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황금 임파서블 (1997)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7년에 ‘아트리아 대륙전기’로 잘 알려진 ‘재미 시스템 개발’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만든 어드벤처 게임. 1998년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1월의 우수 게임으로 선정됐다.

내용은 일제 시대 때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한국에서 금붙이를 약탈해 금괴로 만들어 군함에 싣고 가던 중, 일본의 패망 소식을 듣고 금괴를 포기하기로 결정해 서해 부근에서 군함 째로 실종됐는데. 그때 살아남은 한국인 징용자가 군함의 위치가 적힌 지도를 3장으로 나누어 갖고 운둔한 지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후. 1999년에 서울 대학교 2학년생인 ‘이현진’이 ‘김정길’ 교수의 심부름으로 강릉에 가서 ‘박 노인’을 만났다가 숨겨진 황금 지도를 둘러 싼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메인 소재는 현대 동양의 보물선 신화인 ‘야마시타 골드’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1930년대 일제 시대 때 일본이 한국, 만주, 대만, 중국, 동남아 등등 아시아 지역에서 금붙이와 보물을 약탈해 금괴로 바꾸었는데. 패망 후 그동안 모은 금괴가 전부 사라졌고, 당시 동남아에서 수집한 금을 필리핀으로 운송하던 주둔 사령관 ‘야마시타 도모유키’의 지휘 하에 어딘가에 금괴가 묻혀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는 이야기다.

정작 한국 쪽에서는 그리 메이저한 전설이 아니다. 애초에 이 전설의 근본은 일본의 매장금 전설 계열이라고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일본 쪽에 알려지면 더 알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본작은 기본적으로 어드벤처 게임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화면을 클릭해 넘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뭔가 좀 이동에 쓸데없는 조건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어서 게임 플레이가 되게 번거롭다.

예를 들어 방에 전화가 왔는데 전기 불을 켜서 방을 밝힌 다음에야 수화기를 들 수 있고, 외출을 할 때는 전기 불을 꺼야지만 문고리를 클릭해 밖에 나갈 수 있다.

근데 그걸로 완전 집 밖으로 나간 게 아니고.. 단순히 문만 열고 나온 상황이라, 책상에 있는 ‘열쇠’를 가지고 나와서 열쇠로 문을 잠근 다음에야 집 건물(빌라)에서 나올 수 있다.

단순히 한 두 번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매번 이래야 해서 되게 귀찮다. 게임 전개상 자택에 돌아갔다가 나갔다를 반복해야 하고, 전화도 수시로 받고 걸고 그래야 되는데 그 모든 과정에서 불을 키고 전화를 받고. 불을 끄고 문을 열고 열쇠로 잠그고 건물 밖으로 나가는 걸 계속 반복해야하는 것이다.

이게 그래도 인터렉티브 게임처럼 화면과 움직임이 동영상으로 처리된 거라면 존나 귀찮긴 해도 현실감이 있으니 됐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텐데.. 실제로는 그냥 정지된 한 컷의 실제 사진을 마우스 커서만 움직여 이것저것 클릭하는 것이라서 아무 의미가 없다.

하다못해 클릭 가능한 포인트라도 많았으면 잔재미라도 있을 텐데. 실제 게임 본편에서는 포인트 지점이 매우 적다.

게임 소개에 무슨 게임 전체에 스며든 동화상이라고 적어 놓은 게, 실제 게임 내에서는 전철, 버스, 배 타고 이동하는 씬에, 주인공 전화 통화하는 씬은 똑같은 영상을 음성 대사만 달리해서 뱅크씬으로 우려먹는 거라서 안 넣은 것만 못한 수준이다.

3D 동영상의 인물 조형 폴리곤은 조악하기 짝이 없고, 대사를 하는 씬에서는 소위 말하는 대갈치기로 상체만 나온 채로 눈, 입만 움직인다.

전체 샷은 대화하기 전에 정지된 모습으로 나오는데 이게 실제 배경 사진 위에 덧씌운 거라 되게 어색하게 보인다.

풀 음성 지원이긴 하나, 총 대사 분량이 상당히 적은 편이고. 더빙 연기력이 전반적으로 바닥을 기는 상황에 악당들은 말 더듬는 컨셉까지 가지고 있어서 대사가 귀에 안 들어오는 수준이 아니라 듣기 괴로울 지경이다.

게임 소개에는 100% 전문 성우 육성 지원이라고 써 있지만 이건 완전 유저 기만에 해당하는 낚시 광고로 이리 듣고 저리 들어도 비전문 성우 티가 나며, 이게 정녕 전문 성우 더빙이면 더빙에 대한 모독이다. 진짜 전문 성우들이 이 게임 음성 들으면 뒷목 잡고 쓰러질 거라 단언할 수 있다.

왜 전문 성우란 말을 썼는지 추측해 보자면, 이 작품 바로 전에 재미 시스템 개발에서 만든 게임이 ‘아트리아 대륙 전기(1997)’로 거기서도 음성을 지원하는데. 그때 음성 더빙을 맡았던 스텝을 다시 쓰면서 그때의 더빙 경험이 있으니 전문 성우로 치자!라고 한 게 아닐까 싶다.

문제는 대사 부분의 텍스트가 전혀 없기 때문에 캐릭터 대사를 듣지 않으면 게임을 진행할 수 없다는 거다.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누구한테 전화 걸고 삐삐를 쳐야 하는지. 필수 정보가 전부 음성 대사로 나오고 텍스트로는 전혀 표기되지 않아서 그렇다.

게임 플레이 중간중간에 퍼즐 구간이 나오는데 이게 게임 내용과 하등의 상관이 없지만, 이걸 클리어하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게 만들어서 짜증나게 한다.

집에서 나가기 전에 십자 낱말 풀이 퍼즐을 풀어야 신용카드를 얻을 수 있고, 약수터에 가서 물 길어오는데 소리 맞추기 돌 퍼즐을 깨야 하며, 북한산에서는 4가지 도형의 사다리 맞추기에 올바른 칸을 활성화시켜서 상자를 열어야 한다.

십자 낱말 풀이와 사다리 맞추기는 결과가 고정되어 있으니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소리 맞추기 돌 퍼즐은 좀 지랄 맞다.

소리 맞추기 돌 퍼즐은 한자가 적힌 돌을 박아 넣을 움푹 파인 홈을 클릭할 때 울리는 소리에 딱 맞는 돌을 끼워 넣는 방식인데, 3번의 기회가 주어져 3번 틀리면 리셋되는 상황에, 소리가 들리는 위치가 랜덤으로 바뀌기 때문에 그렇다

결과치가 고정되지 않은 랜덤 성향의 정답 맞추기 퍼즐은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더 심해진다. 아무런 힌트도 주어지지 않고 무조건 정해진 기회 안에 컴퓨터가 요구하는 정확한 숫자를 입력해야 하며 틀리면 결과치가 리셋되어 다시 해야 한다.

3.5인치 디스켓을 컴퓨터 모니터에 드래그하면 뜨는 암호 맞추기(2~3 빈칸에 알맞은 숫자 넣기), 007 가방 비번 다섯 개 맞추기, 007 가방 비번 숫자 야구(7번의 기회 내에 컴퓨터가 요구하는 3개의 숫자 정답 맞추기) 등등이 있는데. 어드벤처 게임이 요구하는 퍼즐 풀이 요소의 정도가 지나친 수준이라 플레이어의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수준이 아니라 인내심을 폭발시킨다. (대체 이 퍼즐하고 본편 스토리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데?)

게임 클리어 구간에 나오는 법당의 인왕(금강역사) 퍼즐 맞추기와 동굴의 보석 맞추기는 앞의 숫자 맞추기 퍼즐들보다 더 지독한 난이도를 자랑하는데. 게임 본편 플레이 타임의 절반 이상이 해당 퍼즐 풀이에 소요될 정도다.

인왕 퍼즐 맞추기는 법당 대문의 안왕 불화 퍼즐을 맞추는 것인데 이게 인왕 1명이 아니라 인왕 2명을 짜 맞춰야 하기 때문에 1명분의 퍼즐보다 2배는 더 어렵고. 보석 맞추기는 4종류의 보석 16개를 위에서 아래로 짝을 맞추는 것인데 보석의 이동 방향에 대한 규칙이 모호하고 화면상에 이동 경로가 일관적으로 표시되는 게 아니라서 쌍욕이 절로 나올 정도로 어렵다.

당연하지만 이 미친 퍼즐들 역시 게임 본편 스토리와 하등의 관계가 없다. X 같은 난이도의 퍼즐도 스토리랑 연관이 된 것이라면 그래도 ‘히든 오브 프로젝트’ 게임으로 볼 여지가 있을 텐데 그런 것도 아니니 어드벤처 게임이란 장르의 아이덴티티마저 흔들린다.

제작진이 만들고 싶었던 건 어드벤처 게임 같지만 실제로는 퍼즐 게임인 것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황당한 건 다름이 아니라 버스 이벤트인데. 주인공이 버스 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내려가는 스토리에 뜬금없이 암표 상인이 튀어나와 강릉행 버스 티켓 3만원을 부르면서 학생이라고 깎아준다며 반 강매를 시도하는 내용이다. 버스 티켓을 암표로 팔다니 너무 초현실적이라서 의식이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날아가는 줄 알았다.

이거 이외에 법당에서 스님 만났을 때 뜬금없이 스님이 3만원 꿔달라고 해서 돈 꿔주는 것도 나오는데. 이 말 같지도 않은 3만원 드립 개그가 게임 소개에는 곳곳에 튀어나오는 코믹 이벤트라고 적혀 있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본편 스토리가 게임 광고에는 무슨 ‘잃어버린 한국의 역사를 오늘 다시 만난다!’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 본편 스토리는 교수님과 같은 학교 친구들, 여자 친구가 악당들에게 납치당해서 그들을 구하기 위해 지도를 찾고 악당들과 대립하는 내용이라서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모험 다운 모험을 하는 게 아니다.

역사 공부적인 관점에서 봐도, 단순히 작중 주요 NPC의 인터뷰 녹음을 통해 황금 사건의 전말을 듣는 것 이외에는, 해당 사건이 본편 스토리에 반영된 게 전혀 없어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그냥 지나치고 넘어가게끔 만들었다.

애초에 주인공인 이현진은 슈퍼에 외상값이 밀려 있고, 고속버스값 암표 3만원 돈도 너무 비싸서 깎아달라고 사정사정하는 가난한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작중에 수천 억 규모의 황금으로 한국의 부채를 다 갚고도 남을 정도라는 황금 찾기 사건에 휘말린 상황에서 단 1그램의 물욕도 내비치지 않는데. 그렇다고 호기심이 왕성하거나 모험심이 강한 것도 아니고, 그냥 교수님 심부름 했다가 자기도 모르게 사건에 휘말려 본의 아니게 개고생하는 것이라서 어드벤처 게임의 주인공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아 게임의 몰입도를 밑도 끝도 없이 떨어트린다.

이 작품의 유일한 존재 의의는, 게임 내 쓰인 실제 사진이 1997년의 풍경을 담고 있어서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 ‘응답하라 1997’이 됐다는 거다. 1997년의 한국 배경 사진첩을 보는 느낌이다.

게임 소개에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1000장 분량의 실사 그래픽이라고 써있는데. 사실 게임 내 배경으로 쓰인 실제 사진은 다 합쳐도 1000장은커녕 몇 백장도 안 된다. 아마 1000장의 사진을 찍은 다음에 그중에 간추려서 게임에 넣은 게 몇 백 장 수준인데 1000장이라고 과장한 것이라 본다.

그밖에 이 게임은 세이브 기능이 없는 걸로 아는 사람이 꽤 있는데. 세이브 기능이 있긴 있다. 헌데, 세이브 방법이 게임 플레이 도중에 QUIT를 클릭해 게임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 ‘저장하기’를 누르는 것이라서 사람들이 세이브가 없는 줄 아는 게 당연하다. (상식적으로 게임 내에서 세이브가 떠야지, 게임 나가기 눌러서 타이틀 화면에서 세이브하는 게 말이 되겠나)

게임 플레이 전체를 통틀어 딱 한 번, 게임 오버 구간이 나와서 게임 세이브 기능이 꼭 필요하다.

게임 오버 구간은 정확히, 김 교수가 실종된 뒤 강릉에 가서 박 노인을 만난 뒤. 지도를 찾으러 북한산에 가라고 했을 때 발생한다.

고속버스를 타고 북한산에 도착 후. 인가에 가까워졌을 때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나무 뒤에 숨어 엿들어야지, 끝까지 정면으로 전진하면 악당들과 마주쳐서 게임 오버 당한다.

결론은 비추천. 실사 영상이 아닌 정지된 실제 사진을 배경에 나열해 마우스 커서만 움직이게 해 놓은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인데 포인트 지점이 너무 적어서 자유도가 매우 낮은 반면. 열쇠로 문 잠그고 열고 방에 불 거야 나갈 수 있는 아무런 쓸데없는 행동을 필수적으로 요구해 게임 플레이가 번거로우며, 3D 인물 영상의 퀼리티가 떨어지고 풀 음성 지원이란 게 무색할 정도로 성우들 연기력이 바닥을 기어 더빙된 목소리를 듣기 괴로운 수준인 데다가, 황금 찾기가 메인 소재인데 본편 스토리는 인질 구출 작전이라서 소재가 스토리 본편에 반영되지 않고. 본편 스토리와 하등의 관계가 없는 퍼즐이 지나치게 많은데 그걸 클리어하지 않으면 게임을 진행할 수 없게 만들어 게임 자체의 재미가 없고 완성도도 떨어지는 것도 모자라 플레이어의 인내심을 시험하까지 하는 재앙적인 수준의 망작이다.

아트리아 대륙 전기는 평작이지만 그래도 장점과 단점이 있는 작품이었는데, 이 황금 임파서블은 장점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여담이지만 2010년에 나온 ‘실화 황금백합작전’이 야마시타 골드 전설을 다루고 있는데, 순수한 소설이 아니라 작가가 일제 은닉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부산 문현동 지하 어뢰 공장에서 보물의 증거를 찾았지만 동업자인 도굴꾼에게 배신당해 옥살이를 하고 청와대가 개입해 언론을 통제해서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일대기를 적은 자서전(?)이다.


덧글

  • 레이븐가드 2019/01/28 21:27 # 답글

    흠... 괜찮은 국산게임은 거의 없는 건가요? 일부러 망겜만 골라 하시는 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리뷰하시는 것마다 수준 이하인지;;
  • 잠뿌리 2019/01/28 23:02 #

    명작도 있겠죠. 다만 망겜 비율이 높을 뿐입니다.
  • 먹통XKim 2019/02/10 23:04 # 답글

    이것도 정품으로 사서 하다가 포기했던 게임 ㅜ ㅜ

    방구석 어딘가에 처박혀있죠
  • 잠뿌리 2019/02/11 17:17 #

    맨 마지막에 나오는 동굴의 보석 퍼즐은 도저히 깰 수가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 명탐정 호성 2019/02/20 14:12 # 답글

    상가 사진(야화 비디오, 부동산)보니 그리운 그때 그 시절 풍 사진
  • 잠뿌리 2019/02/20 16:04 #

    그때 당시 디카로 찍은 사진을 그대로 게임 속에 넣어서 응답하라 1997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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