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제션 오브 한나 그레이스 (The Possession of Hannah Grace.2018) 오컬트 영화




2018년에 ‘디어드릭 반 루이옌’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2016년 제작 초기에는 영화 제목이 해부학 연구에 제공된 사람 시체라는 뜻의 카다버(Cadaver)였는데 최종적으로 지금의 제목이 됐다.

내용은 약에 취한 범죄자를 마주 한 여경 ‘메간 리드’가 제압을 하지 못해 주저한 순간 동료 경관이 범죄자의 총에 맞아 죽임을 당해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결국 경찰복을 벗고 연인 ‘앤드류 커츠’와 결별한 후 술과 약에 의존하던 중. 간호사 친구인 ‘리사 로버츠‘의 제안을 받아 ’보스턴 메트로 폴리탄 병원‘의 영안실에서 야간 근무를 하게 됐는데, 어느날 밤에 영안실로 후송된 시체 ’한나 그레이스‘가 실은 악마에 빙의 당한 여자로 사람을 죽여 상처를 점점 회복하면서 마침내 메간까지 위험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영안실을 무대로 삼아 엑소시즘에 실패해 악마에게 완전 잠식당한 소녀의 시체 귀신과 대치되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는데. 영안실 배경 자체가 으스스하고, 거기에 엑소시즘 설정을 가미해서 조합 자체는 꽤 신선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엑소시즘 설정을 가미했다고 해도 이게 단순히 시체 귀신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엑소시즘물이 가진 기독교 세계관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서 그렇다.

한나 그레이스의 엑소시즘이 오프닝을 장식하지만, 종교 오컬트적인 부분은 그게 전부다. 악마는 있는데 신부, 천사, 성령, 성서, 성수. 기도문, 십자가. 엑소시즘물의 주요 태그들이 없다. 그래서 사실 오컬트의 ‘오’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작중 악마에게 잠식당한 한나 그레이스는 벌거벗은 시체 몸 그대로 사족보행으로 이동하고, 바닥이나 벽을 타고 기어 다니며, 염력을 사용해 사람을 해친다.

그래서 사실 악마에게 빙의 당한 사람이라고 해도. 일반적인 엑소시즘물의 그것과는 좀 다른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악마라기보다는 요괴 같은 느낌이랄까.

사람 해치는 레퍼토리도 염력으로 시작해 염력으로 끝나서 이게 처음 봤을 때는 사람을 접어서 죽이는 것 등이 엽기적이라서 좀 압박이 있어도. 원패턴이라서 나중에 가서 익숙해지면 별로 무섭지 않다.

사실 본작의 공포 포인트는 악마 빙의자 한나 그레이스보다는, 병원 지하의 영안실 그 자체다. 정확히는 영안실 배경과 스산한 분위기가 공포 포인트다.

본작이 공포 영화로서 그나마 오싹한 건 주인공 메간 혼자 한밤 중에 영안실에서 야간 근무하면서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불온한 분위기 속에서 스토리가 진행된 초반부다.

오히려 한나 그레이스가 마각을 드러내 피해자가 발생하기 시작할 때부터 공포의 톤이 다운된다.

왜냐하면 그 시점에서 공포의 주체가 한나 그레이스로 넘어가 영안실 배경을 전혀 살리지 못해서 그렇다. 굳이 영안실이 배경일 필요가 없어졌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한나 그레이스가 부각되었냐고 하면 그것도 또 애매하다. 분명 비중이 높고 극 전개상 공포의 주체가 되긴 하는데 정작 출현 분량이 적어서 영화 포스터에만 무섭게 나오지, 실제 영화 본편에선 별게 없다.

한나 그레이스 배역을 맡은 배우인 ‘커비 존슨’은 신인 배우지만 나름대로 열연을 펼쳤고, 시체 귀신 분장 자체도 호러블하긴 한데 그걸 제대로 밀어주지 못한 느낌이다.

극 후반부로 넘어가면 스토리의 개연성이 밑도 끝도 없이 떨어지면서 미친 듯한 급전개로 이어지는데 여주인공 메간의 각성이 그 단적인 예다.

절체절명의 순간. 메간이 각성해서 악마의 염력을 씹어버리며 혼자서 사건을 다 해결하는데. 이게 메간에게 무슨 특별한 능력이 있거나, 혹은 특수 아이템이 있는 게 아니고. 아무 이유 없이 대뜸 각성해서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서 다 사건을 해결해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고 있으니 개연성이 소드 마스터 야마토급조차 못 된다.

악마가 다른 사람은 마주치는 족족 염력으로 다 죽여버리는데 유독 메간만은 염력으로 안 죽이고 그냥 영안실 시체 창구 안에 가둬 놓기만 하는 것부터가 이해가 안 된다.

왜 메간을 그렇게 밀어주었냐면, 메간 배역을 맡은 ‘셰이 밋첼’이 그나마 본작에 출현한 배우 중에 잘나갔기 때문이다. 본래 모델로 유명했고 배우로서는 미국 드라마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에서 스타덤에 올랐다.

본편 스토리와 메인 소재를 놓고 보면 당연히 악마 빙의자를 연기한 커비 존스를 밀어줘야 하는데(제목에도 한나 그레이스가 들어가잖아!), 실제로는 커비 존스가 아니라 셰이 밋첼한테 올인하면서 모든 스포라이트를 그쪽에 집중시켜 최소한의 개연성조차 지키지 못했으니 특정 배우의 편애가 블랙홀이 되어 모든 걸 빨아들여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떨어트렸다.

결론은 평작. 영안실과 엑소시즘을 접목시킨 소재는 신선하나 엑소시즘물의 특성은 거의 안 나오고. 영안실을 배경으로 해서 공포 분위기는 잘 만들어 놨지만 공포의 주체가 영안실에서 악마로 바뀌는 과정에서 배경의 중요성이 사라져 공포감이 떨어졌는데. 정작 그 악마가 비중만 높지 출현 분량은 적어서 제대로 밀어준 것도 아니고. 주인공 배우의 편애가 악영향을 끼쳐서 결과적으로 감독이 무엇이 중요한지 몰라서 폭망해 발상과 배경이 아까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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