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가디언즈 소드 (ディアンズ・ソード.1998)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8년에 파랜드 스토리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의 게임 회사 ‘TGL’과 대만의 게임 회사 ‘風雷工作室(풍뢰공작실)’의 합작으로 Windows 95용으로 발매한 롤플레잉 게임. 한국에서 한글화되어 정식 발매된 게임으로 ‘인터소프트’에서 유통을 맡았다. 원제는 가디언즈 소드, 대만에서 발매한 중문판 제목은 守护者之剑(수호자지검)이다.

내용은 먼 옛날 ‘미로 대륙’에서 전신 ‘판카 대제’가 천지만물을 창조하고, 그의 딸 ‘이게리아’ 여신에게 인간 세계의 관리를 맡아 평화와 변영을 누리게 됐는데, 모든 것이 아름답고 완벽한 것에 질투를 느낀 파괴의 신 ‘이비리치’가 세상을 파괴하기 시작해 이게리아 여신이 자신을 희생해 바람, 물, 불, 대지의 4대 신수를 소환하여 스스로를 ‘가디언즈 소드’에 봉인. 인간 용사 ‘디아그’로 하여금 가디언즈 소드를 사용하여 이비라치를 물리치게 했으나, 999번의 일식일이 되었을 때 이비로치가 부활한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가운데. ‘말로 마을’의 인간과 안개의 숲의 ‘수인’이 대립하던 와중에, 19세의 유랑 검사 ‘셔트’가 고향에서 병사한 약혼녀 ‘노아’를 되살리기 위해 소유한 자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가디언즈 소드’를 찾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1998년에 발매된 게임으로 최소 사양이 586 팬티엄이지만 지원 OS가 윈도우 95라서, 윈도우 95 말기의 게임이 됐다.

윈도우 98 시대에 윈도우 95 전용 게임이라니 뭔가 시대에 역행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이런 류의 게임이 아예 없던 건 아니다. 일전에 소개한 서태지 어드벤처 게임만 해도 게임 발매 년도가 1997년인데 윈도우 3.1용으로 나왔었다.

국내 발매 당시에는 오프라인 게임 매장 뿐만이 아니라 학교 앞 서점에도 유통한 게임이고. CD 2장의 대용량 게임인 것 치고 게임 패키지 가격도 19800원으로 저렴한 편이라서 알 만한 사람은 아는 게임이 됐다. (일본 현지에서도 TGL 2000 시리즈의 저렴한 패키지로 발매했었다)

게임 조작 키는 마우스로 이동/선택/취소가 가능하고, 세이브/로드/볼륨 조절/게임 종료 등의 환경창은 키보드 ESC키, 캐릭터 스테이터스 수치/장비/아이템/스킬 확인 등의 커맨드 창은 키보드 ENTER키를 누르면 열린다.

이동을 할 때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커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방식이고 키보드를 지원하지 않아서 조금 불편하다.

마우스 커서가 화살표일 때는 이동. 역삼각형일 때는 건물/필드의 출구에 들어가기, 말풍선일 때는 대화, 돋보기일 때는 필드 내에 있는 아이템 입수 및 조사 기능이 있다.

본작은 당시로선 드물게 리얼 사이즈의 캐릭터가 나와서 횡 스크롤 시점으로 움직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좌에서 우로만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8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시점이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같은 느낌도 준다.

요즘 유저라면 ‘던전 앤 파이터’를 떠올릴 텐데. 실제로는 캡콤의 ‘던전 앤 드래곤즈’ 아케이드판의 영향을 받았다. 리얼 사이즈 캐릭터와 벨트 스크롤 시점 이외에 환경창과 커맨드창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회전하듯 열려서 선택하는 UI 등이 유사하다.

하지만 본작의 장르는 액션 게임이 아니라 RPG이기 때문에 전투 자체는 랜덤 인카운터로 발생해 턴제로 진행된다.

자칭 리얼 타임 시스템을 도입했다고는 하나, 이게 RTS 게임처럼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스퀘어의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 같은 액티브 배틀 시스템에 가까워서, ATB 게이지에 대응하는 통칭 ‘속도 그래프’가 존재해 그게 실시간으로 차오르면서 꽉 차야지 행동을 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래프가 꽉 찼을 때의 행동이 자동 행동이라서 그냥 가만히 있으면 단순한 공격만 반복하기 때문에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눌러서 캐릭터 선택창을 열어 행동 방침을 정해줘야 한다. 그때 정한 행동이 타임 게이지가 가득 찼을 때 실행되는 것이다. 한 번 선택한 행동은 계속 자동 반복되기 때문에 그 점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필살기를 사용했다면 다음 행동 때도 자동으로 같은 필살기를 사용하는 방식이라 완전 오토 플레이다.

행동 방침은 ‘공격/방어/주문(마법과 필살기)/물품(도구 사용)/도망’이 있다.

주문은 기본적으로 정신력(MP)를 소모해서 사용할 수 있고, 필살기는 정신력을 소모하는 건 물론이고 캐릭터 썸네일 우측의 노란색 필살기 그래프가 꽉 차야 쓸 수 있다.

캐릭터 능력치는 레벨/체력(HP)/정신력(MP)/힘/마법력/공격력/방어력/행운치/민첩성/EXP(경험치)로 구분되어 있다.

이중에 힘, 마법력은 전 캐릭터 디폴트 100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레벨을 올려도 추가로 오르지는 않는다. 행운치와 민첩성도 능력치가 디폴트로 고정되어 있는데 이쪽은 그래도 장비로 수치를 올릴 수 있다.

결국 레벨 업과 함께 상승하는 능력치는 체력/정신력/공격력/방어력의 4개 밖에 없고. 만랩이 51레벨이라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만랩을 찍으면 최대 HP가 300도 채 되지 않는다.

레벨 노가다는 버거운 편인데. 한 번의 전투로 입수하는 경험치와 돈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초반부에는 1자리수로 들어오고, 최종 던전에 돌입해도 2자리 수에 불과해서 진짜 경험치고, 돈이고 간에 엄청 짜게 준다.

대신 돈 벌기 어려운 만큼 게임 내 마을의 물가가 싼 편이다. 여관만 하더라도 최고급방을 이용해도 8원 밖에 하지 않는다.

상태이상은 ‘불량상황’이라고 표기되는데, ‘중상(체력이 1/5만 남아 있는 상태)/중독/마비/최면(수면)/석화/빙동(얼음)’ 등이 있는데 전투가 끝나면 자동으로 회복되기 때문에 그건 편하긴 하지만 내성 수치란 게 마땅히 없어서 만랩을 찍어도 상태이상에 너무 잘 걸려서 빡센 구석이 있다.

중독 같은 경우도, 보통 기존의 RPG 게임에서는 중독된 이후부터 자기 턴이 돌아올 때 데미지가 들어가는 방식인데. 본작에서는 독 공격 명중 직후부터 데미지가 들어간다.

마을에서 이용 가능한 시설은 ‘무기점/방어구점/도구점/여관’이 있는데. 이중에 여관은 방의 종류가 따로 있어서 최고급방(HP와 MP 모두 회복)<고급방(MP 회복)<보통방(HP 회복)으로 나뉘어져 있다.

장비 슬롯은 머리(헬멧)/손(무기)/신체(갑옷)/기타(악세서리)/다리(신발)/기타(악세서리)의 6개가 있다. 장비가 하나의 인벤토리창에 공유되는 게 아니고, 캐릭터별 인벤토리가 따로 있어서 해당 장비를 그쪽으로 일일이 옮겨서 장비해야 해서 번거롭다.

게임 본편의 무대는 ‘미로 대륙’인데 사실 대륙이란 말이 무색하게 성과 마을이 각각 하나씩 밖에 안 나오고 나머지는 숲, 사막, 성곽 등이라 배경 설정상의 지리는 좁은 편이다.

근데 사실 이게 지역의 수만 적은 것뿐이지, 지역 안을 구성하는 길은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시점답게 여러 개의 아레나로 나뉘어져 있어서 이동해야 할 범위 자체는 넓은 편이라서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고 헤맬 수 있다.

아예 게임 시작했을 때 처음 만나는 마을 주민 NPC 대사가 마을 안의 길이 복잡해서 헤맬 수도 있다는 대사를 대놓고 할 정도다.

맵을 외워두면 그나마 돌아다니가 편한데, 맵을 외우기 힘든 던전의 미로 구간이 몇 개 정도 있고. 본편 게임 플레이 자체에 퍼즐 요소가 꽤 들어가 있어서 퍼즐풀이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은근히 난이도가 높다.

스토리 진행 자체도 공략을 보지 않으면 어떻게 진행하는지 모를 정도로 꼬이고 또 꼬였다.

길 찾기가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그보다 더 진행을 꼬이게 만드는 건 거지 같은 번역 수준이다. 본작은 한글화되어 정식 출시된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번역 퀼리티가 매우 떨어진다.

본작이 일본/대만 합작인데 한글판은 중문판을 번역해서 그렇다. 스테이터스창 내용은 한글화되어 있는데 그 바로 앞의 커맨드 선택 창 표시는 한글화되지 않고 한자로 남아 있는 거 보면 빼도 박도 못한다.

게임 내 캐릭터 대사 자체가 일관성이 없이 횡설수설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게임 진행에 대한 힌트를 주고 방향성을 제시해도 말들이 너무 이상해서 뭔 뜻인지 제대로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주인공이 19살인데 동년배 내지는 연상이라고 해도 20대 정도 밖에 안 보이는 캐릭터들이 주인공 보고 ‘젊은 자여’, ‘건강한 젊은이’ 이렇게 말하는 거 보면 존나 괴리감 느껴진다.

메인 파티 멤버가 주인공을 포함해 ‘셔트’, ‘쿠나’, ‘쉐리’, ‘소진’, ‘요기’ 등의 5명인데. 여기서 중간에 이탈하는 캐릭터가 2명있고. 최종 보스전까지 함께 하는 동료가 3명 밖에 안 된다. 파티에 참가하는 캐릭터 수 자체가 3명으로 제한되어 있고 이건 적 역시 마찬가지라서 한 번의 전투에서 적이 많이 나올 때는 3마리가 한계다.

3인 파티 시스템인데 최종 파티 멤버도 3명 뿐이라 뭔가 캐릭터 라인이 좀 부실해 보이지만, NPC의 수가 꽤 많아서 게임의 볼륨을 채우고 있다.

마을 내 건물 안이나 특정한 장소에 위치가 고정되어 있는 NPC 이외에 일반 주민 NPC는 유동 NPC로서 마을 안을 돌아다니는데 한시도 가만히 있자 않고 움직이는 게 특징이다.

물론 기존의 RPG 게임에서도 유동 NPC는 존재했지만, 본작은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시점에서 움직이는 것이라 신선하게 다가왔고, 또 플레이어 캐릭터가 대화를 할 때도 그것과 상관없는 NPC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움직여서 리얼한 구석이 있다.

조연 이하 단역도 얼굴 초상이 있는 캐릭터가 있고, NPC와의 대화를 통해 서브 이벤트도 발생한다.

곰을 좋아하는 소녀와 놀아줄 때 좌우로 스크롤 이동하는 곰 떼를 보고서 남은 곰의 수를 말해주는 이벤트, 3가지 문제를 맞추고 여관에서 밤까지 잠을 자면 신비의 세계라고 해서 한 밤의 마을을 탐험할 수 있는 이벤트, 혈액형 점을 봐주는 점쟁이 이벤트 등등. 의외로 그 수가 많다.

본편 스토리는 소원을 들어주는 검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가 겸사겸사 파괴신을 물리치는 이야기라서 그냥저냥 평범한데. 남자 주인공 ‘셔트’가 인간적으로 너무 생각이 없고 남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해서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번역 이전에 대사 스크립트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많다.

작중 셔트가 어느 정도로 생각 없는 캐릭터냐면, 벌레폭풍 재난을 겪어 약혼녀를 잃고 여행을 떠난 지 2년이 됐는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궁상 피우며 고아 출신인 ‘샤리’나 ‘소진’ 등에게 너네는 고아니까 원래 가정이 없었으니 나의 이런 슬픔을 알지 못하겠지. 이런 개 망발을 하고 혼자만 존나 불행한 척 하고 있다. (대체 이 게임의 시나리오 라이터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미친 대사를 적어 넣은 걸까?)

본편 스토리는 주인공 일행이 부활한 파괴신을 물리치는 평범한 내용인데. 구성이 굉장히 엉성해서 스토리 전반의 완성도는 생각 이상으로 낮은 편이다.

최초의 동료인 ‘소진’은 초반부가 끝날 때쯤에 모종의 사건으로 파티에서 이탈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전혀 보이지 않고 엔딩 때 쓸쓸히 홀로 서 있는 씬 하나로 퉁-치고 넘어가고. 두 번째 동료 ‘샤리’는 히로인 보정을 너무 받아서 단 한 번의 이탈도 없이 게임 끝까지 함께 하는데 단 둘만의 파티 플레이가 너무 길고, 세 번째 동료인 ‘쿠나’는 초반부에 한 번 합류했다가 파티에서 이탈한 후 후반부에 다시 합류해서 스토리상 동료 캐릭터로서의 유대감을 쌓을 시간이 없고. 수인족의 왕 ‘요기’는 말로 마을 구원전 때 잠시 파티에 합류했다가 떠나는 1회성 동료 캐릭터라서 동료들의 파티 운용이 매우 안 좋다.

본편 스토리도 떡밥 던진 건 많은데 회수율이 굉장히 낮아서 앞서 말한 첫 번째 동료 소진이 재등장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 악역인 ‘시몽’의 최후가 나오지 않고. 대마법사 ‘아리바’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게임 제목이 ‘가디언즈 소드’인데 게임 내에서 가디언즈 소드는 코빼기도 안 나온다.

가디언즈 소드도 안 나오고, 가디언즈 소드도 없는데 부활한 파괴신 신나게 쳐 잡고 봉인하는 걸로 끝나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게 한다.

그래픽은 256컬러로 만들어서 색감 자체는 좀 거칠고 캐릭터 도트도 좀 튀는 편이지만, 캐릭터 자체의 디자인과 움직임 자체는 전반적으로 준수하다.

전투 씬에서의 캐릭터 움직임이 아군과 적을 막론하고 다 좋은 편이고. 바스트 모핑에 레벨업 포즈, 승리 포즈까지 일일이 다 구현해 넣어서 디테일하다.

음악은 생각보다 퀼리티가 높은 편이다. 1997년 대만 유희금장상에서 음악상을 수여한 ‘임곤신’이 본작의 음악을 만들었다고 광고하고 있는데. 그게 허명은 아닌 듯 싶다.

배틀 BGM과 마을 BGM, 특정 이벤트 때 흘러나오는 서정적인 발라드풍의 음악 등이 특히 손에 꼽을 만 하다.

결론은 평작. 게임 그래픽은 무난한 수준에 음악은 생각보다 퀼리티고 높은 편이고, RPG 게임에 리얼 사이즈 캐릭터에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시점을 도입한 건 꽤 신선하게 다가와 그 당시 게임 기준으로 보면 개성적인 점도 분명히 있는데.. 속도 그래프에 의한 전투 진행이 빠른 것에 비해 자동 액션으로 커맨드가 고정되어 있는 게 불편하고. 동료 합류/이탈 구간의 밸런스가 나쁘며, 스토리 구성은 엉성하고 중요 떡밥을 회수하지 않은 채 어영부영 끝낸 데다가 대사 스크립트의 퀼리티도 너무 낮은 상황에 한글판 한정으로 번역 수준까지 바닥을 기어서 전반적인 스토리의 완성도가 떨어져 모처럼의 새로운 시도가 빛이 바래 아쉬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이 나온 뒤 1년 후인 1999년에 본작의 외전격인 ‘가디언즈 소드 플러스 –영원한 숙명’이 발매됐다.

TGL과 풍뢰공작실의 합작이 이어졌지만 일본에서는 발매하지 않고 대만에서만 발매됐는데, 한국에서는 그 대만판을 한글화하여 정식 발매했다. (대만판 원제는 ‘守護者之劍II 伊格麗亞之章’다)

덧붙여 본작은 2014년에 중국에서 온라인 게임 개발 발표를 해서 통칭 ‘가디언즈 소드 2’로 명명하여 게임 커버 일러스트도 공개됐었다.

추가로 본작의 대만 제작사인 풍뢰공작실은 지금 현재 Winking Entertainment로 사명이 바뀌었다.


덧글

  • 시몬벨 2019/01/25 23:38 # 삭제 답글

    예전에 PC게임잡지에서 이 게임 리뷰를 본적이 있는데 그때 공략 쓴 기자분이 후기에 '가디언즈소드인데 가디언즈소드가 없다'고 해서 뭔소린가 했는데 그게 이런 의미였군요. 끙....
  • 잠뿌리 2019/01/26 04:46 #

    작품 전체를 관통할 가장 중요한 떡밥인데 그걸 회수하지 않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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