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R2 ~유적으로의 길~ (R2 遺跡への道.1995)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5년에 ‘TGL’에서 WINDOWS 95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일본 최초의 윈도우 95 전용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국내 게임 잡지 ‘게임매거진’을 만든 출판사인 ‘커뮤니케이션 그룹’에서 1997년에 한글화하여 정식 출시했다.

내용은 ‘자이나비아’의 공주 ‘사론’이 우호국인 ‘알카이트’에 사절로 파견됐는데, 알카이트국의 병사들에게 갑작스럽게 공격을 받아 ‘비익술’을 시전하여 자신과 호위병 전원을 데리고 그 자리에서 탈출했지만.. 마법이 제대로 시전되지 못해 혼자서 산의 일족 ‘하이랜드’가 사는 ‘랜다 마을’에 떨어지고 기억까지 잃은 상태에서, 그녀를 발견한 산골 청년 ‘하이트’가 남자가 신부를 찾으러 혼자서 산을 여행하는 하이랜드의 풍습 ‘산돌기’ 대신으로 샤론의 기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 고대 문명을 조사하고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게임 사용키는 마우스와 키보드 겸용인데 키보드는 화살표 방향키 4방향 이동과 SPACE BAR(메뉴창 열기), ENTER키(선택), ESC키(취소), CTRL키(대화 빠르게 넘기기)이다.

NPC와의 대화는 별도의 키를 누르지 않고 접촉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메뉴창에서는 스테이터스(캐릭터 능력치), 아이템, 마법, 장비, 대열변경(전투 때 위치 전/후 조정), 버리다(아이템 버리기), 시스템(환경 설정)을 선택할 수 있다.

캐릭터 스테이터스 수치는 HP(체력=생명력), MP(마력), STR(완력=공격력), DEF(방어력), AGL(민첩성), MGR(마법 방어력)으로 구분되어 있다.

본작은 레벨의 개념이 있지만 이게 캐릭터의 경험치를 쌓아 레벨을 올리는 게 아니고, 캐릭타가 장착한 크리스탈의 경험치를 쌓아 레벨을 올리는 것이다.

크리스탈은 ‘멀른 크리스탈’, ‘휴저 크리스탈’, ‘어줄 크리스탈’, ‘어슈 크리스탈’, ‘어스터 크리스탈’, ‘히스 크리스탈’ 등의 총 6개가 있고. 이게 일반계/전사계/마법계의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전사 계열을 착용하면 HP, STR, DEF 등의 능력치가 크게 오르고. 마법 계열을 착용하면 MP, MGR 등의 능력치가 크게 오르며, 일반 계열은 공격/마력이 균일하게 오르지만 각각의 능력이 전사/마법 계열보다 못하다.

크리스탈의 종류는 마을에 있는 크리스탈 상점이나 장인에게 대화를 걸어 돈을 주고 변경할 수 있다.

파티원이 장비하지 않은 크리스탈도 경험치를 얻고 레벨업을 하는 시스템이라서, 게임 플레이 도중 새로 얻거나, 혹은 스토리상 이탈했다가 나중에 재합류하는 동료의 레벨이 크리스탈의 레벨을 인계 받는다.

동료가 없을 때 그 빈 자리를 크리스탈이 대신 채우는 것으로 일종의 레벨/경험치 저장용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팩키지 뒷면의 소개에 나온 ‘쾌적함 중시, 군더더기 없는 경험치 개념 도입!’이라는 말이 여기서 비롯된 것 같다.

맵 기능을 지원하지 않지만, 지역과 지역 사이의 거리가 짧은 편이고. 가지 못하는 장소는 아예 막아두기 때문에 길 찾기가 어렵지는 않다.

후반부로 넘어갈 때 고대 문명의 ‘게이트’를 통해 각 지역에 있는 유적지로 순간이동할 수 있게 될 때는 더 편해져서 지도의 필요성을 느낄 수 없다.

단, 본편 스토리가 극 전개상 구간 별로 뭔가를 찾는 목표는 확실히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가서 뭘 해야 될지 알려주지 않은 채,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걸 유도해서 좀 답답한 구석이 있다.

공략을 보지 않으면 막히는 구간이 몇 군데 있을 정도다.

전투 때 선택 가능한 커맨드는 공격/마법(특기)/방어/오토(자동 전투)/아이템(아이템 사용)/스테이터스(능력치 확인)/도주가 있다.

전투는 랜덤 인카운터로 발생하고, 인카운터율이 가끔 심하게 발생할 때가 있다. 보통 때는 멀쩡하다가, 인카운터율이 심해지면 몇 번 걷지 않았는데도 전투가 발생하고. 심하면 전투 한 번 끝냈는데 한 걸음 걷자마자 또 전투가 발생한다.

그나마 배틀 BGM이 꽤 좋고, 전투 진행 속도가 상당히 빠르고. 전투가 잦아서 그렇지 전투 공략 난이도 자체는 비교적 쉬운 편이라서 이게 아주 불합리한 수준은 아니다.

전투가 발생할 때마다 전투 화면이 위에서 아래, 아래에서 위, 좌에서 우, 우에서 좌 등. 주인공 파티의 정면 방향이 바뀌는 게 꽤 신선했다.

마법은 전 캐릭터 공통이지만, 일부 캐릭터는 마법이 아니라 특기로 표시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투견인 ‘가로’는 문자 그대로 개라서 마법을 쓰는 게 아니라 개 전용 특기인 ‘울음’을 사용한다. (가로의 특기인 울음은 능력치별 강화 효과가 있는 보조 마법이다)

아이템은 상점에서 사거나, 던전/필드 내에 있는 보물상자를 열면 얻을 수 있지만, 게임이 거의 끝나갈 때 나오는 극 후반부의 던전에서나 캐릭터별 최강의 장비가 드랍되지. 그 전까지는 돈이나 소비형 회복 아이템이 들어 있어서 미친 듯한 인카운터율을 뚫고 가서 회수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인카운터율에 압사 당할 것 같은데 기어이 찾아낸 보물상자에서 돈 10원이나 회복율 최하의 아이템인 빵, 잼 같은 거 들어있을 때의 심정은..)

마을에서 이용 가능한 시설은 ‘무기점/대장간’, ‘도구점/식료품점’, ‘여관’이 있다. 대장간과 식료품은 간판만 다르지 실제로 판매하는 상품이 무기점/도구점과 동일하다.

식료품점은 왜 따로 분류됐냐면 작중에 나오는 초중반부의 회복 아이템이 체력 회복은 빵 종류. 마력 회복은 과일 종류라서 그런 것이다.

데이터 로드는 메뉴창을 열어서 할 수 있고, 데이터 세이브는 마을에 있는 황금색 여신상에서만 가능하다.

세이브 환경이 좀 빡세긴 하지만, 필드상에 체력 회복의 샘과 마력 회복의 샘이 존재해서 세이브를 위해 마을에 도착하기 전까지 버틸 수 있는 수단이 있어서 그나마 좀 낫다.

주인공은 ‘하이트’, 히로인은 기억 잃은 공주 ‘샤론’, 브라더 콤플렉스인 철권 여동생인 ‘마키’, 애완견을 가장한 투견 ‘가로’, 판타지 세계관인데 기관총 쏘는 트레져 헌터 ‘골드락’, 날개 달린 요정 연구가 ‘페스네스’, 허풍장이 ‘반유야’, 껍질을 탈피하는 무술가 ‘다하라’, 켄타로우스 족장 ‘사니슈’, 자칭 고대 기술 연구가 도둑 할아범 ‘보론’, 상점 주인 고슈의 콧대 높은 딸 ‘크밀’, 미토 고몬 오마쥬 3인방 ‘키케트’, ‘혼’, ‘레스크’. 혼자 남은 해적 선장 ‘에이로프’ 등등. 동료의 수가 꽤 많지만.. 스토리 진행상 1회성 동료가 많고 끝까지 잔류하는 멤버가 딱 정해져 있어서 파티원 구성의 제한이 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별 전용 무기가 있다)

남녀 주인공인 하이트와 샤론은 그렇게 개성적인 것도,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작중 명실상부한 커플링을 맺어 썸타는 게 꽤 알콩달콩하게 묘사되고 있어서 한 명만 따로 놓고 보면 그다지인데. 둘이 같이 나란히 보면 괜찮다.

본편 스토리는 히로인인 ‘샤론’의 기억 찾기 여행으로 시작해 고대 유적을 조사하고 거기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것으로. 작중에서는 고대 문명을 선사 문명이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초과학 문명이라서 기계가 등장한다.

판타지 세계에서 고대 문명이 초과학 문명이란 설정은 다소 흔해서, 메인 소재가 좀 식상할 수 있지만. 본편 스토리가 히로인의 기억을 찾은 시점에서 끝난 게 아니라, 고대 문명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자세히 다뤄서 나름대로 흥미진진한 구석이 있다.

본편 스토리 진행과 별개로 서브 퀘스트까지는 아니지만 몇몇 마을에 자잘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알카이트 마을에서 왕이 징병을 해서 마을 주민 중 남자가 거의 없는데, 특정한 건물 지하에서 여장을 한 남자에게 대화를 걸면 징병을 피하기 위해 여장을 했다면서 한 번만 봐달라고 돈을 주고 도망치는 이벤트가 있고. 무투파 국왕이 다스리는 에즈토니아 왕국은 외부인이 싸움으로 입국 심사를 받아서 을종(1회 방문), 갑종(영구 시민권)을 각각 얻는데 갑종을 얻으면 보물창고도 개방되어 레어한 무기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은 좀 떨어지는 게, 그런 이벤트가 준비된 마을은 정말 몇 군데 안 되고. 마을 안에 있는 건물의 대부분은 텅 비어 있어서 대사를 가진 NPC 자체의 수도 적다.

음악은 꽤 좋은 편이다. 배틀 BGM과 엔딩곡이 특히 괜찮다. CD 게임이라서 기본적인 사운드가 CD 음질이라서 지금 듣기도 좋다.

은근히 버그도 많은데, 초반부에 골드락과 페스네스가 파티에 합류한 시점부터 얼마 동안 캐릭터 대사에 ‘푯’이 붙는 폰트 에러가 뜨고. 후반부의 마을인 ‘베이누’, ‘루이즈’ 마을의 배경이 깨지는가 하면, 특정 마을의 이름과 세이브할 때 마을 이름이 일치하지 않은 버그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켄타우로스의 마을인 아스푸챠는 세이브할 때 이름이 아스닥쳐로 잘못 적힌다)

번역 오탈자도 눈에 띄는데 엔딩 롤이 올라올 때 나오는 타이틀 부제가 본래 ‘유적으로의 길’인데, 한글판에서는 ‘추적으로의 길’이라고 잘못 적혔다.

오프닝/엔딩 때는 애니메이션이 나오지만, 풀 애니메이션은 아니고 분량 자체도 좀 짧은 편이다. 이벤트 씬의 CG는 동영상이 아니라 컷씬으로 나오고, 음성 지원은 따로 하지 않는다.

결론은 평작. 레벨/경험치의 개념이 캐릭터가 아니라 특정 장비에 있어서 캐릭터의 능력치 성장이 장비로 대체되어 캐릭터별 레벨 노가다의 수고를 덜은 것이 신선하게 다가오지만, 동료 캐릭터의 합류/이탈의 빈도가 높아서 파티 멤버 편성의 제한이 큰 것이 좀 아쉽고.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고대의 초과학 문명의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이 흥미진진하긴 한데, 스토리 구간 별로 달성해야 할 목표만 있지, 진행 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제시도, 힌트도 없어서 극 전개가 막히는 게 답답한 구석이 있으며, 전투의 흐름은 빨라서 좋은 반면 전투 인카운터율이 너무 높아서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경향이 있어, 게임의 장점과 단점이 균일하게 있어서 플러스마이너스 제로가 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의 국내 발매판에는 한 가지 특이한 이력이 있다. 국내 게임 잡지 ‘게임 매거진’에서 통칭 ‘닌자 모드’라고 해서 랜덤 인카운터를 없애버리는 모드가 들어간 수정 패치판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타이틀 화면에 아예 ‘R2 수정판 ver 0.1 게임매거진 9월호 특별부록’이라는 글자를 써 넣어 1998년 9월호의 번들 CD 부록으로 증정했다.

문제는 이 게임 매거진판은 ‘아만전사록’과 합본 CD라서 R2 원작의 사운드 트랙이 빠진 버전이라서 CD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이다. 본작의 음악은 앞서 말했듯 꽤 괜찮아서 음악 없이 게임을 하기는 좀 아깝다.

덧붙여 본작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은 일본의 극작가 ‘마츠자키 켄이치’다. 기동전사 건담,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시리즈의 각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덧글

  • 박달사순 2019/01/15 13:45 # 답글

    이게 초반 캐릭터들이나 내용들이 용기전승 하고 너무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어? 이거 둘중에 한 게임이 뺏긴거 아냐?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 잠뿌리 2019/01/15 15:28 #

    용기전승이 이 게임보다 1년 늦게 나왔죠.
  • 시몬벨 2019/01/15 22:17 # 삭제 답글

    제가 한 버전은 랜덤인카운트는 없고 end키를 누르면 바로 인카운트가 발생하는 시스템이었는데 그게 게임매거진판이었나 보네요. 원하는 만큼만 레벨올리고 바로 스토리 진행할 수 있어서 꽤 편했습니다. 한참 하다가 무슨 통안에 들어있는 이벤트아이템 여러개를 회수해야 하는데 위치를 잊어먹어서 게임 포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 잠뿌리 2019/01/16 16:34 #

    그게 게임 매거진에서 부록으로 준 수정판이죠. 게임 CD 안 설명서는 닌자 모드라고 적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통안에 들어 있는 아이템은 사실 마을 내 유적지가 있는 곳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초반부의 마을은 다 제끼고 후반부의 마을만 돌면 됩니다. 사실 통안에 든 거 확인하는 것보다 그 뒤에 주인공 하이트 최강의 무기인 레어다이트 검과 유적지에 들어갈 수 있는 카드를 파발 택배로 배송 받은 시점에서 라스트 던전에 돌입할 수 있게 되는 진행 때문에 막히는 경우가 많죠. 그게 카오사오 마을에서 파발 택배 이벤트 열어 놓은 다음에 통안에 아이템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에즈토리아 왕국에 들어갔다 나오면 택배 배송이 자동으로 오는 것이라 그렇습니다.
  • 블랙하트 2019/01/16 12:16 # 답글

    '아닥쳐'는 우연으로도 나올만한 게 아닌것 같은데 한글화할때 누가 장난으로 집어 넣은게 출력된것 같네요.
  • 잠뿌리 2019/01/16 16:36 #

    아. 본문에 끝까지 안 썼는데 아스푸챠가 아스닥쳐로 오류 표기난 건데 이런 오류가 한 두군데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중반부에 캐릭터 대사에 푯자가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뭔가 번역 검수를 제대로 안 했거나, 버그가 난 게 아닐까 싶습니다.
  • 먹통XKim 2019/01/19 21:26 # 답글

    잡지번들로 사서 하다가 그냥 그래서 포기했네요
  • 잠뿌리 2019/01/19 21:28 #

    잡지 번들로 받은 CD는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그때 당시에는 컴퓨터 사양이 맞지 않아 해볼 엄두가 나지 못했던 게임입니다.
  • 2019/02/02 21:1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잠뿌리 2019/02/03 17:08 #

    자료 요청은 원칙적으로 받지 않고 있습니다. 본래대로라면 자료 요청글은 통보하지 않고 삭제 처리하는데 비밀 댓글로 다셔서 댓글을 답니다. https://nemo838.tistory.com/category <- 여기서 검색하셔서 게임 받고 실행하시면 됩니다. 저도 여기서 게임과 게임 런처를 받아서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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