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궐 (2018) 2018년 개봉 영화




2018년에 ‘김성훈’ 감독이 만든 사극 좀비 영화. ‘현빈’과 ‘장동건’이 주연을 맡았다.

내용은 조선 시대 때 훈련도감에 배속된 무사 박현이 아란타(네덜란드)에서 온 이양선에서 서양인과 총포거래를 하던 중 철창에 갇힌 남자를 보고 왔는데, 병판 ‘김자준’의 수하에게 붙잡혀 관련자들이 모두 추포되어 추국을 당하고. 세자 ‘이영’이 청나라에 볼모로 가 있던 아우 강림대군 ‘이청’에게 편지를 남긴 채 추국장에 가서 역모의 죄를 뒤집어써서 자결을 한 뒤. 이청이 수하인 ‘학수’와 함께 조선으로 귀국했다가, 조선 사람들이 통칭 ‘야귀’라 부르는 좀비로 변해 마을과 궁궐이 쑥대밭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조선 시대 배경의 좀비 영화로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방영했던 사극 좀비 드라마인 ‘킹덤’보다 약 1년 먼저 나왔다. 킹덤을 먼저 본 사람은 이 작품이 킹덤을 베낀 거라는 오해를 하고 있는데 촬영 및 개봉 시기를 놓고 보면 이 작품이 원조 좀비 사극물이다.

본작은 사극 영화의 클리셰가 여과없이 그대로 나온다.

조선 시대 배경에 임금이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암군으로 묘사되고, 권력을 잡은 판서가 사건의 흑막으로서 배후를 조종해 사건이 벌어져, 권력과 거리가 멀었던 주인공이 궁궐로 돌아와 사건에 개입해 판서의 야망을 분쇄하는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고 있다.

상당히 뻔하고 지루한 내용으로 스토리상 새로운 건 좀비가 추가된 것 밖에 없다.

본작의 좀비는 통칭 ‘야귀’라고 부르는데. 서양 좀비에게 물린 조선 사람들이 야귀로 변해서 다른 사람을 물고 또 물어 그 수를 불린 것으로 나온다.

죽은 시체가 살아 움직이는 게 아니라, 산 사람을 물어서 감염시키며, 머리를 자르거나 심장을 찌르면 죽고. 햇빛에 노출되면 몸이 타올라 사라지기 때문에 밤에만 활동하는 습성이 있어서 지성이 없는 것과 눈이 뒤집히고 혈관이 드러난 외관을 제외하면 좀비보다는 흡혈귀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사람을 물어 감염시킬 때도 인육을 먹는 것보다는 흡혈 느낌이 더 강해서 기존의 좀비물에 흔히 나오는 장기자랑은 안 나와서 고어 수위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그래도 좀비 동원 수가 상당히 많아서 수백 단위에 이르기 때문에 머릿수로 밀고 들어와 압박을 줘서 좀비물 다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다만, 작중에서 야귀는 물어 뜯는 것으로 전염이 될 뿐. 공기 중에 유포되는 것도, 체액이 닿거나 하는 것도 아니라서 일반적인 좀비 바이러스의 개념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야귀의 숫자가 이상할 정도로 많아서 좀비 분포에 대한 개연성이 떨어진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자원 치트키 써서 저글링을 무한정 뽑아내는 느낌이다)

본작은 캐릭터 운용과 파워 밸런스가 안 좋다.

주인공 일행 중 사망자는 분전 끝에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는 게 아니라 되게 허무하게 죽거나, 대뜸 야귀한테 감염 당했다고 상처를 보이고 죽어서 제대로 된 활약다운 활약도 못해보고 억지 눈물 쥐어짜는 싸구려 신파극의 제물이 된다.

제일 문제인 건 ‘학수’인데. 작중 이청의 직속 부하로 나와서 개그 캐릭터이자 약방의 감초 포지션을 맡고 있지만, 본편 스토리 내에서 치는 개그가 안 웃기고 스토리상 진짜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죽어 버려서 왜 등장한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배우의 문제라기보다는, 배우를 활용하지 못한 각본의 문제가 크다.

반면 주인공인 강님대군 ‘이청’과 최종 보스인 병판 ‘김자준’이 각각 주인공 보정, 최종 보스 보정을 지나치게 많이 받고 있다.

이청은 홀홀단신으로 야귀 떼를 상대하는데 상처 하나 입지 않고 무쌍난무를 찍으며, 김자준은 야귀에게 물려 감염됐지만 의식이 뚜렷하고 검도 잘 쓰는 먼치킨 악역이 되어 이청과 맞서서 사실상 이청 VS 김자준의 대결이 핵심이고 아귀는 그냥 거들 뿐인 존재로 나온다.

현빈과 장동건이 각각 주인공과 악당으로 모든 스포라이트를 독점하고 있어서 다른 캐릭터의 존재 이유가 없어졌다. 진짜 감독 눈에는 그 두 배우 밖에 안 보이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현빈과 장동건의 액션 정면 대결로 최소한의 체면만 차리는 게 아니고, 그게 블랙홀이 되어 작품의 모든 걸 빨아들인 것이다. 영화의 주 목적이 좀비 사극이 아니라, 현빈과 장동건이 싸우는 사극인 것이다.

이 작품은 같은 시기에 개봉한 ‘물괴(2018)’랑 비교되는데, 캐릭터 운용은 차라리 물괴 쪽이 더 낫다. 물괴에 나온 캐릭터는 모두 하나 같이 낡았지만, 그래도 캐릭터 비중을 특정 캐릭터한테 몰아주지는 않았다.

결론은 비추천. 한국 사극 영화의 클리셰 범벅이라 뻔하고 지루한 내용에, 조연 캐릭터는 제대로 된 활약도 못하고 죽거나 방치 당하는데 주인공과 최종 보스 보정이 너무 심해서 둘이 다 해먹는 수준이라 캐릭터 운용이 매우 안 좋은 데다가, 조선 시대 배경의 좀비물이란 배경과 발상만 그럴 듯 할 뿐. 좀비 묘사의 밀도가 떨어져 모처럼의 좋은 소재도 활용하지 못해 결국 남는 건 현빈 VS 장동건의 찬바라(칼싸움) 무쌍이라서 배경과 소재의 조합이 아까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제작비 160억에 손익분기점 관객 수가 380만이라고 하는데, 관객 동원 수가 약 160만명으로 손익 분기점의 절반 밖에 거두지 못했다.

덧붙여 이 작품의 브랜드 웹툰이 동일한 제목으로 2018년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쭉 연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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