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제피 (1999)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9년에 ‘미라 스페이스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 뉴타운미디어 엔터테인먼트‘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발매한 호러 어드벤쳐 게임.

내용은 1989년 영국에서 의사 ‘스펜서 R. 엘리엇’이 친구 ‘로저 크로닌’의 아내 ‘앤 크로닌’의 쌍둥이 출산 수술을 맡았는데, 여자 아이 쪽이 태반에 있을 때부터 죽음이 예정된 상태였고 남자 아이만 건강하게 태어났는데, 로저 부부가 상심할까봐 그 사실을 숨긴지 7년의 시간이 지난 후. 로저로부터 제피가 이상하다며 급하게 부르는 전화를 받고서 글래스고우 외곽에 있는 로저의 대저택에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한국 최초의 호러 어드벤처 게임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게임 발매 시기적으로는 본작으로부터 2년 전인 1997년에 '진영 테크놀로지'가 만든 '모비드'가 더 앞서 나온 한국 최초의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다. 다만, 모비드는 줄거리는 정신분열증에 걸린 주인공이 죽은 친구의 환영을 쫓아 이상한 체험을 하는 미스테리물에 더 가깝고 인지도가 좀 낮아서 제피 쪽이 국내 호러 게임 1호로 알려졌다.

본작은 ‘미스트(1993)’와 ‘7번째 손님(1993)’ 스타일의 1인칭 시점의 호러 어드벤처 게임인데. 캡콤의 ‘바이오 하자드(1996)’에도 영향을 받았다.

정확히, 1인칭 시점으로 진행하는 것과 호러 어드벤처 장르인 것은 미스트/7번째 손님. 아이템과 인벤토리 시스템은 바이오 하자드 스타일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씬을 일일이 3D로 만들어 넣은 게 딱 바이오 하자드다)

인벤토리창은 화면 우측 하단 두 번째에 있는 서류 가방을 클릭하면 열리는데 USE(아이템 사용), VIEW(아이템 설명), DROP(아이템 버리기), COMP(아이템 조합), SYSTEM(환경창=세이브/로드)를 선택할 수 있다.

서류 가방 아이콘 오른쪽의 노트를 클릭하면 게임 플레이 도중에 얻은 4가지 문서 계열의 아이템을 확인할 수 있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 로저의 배양 실험 노트, 앤의 일기장, 조지 신부의 엑소시즘 양피지다. 각각의 문서에는 게임 진행에 대한 중요한 힌트가 적혀 있어서 꼭 읽어야 한다.

퍼즐 구간은 와인병을 정답 칸에 꽂아 넣는 것, 보일러룸에서 로즈마리 꽃을 키우기 위한 배양실의 온도를 조정하는 것, 제단으로 향하는 문을 열기 위해 4개의 블록을 꽂아 넣는 것 등. 3가지 정도 나온다.

와인병 퍼즐은 와인병의 제작년도에 따라서 가로, 세로의 정답 칸에 병을 집어넣는 방식, 보일러룸 퍼즐은 숫자 키를 눌러서 배양실의 온도 27도를 맞추는 방식. 블록 퍼즐은 상하좌우 4방향의 볼록한 부분과 일치하는 홈을 가진 블록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퍼즐 난이도 자체가 크게 어렵지는 않다

장르가 호러물인 것 치고는, 게임 오버 포인트는 생각보다 꽤 적다.

전방에서 날아오는 도끼 피하기, 화장실의 사우나에 갇혔을 때 탈출하기, 라스트 던전에서의 제한 시간 초과. 이렇게 3개 밖에 안 된다. (그래도 게임 오버당할 때마다 데드 씬은 짧게나마 영상으로 만들어 넣었다)

도끼 피하기는 마우스를 좌우로 움직여 피하면 되고. 사우나실 탈출은 드라이버로 배전반의 나사 4개를 푼 다음, 손 아이콘으로 뚜껑을 열고. ‘씹은 껌’을 붙여서 온도계의 전원을 꺼야 된다.

본작은 제한 시간이 주어지는 구간에서는 정지 기능은 전혀 지원하지 않고, 인벤토리창을 열고 세이브를 할 때조차 제한 시간이 지나가기 때문에 각각의 상황에 필요한 필수 아이템은 미리 만들어 놓아야 한다.

씹은 껌은 인벤토리창에서 껌을 사용해 스펜서 썸네일에 드래그하면 껌을 씹는데, 그런 다음 스펜서의 썸네일을 클릭하면 씹던 껌을 뱉어서 새로운 아이템으로 추가된다.

라스트 던전은 다섯 개의 촛대에 불을 붙여 성스러운 결계를 만든 직후부터 30분의 제한 시간이 주어져서 그 안에 게임을 클리어해야 한다. (스토리 막판에 게임 클리어 제한 시간 주는 것도 바이오 하자드 느낌 난다)

약간의 미로 구조로 되어 있는데 미로의 길이 자체는 짧은 편이라 길 찾기가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각각의 방이 어두운 곳이라서 반드시 손전등을 켜고 들어가거나,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손전등 사용은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일반 커서를 손전등 라이트로 바꿔서 쓸 수 있다.

명색이 호러물이라서 점프 스케어씬이 꽤 나오는데. 이게 게임 오버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고, 굳이 안 보고 넘어가도 되기 때문에 일일이 찾아보지 않으면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다.

호러물의 관점에서 보면 생각보다 꽤 오싹하게 잘 만들었다.

일부 점프 스케어 씬의 3D 폴리곤은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좀 유치할 수도 있지만, BGM과 효과음을 적절히 사용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게 음산한 저택 배경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비주얼만 보면 감흥이 오지 않아도 소리와 함께 들으면 섬뜩하게 다가오는 구석이 있다.

소리가 없어도 비주얼 자체만으로도 공포스러운 장면도 몇몇 있는데 그건 바로 작중 인물의 시체 묘사다.

게임 내 나오는 대부분의 시체가 클릭하면 클로즈업되고, 시체를 뒤져서 아이템을 찾거나 혹은 시체 근처에 아이템 등이 있어서 자세히 봐야 하는데 그게 주요 공포 포인트 중 하나다.

본작은 발매 당시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고 연소자 사용 불가 판정을 받고 시체가 나오는 씬의 대부분이 삭제 및 수정 당해 12세 이용가로 출시됐기에 무삭제 패치가 따로 나왔을 정도다.

사산된 아기의 영혼이 악령화되어 복수한다는 메인 설정은 MBC 납량특집 드라마 ‘M(1994)’이 떠오르는데, 그 악령이 사람 몸에 빙의하고 엑소시즘 요소가 들어간 건 ‘엑소시스트(1973)’, 배경이 되는 대저택에 먼 옛날 흑마술의 인신공양이 벌어져 악령들이 판을 친다는 설정은 ‘아미티빌의 저주’가 생각나게 해서 호러물로서의 근본이 서양식 호러물이라, 이후에 나온 한국산 호러 게임 2호인 손노리의 ‘화이트데이(2001)’와 대비를 이룬다.

본작은 음성을 지원하긴 하는데 게임 내에 나오는 동영상의 일부에만 들어가 있다. 사실상 음성 대사가 많이 나오는 건 오프닝과 엔딩 때 나오는 스펜서의 독백 부분이다.

스펜서 성우가 ‘THE X-FILES’의 주인공 ‘폭스 멀더’ 더빙으로 유명한 ‘이규화’ 성우이기 때문에 음성 부분은 이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매우 좋고 캐릭터랑 매우 잘 어울린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면, 사실 본작에서 가장 무서운 건 게임 내적인 것보다 게임 외적인 것인데. 게임 플레이 도중에 동영상이 나오는 구간에서 튕기는 버그와 게임 실행 직전에 뜨는 윈도우 블루 스크린 등이다.

결론은 추천작. 1인칭 호러 어드벤처 게임으로 게임 오버 구간이 적고 퍼즐 난이도도 적당해서 온전히 게임 자체에 집중할 수 있고. 3D 점프 스케어 씬이 지금 보면 좀 유치할 수 있어도 BGM/효과음을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게 음산한 배경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게임 플레이의 공포감을 유지하며, 무삭제 패치를 기준으로 지금 봐도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이 꽤 나와서 호러 장르에 충실해 한국 게임사에 최초의 호러 게임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은 수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엔딩 영상에서 스텝롤이 다 올라간 다음, 후속작 ‘제피 2’로 돌아온다는 메시지로 끝을 맺는데 실제로 본작으로부터 4년 후인 2003년에 후속작 제피 2가 발매됐다.

덧붙여 본작은 처음 박스 팩키지로 출시된 정품 버전이 CD 2장짜리였는데. 이후 게임잡지 번들 부록 CD로 증정된 게 1장짜리로 압축시킨 것이라 버그가 많고 게임 속 영상의 화질도 MPGE라 좋지 않았던 게. 쥬얼 CD로 재발매했을 때는 똑같은 CD 1장짜리라고 해도 그나마 좀 나아졌다.


덧글

  • nakbii 2019/01/24 23:11 # 답글

    해보고는 싶었는데 연이 안 닿았던 게임이네요.. ㅎㅎ번들로 시디를 줄인다는 말씀에 문득 게임책 번들로 주던 몇몇 게임들 생각이 나는군요..
    잘 봤습니다
  • 잠뿌리 2019/01/26 04:44 #

    발매한지 몇년이 지난 후에 박스 팩키지 정품과 주얼 CD로도 구입했던 게임이지만, 컴퓨터 사양 문제로 그 당시에는 플레이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 CARPEDIEM 2019/01/28 22:29 # 답글

    정품 사서 열심히 돌리다가 중간에 막혀서 접었는데...
    껌을 씹어야 하는 거였군요. orz
  • 잠뿌리 2019/01/28 23:04 #

    껌 씹어서 아이템으로 써야하는 게 진짜 아무런 힌트도 없는 아이템이라서 여기서 막히는 사람이 많았죠. 심지어 껌을 드레그해서 껌 씹을 때 다시 썸네일 클릭해서 뱉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서 복잡했습니다.
  • 먹통XKim 2019/02/10 23:07 # 답글

    정품으로 1,2 다 사서 .......둘 다 미처 해보지도 못하고 밀봉 상태;;;
  • 잠뿌리 2019/02/11 17:18 #

    저는 1은 박스 팩키지와 쥬얼 시디를 다 샀는데 당시 컴퓨터 사양이 낮아서 실행을 해보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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