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트 2: 슬로피 세컨즈 (Feast 2: Sloppy Seconds.2008) 컬트/엽기/퓨전 호러 영화




2008년에 ‘존 걸레거’ 감독이 만든 피스트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전작은 극장 개봉작이지만 본작부터는 비디오 영화로 출시됐다.

내용은 전작에서 인간 시체 폭탄으로 희생된 여자 폭주족 ‘할리 맘’의 쌍둥이 여동생 ‘바이커 퀸’이 누이의 잘린 팔을 발견하고 복수심에 불타오르고 있을 때, 전작에서 괴물에게 목이 찢겨 죽은 줄 알았던 ‘바텐더’가 살아남은 걸 보고 누이를 죽인 원흉인 ‘보조’ 일행이 인근의 도시로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텐더를 데리고 도시를 찾아갔는데. 도시 곳곳에 괴물들이 득실거려 사람들의 시체가 가득한 상황에, 자동차 판매원인 ‘슬래셔’와 그의 아내 ‘시크릿’ 시크릿과 불륜에 빠진 직원 ‘그렉’, 멕시코 루챠 소인 레슬러 형제인 ‘썬더’, ‘라이트닝’ 등의 생존자 일행과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작은 도시 외곽의 외딴 술집에서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였던 반면. 본작은 벌건 대낮에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바뀌었고. 전작에서 3인 1조의 몬스터 가족이 본작에서는 진짜 좀비처럼 떼지어 몰려나온다.

부모, 자식 좀비와 가죽 옷 컨셉 같은 건 죄다 버리고 그냥 성체 괴물이 잔뜩 나와서 숨기는 거 없이 실체를 그대로 드러낸다.

그 때문에 생존자 일행이 건물 옥상에 고립된 상황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전작만큼의 폐쇄 공포는 유발되지 않는다.

전작은 괴물과 싸워 살아남는 게 메인 스토리인데. 본작은 바이크 퀸 일행의 복수와 괴물들로부터 안전한 장소로 추정되는 구치소를 목표로 삼아 탈출을 감행하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이크 퀸 일행은 복수를 위해 보조 일행을 찾아다니지만 본작은 물론이고 후속작까지 끝내 보조 일행을 만나지 못해서 복수를 이루지 못해 중요 떡밥 회수에 실패했는데. 전작에서 생존자 일행을 배신하고 혼자 트럭을 타고 도망친 허니 파이 떡밥은 또 빠트리지 않고 회수해서 아예 허니 파이의 개별 파트까지 따로 마련해주어 애매하게 디테일하다.

본편 스토리는 바이크 퀸 일행, 슬래셔 일행, 썬더&라이트닝 형제로 구성된 생존자 그룹과 홀로 고립된 허니 파이의 이야기로 양분될 정도다.

생존자 그룹의 목표는 안전 포인트인 구치소로 이동하는 것인데 건물 옥상에서 고립된 상태라 투석기를 만들어 사람을 날려 보내 구치소 문을 여는 시도를 하는 게 핵심적인 내용이고. 허니 파이는 밖에서 잠그는 문이 달린 편의점 안에 갇혀서 혼자 발악하다가 간신히 탈출하는 내용이라서 둘 다 완전 따로 놀고 있어서 스토리의 연결성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니 파이 파트가 필름 낭비인 것 까지는 아닌 게. 배신의 대가로 뚜드려 맞고 귀까지 뜯기고. 전작의 희생자 ‘맥주 가이’에 대한 PTSD에 시달려 환각을 보며, 동료도, 지원도 없이 혼자 문 잠긴 건물 안에 고립된 채. 언제 천장의 구멍을 타고 내려올지 모를 괴물의 위협에 시달리면서 스스로의 힘으로 방탄 유리문을 깨고 나가는 과정을 치열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그렇다.

허니 파이 캐릭터 자체가 기본적으로 머리가 빈 금발 여자 캐릭터라는 클리셰를 비틀어서 총알을 탄창에 끼는 걸 모르고 총구에 넣으려고 할 정도로 모자라긴 한데 악운이 강해서 억척 같이 살아남는 컨셉이라서 존재감이 크다. 본작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긴장감 있는 씬은 허니 파이의 건물 탈출 씬일 정도다.

심지어 본작의 쿠키 영상도 오직 허니 파이를 위해서 존재하는 내용이다.

생존자 그룹 파트는 쓸데없이 잔인하기만 하고 지나치게 개그에 집중해서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장르가 호러 코미디니까 개그가 들어가는 것도 당연하긴 한데 이게 진짜 밑도 끝도 없이 계속 개그를 치고 있고. 그 개그의 결과가 좋으면 ‘병맛나서 재밌다!’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니 뒷맛이 매우 나쁘다.

본작을 만든 존 걸레거 감독의 친동생인 ‘톰 걸레거’가 배역을 맡은 ‘그렉’이 상사의 아내와 불륜 관계에 빠진 직원 겸 전작의 ‘변호사’ 뒤를 잇는 괜히 나섰다가 상황 악화시키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그 정도가 다소 지나쳐서 웃음을 주는 게 아니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괴물의 정체를 파악해서 대응해야 한답시고 무작정 괴물을 해부하다가 괴물의 체액이 분사되어 생존자 동료 1명을 허무하게 잃고, 쓸데없이 강조한 괴물 거시기에서 부카케 쇼를 벌이지 않나, 반파된 자동차에 홀로 고립된 어린 아기를 보고 구하러 가야겠다며 전선 줄 타고 용감히 내려가 아기를 안고 괴물들에게 쫓겨 달아나다가 따라 잡힐 것 같으니 아기야 미안하다 이러면서 아기를 럭비공처럼 던져서 괴물들의 시선을 돌려 혼자 살아남았는데. 다시 옥상에 돌아왔을 때 괴물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생존자 그룹 전체를 위험에 빠트려서 완전 궁극의 트롤러로 묘사된다.

전작에서 여주인공 ‘터피’의 어린 아들 ‘코디’가 괴물한테 한 입에 잡아 먹혀 신발만 남기는 씬이 나와서, 어린 아이라고 해서 봐주는 거 없는 영화란 걸 실감하게 만들었는데. 본작에서 이름 없는 아기의 최후 씬은 진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라서 그렉의 트롤링을 더 부각시켰다.

그밖에 바텐더는 전작의 생존자 대열에 합류했으나 너무 무력하게 묘사되고, 바이커 퀸은 가오 잡고 나오지만 활약상이 떨어지며, 슬래셔 일행은 활약상이 떨어지는 것도 모자라 온갖 사고를 다 쳐서, 유일하게 밥값을 하는 게 썬더&라이트닝 형제라 전반적인 캐릭터 운용이 좋지 못하다.

썬더&라이트닝 형제는 소인이지만 루챠 레슬러 겸 공돌이 컨셉이라 손재주도 좋은데 거지같은 애들하고 엮여서 수명이 단축된 불쌍한 케이스다.

전작에서 막판에 진 히로인으로 프로필 갱신된 ‘터피’와 허세남과 짐짝에서 생존자 형제로 우뚝 선 ‘보조’, ‘핫 휠’ 등. 레귤러 멤버가 극 후반부에 가서 각성했던 전작과 비교된다.

전작의 몬스터 섹드립 요소가 이번 작에서도 어김없이 나오는데, 앞서 말한 몬스터 해부 부카케 씬 이외에 허니 파이의 PTSD가 맥주 가이한테 범해지는 것과 몬스터가 들고양이를 붙잡하 범하는 씬 등이 나와서 전작의 섹드립보다 더 해괴망측해졌다.

영화 다 끝날 때까지 괴물의 정체와 기원도 밝혀지지 않은 건 물론이고, 생존자 그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상태에서 딱 끝내서 스토리 자체를 중간에 뚝 끊어먹듯이 끝내서 작품 자체의 완결성도 떨어진다.

결론은 평작. 술집 건물 한 채에서 도시 규모의 재난으로 배경 스케일은 커졌지만, 액션, 호러, 캐릭터 운용력은 떨어지고, 해괴망측한 몬스터 섹드립과 생존자 캐릭터의 트롤링이 강화되어서 뭔가 좀 잘못된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된 속편으로 본편 자체의 재미나 완성도는 전작만 못하지만, 전작의 생존자인 허니 파이의 분전이 오히려 볼거리를 제공해서 그 부분을 놓고 보면 간신히 평타는 치는 작품이다.


덧글

  • 시몬벨 2019/02/18 21:52 # 삭제 답글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아기의 표정연기가 일품이었죠. 지금도 기억나네요.
  • 잠뿌리 2019/02/20 16:03 #

    그 뒤에 아기가 죽어서 괴물들한테 먹히는 게 여과없이 나와서 식겁했습니다. 아무리 호러 코미디라고 해도 이런 묘사가 나와도 되나 싶었을 정도죠.
  • 시몬벨 2019/02/21 00:36 # 삭제

    그나마 최후의 양심인지, 땅에 떨어진 아기를 괴물이 물어가는 장면이랑 남은 아기의 팔(...)만 보여주고 먹는 장면은 생략했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잔인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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