.이 작가가 그런 그림도 그릴 수 있다. 라는 관점에서 의외의 발견이기도 했고요.
  • passenger 2019/03/21 12:32 # 삭제 답글

    작가님의 전작(이영싫)에서도 드물게 호러틱한 묘사가 나올 때가 있어서 저는 그닥 놀랍진 않았었습니다. 어쩌면 이쪽이 삼촌 작가님이 하고 싶었던 장르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이영싫이 시작할 땐 일상 개그물같았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시리어스 쪽으로 훅 치고들어온 느낌을 받았는데 이 작품도 그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짐작되네요. 메인 악역이 어느쪽인지는 아직 짐작되지 않지만..
  • 잠뿌리 2019/03/21 17:50 #

    개그로 시작해서 시리어스로 바뀌는 건 한국 개그 웹툰의 고질적인 문제고. 이영싫도 그런 문제가 컸는데 이번 작에서는 좀 그런 걸 피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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