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장군 (1996)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6년에 FEW(퓨처 엔터테인먼트 월드)에서 MS-DOS용으로 만든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FEW는 ‘야화’ 시리즈로 잘 알려진 곳으로, 본작은 FEW의 데뷔작이다.

내용은 단기 4333년, 대한민국은 남한과 북한이 통일해 제 2 공화국을 이루고 일본과 아시아 공동 연맹을 체결한 뒤 영과 기계의 합체 프로젝트 SOM 개발을 시작했는데, 지구 온난화로 지각 변동이 일어나 일본의 영토 절반이 침수하자, 일본이 상호 불가침 협정 조약을 위반하고 한반도에 선전포고를 해서 한국의 영토 2/3을 점령하기에 이르고. 한국에서는 SOM 개발에 박차를 가해 ‘광개토 대왕’, ‘을지문덕’, ‘이순신’, ‘연개소문’, ‘강감찬’, ‘장보고’, ‘남이’, ‘무명용사’ 등등. 8명의 고대 무장의 영혼을 로봇에 빙의시킨 특수 부대를 창설하여 일본의 침략에 맞서는 이야기다.

타이틀 화면은 따로 없고, 오프닝 이후에 바로 메인 화면으로 넘어가는데 이게 작중에서는 로비로 표시된다. 로비에서는 상황실, 공장, 연구실, 훈련장, 등장인물 소개, 시스템(세이브/로드 및 환경 설정)을 지원한다.

훈련장은 트레이닝 모드인데 모의 전투를 할 수 있다. 전투 승리 보상으로 경험치와 자재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모의 전투의 난이도도 따로 설정되어 있는데 당연하지만 높은 난이도일수록 보상도 크다.

연구실에서는 연구 상황, 연구 시작의 메뉴로 나뉘어져 있는데. 연구 시작은 각 로봇의 부품에 ‘플라쿰’, ‘실버리움’, ‘기자재’, ‘연구원’ 등의 4개 포인트를 사용해서 문자 그대로 연구를 시작하고. 연구 상황에서 연구 시작의 진척도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해당 자재 포인트는 미션 클리어 후 보상으로 주어진다.

연구 시작에 자재를 투자한다고 무조건 장비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연구 시작의 성공 확률이 딱 정해져 있다. 자재를 투자하는 건 그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성공 확률의 상한 수치가 있고 그게 미션을 클리어할 때마다 상승하며, 그 편차치가 매우 커서 최상의 장비를 갖추려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 (예를 들어 미션 1을 진행할 때 성공 확률 1%의 장비 개발이, 미션 20 정도에 이르면 50% 이상으로 상승한다)

연구에 실패하면 자재만 날린 게 된다. 그 때문에 장비 개발의 효율이 가성비적인 관점에서 보면 안 좋다.

그리고 어차피 자재 포인트는 무조건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주는 것이고 각각 따로 얻는 방법도 없는데. 왜 굳이 4개로 나누어 놓은 건지 모르겠다. 그냥 자금으로 표시해서 1개로 퉁치면 안 됐던 건가.

공장에서는 각 로봇의 파츠(장비)를 관리할 수 있다. ‘엔진 파츠’, ‘무빙 파츠’, ‘레프트 웨폰’, ‘라이트 웨폰’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각 장갑, 이동, 무기 1, 무기 2로 보면 된다.

로봇의 능력치는 레벨, 경험치, DEF, AGT로 구분되어 있는데. 여기서 보통, 기존의 게임에서 DEF는 방어력이고 본작에서도 명칭 자체는 방어력으로 표기되는데.. 실제로는 로봇의 생명력 수치에 해당해서 값이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공격 받을 때 수치가 하락하며 0이 되면 파괴된다. (AGT는 민첩성이다)

장비/무기는 공격력, 타입(공격 스타일=숏(근거리)/롱(장거리), 민첩성, 방어력, 이동력, 명중률, 사거리(공격 거리), 탄수(장탄수/공격 횟수), 무게, 엔진출력, 가격으로 수치화되어 있는데. 자금의 개념이 없어서 가격의 의미는 없다. 그냥 연구해서 장비를 개발하면 공장 모드에서 언제든 장착이 가능한 방식이다.

왼쪽/오른쪽 무기 개념이 각각 따로 있어서 2개의 무기를 장착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왼쪽/오른족에 장비 가능한 무기 자체가 달라서 같은 무기를 2개 장비할 수는 없다.

장비/무기 장착시 로봇의 외형이 바뀌는 것과 전투 때의 공격 씬이 쿼터뷰 시점으로 로봇이 공방을 주고 받는 것을 보면 스퀘어의 ‘프론트 미션(1995)’을 모방했다.

공격을 당했을 때 로봇의 파츠별로 데미지를 입는 이펙트가 들어가는 것 역시 프론트 미션과 동일하다. 파츠별로 방어력이 각각 따로 책정되어 있는 것도 프론트 미션과 동일하다.

다만, 프론트 미션에서는 파츠별 방어력이 따로 있는 만큼. 전투 때 공격을 받으면 파츠가 파괴되어 능력치가 다운되는 효과가 있는데. 본작에서는 그것까지는 구현하지 않아서 그냥 로봇의 총 방어력에 파츠별 방어력을 합산시켜 계산하고 있어서 좀 단순해졌다.

그리고 프론트 미션의 전투는 아군 로봇과 적군 로봇이 한 화면에서 마주 보는 상태에서 공방을 주고받았는데. 본작에서는 공격 측과 방어 측의 화면을 각각 따로 원샷으로 분리해 놨다.

전투 때의 공방 씬은 프론트 미션을 모방한 반면. 전투 화면과 시스템 자체는 코가도 스튜디오의 ‘파워돌(1994)’을 모방했다.

정확히는, 작전 브리핑과 맵 화면, 탑 뷰 시점의 유니트 조종과 기본적인 커맨드가 유사한데 파워돌의 각종 지형 효과와 무기 대응, 상성 같은 요소는 전부 배제해서 엄청 단순하다.

전투 때 사용 가능한 커맨드는 무브(이동), 어택(공격), 넥스트(유니트 턴 넘김), 유즈 아이템(수송 차량 보급), 머신 스테이터스(맵상에서 유니트 능력치 확인), 시스템(환경)이다. 마우스는 지원하지 않고 키보드만 지원한다.

이동을 할 때 실수해서 캔슬하려면 다른 키를 눌러서 캔슬하는 게 아니라, 이동 커맨드를 한 번 더 누르면 이동이 리셋되어 처음으로 돌아간다.

숲으로 이동하면 피아를 막론하고 유니트가 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해놨고. 이동이나 공격의 제약이 있는 게 어떤 고정 값이 있는 게 아니고. 어떤 때는 공격/이동이 되고 어떤 때는 또 안 되고 들쭉날쭉하게 만들어 놔서 이게 버그인 건지, 아니면 뭔가 의도하고 만든 건지 알 수가 없다.

넥스트는 현재 유니트의 조작을 끝내고 다음 유니트의 차례로 넘기는 커맨드인데. 이게 민첩성 수치에 따라서 행동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원하는 유니트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고 꼭 순서대로 조정하게 되어 있다.

미니 맵에 아군은 파란색. 적군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앞서 말했듯 키보드를 지원하지 않는 관계로 미니맵이 있어도 자체 지정이 불가능해 아군과 적군의 위치로 한번에 이동이 불가능하다. 일일이 키보드를 움직여 아군, 적군을 확인해야하기 때문에 좀 번거롭다.

유즈 아이템은 꽤 특이하다. 실제 게임 내 아이템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 커맨드가 있는데, 이 커맨드를 언제 써야 하냐면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할 수 없지만 지원으로 따라 붙는 수송 차량에 유니트를 근접시킨 뒤. 이 커맨드를 쓰면 수송 차량의 방어력과 플레이어 유니트의 방어력을 맞교환할 수 있다.

방어력의 맞교환이라는 게 생소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생명력 회복이라고 보면 된다. 이를 테면 아군 유니트의 체력이 90/100인 상태에서, 수송 차량에 접근해 유즈 아이템 커맨드를 실행하여, 수송 차량의 체력 500에서 10을 떼어와서 회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전투 때 치명적인 버그가 존재하는데, 미션을 시작해서 1턴이 경과하면 적의 레벨이 무조건 1로 다운되는 건데. 이게 전체 미션에 다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미션이 적용이 되고. 심지어 최종 미션 때도 이게 적용돼서 게임상 가장 레벨이 높게 나와야 할 적들이 올 레벨 1로 나와서 그동안 레벨을 바짝 올린 플레이어의 상대가 안 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상황실은 스토리 모드로 미션 클리어 방식이며, 총 20개의 미션이 준비되어 있다.

그냥 무작정 적을 전멸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수송 차량 보호, 요인 보호, 인질 구출, 발칸 병기 파괴, 세뇌 당한 아군 격파 등등. 생각보다 미션의 바리에이션이 풍부하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장군 로봇들도 몇 명은 캐릭터성이 확실하다. 맏형이자 지휘관으로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는 광개토 대왕. 막걸리를 좋아하며 무대포에 사고뭉치인 남이. 첩보 담당 장보고. 평범한 컨셉인 것 같지만 막내로 형들 뒤치다꺼리하면서 은근히 존재감 뽐내는 무명장수 등이 거기에 속한다. (반대로 강감찬, 을지문덕, 연개소문, 이순신은 좀 존재감이 희박하다)

스토리 모드를 처음 시작할 때 미션 0과 미션 1을 선택할 수 있고, 폭탄 해체 미션에서 빨간 선과 파란 선 중 잘못된 걸 자르면 폭발해서 게임 오버 당하는 요소가 있는가 하면, 일본 로봇 적장이 일기토를 신청해서 아군 로봇의 맏형인 광개토 대왕이 일 대 일로 싸우는 미션이 있는 것 등등. 서브 이벤트적인 요소가 자잘하게 들어가 있다.

본편 스토리는 일본이 한국을 침략해 국토의 2/3을 점령한 상태에서 시작되는 만큼 항일 색깔이 강하다.

일본이 남대문을 파괴하거나 단군 동상을 훼손해서 한반도의 민족정기를 끊으려고 하는 걸 저지하는 미션 같은 걸 보면 뭔가 42세기 미래 배경의 로봇물과 온도 차이가 커서 약간 이질감이 느껴진다. (하긴 로봇에 사람의 혼을 빙의시키는 것 자체가 이미 초과학+샤머니즘의 진수였지)

플레이어 진영의 장군 로봇과 달리 일본 쪽 로봇은 고대 무장이 로봇과 합쳐진 것이 아니라서 그냥 임의로 이름을 붙인 게 많고. 자체적으로 부각되는 캐릭터도 없다.

작중 광개토 대왕한테 일기토를 신청한 일본 로봇도 그냥 단순히 일기토에 패한 후 부하들이 빡쳐서 총 공격을 감행해서, 일기토 신청이란 특이점을 가지고 있는데도 정작 캐릭터의 존재감은 없다.

오히려 중반부의 미션에서 이벤트형 적으로 나오는 ‘이완용’이 인상적이다. 작중에서도 매국노로 나오는데 일본군에 이완용을 부활시켜 로봇에 합체시킨 게 작중에서 이벤트 전용 적으로 나온다. (근데 고유한 로봇을 타고 나온 게 아니라 일반 자코의 로봇을 타고 나오는 조무래기다)

결론은 추천작. 게임 스타일과 시스템 전반이 ‘파워 돌’, ‘프론트 미션’ 등을 모방하고 있어서 독창적이지 못하고, 장비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포인트를 소비해서 연구 개발해야 하는데 성공/실패 확률을 집어넣어 기체 강화의 효율이 나쁘며, 미션 때 적들의 1레벨 다운 버그가 있어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못하게 만들어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는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고대 역사의 무장과 로봇을 접목시킨 아이디어는 확실히 지금 봐도 좋은 편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를 확립시켜 본편 스토리에 반영한 게 꽤 흥미진진해서 게임성이 좀 떨어져도 발상과 캐릭터는 좋았던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FEW 게임 중에 몇 안 되는 도트 그래픽 게임이다. 이 작품 이후로 FEW 게임은 쭉 렌더링 그래픽으로 나온다. (야화, 도쿄 야화, 천상소마영웅전, 파이터 ~타클라마칸 사막편~ 등등)


덧글

  • 시몬벨 2019/03/01 01:31 # 삭제 답글

    이 게임 처음 봤을때 느꼈던건데 남이는 다른 장수들에 비해서 지명도나 활약상이나 너무 후달리는것 같네요
  • 잠뿌리 2019/03/01 13:25 #

    남이는 막걸리 밝히고, 적한테 포위 당하고, 심지어 적한테 잡혀 세뇌까지 당하는데 대신 그게 개인이 주목 받는 씬이라서 존재감이 있습니다. 광개토 대왕은 리더 포지션이라 제외하고. 다른 로봇들은 상대적으로 사고는 안치는데 그만큼 존재감이 옅죠.
  • 아이언윌 2019/03/02 00:22 # 삭제 답글

    그러고보니 이걸 건드레스 게임하고 비교하는 글을 어디선가 본 듯한(가물가물)
  • 잠뿌리 2019/03/03 18:03 #

    건드레스는 최악의 게임이었지요.
  • 카멜리아보이 2019/10/17 18:02 # 삭제 답글

    참고로 4333년은 서기가 아니라 단기입니다(오프닝에서도 단기라 나와요). 그리고 실제 배경연도는 그로부터 시간이 좀 흘러 2028년(단.4361년)이구요.
  • 잠뿌리 2019/10/18 09:37 #

    단기 맞네요. 서기로 잘못 봤습니다.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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