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전사 라이안 (1997)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7년에 ‘쌍용 정보통신’에서 윈도우 95용으로 만든 RPG 게임. 영제는 ‘더 라스트 워리어’.

내용은 외딴 숲속 오두막집에서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던 라이안이, 할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면서 남긴 책을 보고 자신이 샤산 족 최후의 생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청옥 구슬과 샤산 검을 가지고 잊혀진 샤산 일족의 마을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가, 지하 세계의 6종족을 통합한 ‘암흑대왕’이 델타스의 왕 ‘크루거’를 이용해 지상의 성스러운 결계를 깨고 지상을 침공하여 결계의 원천적인 힘인 마젠타석(石)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여 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본작은 원소스 멀티 컨텐츠 작품으로 애니메이션과 게임이 나왔다. (만화도 나오긴 했는데 이쪽은 오리지날 만화가 아니라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코믹스로 옮긴 애니메이션북이다)

가장 먼저 나온 애니메이션은 쌍용 정보통신, 모닝 글로리, 씨네드림 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아 20여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 여름방학 시즌 때 극장에서 상영된 바 있다.

게임도 30명의 개발자가 2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2년 동안 만들어 출시했으며, 해외 수출을 노려서 무려 40개국 언어로 제작되어서 당시 기준에서는 상당한 인력과 자본이 들어가서 이슈가 됐었다.

3D 입체 게임이라고 광고하고 있는데 실제로 게임 내 캐릭터와 배경은 3D 렌더링으로 제작됐지만 게임 시점은 2D로 고정되어 있다. 카메라 시점 이동이 전혀 없어서 입체적인 느낌은 눈곱만큼도 안 든다.

플레이 중간 중간에 3D 영상이 가끔 나오는데 본편 내용하고 바로 연결되는 건 아니고. 캐릭터, 아이템, 배경을 부각시키는 의미로만 나온다. (예를 들어 새로 합류한 동료가 원샷 받으면서 가오 잡고 나오는 거)

게임 조작 키는 키보드 마우스 동시 지원으로 키보드는 화살표 방향키로 상하좌우 이동, SPACE BAR(커맨드 이동), ENTER(선택)이다.

스페이스 바가 커맨드 이동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전투 때 커맨드를 고를 때 보통 방향키를 좌, 우로 눌러서 커맨드를 넘기는 걸 본작에서는 스페이스 바를 눌러야 넘길 수 있는 것이다.

마우스는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서 커맨드를 이동시키고.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눌러서 선택하는 방식인데. 키보드도 그걸 따라가서 되게 불편하다.

키보드, 마우스 공통적으로 전투 때 한 번 선택해 타겟 표시가 뜬 커맨드는 취소해서 뒤로 물릴 수 없다는 점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캐릭터 스테이터스 수치와 장비창, 아이템창은 화면 우측의 캐릭터 썸네일을 클릭하면 뜨고. 화면 아무 곳에서나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처음부터 하기/세이브/로드/다른 이름으로 세이브/게임 종료’, ‘옵션(CD 음악, 효과 음악 선택)’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 환경창이 열린다.

세이브 시스템이 파일을 생성해서 기록하는 방식이라 세이브 할 때마다 앞에 생성된 파일에 계속 덮어씌우기를 하는 것이라, 세이브 파일을 늘리려면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를 해야 한다.

아이템창은 아이템이 한 번에 하나씩 밖에 표시되 않고, 아이템 바로 아래 쪽의 바를 움직여서 목록을 넘겨야 하는데 이게 원하는 곳까지 한 번에 건너뛸 수 없고 일일이 한 칸씩 움직여야 해서 번거롭다.

아이템 설명 텍스트도 전혀 지원하지 않아서 아이템마다 무슨 효과가 있는지 직접 써보지 않으면 모른다.

회복 아이템, 공격 아이템으로 나뉘어져 있다.

‘생명의 종’이라고 HP 풀 회복 효과가 있는 회복 아이템이 있는데 이건 상점에서 구입할 수 없고. 연뿌리, 지렁이 눈물, 신가루, 두꺼비 기름, 금단의 열매 등등. 다섯 가지 재료 아이템을 가지고 샤산 마을의 마법 할머니를 찾아가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소비형 회복 아이템인데도 불구하고 레어 아이템 취급 받는다.

각 재료 아이템도 당연하지만 상점에서 판매하는 게 아니고. 게임 내 곳곳에 있는 보물 상자에서 드랍되거나 서브 퀘스트 클리어 보상으로 나온다.

서브 퀘스트는 사실 말이 좋아 서브 퀘스트지, 게임 내에서 딱 두 번. 마을 주민 NPC와 대화를 해서 편지 전달 심부름 받는 게 전부다. 그 편지 전달도 같은 마을 안에 있는 다른 NPC한테 전해주는 게 끝이라서 퀘스트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전투 때 아이템 사용으로 턴이 넘어가지 않아서 그건 편한데, 자기 턴에 자신한테만 아이템 사용이 가능하고 동료한테 아이템 사용이 불가능하다.

회복 지원은 전혀 안 되고, 적 대상의 상태 이상 효과나 방어력 다운의 디버프 아이템을 사용할 때만 유용하다.

스테이터스 수치는 레벨/경험치, HP(생명력), MP(마력), AC(공격력), DC(방어력), DX(민첩성), SS(초식 경험치)로 이루어져 있다.

장비 슬롯은 머리, 몸, 오른손, 왼손, 발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 입기/벗기로 장착/탈착을 할 수 있다. 장비 교체를 위해선 일일이 벗기를 눌러 탈착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

활/석궁은 화살을 함께 장비해야 사용할 수 있다. 화살이 잔탄 제한이 있어서 검/지팡이와 다르게 유지비가 든다.

스킬에 해당하는 ‘초식’은 ‘라이안’과 ‘마쏘네’만 사용할 수 있고 1~10초식까지 있다.

보통,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캐릭터 자체의 레벨이 상승할 때 스킬 레벨이 올라가거나, 또는 스킬 경험치가 따로 있어서 스킬을 자주 사용해서 스킬 레벨을 올리는 반면. 본작은 적에게 맞아야 초식 경험치 수치인 SS가 상승한다.

무조건 적의 공격이 명중해야 초식 경험치가 오르기 때문에 레벨이 올라가 잡몹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을 때는 역으로 초식 경험치 노가다가 힘들어진다.

초식은 1초식이 됐든 10초식이 됐든 무조건 현재 체력의 절반이 소모되기 때문에 연비가 대단히 나쁘다. 만랩을 찍었을 때 체력이 딱 4000까지 올라가는데 여기서 초식 한 번 쓰면 2000으로 뚝 떨어지고. 다음 턴에 또 초식 쓰면 1000. 그 뒤에 다시 초식 쓰면 500. 이린 식으로 체력이 뚝뚝 떨어지게 되어 있어서 연비가 완전 미쳤다.

초식을 사용하면 체력이 소모되고, 초식 레벨을 올리려면 쳐 맞아야 하니 완전 마조히즘 시스템이 따로 없다.

문제는 만랩을 찍어도 공격력 자체는 많이 올라도 50 언저리라서 평타 데미지가 엄청 낮아서 초식을 쓸 수밖에 없다는 거다. 초식 데미지는 공격력에 상관없이 데미지가 고정되어 있어서 보스전에서는 필수다.

그 때문에 체력을 깎으면서 초식을 난사하는 게 플레이의 기본이 돼서 아군과 적 중. 누가 먼저 피말려서 죽나 치킨 레이스가 벌어진다.

레벨 디자인도 엉망진창인데 만랩은 12레벨 밖에 안 되고 장비가 없는 상태의 기본 스테이터스 수치도 20~30 정도까지만 올라간다.

HP도 맥스치만 표시될 뿐. 그 맥스치에서 얼마나 줄었는지는 에너지 게이지/칸으로만 표시되고 숫자 표기는 일절 없어서 현재 HP가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전투 때 적의 HP가 얼마나 남았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

전투는 심볼 인카운터 방식으로 몹과 접촉하면 전투가 발생한다. 필드에서도 그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는데 이 심볼 인카운터 몹의 리젠 속도가 비상식적으로 빨라서 눈으로 보고도 못 피하거나, 혹은 눈 깜짝할 사이에 포위 당하는 일이 일상다반사로 벌어진다.

웃기는 건 심볼 인카운터 몹이 선공 몹이 아니라서 플레이를 봐도 쫓아오지 않아서 포위당한 상태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으면 알아서 포위룰 풀고 제 갈길 간다는 거다.

전투 때 사용 가능한 커맨드가 공격, 초식, 아이템. 단 3개가 전부라서 도망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서 전투가 벌어지면 벌어지는 대로 끝까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마법사인 ‘아델’이 파티에 있을 때는 전체 공격 마법으로 잡몹을 싹 쓸어버릴 수 있지만.. 극 후반부에 아델이 파티에 빠진 뒤부터 잡몹 상대하는 게 고통스러워진다.

동료들이 일시적으로 이탈해 라이안 혼자 진행해야 되는 구간은 잡몹 처리도 처리지만 중간 보스전이 2번이나 나와서 지독하게 어렵다.

그것만큼 빡센 건 특정 이벤트 클리어 조건이다. 전투 때 파티원이 빈사 상태가 되어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는 조건인데, 그런 식의 전투가 잊을 만 하면 계속 나와서 학을 떼게 만든다.

최악 중에 최악인 건 최종 보스전이다.

우선 클리어 필수 조건이 초식 10으로 음양검법을 사용하는 것이라 초식 10까지 올리지 못한 상태에서 최종 보스전에 돌입하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없다.

그리고 음양검법 개방 조건이 최종 보스 크루거한테 10000 데미지 이상을 입힌 상태에서, 라이안, 마쏘네, 칼립 등 파티원 전원이 동시에 빈사 상태가 됐을 때 누구 한 명이 죽었을 때 이벤트가 발생한다.

체력이 균일하게 바닥을 드러낸 상태여야지, 그 전에 누가 먼저 죽으면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데 그 빈사 상태를 딱 맞추는 게 어렵다.

크루거도 명색이 최종 보스라서 강력한 공격을 가해오기 때문에 체력을 맞추려다가 먼저 죽기 십상이고. 라이안과 마쏘네는 샤산 검법을 난사해서 체력을 소모하면 평균 맞추기 쉬운데 문제는 칼립은 체력 소모기가 없고 민첩성이 높아 공격 회피를 잘해서 그게 오히려 최종 보스전에 독이 된다.

그렇게 존나 힘겹게 최종 보스를 쳐 잡고 이어지는 엔딩은 3D 영상인데. 성스러운 결계를 복원시킨 뒤 타이틀 화면 뜬 다음. 엔딩 스텝롤이나 엔드 메시지 하나 없이 게임이 종료되어 너무 무성의하다.

본편 스토리는 상당히 짧은 편이고, 극 진행 자체도 무슨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빨리 지나간다.

암흑 마왕의 6장군만 해도 처음에는 지역별 보스처럼 나오더니 나중에 가면 한 번에 두 마리씩 연전이 벌어져서 등장하기 무섭게 전투가 벌어져 곧바로 퇴장하기 때문에 존재감이 떨어진다.

주인공인 라이안도 특별히 매력적이거나, 개성 있는 캐릭터도 아니고. 동료들은 하프 엘프 ‘칼립’을 제외하면 합류했다가 좀 정든다 싶으면 이탈하는 캐릭터들이라서 소속감이 없다. 특히 근위대장 ‘라모타’는 합류 기간이 워낙 짧아서 완전 버리는 캐릭터다.

최종 보스 같은 경우도, 줄거리대로라면 암흑마왕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암흑마왕에게 이용당한 크루거가 최종보스로 나와서 사건의 흑막이 페이크 보스화되어 있어서 뭔가 주객전도된 느낌마저 준다.

같은 해에 나온 극장판 애니메이션과는 캐릭터, 배경, 지명, 일부 설정만 공유하고 있을 뿐. 본편 내용은 전혀 다르다. 장르 자체도 게임판은 판타지인데 애니메이션판은 SF다.

게임판은 이쉬바 여신의 가호를 받았던 유벤타의 성스러운 결계가 깨져 지하 세계의 몬스터들이 지상을 침공한 상황인 반면. 애니메이션판은 카도 은하계에 있는 유벤타 혹성에서 공전하던 4개의 위성이 나란히 겹치는 그랜드 크로스가 일어나 해일, 지진, 화산의 재난이 한번에 발생해 인류가 멸망하고 그로부터 2500년의 시간이 지난 뒤. 신 인류에게 다시 한 번 멸망의 그랜드 크로스가 예고되어 그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마젠타석을 둘러 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인 데다가, 캐릭터 디자인부터가 완전 다르다.

그래서 원 소스 멀티 유즈가 말이 좋아 그렇지, 실제로는 제대로 연계된 것도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지 못했다.

그나마 장점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게임 내 마을에 한정해서 텔레포트 기능을 지원한 것과 플레이 동선의 직관성이다.

칼립 정식 합류 후에 얻게 되는 ‘워프의 눈’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하면 한 번 방문한 마을이면 언제 어느 때든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비록 게임 내 마을이 4개 밖에 안 나오지만)

맵이 평균적으로 작고 좁은 만큼 길 찾기가 어렵지 않고. 스토리 진행을 위해 어디에 멀리 갈 필요가 없이 현재 진행 중인 장소 근처에서 바로 이어져 플레이 동선이 직관적이라서 어디로 가서 뭘 해야 할지 명확한 점이다. 이 부분 만큼은 공략본이 없어도 될 정도로 진행이 쉽다.

단, 극 후반부에 나오는 미로들은 잘못된 길로 들어가면 시작 지점으로 돌아가는 특성이 있어서 공략 없이 진행하면 엄청 고생한다.

결론은 비추천. 조작감 나쁘고 아주 기본적인 설명과 표시가 일체 없어서 불편한 게임 인터페이스, 맞아야 올라가는 스킬 경험치와 사용하면 체력이 절반씩 깎여 나가는 스킬에 전투시 퇴각 불가까지 더해져 지나치게 노가다를 유도하는 전투 시스템, 잦은 전투 빈사 이벤트와 최종 보스전의 말도 안 되는 클리어 조건 등등.게임 플레이가 불편한 수준을 넘어서 불합리한 수준에 이르러, 본편 게임 스토리 자체는 짧은데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이 엉망진창이라 플레이 타임을 어거지로 늘려 놓은 망작이다.


덧글

  • 레이븐가드 2019/03/09 14:13 # 답글

    이거 애니에서는 유일하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적 장군이 남장여자고 마지막에 아군이 되는 거였는데

    여기서는 처음부터 아군인가 보군요

    원 소스 멀티 유즈라면서 어찌 다 따로 노는지ㅋㅋ
  • 잠뿌리 2019/03/09 16:19 #

    게임에서도 남장 여자에 적으로 나왔다가 나중에 아군이 됩니다. 제일 마지막에 동료가 되는 캐릭터죠. 애니메이션판하고 설정을 공유하는 건 그 캐릭터가 주인공과 같이 샤산 일족으로 나왔던 건데. 게임판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주인공과 친남매 지간이고, 샤산 일족의 비기인 음양검법을 완성하기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는 전개로 나가고 있습니다.
  • 먹통XKim 2019/03/13 16:19 # 답글

    애니는 조낸 망했던 걸 당시 좋선일본 기레기 보도에 의하면 바로 디즈니에서 이거 판권 사가서 편집해 해외 수십여개 나라로 수출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 잠뿌리 2019/03/13 20:13 #

    애니메이션이 제작비 대비 폭망이긴 했지만 사실 작품성은 게임보다는 조금 더 나은 수준입니다. 근데 애니가 워낙 망해서 게임 쪽이 오히려 인지도가 더 있게 됐지요.
  • 먹통XKim 2019/03/19 23:13 # 답글

    게임도 20년전쯤 용산에서 파는 거 보고 살까 하다가 왠지 별로다

    해서 싼 값이라고 사던 게

    포인세티아와 다크니스.

    둘다 중도 포기한 캐망작이었어요 ㅠ ㅠ
  • 잠뿌리 2019/03/21 10:03 #

    가격이 싼 건 싼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게임들이죠.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046763
5872
9424827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